스칠 땐 그리도 간절하더니 지나고 나니 바람이었다

매력있어201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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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한 숨 들이켰는데, 겨울 냄새가 났다.
난 가을은 느껴 보지도 못 한 것 같은데 어느 새 겨울을 맞이했구나.
알게 모르게 지나간 가을처럼, 난 너에게 그런 존재였을까. 조금쯤 아쉬워 여운이 남는.
우린 활활 타오르던 장작이었다. 하지만 미처 다 태우기도 전에 꺼져버렸을 뿐.
왜 남은 재의 온기로 서로를 보듬지 못하고 서로를 상처입혔을까.
시린 겨울 바람에 식어버린 걸까, 아니면
알량한 자존심으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탓이었을까.
네가 없는 겨울은 미치도록 추웠고, 네가 사무치게 그리웠지만 넌 이미 떠나고 없었다.
세상 다 포기 할 만큼 날 사랑한다고, 세상 끝 날 때까지 날 사랑하겠다고 했었지.
그 말을 굳게 믿었고 아직까지도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헤어진 뒤, 약 한 달 가량의 시간이 흘렀을 때 너에게 연락이 왔지.
잘 지내냐는 그 물음에 잘 지내지 못 한다고 해 버렸고, 그 날 밤 새 울었다.
오죽하면 친구 어머니께서 세상 다 잃은 표정이라고 까지 말씀 하셨을까.
네가 말했지. 첫 키스 한 곳, 둘이 갔던 노래방, 네가 날 그려주던 카페, 함께 갔던 고깃집 까지 다 기억난다고.
고맙더라. 나 홀로 기억한 게 아니라는 사실에 감사했다.
매일 밤 네 사진 보며 흐느끼다가 문득 함께 찍은 사진이 두 장 뿐인 것을 알고 밀려오는 후회와 아쉬움에 서럽게 울다 지쳐 잠들던 날 너는 알고 있을까.
너는 나 때문에 울지 않길 바랐지만 네가 그럭저럭 잘 지냈다는 말에 네가 한 번쯤은 날 위해 울지 않았을까 하고 멋대로 추측도 했었다.
헤어지고 처음 만난 날, 네 품에 안겨 조용히 울던 그 날, 왜 우냐고 묻지 말지 그랬니. 그냥 모른 체 해 주지 그랬니. 그간 서러웠던 감정이 물 밀듯이 밀려와 그만 서럽게 울고 말았잖아.
그래도 고마웠다. 울지 말라고 하지 않고 더 힘주어 안아주어 고마웠다.
내가 울면 가슴이 썩는다던 너였는데 그 때도 마음아팠니.
시간이 점점 흐르고 무덥던 여름이 지나 다시금 쌀쌀한 바람이 날 휘감을 때 나는 깨달았다.
너는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네 옆에는 내가 모르는 여자가 함께였고, 그렇게 내 짝사랑과 헛된 희망은 끝나버렸다.
너는 내게 새 여자가 생긴 것을 부인했고, 나도 적당히 속아주며 넘겼지만 너도 알았겠지 내가 거짓말 하는 것을.
유치하게도 네가 그 여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에 그 여자를 이긴 것 같아서 기분이 좋기도 했다. 날 그만큼 신경쓴다는 증거였기에.
하지만 이내 더 그럴듯 한 답을 찾았다. 넌 단지 내게 더 이상의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그 사실을 안 후로 더 이상 네게 연락하지 않았다.
점점 비참 해 지고 구질구질 해 지는 내 모습을 보기 싫어서.
이제 정말 끝내려 한다 이 의미 없는 사랑을.
너는 내게 우주였는데, 난 너에게 작은 별 하나 쯤 이었을까.
네 옆에 새 여자가 생겼듯이 내게도 소중해 질 사람이 생겼다.
있는 힘을 다 해 사랑해 볼 생각이다.
가슴이 미어지고 그리움에 사무치는 널 위한 사랑이 아닌,
미치도록 행복하고 느껴지게 사랑받는 날 위한 사랑을 해 볼 생각이다.
우리가 그랬듯이.
아직은 너를 내게서 지운다는 것이 불가능 하게 느껴진다.
가슴 한켠을 내어 너에게 줄게.
가끔은 이 그립고,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고 싶다.
너도 먼 훗날 언제쯤, 널 이만큼 사랑해 준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 해 주길.
수고했어 내 사랑.


ps. 반말 하는거 싫어 했는데 미안. 하지만 오빠보단 너가 내 감정 전달을 더 명확히 해 줄 것 같았어. 이제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