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니까 사고를 치는가, 사고를 치니까 문제아인가?

한랑신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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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프로야구는 경기수가 늘었다는 핑계로
엔트리를 27명 등록, 25명 출전으로 바꿨다.
이게 MLB의 25인 로스터랑 비교해도...
겉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제 선발을 엔트리에서 빼버릴 수 있기 때문에
매경기 구원만 10명 이상을 등록할 수 있으니
어마어마한 차이이다.
MLB는 한번 엔트리에서 빠지면 15일간 다시 등록을 할 수가 없어서
타자가 13명이나 14명, 선발 투수는 5명이
항상 엔트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구원은 마무리 포함 많아야 7명으로 한 시즌을 꾸려가야 한다.

과거의 MLB는 완투가 기본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쌓여가는 기록지만큼 기술이 발전하여
선발투수들의 한계투구수라는 개념이 만들어지면서
구원이라는 정확한 보직이 등장하게 되었고
1990년대 이후에는 T. Hoffman이나 M. Rivera처럼
전업마무리 투수까지 등장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철저한 분업은 타격 기술의 발전에 따른 필연이었지만
그래도 그 모든 분업을 25인 로스터 안에서만
해결해야 했다.

그래서 MLB는 여전히 투수 교체를 많이 하지 않는다.
아니 아니(반말 아님~~), 여전히 많이 하지 못한다.
우리처럼 구원을 13명씩 준비 시키는 것과 비교하면
이 차이는 경기의 양상을 무척 다르게 만들어준다.
펜스 뒤에서 구경하는 팬들조차도 교체 타이밍과
누가 올라올지를 대부분 알고 있고,
결국 보다 선수에게 맡길 수 밖에 없는
힘 대 힘의 야구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어제와 오늘의 한국프로야구는 정확히 계산은 안 해봤지만
평균 경기 시간이 3시간 반을 넘겼다.
경기 시간은 여전히 줄지를 않았다.
첫째는 투수 교체가 너무 많기 때문이고
둘째는 여전히 상황마다 달라지는 스트라이크존 탓이고
마지막은 작년보다도 더 좋아진 공인구의 반발력 때문이라 여겨진다.
MLB에서조차 약물의 시대가 지나고
눈에 띄게 줄어든 밀어치기 홈런이
대한민국에서는 배트에 닿기만 해도 나오는 것이 실력일까?
아니면 우연일까?
투수가 부족해서 엔트리를 늘린다는 설명이
말도 안 되는 이유다.

프로야구 감독은 다른 종목의 감독이 Head Coach인 것과
달리 Manager라고 한다.
NFL이나 NBA처럼
시즌동안 1주일에 한 두경기를 최고의 전력으로 치루는 것이 아니라
MLB는 매일 경기를 해야 하므로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구원투수에게도 마찮가지다.
접전이라는 이유로 어제 그제 던진 투수를 또 올리는 바보짓을
고교야구팀 Head Coach가 했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프로야구팀 Manager가 했다면 손가락짓을 받을 것이다.

난 참 이해를 못하겠다.
한두점차 지고 있다고 어제 올린 필승조 오늘 다 올리고
한두점차로 지면
내일은 누구를 올리겠다는 건지.
우리나라 프로야구 Manager들도 이제는 21세기로 넘어오길 바란다.

오늘도 여담인데,
이런 구원투수 관리를 가장 잘하는 Manager가 바로 류중일이다.
삼성의 4연패의 가장 큰 원동력은 난 이것이라고 본다.
썬뚱이 잘 만들어 놓은 투수들이
곶감 빼먹듯 하나씩 빠져나가도 그 티가 안 난 이유가
선수층이 두터워서가 아니었다.
류중일 특유의 뚝심으로 밀고 나간 것이
시즌 끝에 보면 여유로 돌아왔던 것이다.
류중일 Manager가 이것을 과학적으로 알고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뚝심이건 배짱이건 4연패가 그냥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제는 두 손들어 인정한다.
날로 우승했다고 비꼬았던 일,
이제는 잊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