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무조건 반대하시는 부모님. 입양이 그리 욕먹을 짓인가요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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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8년 차 부부에요. 저는 36살 남편은 38살이고요. 결혼하기 전 연애 시절부터 저나 남편이나 아이들을 정말 좋아해서 꼭 아이는 두 명 이상 낳아서 예쁘게 바르게 키우자, 라는 얘기도 많이 했고 처음에는 장난 반 진담 반, 나중에는 좀 더 진지하게 이름은 뭘로 지어줄까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훈육해야 될까 아이에게 뭘 가르쳐줄까. 아이에게 무슨 경험을 줄까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남편과 늘 행복해했어요. 그래서 결혼한지 1년만에 전 직장을 그만두고 (다 결혼 전에 합의했네요) 아이를 가질 계획으로 시작한 게 벌써 7년이나 지났네요. 
처음엔 그냥 난임인 줄 알았어요. 요즘 임신 쉽게 안 되는 사람들도 많다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된다 이런 얘기들을 주변 지인분들, 가족 식구들에게서 많이 들어서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몇 년이 지나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검사를 받았는데 불임이래요. 자세히는 말씀 안 드리겠지만 많이 힘들거라고 했고... 그로부터 5년 동안 안 해본 게 없네요. 돈도 돈이고 시간도 시간이지만 매번 초조하고 불안하고 나는 왜 이러나 눈앞이 캄캄한 기분은 정말 말로 할 수가 없네요 저나 남편이나 둘 다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 더 그러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다행힌 건 남편이 늘 버팀목이 되어줬어요. 처음 검사결과 받을 때부터 괜찮다 같이 헤쳐나가면 된다 늘 사랑한다고 얘기해준 고마운 사람이에요. 자기도 힘들었을 텐데 내색 한 번도 안 하고 평상시에 오히려 더 밝게 행동하고우울해하는 저를 위해 계속 노력해주고... 한 번은 제가 미친년처럼 이혼해줄테니 제발 늦기 전에 오빠 아이 낳아줄 수 있는 다른 사람 만나라고 했어요. 제발 너무 힘드니까 더 이상 못 하겠다고 엉엉 울었네요. 그때 절 잡아주고 달래주고 괜찮다 자기가 더 힘낼테니 제발 그런 소리는 하지 말아달라처음에는 그래도 나름 차분하게 얘기하다가 자기도 울기 시작하고 미친 사람들처럼 껴안고 한참을 울었었네요. 그 후로는 저도 우울증 조금은 극복하고 나름 그래도 노력해서 요즘은 괜찮게 살고 있어요. 시부모님도 너무 좋으신 분이라 달래주시고 그랬고요... 절대로 불임에 대해 먼저 말도 안 꺼내시고.. 손주 갖고 싶어하실텐데 한 번도 말씀을 안 꺼내셨어요. 물론 남편이 중간에서 잘 해준 것도 있겠네요. 
서서히 이제 저희 부부가 아이를 낳는 건 거의 포기를 한 상태에요. 이제 슬슬 제 나이도 걸리기 시작하고 그냥 뜬구름 잡는 것마냥 더 이상 불분명한 확률에 의지하는 것도 지치고치료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 같아서... 입양을 생각하고 있어요. 입양할 형편이나 여건은 충분히 되고요. 남편도 시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조만간 본격적인 절차를 알아볼 예정이에요. 
근데 문제는 저희 부모님이시네요.  불임 소식 들으시고 걱정해주시고 마음 아파해주시고 달래주신 부모님인데 저번에 입양 얘기를 꺼내보니 무조건 반대하세요. 저희 아버지가 좀 보수적인 면이 강하신데 남의집 자식 들여오는 건 절대로 안 된대요. 제가 설득해도 남편이 설득해도 다 돌아오는 반응은 무조건 안 된다에요. 별다른 이유도 없이 그냥 다른 핏줄은 안 된다는 얘기만... 어머니는 별다른 말씀은 안 하시는데 그다지 내켜하시지 않는 눈치에요. 이해가 안 되서 계속 얘기해봐도 제자리 걸음 뿐... 나중엔 아버지가 화나셔서 호적에도 안 올리겠다고 으름장 놓으셨네요. 너무 말이 너무 안 통해서 그냥 저도 그럼 제 마음대로 할게요 하고 나와버렸어요. 
남편은 저희가 부모가 되는 건데 허락 같은 거 필요없다 장인어른이 좋아하셨으면 더 좋았겠지만 안 하셔도 괜찮다 우리가 알아서 잘 키우면 된다고 하고 저도 동의하는 편이에요. 슬슬 입양 절차 계획도 잡고 있고요. 
근데 아무래도 친부모님이라 마음에 걸리긴 해요. 입양할 아이에게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되는건데 아버지께서는 인연을 끊겠다 알 수 없는 말들만 계속 하시니 이러다 진짜 제 부모님이랑 인연을 끊게 되는 건 아닌지 고민이네요. 
 잘 모르겠어요. 입양하는 게 그리 욕먹을 짓인지도 모르겠고 왜 그렇게 반대하시는지도 모르겠고... 친아버지라지만 미운 감정도 들어요 제가 그동안 힘들어한 거 아시는데... 
횡설수설했지만 그냥 남편이랑 제가 마음대로 하는 게 맞는 거겠죠?요즘 다시 만나게 될 아이만 생각하고 다시 장난감이나 아이 옷 같은 거 보게 되고남편이랑 매일 밤저녁 이 얘기만 하고 너무 행복하고 설레요. 아주 친한 절친들 몇 명한테만 얘기했는데 힘들 때 옆을 계속 묵묵히 지켜준 친구들이라 축하도 해주고 벌써부터 좋은 이모가 되줄거다, 우리 아들딸이 새로운 친구, 동생 생기겠네 라고 하면서 신나하네요. 근데 딱 부모님만 부정적으로 반응하시고... 나중에 아이 얼굴이라도 보면 기분 풀리시련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