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여자 동기를 태운 남자친구.

삼둥삼둥한삼둥이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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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일 넘은 커플에요.
남자친구는 25살, 저는 28살이에요.

아마 전화를 스피커로 하지 않았다면 끝까지 몰랐겠죠. 동기라길래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 했어요. 처음 통화 때는 몰랐어요. 이름이 상당히 중성적이더라고요. 오히려 남자 이름 같았어요. 그래서 여자라곤 생각을 안 했었어요.
두번째 통화 땐 남자친구가 운전 중이어서 제가 스피커로 켜줬어요. 목소리가 처음엔 남자인 줄 알았는데 듣다보니 여자 같아서 여자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 하더라고요.
가는 길에 다른 남자 동기를 태우기로 했다지만 20분 정도 단 둘이 타고 가야하는건데 여자를 태우는 거라면 먼저 이야기를 해줬음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에 조금 서운해졌어요. 그래도 2시간을 운전 해야하는 사람 마음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농담 반 진담 반 '여자 동기 뒤에 태워야 돼' 한 마디 하고 보냈어요. 그리고 3시간동안 연락이 없더라고요. 남자 동기랑 맥주 마신다고 말해둔 게 있어서 마시고 연락하려나 보다 했죠. 조금 더 기다리니 카톡이 오더라고요. 이런 날은 도착해서 도착 했다, 동기랑 술 마시고 연락준다고 톡 한 통만 보내줬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시간반쯤 톡 하다가 제가 잠이 들었는데 전화를 하더라고요. 잘 밤에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잠결에 장난식으로 서운하다, 밉다, 나도 남사친 차 탈 거다 이야기 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냐며 말이 심하다며 울더라고요.
저는 친부모님도 친아버지의 외도로 이혼 하셨고, 5년 사귄 전남친이 직장 동료랑 바람이 나서 차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일들이 저에겐 꽤 큰 상처여서 지금 남자친구에게 '나는 이런 상처가 있으니 배려를 부탁한다. 나도 잊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 한 적도 있었거든요. 남자친구를 못 믿는 건 아니지만 트라우마가 있는 저에겐 조금은 가혹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긴 해요.
제가 예민하게 생각하고 심하게 말을 하기는 했지만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나봐요. 잘 밤에 마음 쓴다고 푹 못 잘 게 걱정돼 제가 전화로, 카톡으로 '말이 심했다. 미안하다. 조금 더 생각 깊게 하겠다.'라고 했어요. 남자친구는 사랑한다는 말 뿐이네요.
저의 이런 투정들이 상대방을 지치게 할까봐 두려워서 더이상 제 감정을 어필하지 못 하겠어요. 그런데 이 서운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감정 소모가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어요. 왜 저는 행복할 수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