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을 위한 숲", 일하는 목사 김기화를 소개합니다.

dream201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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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하는 목사 김기화 입니다!”

 

의정부에 한 작은 카페, “나무들을 위한 숲”(이하 나위숲). 청소년들을 향한 마음으로 일과 사역을 병행하는 김기화 목사를 찾았다. 김 목사는 2009년부터 공동체 나위숲을 운영하며, 학교 밖 청소년과 장애인들을 위한 사역에 전념하고 있는 사역자다.

 

“교육 시스템과 기존의 학교 커리큘럼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난 아이들은 쉽게 사회에 방치됩니다. 이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 또한 굉장히 한정적이죠. 유흥업소나 배달업, 노가다 정도입니다. 물론 그 직업들을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아이들이 자기 정체성을 실현해보지 못하고 어쩔 수없이 가게 된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저희는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 아이들이 사회의 한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김 목사가 이런 사역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직업 군인으로 일하던 중 우연히 자원봉사를 하게 됐을 때다. 당시 청소년 센터들의 현장은 나름대로 고분분투하고 있었지만, 실제적인 아이들의 삶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었다고 한다.

 

“제가 봉사하던 센터는 학교 밖 아이들에게 검정고시를 지도하던 곳이었습니다. 운영하시던 분들은 물론 최선을 다하고 계셨죠. 하지만 제가 봤을 땐, 아이들의 입장을 고려한 프로그램이 아닌 것 같았어요.”

 

당시의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센터들의 상당수는 검정고시 패스가 목표였고, 그러다보니 대학보내기를 목표로 하는 기존의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아이들이 검정고시를 패스하더라도, 사회에 적응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검정고시는 패스했지만, 아이들이 선택하고 있는 직업은 검정고시를 패스하기 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여전히 사회적으로 무시당하는 직업군들이었죠. 당시의 센터에서의 교육들은 아이들의 인격 성숙과 성품 수행에 별반 도움이 되지 못했고, 또한 삶의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격려하지 못했던 겁니다.”

 

이런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 김 목사는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건전하다고 인정받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을 고민하게 됐고, 그 과정 중에 선택한 것이 ‘카페 바리스타 교육’이라고 한다.

 

“당시, 전국적으로 카페 붐이 일고 있었습니다. 카페 바리스타는 비교적 짧은 직업교육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죠. 아이들에게 제시하기에 딱 괜찮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이들에게 검정고시 패스를 위한 교과목 공부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 바리스타 교육도 제공하기로 했죠”

 

김 목사는 이런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자신도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공동체를 운영하기 위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물론 후원을 거부하는 건 아니다. 다만 후원에 의존하다보면 사역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목사의 생각이다. 김 목사는 공동체가 건강하게 자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위숲은 2020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2020년까지 건강하게 자립하고, 청소년들을 위한 진정한 쉼터로 세워지는 것이죠. 물론 이 프로젝트는 저희의 목표인 것이니, 맹목적으로 집착하지는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빨리 허락하실 수도 있고, 조금 늦게 열어주실 수도 있겠죠.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세상으로부터 교회가 비난을 받는 이 시대, 김 목사의 사역은 컴컴한 밤에 작은 촛불처럼 빛나고 있다.

 

강민석 기자 (kms6410@gmail.com)

 

* 아래는 인터뷰 전문을 정리한 것.

 

 

▲ 안녕하세요. 목사님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김기화 목사구요, 2009년부터 나무들을 위한 숲이란 공동체를 운영하며, 학교 밖 청소년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 “나무들을 위한 숲” 은 무슨 뜻인가요?

- “나무”는 학교 밖 청소년들입니다. 그들을 위한 “숲”은 하나님의 공동체죠. 나무는 성도들이 될 수도 있겠죠. 마찬가지로 숲은 교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무”들을 위해 “숲”이 있다는 점입니다. 저희가 마련하고 세우려는 공동체는 공동체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청소년들을 위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죠.

 

▲ 어떤 사역들을 하고 계시나요?

- 일단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구요,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 배움학교”에서 검정고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wow센터”에서는 청소년들 직업 교육을 하고 있죠.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써 “나무들을 위한 숲” 카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어떤 계기로 이런 사역을 하게 되셨나요?

- 직업군인으로 복무하던 중에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센터에서 우연히 자원봉사를 하게 됐습니다. 그 때 센터가 운영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면 좀 다르게 할 수 있을 텐데 라는 마음이 들곤 했죠. 주변에 아시는 목사님께서 사역자가 되는 것을 권면해주셨고, 기도하던 중에 소명이 생겼습니다. 고교 시절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고 서원기도를 했던 것이 떠오르더라구요. 잊고 있었는데 말이죠.

 

▲ 사역을 시작하시는 과정이 어떠했나요?

- 지역아동센터와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시작하게 됐죠. 마음이 모아진 목사님 2분이 함께 도와주고 계시구요. 그런데 지역아동센터는 아무래도 초등학생들로 대상이 제한이 있다 보니,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도 고민하게 됐고, 검정고시를 위한 교과목과 직업 선택을 위한 교육을 병행하는 일종의 대안 학교를 구상하게 됐죠.

 

▲ 나무들을 위한 숲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 일단 저희 공동체에 계신 목사님들은 모두 일을 합니다. 요즘 문제가 좀 됐었던 이중직이죠. 일부에선 목사가 무슨 다른 일을 하느냐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교회나 사회의 후원금을 모금해서 사역이 진행될 수도 있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 후원이 끊어질 경우 사역이 중단되게 됩니다. 공동체가 건강하게 자립하기 위해선 우리 목사들이 일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을 한 것이죠.

자원 봉사 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긴 하지만, 아무래도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직업 교육은 저희가 직접 배워서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바리스타 교육 같은 경우엔 제가 직접 하죠. 아이들에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바리스타 대회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금방 떨어졌지만요(웃음)

당장은 외부의 큰 지원요청 없이 커피숍 수입과 학원 수입으로 공동체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사모는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고 있고요, 저도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하고 있죠.

 

▲ 혹시 가족들이 반대하지는 않았나요?

- 사모가 저보다 믿음이 더 좋습니다.(웃음) 저한테 권면했던 사람 중에 한명이 제 아내구요. 제가 이런 마음을 내비쳤을 때,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도와줬습니다. 사실 저희 부부는 둘 다 직업이 있었고, 소득도 제법 안정적이었는데, 사역을 시작하면서 그 동안 벌어뒀던 돈과 퇴직금을 전부 사용하게 됐어요. 한동안 상가 구석에 조립식 판넬로 방 한 칸을 만들어서 냉난방도 안되는 공간에서 살았는데, 아내는 불평 없이 잘 도와줬죠. 참 고마우면서도 미안하죠.

 

▲ 목사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보내셨는지

- 저는 감리교단 계통 신학교인 협성대학원 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공부하는 동안엔 안수를 받는 문제에 대해서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구체적인 사역에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굳이 안수에 연연 하지는 않았죠.

(*감리교단은 목회자 안수를 받는 과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며, 수많은 교단 신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안수 받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기자 주)

그런데 감리교단은 안수를 받기 위해 활동할 수 있는 사역의 폭이 상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하려고 했던 청소년 사역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교단에서 원하는 사역은 교회 안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해야 하는 사역이었습니다. 그러나 학교 밖에 있는 아이들에게 조직화 돼 있는 교회라는 틀은 거부감이 들게 마련입니다. 저희가 다가가야 하는 사역이 필요한데, 그것을 하기가 감리교단에선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학교 교수님께서 기독교대한복음교단을 소개해주셨고, 그쪽에서 안수를 받게 됐습니다.

사실 저희가 교육하는 아이들을 인근 교회들로 보내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기존 교회에 다니길 거절했습니다. 교회가 이 아이들의 개성을 이해하고 품어주기 보다는 정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다보니 담배를 피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교회에 가니 학교에서 혼날 때 듣던 그 소리를 또 하더란 것이죠. 기존 교회는 아이들을 향해 교정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마음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통제와 규제는 교회를 가기 싫게 만드는 잔소리가 됐던 겁니다.

 

▲ “나무들을 위한 숲”이 관심을 두고 있는 대상은?

- 우선적으로 “학교 밖 청소년”인데요,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표현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념적으론 일단 한국 정규 교육 시스템을 벗어난 청소년, 즉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은 다 “학교 밖 청소년”이죠.

하지만, 이 중에 대안학교를 다니던가,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들은 저희의 입장에선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여전히 교육 시스템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대부분 가정 형편이 넉넉합니다.

반면, 교육 시스템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아이들, 즉 학교를 떠남으로써 배움터가 없어지는 아이들을 저희는 “학교 밖 청소년”으로 봅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 대부분은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으로 환경적인 문제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아이들을 품고 보듬어 주는 걸 목표로 합니다.

기존 교회나 학교는 이 “학교 밖 청소년”을 문제아, 불량학생 등으로 낙인 찍어 버립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그냥 그 아이들이 나쁘고 잘못된 것으로 말하고 끝내버립니다. 우리들이 가진 편견이지요. 하지만 이 아이들이 특별히 악한 성품을 지니고 태어나서 이런 것이 아닙니다. 잘만 도와주면 바른 길로 갈 수 있어요.

 

▲ 어떤 교육 과정이 진행되고 있나요?

- 1기수에 7명에서 10명 정도로 진행합니다. 1년 동안 검정고시를 위한 교과목 과정을 수업하면서 동시에 직업 훈련도 함께 진행하죠. 처음에는 저희가 다 했었는데, 지금은 자원봉사 선생님들의 지원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 목사님께서 커피라는 종목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 로스팅이란 원두에 잠을 자고 있는 요정을 깨우는 작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똑같은 원두를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것이죠. 그 이야기를 듣는데, 그 과정이 청소년 교육과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들도 각자의 재능과 달란트가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깨워주는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죠.

그러던 차에 2010년에 커피시장이 커졌고, 바리스타 라는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습니다. 또한 길게 기술을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었죠. 아이들은 아무래도 길고 복잡하게 배워야 하는 것은 싫어하거든요.

 

▲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신가요?

- 지금 저희는 2020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초등학생으로부터 중학생,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쉼터를 만드는 것이죠. 물론 여기에 집착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목표로 삼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 제가 특별히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죠. 다만,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부족하다”는 말씀처럼 할 일이 참 많긴 합니다. 후원해주시고, 자원봉사해주시고, 특별히 기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카페”를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 목사님들을 많이 봅니다. 저희도 개척교회 목사님들을 위한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정말 확실한 계획이나 비전 없이 궁여지책으로 카페에 관심을 갖는 분들도 계십니다. “카페” 하면 낭만적으로 보이니까요.

 

하지만 직접 ‘카페’를 운영하기 위해선 세밀하게 신경 쓸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말 그대로 사업이니까요. 전문적인 준비 없이 시도했다가 접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사업은 교회에서 말하는 은혜 받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상당한 육체 노동이 필요하고, 무한 경쟁입니다. 당장 수입 창출이 원활하지 못하면 유지될 수 없습니다. 요즘 대안적인 교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어떤 대안이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