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돌아온 지갑...^^;;;(수정)

하늘꼭두2015.04.18
조회88,894

 

 

 

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톡을 처음 쓰는 거라 조금 어색하네요.^^;;

 

며칠전 14년 만에 잃어버린 지갑을 소포로 받은 크로아티아 남자 이야기를 뉴스에서 보고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2015년 4월 17일 오늘,

11년전에 잃어버렸던 아니 정확하게 도둑맞았던 지갑이 제게 돌아왔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어제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니 현관문 앞에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붙여져 있더군요.

부재중이라 내일 다시 방문하겠다는 메모였어요.

그런데 보내신 분이 경산경찰서, 내용은 분실물이라네요.

이게 뭘까?... 신랑이랑 함께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경산에서 최근에 뭘 잃어버린 기억이 없었거든요.

궁금증을 한가득 안고 잠이 든 후, 다음날이 되어 마침 신랑이 시간이 나서 우체국 아저씨 방문 예정 시간에 집에 있기로 하고 전 출근을 했습니다.

한창 일하는 중에 신랑이 전화가 왔더군요.

빨간색 지갑이 도착했다고, 아주 앳된 얼굴의 주민등록증이 들어있는...^^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했습니다.

그때 불현듯 떠오르는 장면 장면~~ 기억이 나더군요.

 

11년 전, 대학교 4학년 때,

전 한창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사범대생이었습니다.

대학교에서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만 모아서 따로 사범대학 건물내에 독서실을 만들어주어 매일 그곳에서 공부를 했더랬습니다.

임용시험이 있기 한달전쯤,

그날도 언제나처럼 공부를 하고 점심을 먹고 독서실로 돌아와 잠깐 전화를 받으며 양치를 하러 나갔습니다.

뭐 외부인은 거의 출입하지 않는 곳이기에 아무생각없이 지갑을 책상위에 둔채로 말이죠~

10분도 채 지나지 않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지갑이 없더군요.

대학교 입학 선물로 받아서 4년동안 가지고 다니며 친구들과의 사진들을 많이 넣고 다녔기에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지갑이었는데 정말 속상했습니다.

게다가 주민등록증, 학생증, 은행현금카드와 임용고사 원서 접수에 쓰려고 뽑아둔 증명사진까지 몽땅 사라진것입니다.

현금은 2천원인가 3천원 밖에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누군가 저를 시기하거나 미워서 일부러 훔쳐간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속상해서 많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막바지 공부에 집중해야할 시기에 주민등록증 재발급 신청과 각종 카드 정지 및 재발급, 증명사진 재인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느라 며칠을 끙끙댔습니다.

주민등록증은 시험날까지 발급이 되지 않아 신분증명서인가? 암튼 동사무소에서 주는 종이 한장을 들고 임용고사를 치뤄야했답니다.

뭐 그것때문에 시험을 망쳤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암튼 저의 첫 임용시험은 그렇게 찝찝하게 시작되어 불합격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 뒤 4수 끝에 제주도에 합격하여 제주에서 7년을 살았습니다.

그러다 올해 운이 좋게 전출이 되어 고향 대구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대구로 돌아온지 두달만에 11년전에 도둑맞은 지갑이 제품으로 돌아왔습니다. ^^;

 

지갑은 뒤쪽 동전주머니 지퍼가 고장난것 빼고는 깨끗합니다.

어디 굴러다녔다기보다는 깨끗한 장소에 보관되었던 것 처럼요~

현금은 하나도 없지만,

주민등록증, 학생증, 은행현금카드, 각종 맴버쉽카드, 친구들 사진, 제 증명사진 등 하나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그대로 들어있습니다.

임용고시학원 수강증까지 그대로 말입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솔직히 소름끼치기도 합니다.^^;

신랑은 절 아는 누군가가 지갑을 가지고 가서 어딘가 두고 잊고 있다가 이사를 하거나 하면서 발견해서 우체통에 넣은 것은 아닌가 하더라구요~

어떻게 도둑맞은 지갑이 11녀만에 돌아올 수 있을까요?

어떻게 내용물이 고스란히 들어있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왜 대구로 돌아온 지금 이 시점에 지갑이 돌아왔을까요?

^^;;;;;;;;;;;

 

지갑을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대학 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괜시리 설레기도 애틋하기도 하구요,

한편으로는 조금 무섭기도 합니다.

지갑이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온걸까요? ㅋ

 

 

 

 

----------------------------------------------------------------

처음 올린 글이 톡이 되어 기분이 좋으네요~

본의 아니게 기자분이 기사로 써서 페북에도 올려서 참 신기했습니다~^^

11년 전 고시학원 수강증이 그대로 들어있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여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학원 광고로 조금 오해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어 늦었지만 학원 수강증 사진은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