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암에 걸리셨어요..

사랑해 아빠2015.04.21
조회347

어머니와 이혼 하고 아버지가 9살 때부터 저랑 언니를 업어 키우시고

지금은 성인이 된 이제 20살된 대학 새내기 글쓴이 입니다.

 

아버지가 공황장애에 우울증에 많이 힘들어 하신지 3년이 다 되가네요. 

 

최근에 변비라고 잔변감이 남아있고 변에 피가 묻어 나온다고..

입맛 없으셔서 된장찌개도 버리시고.. 저는 우울증 증상인 줄 알았어요.

 

변비가 계속 심해지니까 아버지가 동네 근처 속내과에 가셨는데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권유해서

어느날 갑자기 위내시경이랑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다고.. 수면 내시경인데 무섭다고 하셔서 아빠 안아파 괜찮아 그냥 자다 일어나면 내시경 검사 다 끝났을 거야. 그리고 변비는 우울증 때문에 그러는거야 우리 같이 좋게 생각하면서 이겨내자 하면서 아버지 등 토닥여줬는데..

 

내시경 결과가.. 위는 역류성 식도염에

대장 내시경에선 6개의 용종이 발견되서 용종은 내시경 검사 즉시 제거하고

직장에 덩어리가 있어서 체취해서 감식해야 한다고 4일인가.. 5일인가 후에 병원오라고 해서

4~5일간 우울증 있으신 아버지가 더 기죽어 있을까봐 걱정되서.. 

아빠 치질일거라고 좋은 생각만 하자고 아버지 등 쓸어주면서 버티다가

드디어 오늘 아버지랑 같이 갔는데 제가 학교 수업 듣고 바로 달려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직장암이라고..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소견서 쓰고 병원에 예약해서 다시 검사 받아야 한다고..

 

아버지가.. 정말 친구 같고 엄마 역할도 대신해주시려는 아버지셨어요.
기초 생활 수급자지만, 돈이 없어도 꿈은 꿀 수 있다고..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공부 열심히 하라고 공부랑 책에 돈 아끼시지 않으셨고

아버지 스스로에게 돈을 쓴 적이 없으세요.. 저희만 바라보고 사신 아버지가 암이라고..

 

의사가 CD를 받아가라면서 봉투 건내 주시더니

진료에 대해 적은 한글과 영어 차트를 주시면서

큰 병원에 가서 꼭 줘야 한다고 쥐어주시고

 

아버지한테 젊은 사람이 안좋은 생각하지 말고

암이란 게 인식이 변화되서 꼭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진행 상황은 어떻게 됬냐고 물어보니까

진행 상황은 큰 병원에 가야지 알 수 있대요..

 

아버지 앞에선 등 쓸어주고 까끌한 손등 잡아주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아버지 저희 공부만 하라고 설거지도 집안일 대부분을 아버지가 하셔서

주부습진 걸리신 손이신데..

 

평소에 고마움을 잘 모르다가 진짜.. 아..

 

써준 병리 조직 검사지를 읽어보려고 해도 죄다 영어에

'colon : adenocarcinoma moderately differentiated' 이렇게 나와 있었고..

암의 전이 가능성이 느림, 보통, 높음 중에서 보통을 의미한다고 나와서...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전이가 되면 어쩌지.. 아빠 1기에서 2기면 좋겠다..

제발 전이된 4기는 아니였으면 좋겠다 하면서 혼자 울다가..

언니가 병원에서 뭐라고 했냐고 치질이냐고 물어보는데 왈칵해서 못말해주겠고..

 

저희가 급여2종인데 아버지 암보험도 해약하셨어요..

저희 공부 시킨다고 저희 먹여 살린다고..
저희 우체국 보험은 멀쩡히 놔두고 아버지 보험만 해약해서 막막해요..

암이라고 듣는 도중에도 수술비는 얼마 정도 되냐고 아버지는 돈 걱정 부터 하시고..

 

어디서 찾아보니까 암 수술비가 국가에서 지원이 된대서

급여 2종은 50만원 선이라는데 정말 믿어도 되는지 모르겠고

 

제발 전이만 안됬으면 좋겠어요..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거잖아요..
1기~3기라도 좋으니 제발 전이된 4기만 아니였으면 좋겠어요..

내가 진짜 아버지 잘 보살펴주고 그럴 수 있을 텐데..


주변 사람들이 자꾸 안 좋은 소리를 해요..

암이니까 안되셨다.. 암은 죽을 확률이 높다..
아버지 괜찮을 거라고 꼭 이겨내실거라고 해주는 사람 하나 없이..

다들 안좋은 말만해서 꼭 우리 아버지 죽을 것 처럼 이야기해서 가슴이 이상해지더라구요..

가능성이 그래도 있는 거잖아요.. 그렇잖아요..

왜 다들 우리 아빠 곧 죽을 듯이 안됬다고 말해요.. 아..

 

내일 대학 병원가서 찍는 CT에 전이 된 부분이 없고 암 진행도 얼마 안되셨으면 좋겠어요..
하소연 할데가 없어서 몇년 전에 했던 네이트판에 올립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