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얘기

매미2015.05.03
조회1,302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 
가장 즐거웠던 기억을

하루가 24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느낄만큼
삶에 허덕이면서도 
나름의 추억을 만들자고
스키장을 갔었지

꼬박 일주일 막일을 뛰고
여비를 마련해 갔던 강원도

식사는 컵라면이 전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한시간을 쩔쩔매던 그때

너도 나도 스키는 처음인데
탈줄도 모르는 스키장은 왜 간건지
그제서야 어이없이 웃어댔지

익숙해 질때쯤
끝나버린 시간

눈밭 아래 아무데나 앉아
드높은 설원을 올려다보며
한참을 말이 없었지

무슨생각을 하는지
묻고싶었는데
물어 볼 수가 없었다

그때의 나는 많이 어렸고
무슨말을 한다 해도
해결해줄수 없단걸 알았기에

나만 느끼는 너의 그늘을
그래도 지워주고 싶어서
나름 무던히도 노력했지

휑해진 백야의 설원에서
재수좋게 얻은 썰매로
세시간을 지치지도 않고
오르락 내리락 뛰어대며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처럼 
아마 그때가 우리가 함께
가장 오래 웃어던 때가 아닌가

천진할수 있었던 
가장 즐거운 기억

지금의 나라면 어땠을까
나도 어렸고 너도 어렸지만
지금이었다면 피하지 않고
겁내지 않고 물었을 텐데

무슨생각을 하든
내가 있다고
너무 걱정 말라고

아무것도 아닌 그 한마디가
어쩌면 네게 
힘이 됐을지도 모를
그 한마디가 
왜그리 어려웠는지

시간을 돌릴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실컷 웃고 마음껏 뛰던 그때
조금이나마 든든하게 니 손 
잡아줬을텐데

길지도 짧지도 않던
6년의 시간속에
가장 좋았던 기억이

마음놓고 크게 웃던
그 날의 기억이
그게 전부라는게
나는 왜이리 미안한지

너는 늘 니 상황때문에
나까지도 희생을 하는게
못마땅하고 미안했겠지만

나는 늘 너를 미안하게
만드는 존재가 나라는게
그리고 실컷 웃게 해 줄수 있는
그런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게

항상 미안했단걸
알고는 있는지

니가 해보고 싶어하던
여기에 우리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을 대신 하면서

아주 많은 기억을 되새기고
그만큼의 많은 생각을하는데

참 이상하지

잘해준 일도 분명 있었을텐데
못했던 기억만 자꾸 떠올라
미안한 마음은 더 커지고
후회는 더 많아진다

끝도없이 반복했던 
스스로의 물음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지

언젠가 잔뜩 취한 목소리로
평범하게 살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서 벌받나보다
자꾸 어려움이 생기나 보다

나때문에 미안하다던 너

돈이 뭐길래
너를 그리 지치게 했나 
내가 뭐길래
너를 그리 미안하게 했나

시간에 쫓기고
현실에 치이느라

단 한번 제대로
여유있는 연애조차 
해보지 못했는데

그래도 니가 있어서
너라서 괜찮았는데

우리가 왜
너는 왜


.
.


아무리 잡아둬도 
흘러가버린 시간일뿐

결국은 다시 또 
지나가버린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