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공릉에 새로 생긴 카페에 갔다가 나란히 늘어놓인 의자에 그만 마음을 빼앗겨 버렸음.
[취향저격]빵야
첨엔 그냥... 우왓, 저 의자 예쁘다. 완전 내 스타일이야
뭐 이 정도였는데
의자가 뭐라고 며칠동안 아른아른.
몇 주 후엔 그 의자의 이름이 tolix란 것도 알게 됨.
분명히 비쌀 거야
예상은 했었지만 여태껏 깔고 앉는 물건에 그렇게 높은 가격이 매겨진다는 것도 모르고 살았음.
인터넷 최저가가 49,000원으로 상당히 통큰 할인가였지만, 나에겐 여전히 비싸...
중고나라를 뒤져보니 (물론) 새거보다야 쌌지만 다들 약속이나 한듯 일정가 이상을 부르고 있었음(30,000~45,000).
괜시리 새로 올라온 글이나 보면서 tolix가 뭔지도 모르는, (나처럼) 의자에 '의'자도 모르는 문외한이 그걸 막 말도 안되는 가격에 올리는 참사가 일어나고, 내가 그걸 최초로 발견하는 상상이나 한번ㅡ사실 여러번ㅡ해봤음.
그러다 들어보지 못한 파격가를 (그것도 새거나 다름 없는데!) 제시한 구매자를 발견!
그것도 사실 아무데나 걸터앉던 옛날 같음 꿈도 못꿀 값이었지만
의자 하나 못샀다가 상사병 걸리겠다 싶어서..수도권을 횡단해 감.
지하철이 기어가는것 같았음.ㅋㅋ 직거래시간이 다가오자 울렁거리기 까지함. (이게 대체 뭐라고?)
혹시나, 희망이 지나친 나머지 내가 0 하나를 잘못 본건 아닐까 다시 확인도 함.
문자에서 느껴지는 말투는 젊은 새댁이었는데 예상을 깨고 남자가 나옴.
ㅡ 제 아내가 인터넷에 올린 건데 뭐 하고 있어서 제가 대신 나왔어요.
ㅡ 왜 이렇게 싸게 파시는 거예요?
...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랬다가 맘이라도 바뀌기 전에 얼른 돈을 드리고
ㅡ 그럼 이만...
서둘러 가져가려 하자 날 불러 세움.
ㅡ 안 앉아보셔도 돼요?
ㅡ 딱 봐도 상태 좋은데요 뭘.
ㅡ 저희 애가 어려서..올라가 다칠까봐 팔려구요. 이거 두 개 더 있어요. 저희 세 식구 앉으려고 샀어요.
'저희 세 식구 앉으려고 샀어요'
이 말이 참 단란하게 들림..
ㅡ 애기 때문이면 왜 세 개 다 파시게요?
ㅡ 저희가 이사를 가게 돼서..새 식탁은 낮은 걸로 사려고요.
행복해 보이는 표정이었음. 좋은 데로 가나 봄.
ㅡ 더 살 생각 있으면 말씀하세요...하나만 필요하신 거예요?
사실 바의자를 하나만 놓는 일은 매우 이례적임. 1)혼자 술마시면서 2)기분낼 나같은 사람 아니면. 나도 사실 비싸서 하나만 하는 거임ㅜ 어차피 혼자 앉을 거긴 한데 한 개만 덩그러니 놓으면 썰렁해보여서 나란히 두개를 놓을까.. 내가 아는데 톨릭스 이 가격에 사긴 어려운데..나는 그분 앞에서 잠시 망설였음.
ㅡ 근데 오늘 두 갠 다 못가져가니까 놓아보고 좁지 않다 싶으면 다시 말씀 드릴게요.
ㅡ 포개면 차에 다 들어갈텐데요
ㅡ 지하철 타고 왔어요. 버스 타고 가야 돼요.
ㅡ 그럼 다음에 이쪽 지나가실 때 가져가세요.
ㅡ 아,
저 차 원래 없어요.
내 말이 심금을 울렸던지 갑자기 5,000원을 빼주겠다고 함.
헐
지금 가격도 믿기 어려운데 여기서 5,000원을 더 빼주겠다고 함.
갑자기 이런 행운이 두려워졌음. 내인생에 이런 일은 지금껏 없었음.
초등학교 1학년때 학교에서 빵을 나눠주는데 갯수가 모자라서
나를 포함한 3명은 수퍼마켓 빵(힝..)으로 받은 적도 있음.
혹여 신이 천생연분을 맺어주는 대신 나는 이런 행운을 내려주는 거 아닐까.
좋은 남자가 다 떨어졌으니 너는
좋은 의자로 대신 받으라고 ㅋㅋ
그것도 그렇지만
좋은 의도로 싸게 내놨을 아내가 대신 내려간 남편이 하고 올라온 행동을 알고 맘 상하진 않을까.
ㅡ 아내 분한테 허락 안 받으셔도 돼요?
ㅡ 괜찮아요 제가 더...
그래서 난 5,000원을 되받아들고 얼른 눈앞에서 사라짐. ((((
나보다 행복하고 부자인 사람이니까 베풂을 좀 받아도 괜찮겠지??
의자를 껴앉고 버스를 갈아타야했지만 (이것도 행운이 겹친 건데) 두 버스 다 주말저녁이라곤 믿을수 없게 승객도 적고 기사아저씨도 너그러우심.
훈훈한 중고나라 의자거래 후기
남친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가겠음.
얼마전 공릉에 새로 생긴 카페에 갔다가
나란히 늘어놓인 의자에 그만 마음을 빼앗겨 버렸음.
[취향저격]빵야
첨엔 그냥...
우왓, 저 의자 예쁘다.
완전 내 스타일이야
뭐 이 정도였는데
의자가 뭐라고 며칠동안 아른아른
.
몇 주 후엔 그 의자의 이름이 tolix란 것도 알게 됨.
분명히 비쌀 거야
예상은 했었지만 여태껏
깔고 앉는 물건에 그렇게 높은 가격이 매겨진다는 것도 모르고 살았음.
인터넷 최저가가 49,000원으로 상당히 통큰 할인가였지만,
나에겐 여전히 비싸...
중고나라를 뒤져보니 (물론) 새거보다야 쌌지만
다들 약속이나 한듯 일정가 이상을 부르고 있었음(30,000~45,000).
괜시리 새로 올라온 글이나 보면서
ㅡ사실 여러번ㅡ해봤음.
tolix가 뭔지도 모르는,
(나처럼) 의자에 '의'자도 모르는 문외한이
그걸 막 말도 안되는 가격에 올리는 참사가 일어나고,
내가 그걸 최초로 발견하는 상상이나 한번
그러다 들어보지 못한 파격가를 (그것도 새거나 다름 없는데!)
제시한 구매자를 발견!
그것도 사실 아무데나 걸터앉던 옛날 같음 꿈도 못꿀 값이었지만
의자 하나 못샀다가 상사병 걸리겠다 싶어서..수도권을 횡단해 감.
지하철이 기어가는것 같았음.ㅋㅋ
직거래시간이 다가오자 울렁거리기 까지함. (이게 대체 뭐라고?)
혹시나, 희망이 지나친 나머지 내가
0 하나를 잘못 본건 아닐까 다시 확인도 함.
문자에서 느껴지는 말투는 젊은 새댁이었는데
예상을 깨고 남자가 나옴.
ㅡ 제 아내가 인터넷에 올린 건데 뭐 하고 있어서 제가 대신 나왔어요.
ㅡ 왜 이렇게 싸게 파시는 거예요?
...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랬다가 맘이라도 바뀌기 전에 얼른 돈을 드리고
ㅡ 그럼 이만...
서둘러 가져가려 하자 날 불러 세움.
ㅡ 안 앉아보셔도 돼요?
ㅡ 딱 봐도 상태 좋은데요 뭘.
ㅡ 저희 애가 어려서..올라가 다칠까봐 팔려구요.
이거 두 개 더 있어요. 저희 세 식구 앉으려고 샀어요.
'저희 세 식구 앉으려고 샀어요'
이 말이 참 단란하게 들림..
ㅡ 애기 때문이면 왜 세 개 다 파시게요?
ㅡ 저희가 이사를 가게 돼서..새 식탁은 낮은 걸로 사려고요.
행복해 보이는 표정이었음. 좋은 데로 가나 봄.
ㅡ 더 살 생각 있으면 말씀하세요...하나만 필요하신 거예요?
사실 바의자를 하나만 놓는 일은 매우 이례적임.
1)혼자 술마시면서 2)기분낼 나같은 사람 아니면.
나도 사실 비싸서 하나만 하는 거임ㅜ
어차피 혼자 앉을 거긴 한데 한 개만 덩그러니 놓으면 썰렁해보여서
나란히 두개를 놓을까..
내가 아는데 톨릭스 이 가격에 사긴 어려운데..나는 그분 앞에서 잠시 망설였음.
ㅡ 근데 오늘 두 갠 다 못가져가니까
놓아보고 좁지 않다 싶으면 다시 말씀 드릴게요.
ㅡ 포개면 차에 다 들어갈텐데요
ㅡ 지하철 타고 왔어요. 버스 타고 가야 돼요.
ㅡ 그럼 다음에 이쪽 지나가실 때 가져가세요.
ㅡ 아,
저 차 원래 없어요.
내 말이 심금을 울렸던지 갑자기 5,000원을 빼주겠다고 함.
헐
지금 가격도 믿기 어려운데 여기서 5,000원을 더 빼주겠다고 함.
갑자기 이런 행운이 두려워졌음. 내인생에 이런 일은 지금껏 없었음.
초등학교 1학년때 학교에서 빵을 나눠주는데 갯수가 모자라서
나를 포함한 3명은 수퍼마켓 빵(힝..
)으로 받은 적도 있음.
혹여 신이 천생연분을 맺어주는 대신
나는 이런 행운을 내려주는 거 아닐까.
좋은 남자가 다 떨어졌으니 너는
좋은 의자로 대신 받으라고 ㅋㅋ
그것도 그렇지만
좋은 의도로 싸게 내놨을 아내가
대신 내려간 남편이 하고 올라온 행동을 알고 맘 상하진 않을까.
ㅡ 아내 분한테 허락 안 받으셔도 돼요?
ㅡ 괜찮아요 제가 더...
그래서 난 5,000원을 되받아들고 얼른 눈앞에서 사라짐. ((((
나보다 행복하고 부자인 사람이니까 베풂을 좀 받아도 괜찮겠지??
의자를 껴앉고 버스를 갈아타야했지만 (이것도 행운이 겹친 건데)
두 버스 다 주말저녁이라곤 믿을수 없게 승객도 적고 기사아저씨도 너그러우심.
버스에 앉아서 가자니 절로 실없는 웃음이 나옴..광대승천
커다란 의자까지 들고 나 되게 이상한 여자로 보였을듯.-_-;;
재벌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내 심정 모를거임?
이런 게 우리네 서민들 사는 재미아님?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