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게 동심파괴했었음..

뭉게구름2015.05.09
조회115

이건 좀 오래 전 얘긴데 그래도 나 혼자 가지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여기에 글로 올리도록 하겠음.
(편의상 반말에 음슴체로 갈게요)

이건 그다지 특별할것도 없는 급식에 순대볶음이 나온 날이었음.

내 입맛이 낮은건지 우리 학교 급식이 맛있는건지 우리 학교 얘들은 급식을 참 잘먹는단 말이지?

그 날도 자리에 앉아서 먹고 있는데 내 짝이 순대볶음을 너무ㅋㅋㅋㅋㅋㅋ잘먹음ㅋㅋㅋㅋㅋㅋ아주 먹방 찍을 기세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가 공부는 잘하는데 엄청 까칠하고 활발하질 않아서 이런면은 처음 봤었음ㅇㅇ

그래서 엄청 순수한 마음으로 돼지 내장 맛있어? 이렇게 물어봤음.

악의같은건 하나도 없었고 그냥 단순의문문이었음.비위가 상한다는 생각도 못할때였음.

근데 그 얘 표정이 오묘하게 바뀌더니 무슨 소리야?이럼.
그래..이때 멈췄어야했지...

그래서 돼지창자 맛있냐고.돼.지.창.자.이렇게 확인 시키듯이 또박 또박 말했더니 얼굴이 싸악 굳으면서 바로 순대볶음하고 밥하고 전부 버리더라.
(버릴거면 나한테 달라고 할걸 지금도 후회중..별로 젓가락 도 안뎄었는데..ㅎr...)

그리고 한참 뒤에 그 남자애는 전학갔는데 전학가기 전까지 순대볶음은 절대 입에도 안가져갔다고 함.

나도 뭐 그 다음부터는 입조심하면서 살았으니깐 가끔 걔한테 감사하면서 다니기도 하고.

결론은 그냥 말하기 전에 생각을 하고 입 밖으로 뱉으라는 거임ㅇㅇ
그땐 어려서 잘 몰랐던것같은데 남자애 표정이 말이 아니었음.

무슨 드라마 속 맨날 부려먹던 가정부가 친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잣집 아드님이 강림했는지 순대에 대한 엄청난 배신감과 나에 대한 원망이 치덕치덕 붙어있었음.

나 그것 때문에 쓸데없는 죄책감 들어서 아직도 순대만 보면 움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