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중고나라 의자거래 후기2

톨릭스20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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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발단은 내가 산 의자를 보고 남긴 후배의 댓글이었음




..라고 덧글을 남기긴 했으나 이미 그때부터 내 마음은 다리길이가 다른 의자처럼 마구 덜거덕대고 있었을 거임.

사실 다들 질러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처음 지르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두번째부터는 쉬움.

이번달 커피 끊자!
시집갈때 가져가면 되잖아..오래 쓰지 뭐
내 사람도 이 의자를 맘에 들어했음 좋겠다

이렇게 과장된 합리화를 해가면서 손가락은 벌ㅡ써
버튼을 찾아가게 돼 있음.
한달밖에 안썼다는 의자를
대리인(남편분)을 통해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사놓고 나는

판매자(아내분)에게 감사문자 한통 남기지 않았음
거기서 5000원을 더 빼주신 사람 좋은 남편 땜에
부부싸움을 했을 수도 있는데

ㅡ그런 일로 진짜로 싸움이 벌어지는 게 결혼생활임! 난 안해봐서 잘 모르겠지만..ㅡ
그와중에 감사문자로 기름을 들이붓고 싶지 않았기 때문임

무엇보다 서로 민망할 거 같았음.
그걸로 안싸웠다하더라도
'또 차없는 얘한테 5000원 빼줘야 하나 걱정할까봐' 걱정했지만 용기내어 문자보내봄.
다행히 흔쾌히 반겨주심 '이번엔 못빼드려요' 이런 말도 안함.
이번엔 나도 양심이 있으면 제시가격 다내고 사야겠다고 마음 먹으면서 또 해질녘에 찾아감.

이번에도 남편분이 조카랑 나옴(아내분 바쁘신듯^^;)

ㅡ아이, 저번에도 빼드렸는데!

이번에는 저번보다 더 단호히 깎아주심 놀람

그리곤 조금 뜸을 들이시다가,

ㅡ ...다음에 시간 되실 때 오셔서,
나머지 의자도 가져가세요.
한 개는 그냥 드릴게요.

난 내 귀를 의심했음

ㅡ음 아니 저기 저..

ㅡ필요하시다면요'_')

ㅡ필요해요!♥ㅁ♥

만약 왜 필요하냐고 물으신다면 피천득의 <동전한닢>에 나오는 거지처럼

ㅡ그냥, 그 의자 하나가 가지고 싶었습니다ㅠㅠ

라고 할 참이었음.

내가 불안해하는 눈빛을 보이니까 이번에는
ㅡ와이프한테 미리 말해놨어요 라고 말하며 나를 안심시킴ㅋㅋㅋㅋㅋㅋ

ㅡ 근데 정말 그러셔도 돼요?

ㅡ 의자 한 개만 뭐하겠습니까, 세식군데!! 하하..

방긋하하..;;?남편분 또 세식구 강조하시며...얼굴에 화색이..

나는 또 그렇게 고마운 얼굴을 하고서 그분으로부터 두번째로 멀어져갔음..총총..((((냉랭

역시 한번 해봐서 그런가 보무도 당당하게 버스에 올라탐ㅋㅋ
이날 나는 '세식구'를 발음하는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사람을 실제로 목격하고 온 거임.
그리고 이번에는 좋은남자 대신 얻은 행운은 아닐까 하는 걱정은 안함.

대신에 이런 생각이 들었음.

가끔씩은 나는, 운이 좀 좋아도 별일 없을 거라고.^^

 

[가는길에 친히 문자로도 남겨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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