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버린 너에게 전역축하하며.

안녕20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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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잘지내고 있지? 벌써 우리가 헤어진지 반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넌 이제 화요일이면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역을 하게 되네. 니가 입대하던 날엔 이 날이 언제오나 싶었고 막막하기만 했는데 시간이 의외로 참 빠르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건가? 하긴 군대생활 참 싫어했던 너는 참 오랜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전역 축하해. 6개월전까지만 해도 웃으며 너에게 전역 축하한다고 직접 말해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사람 일이란 참 한치 앞도 모르는 것 같아 그치ㅋㅋㅋ 넌 잘 지내고 있겠지? 니가 중학교때부터 지극정성으로 좋아했던 첫사랑이랑 다시 만나고 곧 전역이니 요즘 되게 행복하겠네. 난 너랑 헤어진 이후로 아직까진 남자라는 존재를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을 못 믿겠더라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다 보여주고 사랑하고 사랑받는게 아직까지는 다 거짓인 것 같아서 너무 힘들더라.

내가 널 사랑했던 것보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너무나도 짧았던 게 많이 아쉽다. 난 널 만나면서 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봤고 또 처음으로 내 마음도 전부 바쳐 사랑했어. 결국에 넌 니가 처음으로 온 마음 바쳐 사랑했던 사람을 택했지만 그래도 내 곁에 있었던 시간만큼은 내가 널 사랑한 것 만큼 날 사랑해줬고 한결같았던 너였어서 그런지 그래도 행복한 추억들이 간간히 떠오른다.  우리가 헤어진지 반년이나 지난만큼 널 생각하는 시간도 확연히 줄어들었어 그래서 널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너의 전역날이 이렇게 코앞으로 다가오니 네 생각이 너무나도 많이 난다.

입대 전날 우리 정말 많이 울었던 거 기억나?ㅋㅋㅋㅋ 새벽 내내 전화기 붙잡고 하염없이 울었던 그때의 우리는 스무살이었는데 벌써 2년이나 흘러 스물두살이 됬네. 스물한살 겨울에 넌 나에게 헤어짐을 말하며 또 한번 나에게 눈물을 보였어. 오히려 난 네 앞에서 운 적이 스무살 그때의 새벽밖에 없었네.
입대하고 너에게 참 많은 편지를 써준 것 같아 근데 넌 오히려 입대 전에 더 많은 편지를 써줬어ㅋㅋㅋ 내가 너에게 준 편지와 사진들은 어떻게 됬을지 궁금하다. 그때의 나에겐 너무도 익숙했던 주소는 이젠 영영 쓸 수 없는 주소가 되었고 031로 시작하는 몇개의 번호들도 이젠 영영 볼 수가 없겠네. 내가 너에게 써준 편지들을 보면서 너는 역시 나는 국문과라 그런지 편지를 참 잘쓴다며 내 편지를 수도 없이 읽는다는 네가 참 좋았어. 이제 그 편지들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겠지? 네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떠났으니 없앴을 게 뻔하지만 그래도 내가 널 사랑했던 흔적인데 없어졌단 생각을 하면 참 가슴이 아프다 난 아직 네 편지 간직하고 있어. 근데 차마 꺼내서 읽진 못하겠더라ㅋㅋㅋㅋ

보고싶다.
오늘만 솔직해 질게. 지금껏 너같은 쓰레기는 잊자고 꾹꾹 눌러왔는데 나 아직은 너 완전히 못 지운 것 같아. 근데 널 생각하면 정말 너무너무 가슴이 아파 나에게 한번쯤은 연락해 줬으면 싶다가도 절대 안 올 연락인 거 알지만 그래도 막상 온다고 상상해보면 니가 나에게 준 상처가 생각나서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아직도 힘들다. 왜 하필 나였어야 했어? 왜 너랑 니 첫사랑과의 연애의 공백기 동안 만난 사람이 나였을까. 니가 정말 너무너무 밉고 싫었어. 아직도 그래. 그치만 그래도 니가 행복하길 바랄게
건강히 1년 9개월 버텨줘서 다행이다. 전역 너무너무 축하해. 따뜻하고 화창한 5월에 전역이네. 행복하길 바랄게. 그래도 너 힘들 때 옆에 있었던 나를 가끔씩 군대얘기 나올때마다 잠깐씩 생각해주며 내가 행복하길 바란다는 잘지내길 바란다는 네가 나에게 했던 마지막 말을 생각해줬음 좋겠다. 나도 너의 전역날을 끝으로 너에 대한 남아있던 내 증오와 미움 미련 그리고 아주 작게나마 남아있는 사랑까지도 다 털어냈으면 좋겠다.
전역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