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인지도, 함께 일한지 한 달인지 두 달인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데 이렇게 선명하게 이름과 얼굴을 매칭시킬 수 있을 정도로 그 녀석은 잘생겼었다.
그 남자는 동갑내기 과외....가 아니라 동갑내가 알바생이었다.
난 27살에 사회에 나온지 3년차로 막 대리를 달았을 때였고, 그 녀석은 그 나이에 뭘했는지 휴학생으로 아르바이트생으로 우리 회사, 우리 팀에 들어왔던 것이다.
그 녀석이 들어올 때부터 여직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만발했다.
진짠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 고위층의 아들이라는 집안 배경 소문부터 여자 친구와 강남 모텔에서 나오는 것을 봤다는 여성 편력까지, 잘 생겼다는 것이 어쩌면 무서운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문은 센세이셔널했다.
내가 보긴 하나도 말도 안되는 소문이었다. 고위층이 뭐하러 자기 회사에 이런 수상쩍은 알바를 시킬 것이며, 여자가 매일 바뀌기엔 옷차림이 후즐근한 편이고 말 수가 너무 적었다. 그 녀석이 자기 입으로 별 얘기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 녀석의 표정 하나와 말투가 의미를 싣고 여기저기 떠다니는 것 같았다.
거기다 나를 매일 짜증나게 만들었던 것은 그 녀석이 도무지 일에 집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무엇을 하는지, 일을 시키면 마치 까먹은 사람처럼 컴퓨터로 다른 화면만 실컷 보다가 내가 물으면 그때서야 힐끗힐끗 일을 하는 척하곤 했다.
참다 못한 나는 그 녀석을 불러 조용히 다그쳤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 녀석이 나와 동갑인 것을 몰랐을 때였다.
"민준씨, 내가 이런 말 하는 거, 내가 민준씨 좋아서도 아니고 내가 시간이 많아서도 아냐. 사회 생활 선배로서 도덕적 책임감 때문에 이러는 건데...."
이러면서 그 녀석이 잘못한 것을 조목조목 얘기해주었다.
동갑이란 것을 알았으면 조금 더 부드럽게 말했을지도 모르겠는데 난 휴학생이니까 당연히 나보다 1-2살은 어릴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녀석은 얼굴일 붉으락푸르락거리며 듣고 있다가
"네"
이 한마디로 끝으로 상사의 꾸짖음을 벗어났었다.
도대체 내 말을 알아들었다는 것인지, 그만 듣기 싫다는 것인지 모를 정도의 짤막한 대답으로 내 얘기를 끝내게 해놓고는 돌아서 자기 자리로 가버렸다.
그리고 그 녀석은 180도로 달라졌었다.
일을 성의있게 하는 것은 물론 말 수도 많아지고, 직원들과 농담도 잘 하고 종종 함께 야근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지내다가 아르바이트 기간이 끝날 때 송별회를 했는데 그렇게 짧은 기간 일하고 많은 선물을 받았던 남자는 그 녀석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런데.....?
그 녀석이 나한테 왜 한대리님이나 그런 호칭을 쓰지 않고 '지우니?'라고 묻는 것이지?
장난인가?
그리고 송별회 후 한번도 소식을 들은 적이 없는데 3년만에 리츠칼튼 호텔에 나타나 전화를 하다니...
좋다..걸어보면 되지...걸어보면....
혼자 끙끙거려봤자 나올 답도 없고....
나이들어서 괜히 생각만 많아져버렸어...
심플하게....생각하자고...
전화를 하려고 폴더를 여는 순간.....
'남자들은 다 똑같아~ 감동이 없어~.....애송이야~'
라며 울려대는 아까의 그 번호....
호흡을 가다듬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나 민준이야, 전화 꺼져 있길래 메시지 남겼는데 못들었어?'
역시 다정함이 지나치다 못해 느끼한 말투다.
아니 아까도 그 생각했지만, 왜 한대리라고 안부르고 지멋대로 지우라고 부르는 걸까?
아.............
송.별.회.........
그 날 밤.........
어찌 2-3년밖에 안된 일인데 기억은 완전하지 못한채 이렇게 뜨문뜨문 모자이크하듯이 떠오르는 것인지...
달콤쌉싸름한 30살(3)
민준....서민준....
남자답지 않을 정도로 하얀 피부에 약간 느끼한 말투의 소유자
몇 년 전인지도, 함께 일한지 한 달인지 두 달인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데 이렇게 선명하게 이름과 얼굴을 매칭시킬 수 있을 정도로 그 녀석은 잘생겼었다.
그 남자는 동갑내기 과외....가 아니라 동갑내가 알바생이었다.
난 27살에 사회에 나온지 3년차로 막 대리를 달았을 때였고, 그 녀석은 그 나이에 뭘했는지 휴학생으로 아르바이트생으로 우리 회사, 우리 팀에 들어왔던 것이다.
그 녀석이 들어올 때부터 여직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만발했다.
진짠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 고위층의 아들이라는 집안 배경 소문부터 여자 친구와 강남 모텔에서 나오는 것을 봤다는 여성 편력까지, 잘 생겼다는 것이 어쩌면 무서운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문은 센세이셔널했다.
내가 보긴 하나도 말도 안되는 소문이었다. 고위층이 뭐하러 자기 회사에 이런 수상쩍은 알바를 시킬 것이며, 여자가 매일 바뀌기엔 옷차림이 후즐근한 편이고 말 수가 너무 적었다. 그 녀석이 자기 입으로 별 얘기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 녀석의 표정 하나와 말투가 의미를 싣고 여기저기 떠다니는 것 같았다.
거기다 나를 매일 짜증나게 만들었던 것은 그 녀석이 도무지 일에 집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무엇을 하는지, 일을 시키면 마치 까먹은 사람처럼 컴퓨터로 다른 화면만 실컷 보다가 내가 물으면 그때서야 힐끗힐끗 일을 하는 척하곤 했다.
참다 못한 나는 그 녀석을 불러 조용히 다그쳤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 녀석이 나와 동갑인 것을 몰랐을 때였다.
"민준씨, 내가 이런 말 하는 거, 내가 민준씨 좋아서도 아니고 내가 시간이 많아서도 아냐. 사회 생활 선배로서 도덕적 책임감 때문에 이러는 건데...."
이러면서 그 녀석이 잘못한 것을 조목조목 얘기해주었다.
동갑이란 것을 알았으면 조금 더 부드럽게 말했을지도 모르겠는데 난 휴학생이니까 당연히 나보다 1-2살은 어릴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녀석은 얼굴일 붉으락푸르락거리며 듣고 있다가
"네"
이 한마디로 끝으로 상사의 꾸짖음을 벗어났었다.
도대체 내 말을 알아들었다는 것인지, 그만 듣기 싫다는 것인지 모를 정도의 짤막한 대답으로 내 얘기를 끝내게 해놓고는 돌아서 자기 자리로 가버렸다.
그리고 그 녀석은 180도로 달라졌었다.
일을 성의있게 하는 것은 물론 말 수도 많아지고, 직원들과 농담도 잘 하고 종종 함께 야근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지내다가 아르바이트 기간이 끝날 때 송별회를 했는데 그렇게 짧은 기간 일하고 많은 선물을 받았던 남자는 그 녀석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런데.....?
그 녀석이 나한테 왜 한대리님이나 그런 호칭을 쓰지 않고 '지우니?'라고 묻는 것이지?
장난인가?
그리고 송별회 후 한번도 소식을 들은 적이 없는데 3년만에 리츠칼튼 호텔에 나타나 전화를 하다니...
좋다..걸어보면 되지...걸어보면....
혼자 끙끙거려봤자 나올 답도 없고....
나이들어서 괜히 생각만 많아져버렸어...
심플하게....생각하자고...
전화를 하려고 폴더를 여는 순간.....
'남자들은 다 똑같아~ 감동이 없어~.....애송이야~'
라며 울려대는 아까의 그 번호....
호흡을 가다듬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나 민준이야, 전화 꺼져 있길래 메시지 남겼는데 못들었어?'
역시 다정함이 지나치다 못해 느끼한 말투다.
아니 아까도 그 생각했지만, 왜 한대리라고 안부르고 지멋대로 지우라고 부르는 걸까?
아.............
송.별.회.........
그 날 밤.........
어찌 2-3년밖에 안된 일인데 기억은 완전하지 못한채 이렇게 뜨문뜨문 모자이크하듯이 떠오르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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