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삼십대 중반, 5살과 갓 돌지난 사내아이를 키우는 부족한 엄마입니다. 첫째가 어린이집에 가고 막내 낮잠 재우고 나서 종종 시간이 남으면 네이트판을 즐겨 보는데요 어제 저에게 너무 감사한 일이 있어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어제 상황에서 너무 정신이 없어 고마운 그분에게 고맙다는 말도 전하지 못했어요 저와 남편은 대구 토박이로 살다가 두 달 전 남편이 회사에서 경기도로 발령을 받아 현재 군포에 살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도 하나 없고 무슨 일이 생겨도 도움 청할 곳
하나 없는곳에서 아이들과 남편이 있으니 그래도 괜찮다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네요 지금은 제가 너무나 이방인처럼 느껴지게 하는 곳이지만 언젠가는 저도 적응해 나가겠죠
어제는 아이들을 데리고 처음으로 병원에 가야 할 일이 있었어요 작은 아이가 밤에 잠도 잘 못 자고 가려워 긁으면 피가 날 정도로 아토피가 많이 심한 편이라 대구에서 꾸준히 다니던 병원이 있었는데, 이곳에 오고 나서는 남편이 가끔 반차를 쓰거나 시간이 가능할 때 구로에 있는 고대병원으로 다니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남편 회사가 많이 바쁜 편이라 시간 내기도 어렵고
바쁜 걸 아는데 계속 보채기도 미안해서 처음으로 아이 둘을 데리고 혼자 병원에 가기로 했죠..
남편이 아침부터 꼭 택시를 타고 가라고 신신당부하더라고요
그래서 갈 때는 택시를 탔어요..병원에서 여차저차 진료받고 나오니 대기시간이 길어져서
거의 퇴근시간과 맞물리더라고요 올 때는 택시비가 3만원 정도 나왔는데
갈 때는 구로 근처에 차가 워낙 많은데 거기다가 퇴근시간과 맞물려 훨씬 더 많이 나오겠구나
싶어서 그 택시비가 너무 아깝게 느껴져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결정했어요 여기 와서 지하철을 타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지하철을 타본 적이 없는게 아니라 저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외출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제 지하철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정말 헉 소리 나게 사람이 많더라고요.. 이 정도인 줄 알았으면 타지 않았을 텐데 아이들 고생 시키는 것 같아 너무 미안했습니다.
콩나물시루처럼 사람이 빽빽하게 들어찬 지하철에 타서 땀 뻘뻘 흘리는 첫째 아이와 갑갑하다고 칭얼대는 막내를 안고 중심을 잡느라 온몸에 힘을 주고 버티며 얼마를 갔을까요? 어떤 예쁘게 생긴 아가씨가 저를 톡톡 치더니 '저기 앉아계신 분 일어나실 것 같아요' 하더니 그분이 내리자마자 첫째를 앉혀 주더라고요..어찌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얼마 뒤에 사람들이 한 번 썰물처럼 휩쓸려서 꽤 많이 나갔고, 앉을 자리는 없었지만 처음처럼 숨통이 조이진 않는 상태가 됐어요
그런데 제가 탔을 때부터 한..30대 후반 쯤 되는 옷을 굉장히 신경써서 차려입으신
덩치 큰 남자분께서 사람들에 휩쓸려 옷이 구겨지는 게 싫으셨던 건지 옷을 계속 매만지며
엄청나게 험상궂게 인상을 쓰고 계속 혼잣말로 욕을 하던 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자리를 옮겨 제 큰 아들 앞으로 서시더라고요 사람이 많을 때도 그분이 욕할때마다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볼 정도로 위압적인(..)느낌이 있어서 큰 아이 앞에 설 때 조금 움찔하긴 했는데 아이 앞에서도 욕을 하실까 싶어서
그냥 서있었습니다. 제가 제일 왼쪽에 서있고 큰 아이를 자리에 앉혀준 아가씨가 가운데, 그 삼십 대 남자분이 제일 우측에 서있는 상태였어요 큰 아이는 자리에 앉혀준 아가씨 앞 좌석에 앉아있었고요..저는 막내가 너무 칭얼대서
아이를 달래려고 어쩔 줄 모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남자분이 굉장히 크게 욕을 하시더라고요
욕의 내용은..'애새끼를 혼자 넓은 좌석에 앉혔냐' '이 시간에 왜 애새끼를 데리고 지하철에 타냐'
'태울 거면 엄마 무릎에 앉혀서 태우던가 사람들 다 발로 차게 하고 짜증 난다 xx' 등 이었습니다. 저 들으라고 하신 욕이겠죠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몸도 머리도 굳더라고요.. 큰 아이가 발을 동동 구르며 장난을 친 것도 아니고, 제가 준 쥬스를 마시는데만 정신이 팔려 앉아 있는 상황이었는데..아마 그분 옷에 신발 아랫부분이 닿아 기분이 나쁘셨던 것 같아요 만원 지하철이라 갑갑하고 얼마나 힘드셨을지는 이해하지만 다섯 살 난 아이 앞에서 그렇게 상욕을 하실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아이가 다 듣는 앞에서 저는 죄송하단 말도, 왜 그러시냐는 말도 못하고 얼굴에 새빨개져서 정신이 핑 돌고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 하는데, 그분은 계속 그렇게 사람들에게 다 들리는 소리로 욕을했어요
그런데 그때 저와 그분 사이에 있던 아가씨가 큰 아이에게 핸드폰으로 또봇 영상을 보여주며 '이거 볼래?' 하더라고요..큰 아이가 보겠다고 하자 이어폰을 연결해서 아이 귀에 꽂아주셨어요 아이가 그 남자분이 욕하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해주시려는 거였겠죠.. 아이가 핸드폰을 받으며 손에 쥐고 있던 쥬스를 그 아가씨에게 건네는 과정에서 힘을 꽉 주는 바람에 (젤리같은 형태의 쥬스였어요) 입고 있던 치마에 주황색 젤리가 묻어서 제가 옷을 털어주려고 당황하니까 '괜찮아요~집으로 갈거라서' 라고 웃으며 말하시더니 가방에서 티슈를 꺼내 툭툭 털어내더라고요 하늘색 예쁜 치마였는데 정말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게 조금 더 지나서 자리가 하나 더 났고 마지막가지 예쁜 그 아가씨는 저에게 자리를 양보해주고, 배고프다 칭얼대는 저의 큰 아들에게 가방에서 꺼낸 초콜릿을
건네주었습니다. 그 남자분은 제 전역에 내리셨고 제가 내릴 때는 그 아가씨가 통화 중이라.. 고맙다는 말을 전달을 못했는데 집에 와서도 그 한마디 말을 못한 것이 내내 후회되고 생각나네요
오늘 참 많은 생각을 한 하루였습니다.
그 몇 만원 아끼자고 아이들을 고생시킨 것 같아 미안하고, 여전히 부족한 엄마이구나 싶어
서글퍼졌고..오늘 나와 아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풀어준 천사같은 아가씨에게 고맙고.. 남편에게는 말을 못했어요 너무 속상해할까봐..앞으로는 남편말을 잘 들어야겠어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여러분들 지하철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탄 엄마를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이해해주시고.. 어제 1호선에서 저를 도와준 20대 초중반의 흰 블라우스, 하늘색 치마를 입고 있던 학생! (독산역에서 승차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하얀색 LG 핸드폰을 사용하고 계셨고..) 웃는 모습이 참 예뻤던..얼굴만큼이나 맑고 예쁜 그 마음에 감동하고 감사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아가씨처럼 사랑이 가득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래요 따뜻한 배려에 최악으로 기억될 수도 있었던 하루가 감사한 하루가 되었어요 이 글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행복하시길.. 평생 좋은 일만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도할게요
1호선에서 만난 천사를 찾습니다
안녕하세요
삼십대 중반, 5살과 갓 돌지난 사내아이를 키우는 부족한 엄마입니다.
첫째가 어린이집에 가고 막내 낮잠 재우고 나서 종종 시간이 남으면 네이트판을 즐겨 보는데요
어제 저에게 너무 감사한 일이 있어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어제 상황에서 너무 정신이 없어 고마운 그분에게 고맙다는 말도 전하지 못했어요
저와 남편은 대구 토박이로 살다가 두 달 전 남편이 회사에서 경기도로 발령을 받아
현재 군포에 살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도 하나 없고 무슨 일이 생겨도 도움 청할 곳
하나 없는곳에서 아이들과 남편이 있으니 그래도 괜찮다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네요
지금은 제가 너무나 이방인처럼 느껴지게 하는 곳이지만 언젠가는 저도 적응해 나가겠죠
어제는 아이들을 데리고 처음으로 병원에 가야 할 일이 있었어요
작은 아이가 밤에 잠도 잘 못 자고 가려워 긁으면 피가 날 정도로 아토피가 많이 심한 편이라
대구에서 꾸준히 다니던 병원이 있었는데, 이곳에 오고 나서는 남편이 가끔 반차를 쓰거나
시간이 가능할 때 구로에 있는 고대병원으로 다니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남편 회사가 많이 바쁜 편이라 시간 내기도 어렵고
바쁜 걸 아는데 계속 보채기도 미안해서 처음으로 아이 둘을 데리고 혼자 병원에 가기로 했죠..
남편이 아침부터 꼭 택시를 타고 가라고 신신당부하더라고요
그래서 갈 때는 택시를 탔어요..병원에서 여차저차 진료받고 나오니 대기시간이 길어져서
거의 퇴근시간과 맞물리더라고요 올 때는 택시비가 3만원 정도 나왔는데
갈 때는 구로 근처에 차가 워낙 많은데 거기다가 퇴근시간과 맞물려 훨씬 더 많이 나오겠구나
싶어서 그 택시비가 너무 아깝게 느껴져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결정했어요
여기 와서 지하철을 타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지하철을 타본 적이 없는게 아니라 저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외출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제 지하철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정말 헉 소리 나게 사람이 많더라고요..
이 정도인 줄 알았으면 타지 않았을 텐데 아이들 고생 시키는 것 같아 너무 미안했습니다.
콩나물시루처럼 사람이 빽빽하게 들어찬 지하철에 타서 땀 뻘뻘 흘리는 첫째 아이와
갑갑하다고 칭얼대는 막내를 안고 중심을 잡느라 온몸에 힘을 주고 버티며 얼마를 갔을까요?
어떤 예쁘게 생긴 아가씨가 저를 톡톡 치더니 '저기 앉아계신 분 일어나실 것 같아요'
하더니 그분이 내리자마자 첫째를 앉혀 주더라고요..어찌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얼마 뒤에 사람들이 한 번 썰물처럼 휩쓸려서 꽤 많이 나갔고, 앉을 자리는 없었지만
처음처럼 숨통이 조이진 않는 상태가 됐어요
그런데 제가 탔을 때부터 한..30대 후반 쯤 되는 옷을 굉장히 신경써서 차려입으신
덩치 큰 남자분께서 사람들에 휩쓸려 옷이 구겨지는 게 싫으셨던 건지 옷을 계속 매만지며
엄청나게 험상궂게 인상을 쓰고 계속 혼잣말로 욕을 하던 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자리를 옮겨 제 큰 아들 앞으로 서시더라고요
사람이 많을 때도 그분이 욕할때마다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볼 정도로 위압적인(..)느낌이
있어서 큰 아이 앞에 설 때 조금 움찔하긴 했는데 아이 앞에서도 욕을 하실까 싶어서
그냥 서있었습니다. 제가 제일 왼쪽에 서있고 큰 아이를 자리에 앉혀준 아가씨가 가운데,
그 삼십 대 남자분이 제일 우측에 서있는 상태였어요
큰 아이는 자리에 앉혀준 아가씨 앞 좌석에 앉아있었고요..저는 막내가 너무 칭얼대서
아이를 달래려고 어쩔 줄 모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남자분이 굉장히 크게 욕을 하시더라고요
욕의 내용은..'애새끼를 혼자 넓은 좌석에 앉혔냐' '이 시간에 왜 애새끼를 데리고 지하철에 타냐'
'태울 거면 엄마 무릎에 앉혀서 태우던가 사람들 다 발로 차게 하고 짜증 난다 xx' 등 이었습니다.
저 들으라고 하신 욕이겠죠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몸도 머리도 굳더라고요..
큰 아이가 발을 동동 구르며 장난을 친 것도 아니고, 제가 준 쥬스를 마시는데만 정신이 팔려
앉아 있는 상황이었는데..아마 그분 옷에 신발 아랫부분이 닿아 기분이 나쁘셨던 것 같아요
만원 지하철이라 갑갑하고 얼마나 힘드셨을지는 이해하지만 다섯 살 난 아이 앞에서
그렇게 상욕을 하실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아이가 다 듣는 앞에서
저는 죄송하단 말도, 왜 그러시냐는 말도 못하고 얼굴에 새빨개져서 정신이 핑 돌고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 하는데, 그분은 계속 그렇게 사람들에게 다 들리는 소리로 욕을했어요
그런데 그때 저와 그분 사이에 있던 아가씨가 큰 아이에게 핸드폰으로
또봇 영상을 보여주며 '이거 볼래?' 하더라고요..큰 아이가 보겠다고 하자 이어폰을 연결해서
아이 귀에 꽂아주셨어요 아이가 그 남자분이 욕하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해주시려는 거였겠죠..
아이가 핸드폰을 받으며 손에 쥐고 있던 쥬스를 그 아가씨에게 건네는 과정에서
힘을 꽉 주는 바람에 (젤리같은 형태의 쥬스였어요) 입고 있던 치마에 주황색 젤리가 묻어서
제가 옷을 털어주려고 당황하니까 '괜찮아요~집으로 갈거라서' 라고 웃으며 말하시더니
가방에서 티슈를 꺼내 툭툭 털어내더라고요 하늘색 예쁜 치마였는데 정말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게 조금 더 지나서 자리가 하나 더 났고 마지막가지 예쁜 그 아가씨는 저에게
자리를 양보해주고, 배고프다 칭얼대는 저의 큰 아들에게 가방에서 꺼낸 초콜릿을
건네주었습니다. 그 남자분은 제 전역에 내리셨고 제가 내릴 때는 그 아가씨가 통화 중이라..
고맙다는 말을 전달을 못했는데 집에 와서도 그 한마디 말을 못한 것이 내내 후회되고 생각나네요
오늘 참 많은 생각을 한 하루였습니다.
그 몇 만원 아끼자고 아이들을 고생시킨 것 같아 미안하고, 여전히 부족한 엄마이구나 싶어
서글퍼졌고..오늘 나와 아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풀어준 천사같은 아가씨에게 고맙고..
남편에게는 말을 못했어요 너무 속상해할까봐..앞으로는 남편말을 잘 들어야겠어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여러분들 지하철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탄 엄마를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이해해주시고..
어제 1호선에서 저를 도와준 20대 초중반의 흰 블라우스, 하늘색 치마를 입고 있던 학생!
(독산역에서 승차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하얀색 LG 핸드폰을 사용하고 계셨고..)
웃는 모습이 참 예뻤던..얼굴만큼이나 맑고 예쁜 그 마음에 감동하고 감사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아가씨처럼 사랑이 가득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래요
따뜻한 배려에 최악으로 기억될 수도 있었던 하루가 감사한 하루가 되었어요
이 글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행복하시길..
평생 좋은 일만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