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모님 때문에 홧병 생긴 것 같아요.

홧병2015.05.31
조회32,566
안녕하세요.
29살 둘째 막달 임산부에요.
다름이 아니고 저혼자 고민하는데 너무 답답해서요;
글이 많이 길고 두서가 없더라도 양해 부탁드려요ㅜㅜ

저는 친정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결혼하고 분양받은 신랑과의 공동명의 신축아파트에
친정부모님과 합가한지 반년이 조금 지났어요.

같이 살게된 이유는
친정집이 전세금 5천5백이 전재산인데
치솟는 전세값에 들어갈 집도 마땅치 않고
맞벌이 부부였던 저희가 첫째를 낳으면서
아기를 봐줄사람이 없어
친정엄마께 부탁드리게 되면서 합치게 되었네요.
(시댁은 아버님만 계십니다.)

합가하면서 친정부모님께서는
분양받을때 대출받았던 빚을 조금이라도 갚으라며
전재산 5천5백중 4천을 보태주셨습니다.

여기서부터 제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말씀드릴게요.
친정부모님이랑 합치게 되면서
친정부모님에 대한 미운마음이 점점 커져서 걱정이에요.

19살 대기업에 입사해서 26살 결혼전까지
부모님께 급여통장을 맡겼었어요.
그 당시엔 100만원이 넘는 큰돈을 만져본적도 없었고
그렇게 큰돈을 관리하기가 벅찰 것 같아
당연히? 의심없이 드렸던 것 같아요.
제 명의로 적금도 넣고 관리를 잘해주신다기에 믿고 맡겼었네요.

26살이 되고 5년 가까이 연애끝에 결혼을 결심하고
엄마한테 그동안 모은돈을 여쭤봤는데..
하, 거의 없더라구요;;

중간중간 확인을 하긴 했는데
적금 만기될때마다 무슨 일들이 생기는 바람에
제 허락하에? 그 돈을 쓰긴 했어요.
이사하고, 가전제품 다 바꾸고, 아빠 차 바꾸고...

결론은 보증금 천만원 월세 60만 아파트에
4년넘게 살고 있었고
그동안의 월세와 생활비들은
모두 제 급여로 충당하고 있었던거죠....

아빠도 직장이 변변치 않아
소위 말하는 노가다 일을 하시는데
그마저도 겨울엔 일이 없다시며 몇달 노시고,
엄마는 식당일 하시다가
제가 취업하고 바로 그만두셨어요.
(식당일은 그 당시 제가 그만두시라고 했네요.. 19살 어린 마음에 엄마 고생하는게 싫었나봐요. 근데 지금은 그때 왜 그만두라고 했는지 후회중이에요;;)

무튼 19살부터 26살까지 벌었던 돈들은
몇년동안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다 사라지고 없어졌네요..

26살 당시 연봉이 4천정도 되었는데
그돈으로 엄마아빠 일안하시고 살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으셨겠죠..
전 19살부터 쭉 기숙사 생활하면서
한달용돈 20만원씩 받았었네요..

이야기가 잠시 딴길로 샌것 같은데
무튼 결혼을 결심하고
그동안의 모아둔 돈이 없는걸 알고
결혼을 접으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의 신랑이 부모님 집걱정이라도 없으시게
우리가 전세집 정도만 구해드리고
결혼은 소박하게 이것저것 다 생략하는쪽으로 해보자고 이끌어주더라구요ㅜㅜ
저도 고민고민하다가 이사람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아
제명의로 대출을 받아 5천5백의 전세집을 구해드리고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전세금 대출은 제가 받았지만 신랑이랑 결혼하고 같이 갚았어요..
이때 일은 아직도 정말 신랑한테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이때부터 부모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많이 깨졌던 것 같네요.

결혼을 결심하고 모아둔 돈이 하나도 없다는걸 알았을때
엄마한테 급여통장 돌려 달라고
이제부턴 내가 모아서 결혼하는데 보태겠다고
지금까지 많이 도와드렸으니
나도 이제 살자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엄마아빠는 죽으라는거냐고;
니혼자 잘먹고 잘살라고
엄마아빠는 나가 뒤지던지 신경도 쓰지말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이때 정말 죽고 싶을정도로 힘들었어요..
한번에 금전적인 지원을 아예 끊는다는것도 아니었고
부모님 보험료는 그래도 내드린다고 했는데..
(보험료고 뭐고 다 끊으시겠다고 하는걸 제가 내겠다고 한거에요. 제가 외동인데 나중에 부모님 아프시면 제가 감당해야될게 뻔하니까요....)

내가 돈보다도 못하는구나,
딸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산다는데
너나 잘먹고 잘살라고
엄마아빤 나가 뒤지든지 신경도 쓰지 말라고;

도대체 어느 부모가 자식한테 이런 상처를 줄까요...
결혼에 도움주지 못해 미안하다..
그동안 생활에 보탬이 되어줘서 고맙다.
앞으로는 부모걱정말고 니 앞길이나 걱정하고 살아라..
이런말들이 듣고 싶었는데.. 제 욕심이었나봐요.

결혼준비 하면서도
금전적으로 도와주신것 하나 없으시면서
축의금 들어온것도 당연하듯 다 가져가셨네요...
(부모님 손님보다 제 손님이 더 많았어요)

부모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깨지니
저에겐 언제나 1순위었던 친정부모님이
점점 더 미워지기 시작했어요.

현재 둘째 임신으로 휴직중인데
집에만 있으니 친정엄마랑 부딪히는 일들도 많고ㅠㅠ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는일인데도 맨날 싸웁니다.

- 반찬통의 김치국물을 숟가락으로 떠먹음
- 씽크대 대리석에 도마없이 칼질
- 가스렌지 수세미로 박박닦아 온통 기스남
- 창밖으로 수박껍질버려 경비아저씨 찾아오심
- 사위가 있는데도 문열고 볼일봄
- 설거지를 해도 기름끼가 그대로 있음
- 양말과 수건을 같이 세탁기에 돌림
- 속옷을 자주 안갈아입어 앉았던 소파나 의자에 냄새남
- 유통기한 지난걸로 음식해주며 괜찮다함
- 김치냉장고는 김치국물로 범벅
- 냉장고는 오래되고 안먹는 반찬들로 가득
- 변기커버 앞쪽에 가끔가다 똥묻음
- 냄새나는 행주로 식탁닦음

새집이라 맨날 쓸고닦고 애지중지 아끼면서 살았는데
친정엄마가 제 살림을 다 망치는것 같아 기분이 안좋아요.
위에 쓴것들 말고도 많은데 생각이 나질 않네요;
제가 한다고 하지말라고 한두번 말한게 아니에요.
말해도 돌아서면 또 똑같이 행동해서 사람 미치게 만듭니다.
친정엄마 올해 연세가 69살이신데,
나이먹으면 다 그러나요? 절대 아니죠?

어떻게 보면 사소한 다툼인데도
옛날 생각들이랑 겹쳐져서
친정엄마가 너무 보기 싫어져요.

가끔 첫째 딸아이 있는 앞에서
위의 상황들로 싫은소리 좀 하면
저한테 미친년, 개같은년이라고 하는데
진짜 욕이 식도까지 나오는걸 겨우 참네요....
그래도 자식인데 어떻게 부모한테 욕을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말라는거 계속하고 도대체 왜그러냐고 물으면
하고나니 생각났다. 다음부턴 안그러겠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돌아서면 또하고. 또하고..
사람 돌아버릴것 같아요.

일없다고 하루종일 집에 있는 친정아빠도 보기싫고,
(사업실패 후 10년넘게 일자리가 없으세요. 직장을 알아봐드려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라 나가기 싫다하시고, 평생 노가다만 하실건가봐요;;)
맨날 티비보고 컴퓨터로 고스톱만 치고,
노인정에 나가서 친구분들도 사귀고 그랬음 좋겠는데
다 할매할배들이라 싫으시대요...
덕분에 34평 가정집 전기세가 15만이 넘게 나오네요?

솔직히 저희집 생활비 보태주실 형편 안되는거 아는데
합가전엔 생각못했던 전기세도 많이 나오고
식비도 꽤 많이 나가니 솔직히 좀 도와주셨음 하는데
그건 힘들겠죠...

이런것들이 친정부모님이 가난해서 제가 은연중에 무시하는건 아닌지요?

저도 가끔 부모님께 너무 막대하는것 같아 놀라고
앞으론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는데
제가 싫어하는 행동들을 계속 하시네요.

이렇게는 못살겠다고 분가하자고
주셨던 4천 다시 돌려드린다고 했는데,
그건 또 싫다시네요... 아ㅜㅜ
솔직히 아빠 돈벌이 일정하지 않고
엄마도 여기저기 아프다고 집에만 있는데
다시 분가하면 돈나갈일들이 많아지니 싫으시겠죠...
정말 요즘 속에서 열불이 나서 죽겠어요.

끝을 어떻게 맺어야 될지 모르겠네요.
글이 많이 길고 두서없이 하소연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