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한 전남친을 만나고 돌아가는길..

안녕내사랑2015.06.05
조회5,725
일년을 한달 남기고 헤어졌어요.
헤어지기전부터 변한 전남친에 모습에 예감을 하고 있어서 인지.. 두번째 이별이어서 인지..
달랑 문자로 통보를 하고 모든 연락 수단을 차단한 그 사람에게 화는 났지만, 눈물은 나지않았어요. 그러다 그사람이 여자친구가 생긴걸 알게됐네요. 헤어진지 3주도 안되어서..
이러려고 냉정하게 날 버린건가 싶기도 했고, 알수 없는 배신감과 분노가 차올랐어요.
하지만 연락을 해 볼 방법이 없었죠.
지인에게 부탁을 했어요.
마지막 매너는 시켜달라고..
그렇게 헤어지고 한달이 다되어가는 시점에 그사람과 통화를 할 수 있었죠.
일방적인 이별문자 통보도 억울한데.. 새 여자친구라뇨... 욕이라도 해줄 심산으로 대화를 시작했지만 대화의 내용은 결국 체념이였네요.
많이 미안하더랍니다. 그래서 문자로 통보를 하고 도망갈수 밖에 없었다고..
전 남친과 통화를 하니 그제서야 이별이 실감났나봅니다. 눈물났어요. 울면서 그동안 하지못했던 말들을 하나씩 꺼냈습니다.
묵묵히 들어주더라구요. 울고싶을땐 울어야 한다며.. 속에있는 말 털어낼때까지.. 내마음이 정리될때까지 들어준다고 천천히 얘기 하라더군요.
그렇게 첫통화 후.. 그다음날도 그 다다음날도 전남친은 저게 전화를 해서 제말을.. 제 울음을 받아주었습니다.
너무 빠른 시간에 다른 사람을 마음에 들여놓은것이 벌써부터 후회스럽다고는 하지만 그사람 다시 저에게 돌아오지 않을 사람이라는걸 알기에 잡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저의 울음을 받아준다고 하는 그 전화를 어느샌가 제가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어제.. 회식이 있었던지 늦은 시간 전화 대신 카톡이 오더라구요. 오늘은 술이 너무 취해서 연락을 못했다고..
술을 못하는 전남친이라 언제나 회식 자리에선 취하지않을 정도로만 먹고, 늘 집에 가던 그길에 저에게 전화를 걸어주던 사람이였어요.
이때 느꼈네요. '아! 이제 정말 내사람이 아니구나.. 이제 그만 인정을 해야 할때구나..'
오늘 무작정 전남친의 회사앞으로 찾아갔어요.
야근을 하고 있던 그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 앞이니 십분만 시간을 달라고 했네요.
안나오면 어쩌나 싶었지만, 나와주더라구요.
헤어진지 한달만에 보는 전 남친 얼굴..
애써 웃어보았습니다.
하고싶은말이 있어서 왔고 했더니..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자기를 때리러 왔냡니다..
전남친을 만나러 가기전 해야할 말들을 연습한대로 했어요.
나 오늘 이후로 .. 이시간 이후로 널 내려놓으려 왔다고.. 전남친 잠시나마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그래서 얼굴을 제대로 보지 않은채 말을 이어갔습니다.
만나는 동안 고마웠다고.. 너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동안 나 참 많이 웃었고, 행복했었다고.. 미안하단 얘기도 할려고 했지만.. 그건 하지 않겠다고.. 전남친도 그러더군요. 자기가 더 미안하기에 그런말은 안해도 된다고..
그래서 이제 니 여자친구 옆에서 니가 많이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니여자친구는 너의말도 잘들어주고, 니가 하고싶은대로 하게 해주고, 나에게는 어려웠던 속에 있는 말들 할수 있게 해주고, 너를 많이 이해해주고, 나와있었던 모든 상황들을 알면서도 받아주었으니까.. 좋은 사람이였음 좋겠다고..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이악물고 참고 말을 이어갔어요.
그리고 내가 꼭 하고싶었던 마지막 말을 했습니다. 그사람이 내게 했던 마지막 약속...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그 말을 듣더니 전남친 고개를 숙여버리더라구요.
제 전남친은 등을 보이고 떠나가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뒷모습을 보는것을 매우 싫어했어요. 그래도 제가 얘기했습니다.
등을 보이는것, 뒤돌아 가는 모습을 싫어하는 너인건 알지만.. 오늘은 내가먼저 돌아서겠다고.. 오늘만은 너의 뒷모습을 내가 보고싶진 않다고..
일어서며 얘기했어요. 널 만나는 동안 진심으로 사랑.. 했었다고... 전남친은 아무말을 못하더라구요.
그리곤 차마 전남친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채 발길을 돌렸네요.
돌아오던 그길... 제가 가끔 회사앞으로 찾아가서 함께 둘이 걷던 그길에서 창피한것도 모른채 펑펑 울었네요...
상대방의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억울해 할 것도 배신감을 느낄 것도.. 화를 내는것도 부질 없는 일같아요. 상대방을 미워하면 그 사람과 함께 하며 행복해했던 저도 거짓말을 한것 같아서..
그사람 보단 더디겠지만 이제 저도 이별을 인정하고 그를 내려놓기로 했어요.
한동안은 많이 아프겠지만, 이또한 시간이 지나면 무뎌질것이라는걸 잘 알기에.. 저는 혼자서 이겨내 보려구요.
시간이 많이 흐르고, 전남친을 생각해도, 사진을 보아도, 이름을 들어도, 무감각해지는 그날이 오면... 그땐 진심으로 전 남자친구의 행복을 마음속으로 나마 빌어주려구요.



조금만 아파하고.. 저도 다시 웃어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