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돌아가신 지 두 달째

힘내자2015.06.07
조회230,078

엄마가 돌아가신 지 두 달째가 된다

벚꽃이 만개하던 그 날 학교에서 엄마가 사고 당했다는 연락을 받고

아무 생각도 안난 채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엄마에게 내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었다

엄마는 그 때 세상을 떠난 직후였으므로.

도저히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지 나는 눈물도 안나오고 정말 하얗게 질린 얼굴로 밖을 나왔는데

세상은 왜 그리도 예쁘고 사람들은 웃으면서 지나가고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는지

내 위로 쏟아 지는 벚꽃잎들이 너무 미워서 발로 뭉개고 뭉개다가 내 마음이 뭉개지는 기분이 들어 주저 앉다가 그제서야 눈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서 사람들 신경도 안쓰고 엉엉 울었다

그 뒤로 학교도 안 가고 울었다 잠도 안 자고 밥도 안먹고 울었다 창 밖을 보기 싫어 창문을 닫고 불도 안 키고 그저 쭈그려 앉아 울었다 우는 일이 일상인 양 우는 바보가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기에 엄마가 안계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울었지만

시간이 차차 흐르면서 엄마를 앞으로는 영원히 볼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 지면서 이러다 죽겠지 싶을 정도로 통곡하고 몸부림치며 울었다 

울다 지쳐 잠이 올 때마다 항상 엄마가 꿈에 나타나기를 기도했다

아니,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하고 기도했다

그때만큼 내 기도가 간절한 순간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꿈에 엄마가 나타나는 일은 없었고 눈을 뜰 때마다 엄마, 하고 넌지시 불러 보았지만

대답이 없고 그제서야 엄마 없는 현실이 느껴지면서 또 몸부림치며 울었다

도저히 엄마가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을 땐 엄마의 옷들과 사진들을 꺼냈다

내 눈물이 정말 절정에 달하는 순간은 그때다  

나를 안고 환히 웃는 사진을 보면, 눈을 감는 순간까지 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그 생각이 들고 

어릴 적 엄마와 찍은 사진들을 보면, 앞으로는 엄마와 사진 찍을 날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들고

엄마의 사진들을 보면, 왜 잘해주지 못했을까 왜 사랑한다는 말을 그렇게 안했을까 하는 생각에 나는 거의 죽을 지경까지 울게 된다

가끔 엄마 따라 죽을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아빠 생각에 번번이 생각으로 그친다

엄마가 떠난 뒤, 아빠는 늘 밤마다 취해서 들어 오신다

하지만 아빠는 얼굴보다 눈이 더 빨갛다

아빠가 그래도 이렇게 버텨내고 살아내려는 이유를 안다 내가 있으니까

그런 아빠를 두고 도저히 혼자 엄마 따라 떠날 수 없어서 나는 그저 울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두 달이 지난 지금은 눈물은 좀 덜해졌지만 그때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못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비극을 당했는데, 벚꽃들로 아름답고 따뜻하기만 했던 세상을 용서하지 못하겠다 도저히 화해할 수가 없을 것같다 다시는 벚꽃들을 보고 싶지 않다

엄마가 떠나기 전에 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내 자신도 용서할 수가 없다 나를 얼마나 보고 싶어했을까

죽음을 이렇게 잔인하게 만든 신이 원망스럽다 신을 믿고 싶지 않다 용서할 수가 없다 대체 왜 우리 엄마를 데려 가셨는지 골백번 따져 묻고 싶다

친한 친구들도 싫었다 내게 수 없이 연락온 친구들의 연락을 수 없이 거절하면서 그냥 내버려 뒀으면 하는 심정이 컸다 나는 이렇게 극복을 못하는 상처를 받았고 걔네들은 앞으로 사랑 받으며 살 생각을 하니 왜 이렇게 마음이 뒤틀리는지...너무 싫었다

그냥 내가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같았고 세상이 너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언제 한 번 죽자고 그렇게 마음 먹고 있었을 때즈음

어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리 집에 오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묻는 친구에게 나는 너무 싫은 감정이 느껴졌지만 어차피 죽을 거 그래 한 번 와보기나 하라는 심정으로 오라고 했다

 

저녁때 친구가 왔다

한 명이 아니었다

20명이 넘는 친구들과 어머니들, 그리고 담임 선생님까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인원들에 나와 아빠는 크게 놀랐다 

친구들은 내 손을 잡으며 웃으며 보고 싶었다고 한다   

나를 동정하며 울 줄 알았는데...

내가 너무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그러니 네가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너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며

친구들은 나를 안아 주었다

그리고 손수 써온 편지들을 주었고 곧 여름이라며 원피스와 옷과 비키니까지..

나를 생각해 수 없이 고민하며 고른 옷들이라며 여름 방학때 바다를 가자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이 눈물만 뚝뚝 흘렸다

어머니들은 두 달동안 방치된 집을 청소해주었고 나와 아빠를 위한 밥을 지으셨다

된장국과 김치와 밥과 감자 볶음 계란 찜, 그리고 치킨과 피자도 시켜 친구들과 나눠 먹는데 너무 목이 메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담임 선생님은 학교 생각은 마라며, 언제든 나올 수 있으면 나오라고 하신다

우리는 네 편이라면서...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눈물을 참느라 끅끅 대면서 감사하다고만 했다

감사하다고...

감사하다고...

그 분들 덕분에 앞으로를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것같았다

우리 엄마에게 너무나 감사했다    

나와 아빠가 너무 걱정돼 사람들을 보내주신거라고...

엄마가 너무 보고 싶지만 엄마 생각하면서 꿋꿋하게 버티겠다고 다짐했다

솔직히 말해 너무 많이 아프다

하지만, 이 커다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발을 내딛어보려고 한다 

 

앞으로는 정말 행복해지고 싶다

정말 행복해지자 세희야 

 

 

 

-

 

 

방탈 죄송합니다

엄마 생각이 많이 나서 여기에 써보네요..

댓글 250

진실은없다오래 전

Best학생때문에 로그인 했어 담임 얘길 하는 거 보니 대학생은 아니었나 보네 현실에 닥친 일로 이게 끝이겠지 하지만.. 여전히 내게도 남들과 같은 시간이 흐른단다. 더 시간이 지나면 벗꽃도 아름다워질거고 엄마란 단어도 그리 슬프지만은 않을거고 엄마가 좋아하던 엄마가 싫어하던 것도 맘속으로 흘리며 혼잣말도 할거고 엄마가 좋아하던 음식을 마구 먹으며 엄마가 좋아하던건데 하며 웃음도 지을수 있을것이며 슬플때 외로울때 엄마를 부르며 울수도 있을거란다.. 시간이 지나면 삶과 죽음에 대해 지금보다 더 담담해 진단다.. 그래서 살아 지는거란다. 힘들어도 숨지말고 미워하지 말고 세상속 사람들과 어울려라.. 억울해 하지말고 사랑받고 있을 친구들 질투하지 말고 자신을 원망하고 미워하지말고 그저 현실을 열심히 살아주기 바란다.. -17년전 엄마를 잃은 40대 아줌마가-

ㅠㅠ오래 전

Best난 아버지 가신지 수년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생각만하면 눈물남...부모님의 그늘이란 게 살아가며 더 크게 느겨지고, 아버지 손잡고 결혼하는 여자들만 봐도 가슴아파.

ㅋㅋ오래 전

Best힘내세요ㅠ 눈물이나네요

Todak오래 전

근래 친구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힘들어하는 친구를 어떻게 위로해줄까 찾다가 세희씨 글을 봤네요. 글 통해서 얼마만큼 힘든지...이런 일이 얼마나 인생을 흔들어놓고...항상 상처 간직하고 살아야한다는게 참... 친구가 힘들게 아버지 보내드리고 한달 지나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그냥 이야기 열심히 들어주며 소소한 이야기하다 끊고는...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은가..라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세희씨 글 보고는 정신차리게 되네요. 소극적으로 나름 기도하며 위로해준답시고 있았는데... 세희씨 힘들때 찾아와준 친구 지인들 선생님 모두 너무 감동받았어요. 저도 친구에게 좀 더 적극적인 표현 해보렵니다.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엄마가 지켜줄거고 엄마의 사랑이 어떻게서든 현생에서 세희씨에게 보여지리라 생각이요. 느껴지는 그 순간 엄마에게 감사하면서 살아나가면 좋지 않을까...라는 작은 위로의 말씀 드려요. 세희씨...행복하시길 바래봅니다.

아프지말아요오래 전

그냥 한마디 해주고싶어서 로그인했어요. 이제 벚꽃이 지고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찾아왔어요. 곧 겨울이 오고 다시 벚꽃이 피는 봄이 찾아오겠죠. 많이 힘들겠죠. 앞으로 몇년동안은 벚꽃을 보면 눈물이 차오를 거예요. 내가 못해준 기억만 떠오르겠죠. 왜 짜증냈을까, 왜 사랑한다 말을 안했을까. 잘 생각해봐요 어머니에게 세희씨는 누구보다 큰 존재였여요. 처음 태어난 당신을 보던 어머니의 표정, 첫 걸음마, 처음으로 말했을때, 어머니는 누구보다 기쁘셨겠죠. 세희씨는 어머니에게 많은 기쁨, 행복을 가져다줬어요.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미래에는 이런 모습이 보이길 바랄게요. 함께 웃던 어머니와 아버지, 세희씨의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고있는 세희씨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랄게요. 세희씨 주변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위해준다는 것을 부디 잊지않길 바랄게요. 건강하세요. 응원할게요, 진심을 담아서 응원할게요. 우리 앞으로 나아갈 갈이 많아요. 죽을 생각말고 열심히 살아줘요. 더이상 울지말아요. 댓글 하나하나가 다 진심이 들어가있으니까 꼭 다 읽어줘요. 앞으로 행복하세요.

도토리오래 전

내상황도 잊고 너무 눈물을 흘렸네요. 세희씨. 저는 같이 사시던 할머니가 15년전 돌아가셨을때 정말 힘들었어요. 늘 곁에 있어줄것만 같던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을때의 기분은 말로표현 못할거예요. 다신볼수없다는것.. 계속해서 떠오르는 나의 잘못들. 왜더 잘해주지못했지. 그때나는 왜 그렇게 상처를 줬지 한번도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했는데 하는 괴로움에 두배세배 가슴이 찢어지더라구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죽을것만같던 고통도 정말 조금씩 줄어들고. 오늘을 살고 아둥바둥 하다보면. 웃음이라는것도 생기고. 의지할수있는 사람이 생기고. 그러다보면 시간이 훌쩍 가있더라구요. 엄마를 잃은 세희씨의 슬픔을 감히 내가 가늠할수는 없지만 나는 아직 학생인 세희씨가 용기를 냈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보고싶어하던 딸이 될거라고. 살아계셨으면 반드시 기뻐하셨을 모습들을 하늘에서 보셨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좋은사람이 될거라고. 힘내세요. 응원할게요. 진심으로.

나도오래 전

보고싶다,엄마

내딸세희에게오래 전

우리딸 세희야, 엄마는 행복하게 잘 지내고있어 이 말 듣고싶어할거같아서... 내 딸 엄마가 너무 많이 사랑해.

Keepgoing오래 전

그래도계속가라. 라는 책 추천해요 정말요.

ㅠㅠ오래 전

글쓴이 때문에 로그인 했어요 글도 너무 잘쓰고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네요 ㅜ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지만 힘내주세요! ㅜ

abc오래 전

아빠 돌아가시고 세상에 아빠있는친구들은 다 미웠어요... 시간이 약은약이지만. 슬픔은 마음속에 묻혀지고 흐려지지만 없어지진 않아요.. 힘내세요~

임하트오래 전

오빠 안녕. 잘지내고있어? 요즘은 꿈에도 안나와. 바쁜가봐. 난 2년전 그대로 멈춰있는데 시간은 벌써 이만큼 흘렀어. 하루도 못살거같았는데 어찌어찌 또 살아가지네. 오빠 여기 이친구도 많이 아파해하고있어. 이 친구 엄마 만나면..오빠가 나름 선배니까 잘 지켜드리고 잘 모셔..세희 잘 지내고 있다 걱정 마시라 전해드리고 금방 씩씩해질거다 위로해드려. 저 먼곳에서도 우리 보고있으리라 믿어. 재윤이 벌써 저만큼커서 어린이집 다니는것도, 나 다음주에 시험 있는것도 다 보고있지? 우리 모두 잘지켜줘. 빨리보고싶은데 재윤이 어서 키워놓고 나중에 만나. 너무보고싶다. 내사랑 여보 많이 많이 사랑했어. 나랑 결혼해줘서 고마워♡

흠냐리오래 전

나 고1여름에 학교서 무슨일인지도 모르고 데리러온 삼촌따라 병원갔더니 울아빠 돌아가셨더라 사고나서..근데 정말 농담같고 끝이아닌거 같고 언제든 집에 오실거같고 많이 진짜 많이 아팠어. 몇년이 지나서도 멀쩡히 웃으며 테레비 보다 갑자기 엉엉울고 그래. 나 지금 34살인데 아직도 그래. 갑작스레 가셔서 더 아쉽고 아프지. 산 사람은 살아진다는데 점점 무심해가는 내가 더 맘이 아파..앞으로도 무뎌지는거지, 덜 아프지도 않고 더 많이 힘들거야. 그냥 아물지않고 덮어두고 사는 상처도 있는거야. 남은 가족,친구 그리고 남은 니 인생에 하루하루 충실할수있도록. 사람목숨 질기다지만 어느날 갑자기 말도안되게 한순간에 내옆에서 사라질수도 있다는거 알고나선 주위사람들 잠깐 연락안되도 혹시나 하며 겁이 덜컥난다 난. 그래도 그거때문에 더 열심히 살아. 진짜 후회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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