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좀 해주실래요??

꿈이라면2015.06.08
조회285
죄송해요. 전 남자에요. 어디에서 위로받을 수 있을까 하다가 어머니아이디 빌려서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어디다 툭하고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편할때가 있잖아요. 이해해주세요. 다시 한 번 미안합니다.

글이 길어요. 각오하셔야 할거에요.
저는 30, 그녀는 32. 연상이었죠.
멀리사는 친구부부집에 여행겸 놀러갔다가 혼자지낸지 오래된 제가 안타까웠는지 소개팅을 제안하더라고요. 제가 사업을 준비중(심지어 삭발까지 한상태)이라 여유가 없어 거절했죠. 여행이 끝나고 일주일 뒤 다시 연락이 왔어요. 소개팅 정말 해보라면서요. 알고보니 우연히 제가 여행을 다녀간뒤로 친구에게 그녀가 연락을 했고, 친구는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소개팅을 추진한거였어요.

추위가 걷히고, 따스함이 포근하던 3월, 처음 만났습니다. 오랜만의 설렘. 좋더라고요. 여유롭고 수더분한 그녀. 저와 정반대라 끌렸습니다. 제가 잘하는 것 외의 것에 재능있는 모습도 매력적이었지요. 그녀는 바쁘게만 살던 저에게 뙤약볕아래 아이스크림같은 존재였어요. 열이 난다는 말에 2시간이 걸리는 그녀의 집앞에 죽을 들고 한달음에 달려갈 정도로 끌렸습니다.

4월, 몇번의 만남 후 고백을 했어요. 그녀는 결혼이 중요한 문제였던지 자신보다 어리고 아직 준비되지 못한 제가 많이 불안했나봅니다. 설득하는데 오래걸렸어요. 그녀 때문이라도 사업을 성공시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답니다. 간절한 편지와 끊임없는 구애로 근 한달을 어르고 달래 5월, 만나기 시작했죠.
진심이었고, 천천히 천천히 길게보며, 이쁘게 만나고 싶었습니다.

좋았습니다. 너무나 바쁜 그녀의 스케쥴로 한주에 한번 보는게 고작이었지만, 행복했어요. 일주일의 그 하루 덕분에 나머지 시간들을 버틸수 있었어요. 데이트 스케쥴을 짜고, 좋은 곳에 데려다 줄 생각에 이곳저곳을 고민한 밤이 즐거웠죠. 손을 잡으면서도, 손은 아무나 잡게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내숭도 너무나 귀여웠습니다.

제가 너무 간절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녀의 성격때문이었을까요. 매일밤하던 전화통화
에서 어느날은 무덤덤하고, 바쁘고 힘들다는 이야기만 늘어놓기 시작하더라고요. 영문도 모른채 속앓이 하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힘이 되어주고 싶은데 이유는 말을 안해주니 답답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나 만나면 언제그랬냐는듯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지난주 만남 후 몇일 전부터 카톡과 통화에서 진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무슨말을 하던 단답에 시큰둥한 반응. 왜그러냐며 굳이 캐묻지는 않았어요. 기댈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기대지 않으니 섭섭하다고 이야기를 한두차례 했었죠. 끝까지 이야기하지는 않더라고요.

그리고 사건은 어제 일요일.
일이 끝나고 부랴부랴 밤에 전화를 하는데 너무나 느낌이 이상한겁니다. 시큰둥한 전화를 마치고, 이사람은 더이상 나와 대화하기가 싫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유가 뭔지 묻고싶었습니다. 재차 전화를 걸었더니 씻는 중인지 부재중이었어요. 씻고오면 전화한통달라고 메세지를 남기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촉은 참으로 신기한겁니다. 너무나 불길한 예감이 들어, 부랴부랴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찾아봤어요. 절대로 해서는 안될짓이지만,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만큼 불안한 느낌이 강렬했거든요. SNS를 전혀하지 않는 저인지라 찾는데 애를 먹어가며 찾았어요. 주말 친구를 만나 간단하게 놀고 온다 그랬는데, 친구가 썬그라스를 사줬는지 사진이 올라와있더라고요. 슬픈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는 말이 사실인가봐요. 남자이름이었습니다. 대충 둘러보니 저와 만난 비슷한 시기에 그남자를 만난거더라고요.

너무나도 충격이었습니다. 여중여고여대를 나와 친하게 지내는 남자친구는 소개시켜준 제 친구밖에 없다던 그녀..... 남자친구는 없는데 애인이 있었네요.

전화를 걸었고, 따져물었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 천하의 몹쓸짓을 했냐고요.
당황하며 이내 울더니, 둘 모두에게 진심이었답니다. 근사한 외제차를 모는 동갑의 그남자도, 차한대 없지만 꿈을 쫓는 저도 진심이었답니다. 결혼에 미친 같다며, 한참을 울더라고요.

처음엔 분노가 일었습니다.
그리고는 이해도 되더라고요.
또 내가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 왜 이렇게 바보같은 결정을 했을까 안타까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해 불행한 삶을 살까 걱정됐습니다.
저 참 바보같죠...

와중에 단한순간이라도 진심이었냐는 물음에 그렇다는 말이 너무 고맙더라고요.
간절히 통화로도 이야기를 길게 하고 싶었는데, 마지막 통화가 가장 길었네요.

여러분들은 이런 경험있으신가요???
전 몰랐어요. 내 가슴에 이런감정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날카롭게 심장을 도려낸것 같은느낌.... 진짜 있어요. 종일 밥한톨이 목으로 넘어가질 않네요. 넋이 나간상태고요. 어디가 부러진것도, 데인것도 아닌데. 너무 아파요.

그 무엇보다 여자를 믿지 못해, 누군가에게 내가 집착하게 될까 두려워요.
이럴땐 어떻게해야하는지 좀 알려주세요. 부탁해요. 나 좀 달래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