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 딸이 제자가 됐다는 글쓴 사람입니다.

흐뭇2015.06.09
조회8,548

덧글이 이렇게 많이 달릴 줄은 몰랐네요.

저 응원하는 글도 많지만 질타하는 글이 두배나 많네요.

솔직히 A가 힘들어하는걸 보면서 후련하긴했지만, 맘이 무거운 것도 있어서 글을 올린겁니다.

우선 많은 분들이 하신 말 중 하나가 ' 잘못은 B가 했는데 왜 A를 괴롭히냐? '

인데, A가 죄가 없는건 맞습니다만,

괴롭힌 이유는 A가 힘들어하면 B도 힘들어하기 때문입니다.

A를 괴롭히기로 마음먹은 결정적인 이유는 B가 A를 아낀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자기소개시간에 보여준 가족사진에서 A와 B의 모습은 천국에 있는 것처럼 행복해보였습니다.

그리고 복도에서 A가 B와 통화하는 걸 본적이 있는데, 상당히 사이가 좋아보이더군요.

A와 B가 사이가 좋다 -> B는 A를 아낀다 -> A가 힘들어하면 B도 힘들어 한다

라고 결론이 나왔었습니다.

만약 B가 A와 사이가 좋지않았다면
괴롭히지 않았겠죠.

괴롭혀봤자 반응이 시큰둥했을테니.

게다가 B에게 직접 복수하는것보다 딸에게 피해를 주는게 B에게도 더 타격이 크니까요.

죄없는 A를 왜 괴롭히냐는 말에 대답은 이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에 더 이상은 언급하지않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제 자식이 A에게 복수당하면 어떡겠냐는 덧글이 있던데,

이건 아빠가 감옥에 갔다고 그 딸이 판사에게 복수한다는 말과 똑같습니다.

그럼 판사는 처벌권한이 있는 사람이지만 글쓴이는 그게 아니지 않냐고 할 것 같은데,

저에겐 충분히 복수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A는 가해자 쪽이나 마찬가지니, 그럴 권한이 없다고 보고요.

만약 강호순에게 피살된 피해자 유족이 강호순의 아들에게 복수한다면, 전 죄를 묻고 싶지않네요.( 강호순이 아들들을 아낀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강호순 아들이 복수를 한다면 그건 잘못된거죠. 원인 제공을 한건 자기 쪽이니.

나중에 A가 나쁜 생각이라도 하면 어쩌냐는 건 저도 잘 버텼는데 A가 나쁜 생각을 할 것같진 않습니다. 괴롭기야 하겠지만요.

제 고교시절이 불지옥이었다면, 현재 A는 목욕탕 열탕 정도니까요.

A에게 미안하긴하지만, 어차피 후에 B가 충격먹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현재 상황을 '수습'해줄 생각이었기 때문에 저는 이 일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건 후기 인데요,

사흘 전 B를 만났었습니다.

첫번째 베뎃 말대로 직접 담판을 짓고 끝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전화로 딸 아이 일로 긴히 말할게 있다고 하니, 자기도 조만간 연락하려고 했다고 하더군요.
( 아마 딸의 학교 일을 알고 있는것같았습니다. )

근처 카페로 오라 하고 먼저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낯익은 얼굴이 들어오더군요.

B였습니다.

정신차렸다는 말대로 말투가 차분하고 조심스러웠는데, 잘살고있다고 하기엔 매우 수척해보였습니다.



안그래도 A가 학교다니는걸 힘들어하는것 같아서 한번 뵈려고 했다면서, 우리 애한테 무슨 문제있느냐고 물어보더군요.

의외였습니다.

다짜고짜 멱살잡고 니가 뭔데 내 딸을 괴롭히냐고 할 줄 알았는데, 그나마 성질은 좀 죽였나봅니다.

그 살인자만도 못하게 살았던 생양아치가 이렇게 변했다는게 좀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절 알아보지도 못하고.

아니요,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가요? A가 선생님이 자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해서요. 혹시 무슨 문제가 있나하고..

제가요? 하하... 그럴리가 있나요. 애가 조심성이 없어서 가끔 혼내긴 했는데,
그런 생각을 할줄은 몰랐네요.


이 말하면서 얼마나 웃겼는지...

참고로 위의 대사는 고교시절 B가 당시 담임선생님께 절 괴롭히는 게 들키자 했던 말을 그대로 옮긴 겁니다.

정확히는 ' 장난 좀 친건데 그런 생각을 할줄은 몰랐네요. '

이거였죠.


A한테 큰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조심스럽지 못한 부분은 아버님도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네요. 제 경험 상 그런 애들이 나쁜 쪽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말을 들은 B의 표정이 얼마나 벙찌던지...

고교시절 트라우마가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혼난것 치고는 애가 너무 힘들어 하는데 선생님이 너무 혼내신건 아닌가요?

라길래,

방금 말씀 드린 것 외에 다른 체벌을 한적이 없습니다.
저는 단순히 야단을 쳤을 뿐이고, A의 주장이 전혀 이해가 안됩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쯤 되자 B가 열이 받았는지, 표정이 나빠지더군요.

하지만 딱히 할말이 없는지 그만 일어나겠다고 했습니다.

B가 돌아서는 순간 ' 서ㅅㅇ씨, 딸이 너무 과민반응을 하는것 같으니 잘 좀 타이르시죠. '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B가 뒤를 돌아보고 제 이름을 말하며 맞냐고 묻더군요.

이제 알아보냐 라고 하자, B가 저를 한참동안 쳐다보더니,

당황하면서 반갑다고 하덥니다.

반갑다가 아니라 미안하다고 해야지.

내 앞에 설 때마다 죄인처럼 고개숙여야할 놈이 반갑다며 손을 내미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애가 조심성이 없어서 그렇지, 나쁜 애는 아니라며, 너무 미워하지말아달라더군요.


저는 ' 아니 미워하지 말라니?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학교 다닐 때 나한테 하던거? '

라고 하자, 또 벙찌더군요.

벙찔게 뭐가 있는지...

내가 이런 반응 나오는건 당연한 건데.

' 아니... 그래도 친구 딸이니 신경 좀 많이 써줘.. '

그리고 제가 더 할말은 없냐고 하자,

없답니다.

끝까지 미안하다고는 안하더군요.

가해자는 자기 죄를 기억못한다고 하더니...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미안하다고 사정하면 용서해줄려고 했더니...

저는 그럼 먼저 일어나겠다고 한 뒤,

B옆을 지나가면서 ' 제발 철 좀 들어라. 양아치새끼야. '

라고 귓속말을 해준다면 카페를 나왔습니다.

10년 묶은 체증이 싹 내려간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고교 동창들 통해서 알아보니 졸업 후 사귀던 여자와 속도위반을 해 A가 생겼고, 그 후 택배회사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일한다더군요.

경제적인 악조건에서도 처자식은 끔찍하게 여겼다네요.



또 말할게 있는데, 현재 A의 상황이 더 악화되었습니다.

저희 반의 소위 일진이라고 하는 여자애들이 A를 타켓으로 삼은겁니다.

쉬는시간에 교실 앞을 지나가다 몰래 들여다보니, 4명이서 A를 괴롭히고 있더군요.

수업 중에도 몰래 스마트폰을 보며 키득대는데, 딱봐도 단톡방에서 A를 험담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일주일 전의 일입니다.

이미 B의 벙찐 모습을 보았고, 충분히 복수도 했기 때문에 이제 수습해주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왕따는 몰라도 학교폭력만은 막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