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답답하고 하소연할 때가 없어서 한자 적습니다.

허전함이내몸을감쌀때201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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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같은 직장의 동료로 지내던 그녀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처음 마음 표현을 할 때만 생각하면 참 나이답지 않게 어리숙한 면이 있었기에 조심스럽게 표현하였습니다. 원래 성격이 심중에 있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잘 표현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던지라 처음 이야기할 때도 참 힘들게 제 마음을 표현했죠. 하지만 서로가 힘든 시기였던 터에다 속내를 터놓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의 마음을 열게 되어 결국 사귀게 되었습니다.

 

 제 생에 처음으로 "신이 주신 선물"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점점 사랑하는 마음은 깊어져 갔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항상 듬직하게 그녀의 울타리가 되어주려고 항상 노력했습니다.

 

 연고도 없던 새로운 지역에서 직장을 구하고, 적응하는 상황에 서로 떨어져지내면 힘들어질 거 같은 맘에 그녀가 살던 지역 근처에 방을 구해 어렵사리 자리를 잡은지 1년 슬슬 결혼을 생각할 시기가 되면서 여자친구가 판을 자주 보고 있는 것을 우연찮게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뭘 보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 하는 얘기는 온통 이별이나 힘든 결혼생활과 관련된 이야기 뿐이었기에 결혼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나 싶어 말할 때나 혹여나 싶어 항상 조심스럽게 행동했죠.

 

 막 2주년이 지나던 겨울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그녀에게 청혼을 계획하고 있던 저는 이런저런 집안일 핑계를 대며 저를 피하는 여자친구를 보면서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조부모님 댁 방문이다, 집안 행사다 뭐다 해서 주말에 자리를 비우던 그녀를 자주 봐왔었길래 별거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2월 쯤 갑작스럽게 그녀에게서 만나자는 전화가 오고 드디어 계획을 실행해 옮겨야겠다라고 마음먹었던 저는 하루 뒤 문자통보로 헤어지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한동안 충격에 빠져 허우적거렸고, 일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감정은 휘몰아치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만 갔습니다. 출근하면서 항상 지나치게 되는 그녀의 집 언저리를 매일 아침 봐야하는 것도 고통이었죠.

 

 그리고 얼마전 그녀의 카톡사진에는 결혼식 날짜를 알리는 웨딩마치 사진이 걸려있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속의 그녀는 너무도 해맑게 웃고 있었습니다.

 

허탈하다 못해 공허한 마음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지쳐만 갔고, 그녀를 잊겠다고 다짐하면서 시작했던 운동도 손에 안잡히고, 하루하루가 정말 지옥과도 같습니다. 일하다말고 저도모르게 차단해놓은 여친의 카톡 사진을 다시 보고 있는 절 발견할 때마다 자괴감에 하루에도 수백번은 안좋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걸 털어버리고 훌훌 털어내려고 어디 먼 곳으로 떠나볼까도 고민해봤지만, 생활이라는 굴레는 절 내버려두질 않고 있네요. 이대로 버티면 되는 걸까 아니면 극단적인 생각은 하는 건 아닐까 저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흠칫흠칫 놀란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처음 여기 자리잡을 때도 주변에 유일하게 있던 지인이 그녀였는데, 이젠 그게 절 죄고 있네요.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고 터놓고 이야기할 수도 없는 이 고통 때문에 제가 너무 힘들어지는 거 같아 익명으로나마 이야기를 한번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