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네가 잘 되었으면 해.

MRS201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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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하고 함께 다닌 곳 치고 아름답지 않은 데가 있었던가.만일 그 시절에 그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내 인생은 뭐가 되었을까.청춘이 생략된 인생, 그건 생각만으로도 그 무의미에 진저리가 쳤다.
- "그 남자네 집", 박완서


2,000일동안 함께했던 너와 헤어진지 벌써 일 년이 넘어가.
우리는 남들 입에 오르내리는 그저 그런 과거형 커플이 되지 않길간절히 바랐지만, 결국 과거가 되었네.

동갑이었고,둘 다 비슷한 꿈을 꾸고 있었으며,여행을 좋아하고,5년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단점하나 찾기 힘든 너이기에 종종 생각이 나.
이런 너와 왜 헤어졌을까란 생각도 들지만,나와의 만남 후에 친구들의 약속을 잡아버리는 너의 모습이마음이 조금씩 떠났음을 느끼게 했고,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만남을 시작했던 우리는결국 가장 대중적인 곳에서 서로 울면서 헤어졌어.
가끔 밤에 너와의 추억들이 생각날때면미치도록 눈물이 나서 쓸테없이 연락하곤 했는데,
결국 내가 그리워하는 건 지금의 네가 아니라 '과거'에 나를 좋아해주던 너더라고.
그리고 '그 사람'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받아들이니지금은 무덤덤해졌어.

가끔은 추억들이 너무 무거워서이렇게 의미를 잃을거면 왜 그렇게 추억을 쌓았나 싶은데,

하루하루 전쟁같았던 인도 여행 때 꼬옥 잡아주던 네 손과12월 31일에 서로의 내년 다짐을 녹음하던 그 순간들은못 잊을 것 같고 잊고 싶지 않아.


그리고 너의 편지를 읽을 때마다'이렇게 사랑 받아도 되나.'라는 마음에 길 한복판에서도 울던 것도 잊지 못 할 것 같아.

사랑 받는 다는 기쁨을 처음 알려준 너였기에 더더욱.





결국 '결혼'이라는일반적인 사랑의 골인지점에 통과하지 못한 우리지만
그래도 그 시절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야.

고마워.

그리고 나는 여전히네가 잘 되었으면 해.



차마 네 옆에 다른 여자가 웃고 있는 건 못 보겠지만그래도 행복하길 바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