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나를 임신했을 때 부터 써온 엄마의 일기장을 발견했고, 시험기간에도 불구하고 3시간동안 모두 읽어보았으며 모두 읽고 난 지금 내 심정은 충격과 충격 그 자체다.
첫번째 충격은 엄마의 일기장은 사람으로써 엄마의 일기장이 아닌, 내 엄마로써의 일기장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감기에 걸렸던 일, 짜증을 부렸던 일, 친구들과 싸운 일, 상장을 탔던 일, 엄마는 내 행동 하나하나를 천천히 다시 곱씹으며 밤새 웃음짓고 눈물지었다.
어쩌면 내가 엄마의 인생을 통째로 빼앗아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두번째 충격은 엄마의 건강 상태였다. 작년 겨울방학, 엄마가 나를 할머니 댁에 맡겨놓고 여행을 갔다온다고 했다. 무지 화났다. 일년에 한 번 뿐인 크리스마스,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첫 해에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알콜 냄새가 가득한 병원에서 나만을 생각하며 그 기적적인 힘으로 암과 싸우는 엄마께 못된 말만 했다. 그런데 바로 아까, 일기장에서 툭 떨어진 병원 책자와 보고서에는 우리 엄마의 이름이 위암이라는 불안한 글자와 써져있었다. 너무나도 외롭고 안쓰러워 보이는 엄마의 이름을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더 찾아보니 유방에 종양도 있고, 영양실조에다가, 빈혈, 자궁경부문제에 정상적인 곳을 찾기도 힘들 정도였다.
나는 왜 몰랐을까.
나는 엄마가 그저 내 엄마라고, 그리고 엄마는 세상에서 ㄱㅏ장 강한 여자라고만 생각했다. 알고 보니 엄마는 시든 꽃처럼 약해져 있었고, 늙어가고, 아니 죽어가고 있었다. 내가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느낄 때 우리 엄마는 노후를 준비하고 있었고, 내가 염색을 하고 화장을 할때 엄마는 항암치료때문에 빠지는 머리 한올한올에 한숨쉬고 깊게 패인 주름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엄마도 20년 전엔 나처럼 그저 꾸미기 좋아하고, 자기만 생각하면서 놀러다니기 좋아하는 작고 어리고 철없는 소녀였다는 것을. 나의 탄생과 함께 청춘과 젊음, 20년 동안 바라고 전진했던 꿈을 한순간에 포기하고 1초의 망설임과 후회 없이 나만의 엄마로 변신했다는 것을. 엄마도 울고싶고, 엄마도 아프고, 엄마도 쉬고싶고, 엄마도 기대고싶다는 것을 정말 난 이때까지 몰랐다. 아니, 알면서도 내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부정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간, 나도 엄마같이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또 우리 엄마는 지금보다 더 약해져있겠고, 또 더 나중엔 내게 엄마는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 되겠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나를 위해 희생하면서도, 나 때문에 몸이 망가지고 있는데도 엄마는 끝까지 날 보고 웃으면서 사랑을 속삭이겠지.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아무리 사랑하는 애인이라도 이럴 순 없을 건데, 난 그걸 지금에야 알아차렸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것이 될 때 비로소 그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맹맹하고 떡보다 야채가 훨씬 많은 떡볶이, 문제집 채점을 해주며 핀잔을 늘어놓는 엄마의 모습, 학교가 늦어 급하게 나가는 내 눈 앞에 불쑥 나타나는 밥 한숟가락, 맛없고 싫기만 했던 밥 속 콩, 예쁘게 짝 맞춰져 개어 있는 양말, 큰맘먹고 샀지만 전기세가 나간다고 틀어지지 않는 에어컨, 청소를 하느라 무릎만 헤져서 너덜거리던 엄마의 바지, 모든 것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소중하고 간절하다.
엄마 일기장을 발견했다.
첫번째 충격은 엄마의 일기장은 사람으로써 엄마의 일기장이 아닌, 내 엄마로써의 일기장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감기에 걸렸던 일, 짜증을 부렸던 일, 친구들과 싸운 일, 상장을 탔던 일, 엄마는 내 행동 하나하나를 천천히 다시 곱씹으며 밤새 웃음짓고 눈물지었다.
어쩌면 내가 엄마의 인생을 통째로 빼앗아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두번째 충격은 엄마의 건강 상태였다. 작년 겨울방학, 엄마가 나를 할머니 댁에 맡겨놓고 여행을 갔다온다고 했다. 무지 화났다. 일년에 한 번 뿐인 크리스마스,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첫 해에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알콜 냄새가 가득한 병원에서 나만을 생각하며 그 기적적인 힘으로 암과 싸우는 엄마께 못된 말만 했다. 그런데 바로 아까, 일기장에서 툭 떨어진 병원 책자와 보고서에는 우리 엄마의 이름이 위암이라는 불안한 글자와 써져있었다. 너무나도 외롭고 안쓰러워 보이는 엄마의 이름을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더 찾아보니 유방에 종양도 있고, 영양실조에다가, 빈혈, 자궁경부문제에 정상적인 곳을 찾기도 힘들 정도였다.
나는 왜 몰랐을까.
나는 엄마가 그저 내 엄마라고, 그리고 엄마는 세상에서 ㄱㅏ장 강한 여자라고만 생각했다. 알고 보니 엄마는 시든 꽃처럼 약해져 있었고, 늙어가고, 아니 죽어가고 있었다. 내가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느낄 때 우리 엄마는 노후를 준비하고 있었고, 내가 염색을 하고 화장을 할때 엄마는 항암치료때문에 빠지는 머리 한올한올에 한숨쉬고 깊게 패인 주름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엄마도 20년 전엔 나처럼 그저 꾸미기 좋아하고, 자기만 생각하면서 놀러다니기 좋아하는 작고 어리고 철없는 소녀였다는 것을. 나의 탄생과 함께 청춘과 젊음, 20년 동안 바라고 전진했던 꿈을 한순간에 포기하고 1초의 망설임과 후회 없이 나만의 엄마로 변신했다는 것을. 엄마도 울고싶고, 엄마도 아프고, 엄마도 쉬고싶고, 엄마도 기대고싶다는 것을 정말 난 이때까지 몰랐다. 아니, 알면서도 내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부정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간, 나도 엄마같이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또 우리 엄마는 지금보다 더 약해져있겠고, 또 더 나중엔 내게 엄마는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 되겠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나를 위해 희생하면서도, 나 때문에 몸이 망가지고 있는데도 엄마는 끝까지 날 보고 웃으면서 사랑을 속삭이겠지.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아무리 사랑하는 애인이라도 이럴 순 없을 건데, 난 그걸 지금에야 알아차렸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것이 될 때 비로소 그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맹맹하고 떡보다 야채가 훨씬 많은 떡볶이, 문제집 채점을 해주며 핀잔을 늘어놓는 엄마의 모습, 학교가 늦어 급하게 나가는 내 눈 앞에 불쑥 나타나는 밥 한숟가락, 맛없고 싫기만 했던 밥 속 콩, 예쁘게 짝 맞춰져 개어 있는 양말, 큰맘먹고 샀지만 전기세가 나간다고 틀어지지 않는 에어컨, 청소를 하느라 무릎만 헤져서 너덜거리던 엄마의 바지, 모든 것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소중하고 간절하다.
10년 후, 100년 후에도 평생 영원히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