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터에 관한 제 실화입니다.

빨간망토최차2015.06.30
조회2,660
안녕하세요. 31살 직장인입니다. 여름이 되기도했고 그냥 잠이 안와서 어렸을 때 살았던 집에 관해서 끄적여봅니다. 그냥 직접 겪은 실화일 뿐 무섭진 않아요! 글솜씨가 좋지는 않아서 재미없을 수도 있겠지만 한 번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이건 글을 다 쓰고나서 덧붙이는건데 글이 많이 깁니다ㅠㅠ)
저희 아버지는 말단 공무원이셨어요. 기억이 정확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 말씀으로는 그때 9급 공무원 월급이 10만원? 암튼 박봉이었고 누나와 저까지 네식구는 단칸방을 전전했다고 하네요. 마지막 단칸방은 저도 기억이 납니다. 큰 저택같은 집에 딸려 있었고 주인집에 저보다 한 살인가 어린 여자애가 살고 있어서 그 집에서 가끔 같이 놀던 기억도 나네요. 아무튼 어머니 말씀이 그 집에서는 모든 것이 잘 됐었다고 하셨어요. 돈도 이상하리만치 잘 모였고 우환도 없었고요.. 그러다 돈이 어느 정도 모였을 때 집을 알아봤는데 비록 스무 평이 채 안되지만 방도 3개인 5층짜리 아파트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물로 나와서 그 집을 부모님이 사셨습니다. 그 때가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누나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습니다. 그 집에 이사했을 때 좋다고 여기 저기 구경하고 즐거워하며 이사를 끝마쳤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 어렸고 단칸방에서 가족이 다같이 자던 때라 익숙해질 때까지 방 하나는 비워두고 누나는 침대, 저는 바닥 이렇게 한 방을 썼습니다. 잘 때는 누나도 겁이 많고 저도 겁이 많아서 문은 열어두고 잤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안쪽으로 열어둔 하얀 문에 밖에서 퍼런 빛이 들어와 부딪히면 어릴 적 기억으로는 머리를 늘어뜨린 여자의 그림자가 생기더군요.. 못 된 누나는 놀라서 저에게 "저 방문을 닫아!"라고 소리쳤고 형 못지 않게 폭력적인 누나를 귀신보다 무서워하던 저는(다 크고 나서부터는 사이가 참 좋습니다.) 벌벌 떨면서도 용기내어 문으로 다가가 힘껏 문을 닫았지만 벽에 그림자가 그대로 남았습니다.. 누나와 저는 비명을 지르며 안방으로 달려갔지만 부모님이 같이 오셨을 땐 그림자는 사라져 있었습니다...... 몇 일동안 그런 일이 반복되자 안방에서 다같이 자게 되었고 한 얼마가 지나 이제 저와 누나도 각자의 방에서 자게 되었습니다.(못된 누나는 저에게 그 그림자가 나오던 작은 방을 쓰게했습니다. 물론 자기가 누나이니 더 큰 방을 써야한다는 변명과 함께..) 문제는 그 때부터였습니다. 누나는 밤마다 뼈마디가 아프다며 울면서 깨곤 했고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성장통이라며 달래곤 했습니다. 저는 더 심각했는데 집에서 혼자 멍하니 있는 경우가 잦았고 방에서 버선발이 튀어나온다던지 창밖에 여자가 저를 보며 웃고 있는다던지(저희 집은 4층이었어요.. 게다가 404호ㅠㅠ) 하는 헛것을 보며 놀라 정신을 차리곤 했습니다. 그리고 잔병을 달고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세면대를 수리하다 망치에 엄지손가락을 다치기도 하셨고 어머니는 목욕탕 문에 발이 걸려 아킬레스건이 찢어지고 자궁에 혹이 생겨 큰 수술을 두 번이나 받으셨습니다. 게다가 이상하게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지는 등 모든 것이 힘들어지자 어머니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모 손에 이끌려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가셨어요.. 그런데 그 무당이 어머니를 보자마자 "너 죽을 고비를 두 번 넘겼네?"라고 하더래요.. 자궁 수술을 말한 것 같은데 어렸을 때는 잘 몰랐지만 꽤 큰 수술이었더라고 합니다. 그 무당은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문제라며 뭔가 깊은 한이 서려 있는데 자기도 정확히 모르겠고 그냥 그 집에서 나오라고 하더랍니다.. 무당이 왠만하면 굿이나 부적으로 돈벌이를 하려할텐데 그런 것도 소용없으니까 나오라고 했데요... 그리고나서 반상회가 있던 날 어머니가 주민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집에 무슨 안좋은게 있냐고 묻자 사람들 표정이 안좋길래 거의 애원하듯이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질까봐 쉬쉬하였는데 사실 저희가 이사오기전부터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은 사업이 망하거나, 아프거나, 심지어 죽어서 나갔더랍니다.. 저희가 들어오기 전 주인은 죽어나가서 자식들이 급매물로..... 저희도 미련 없이 팔고 나왔습니다.(다음 사람한테는 정말 죄송하네요ㅠㅠ) 어쨌든 그 집을 나와서부터 저는 잔병이 거의 없었고 집안도 나쁘지 않게 풀렸던 것 같네요. 그 때부터 집터에 상당히 신경이 쓰입니다...

쓰고나니 참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네요..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