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부모님 후속..) 저 여행보내주셨어요-

감사해요201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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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톡커님들..^^

지난 4월에, 저희 시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올려서 판에 선정되었었던,  이제 8개월이 되가는 유부입니당.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시간때울 때 판에 들어와서 읽어보는데..

요즘은 좀 너무.. 마음이 아프거나, 열불이 터지는 일들이 많은 거 같아서....

결시친 판님들의 눈도 마음도 좀 정화시켜드려볼까... 더불어, 살짝 우리 신랑+시부모님 자랑도 살짝 해볼까... 이렇게 글 한 번 다시 써보려구요.. 헤헤...^^;;;

 

 

글이 좀... 초반에 스크롤 압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음... 때는 바야흐로 새해 쯤..?

달력을 보면서 연휴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데, 올해 5월 초가 황금연휴 였던 거 아시죠?

저는 직장이 연월차를 자유롭게 쓰는 곳이라서, 결혼 안 한 미스들은 여행도 많이 가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제 신랑은 일반 대기업을 다니다보니 휴가에 제한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에~ 이럴 때 우리도 어디 가면 좋을텐데~ 하는 얘기를 나눴었어요.

신랑이 '나는 그렇게 길게 휴가를 쓰지 못하니, 자기 혼자 다녀와라.' 라고 말을 했고

저는 '에이 말이 그렇지 어떻게 그래~ 그리고 연휴 내내 자기랑 그냥 방에서 뒹굴면서 동네 다니고 쉬는 것도 엄청 재밌을거야~ 언제 우리가 또 그래보겠어~' 라고 말을 했고 잊어버렸거든요.

 

 

그리고 한 달쯤 지나서였을까..

자려고 누웠는데 신랑이 "자기 여행 안 가?" 하더라구요.

 

저 - 뭔 여행~ 에이 말이 그렇지 어떻게 가~~ 됐어 안가 안가~~

 

신랑 - 왜~ 갈 수 있을때 갔다와~~ 연휴도 긴데 언제 가보겠어~~

 

저 - 됐어~ 어떻게 자기 놔두고 혼자 가~ 자기 불쌍해서 안 돼

 

신랑 - .... 내가 이미 비행기 표 끊어놨다면 어떻게 할 거야?

 

저 - .... 뭔 소리야.

 

신랑 - 자기 안갈 줄 알고, 내가 비행기표 끊어버렸어.  쨘-

 

 

 

진짜로, 비행기표를 끊어놨더라구요.

2주동안(휴가 8개 쓰고) 파리 IN - 프라하 OUT 으로...

 

 

미안하고 고마워서 미칠 것 같은 저에게

본인은 학생 때, 혹은 이직을 하는 사이에 여행 많이 다녀와봤다.

자기는 쉬어본 적이 없지 않냐, 더 늙기 전에(ㅠㅠㅠㅠ) 부지런히 다녀와야된다. 

그리고 자기 주변을 보니, 여자는 임신해서 애 낳으면 최소 5년은 밖에 못 나간다더라.

 

글고... 자기는 참 외로움도 안 타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쉬는 게 많이 필요한 사람인데

결혼하고 나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자유시간이라고 해도 맨날 주방용품 사러 가고 하는게

늘 항상 미안했다. 걱정도 많은 사람이라, 자기 쉬게 하려면 한국을 뜨게 해야만 쉴 것 같더라.

그러니 걱정말고 잘 다녀와라.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또 고맙고...

마침내 때는 다가왔고, 친정과 시댁에도 모두 알리고 정말로 혼자 다녀왔습니다.

여행코스 짜고, 숙박이랑 이동수단은 신랑과 함께 짜고, 신랑이 예약해줬구요.

각 나라 안에서는 제 마음대로 돌아다녔구요..

 

프랑스 파리 + 동유럽 3개국(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다녀왔습니다.

사진이 얼마나 올라갈 지 몰라서 최대한 요약해서 올려볼께요...^^;

 

 

 

 

1) 친정과 시댁에 알림..

 

친정부모님은 말할 것도 없이 저 좋겠다고 부러워하고 사위 고맙다고...

저희 친정아빠가 비상금으로 일본돈 2만엔을 저에게 주셨구요.

 

시부모님께는 사실 거짓말을 했어요.

혼자 다녀온다고 하면 걱정하실까봐 회사 동료랑 둘이 간다고..

솔직히 시댁에서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얘기할 때 걱정 많이 되긴 했거든요.

 

일주일 남기고 아버님이 잠깐 시댁에 들르라고 하셔가지고 갔는데..

가서 맛있는 거 많이 사먹고 절대로 돈 아낀다고 배 곯지 말라고, 더 많이 못 줘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면서

새로 환전해오신 빳빳한 200유로를 주셨어요. 쓰기 편하게 5,10,20,50 유로로 바꿔서.......

 

신랑은 자기가 총각때 여행경비 남은거 꽁쳐두었던 미화 400달러를 저에게 주고요.

 

세 가족의 용돈까지 두둑히 받고... 3개국 나라 돈 가지고 출발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출국하는 날, 신랑이 휴가를 쓰고 공항까지 데려다줬어요.

사실 짐도 제대로 안 싸서 신랑이 더 난리였거든요... 표 괜히 끊어줬다고...

저도 사실 너무 너무 귀찮아서 가기 싫은 마음도 있었어요(미쳤나봐요). 실감도 안 나고...

 

공항까지 가서 밥 같이먹고, 이제 출국 gate 들어가는데 신랑이 꼭 안아주면서

"우리 여보... 맛있는 것도 많이 사먹고.... 구경도 많이 하고.... 재밌게 놀다 와요~" 하는데

갑자기~~~ 거기서 눈물이 왈칵 나면서...

 

그렇게 보내주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큰 마음인지 확 !!!!!! 와닿으면서 펑펑~~ 정말 펑펑 울었어요.

누가 보면 뭐 아주 가는 사람처럼... 껴안고 펑펑 울고... 흑흑흑 거리면서 출국장 들어섰는데...

 

 

공항 4층에 가면 면세점이 보이는 그런 통로가 있는 거 아세요?

신랑이 거기서 내려다보면서 전화로 잘 다녀와요~ 하는데 또 전화기 붙잡고 펑펑 울고....

 

 

 

 

그랬던 내 마음은 몇 시간 후 영화 "킹스맨" 을 뱅기에서 보면서 신랑을 잊어버리고.........

 

 

 

 

2) 파리

 

7년 전에 파리를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때는 정말 아주 바쁘게 온 관광 point란 point는 다 찍고 다녔지요.

 

이번에는 그렇게 안 보내고 싶었어요 ㅎㅎㅎ 밥도 막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빵집에 들어가서 맛있어 보이는 샌드위치랑 주스 사서 길거리에 앉아서 먹고....

 

 

 

 

 

이 날 비가 왔는데, 우연히 장이 섰더라구요.

정말 동화책에서 나오는 것 같은 당근과 순무 들이였어요 ㅎㅎ

 

 

 

여기는, 영화 "아멜리에" 에 나왔던 식당, '레 뒤 물랑' 입니다 ^^

관광객들이 정말 많아요-

 

 

 

 

 

7년 전에 못 가봤던, 꼭 가고 싶었던 1순위 바로 오페라 가르니에.

너무 너무 행복하고 어찌나 좋던지 바닥에 철푸덕 앉아서 한 10분을 천장만 바라봤어요 ㅎㅎ

 

 

이거 보고 나와서 샹제리제 거리 걸으면서 전화로 부부싸움한 나란 여자... 하....

 

 

 

파리의 마지막 날, 에펠탑은 봐줘야지요 ... ㅎㅎ

 

저는 원래 건너편 앵발리드 궁에서 멀리 보이는 에펠탑을 보고, 지하철타러 내려왔는데

마침 정각이 되면서 저렇게 반짝반짝 빛이 났어요- ^^

 

 

 

 

 

 

3) 헝가리 부다페스트

 

막 정말 대학생 배낭여행족들처럼 여기저기 마구 다닐 자신은 조금 없기도 하고,

한 곳에서 며칠씩 보내면서 여유롭게 보고 싶어서... 저는 각 나라의 수도에만 있었어요.

 

여기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입니다.

파리에 있다 오니 어찌나 물가도 착하고, 몬가 소박한 게 마음이 안심이 되더라구요...ㅎ

 

 

 

이슈트반 대성당에서 운좋게 오르간콘서트를 오후에 한다고 해서 구입했어요.

다른 곳 구경하고 다니다가, 오르간콘서트 시간에 맞추어 다시 방문했는데 참 듣기 좋더라구요.

더 좋은건, 그들의 성숙한 문화였구요..^^

 

 

 

 

여기는 어부의요새 라는 곳이예요 ^^

헝가리 페스트 지구가 한 눈에 내려다보여요.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도나우 강을 중심으로 좌,우로 나뉘면서 부다지구, 페스트 지구로 불려요.

 

 

 

부다페스트 마지막 날, 너무 아쉬워서 ㅎㅎ

트램을 타고 밤새도록 도나우 강변을 이쪽에서 저쪽끝까지 왔다갔다...

 

그 유명한 세체니 다리 입니다 ^^

 

 

 

 

요건 한참 아래쪽에 있는 '자유의 다리' 예요.

오르간 콘서트때 들었던 바흐와 구노의 음악을 귀에 꼽고 멍~~~~~ 

 

 

 

 

그 유명한 헝가리 국회의사당 건물입니다. 야경이 예술이예요.

 

 

 

 

 

 

4) 오스트리아 빈(비엔나)

 

제 잉여의 끝을 보여준 오스트리아 예요.

 

유명한 뭐, 왕궁이나 박물관은 하나도 안 가고....

체리 사서 먹고 돌아다니고.... 그래도 오페라만큼은 오스트리아에 왔는데 봐야지 싶어서 봤어요.

 

 

 

 

 

오스트리아의 명물 슈니첼 !!!

돼지고기를 빵가루에 묻혀서 어쩌구 저쩌구 하던데... 시키고 보니 결론은 돈까스더라구요.

눈물...... 한국 왕돈까스가 훨씬 맛있..........ㅠㅠㅠㅠㅠㅠ

 

 

 

 

오페라를 봤어요- 좋은 좌석은 돈도 비싸거니와 자리조차 이미 매진이기에 ㅋ

길거리 암표상 아저씨한테 .... ;;;; 박스석 구매해서 봤거든요.

 

여행지에서 만난 여행객들이 하는 말이, 어차피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으니까

제일 싼 스탠딩석을 구매해서 1시간만 보고 걍 나와라, 라고 말해주던데...

거기까지 가서 굳이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서 박스석 보고 왔어요.

 

솔직히 무슨 말인지는 하나도 못 알아듣는데요...(오페라는 영어를 쓰지 않거든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주연이 아닌 조연들과,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바라보게 되더라구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열연하는지, 또 얼마나 열정적으로 연주하는지...

 

2시간 넘게 끝까지 앉아서 잘 보고 듣고 왔어요 ^^

근데 나오는 제 입에선 레미제라블의 'One day more'가 나오는 거슨 반전....-_-

 

 

 

 

 

 

 

5) 체코 체스키 크롬로프

 

 

오스트리아에서 체코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체코의 작은 마을이예요.

마을 전체가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있다고 했던 거 같은데...

 

정말, 체스키 성 외에는 아무것도 볼 것도 할 것도 없는 마을이예요.

 

그런데 저는 얼마나 행복하던지, 한 시간 한 시간이 가는 게 아깝더라구요.

진정한 잉여짓...^^

 

 

 

가는 길의 차창 밖 풍경이 다 이래요 ^^

 

 

 

 

체스키 성-

 

 

 

 

체코는 물가가 싸고 먹는 것도 다 맛있어요^^

한국에선 먹지도 않던 와인도 마시면서 폼 잡기..

 

 

 

 

신랑이 선곡해준 여행노래들을 귀에 꼽으면서 너무 씐이 나서...

백주대낮부터 길거리 맥주를 들이키며...

내가 언제 또 이런 사치를 여유를 부려보겠냐........

 

지금 생각해봐도 저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중간 중간 보이스톡으로 신랑과 시댁, 친정과도 안부는 드리구요 ^^

보이스톡 정말 좋아요~~~

 

 

 

 

 

동네가 다 이래요......

체스키 성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 정말 동화같죠?

 

 

 

 

6) 체코 프라하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한 프라하예요.

 

 

첫 날 스카이다이빙을 하러 갔어요- 경비행기를 타고 3.000 m 상공에서 뛰어내리는 거 ^^

지금 사진에 찍힌 분은 강사과정이신 분이라 혼자 내려오시는 거구요.

저희같은 관광객들은 거기 등록된 음. 강사분들 품에 코알라처럼? ㅋ 암튼 매달려서 함께 뛰어내려요.

 

3,000m 상공에서 내려다 보는 체코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지만,

바람에 볼이 다 쓸려 올라가는 제 모습은 너무 추함....ㅋ

 

 

 

 

 

 

프라하의 하벨시장에서 만난 상큼한 베리들이예요.

보정 하나도 안 한 사진인데 세상에 너무 예쁘죠?

유럽은 햇살이 너무 강렬하더라구요 ^^

 

 

 

 

까를교에서 바라본 프라하 성과, 까를교의 성인들 중 가장 인기가 많으신 성인의 동상 ^^

 

 

 

 

 

7) 귀국

 

 

돌아오는 날도 신랑이 고맙게도 휴가를 내고 공항에 와주었어요.

 

난생 처음 2주라는 시간을, 그것도 혼자서 여행하고 돌아오니...

귀국했다는 게 아니라 그냥 한국이라는 곳을 또 여행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여행, 참 좋아하는데요(싫어하는 분 없으시죠 ㅎㅎ)

 

좋은 거 보면 함께 보고 싶고, 맛있는 거 먹으면 함께 먹고 싶은 사람이 생각이 나니까요...

마땅히 돌아와야 할 자리, 마땅히 내가 옆에 있어야 할 사람 곁이라는 생각에 난생 처음 입국이 아쉽지만은 않은 여행이였어요.

 

 

 

 

 

제가 없는 동안, 주말에는 친정에 가서 장인장모님 뵈러 갈거라면서 "그러면 날 사랑해주시겠지!!!" 하던 우리 신랑...

정말 친정에 가서 친정아빠랑 술잔도 기울이고,

녹물 나오던 샤워기 호스도 갈아놓고,

침대 커버도 다 벗겨서 빨아놓고는 나 예쁘지??? 잘했지??? 하네요.

 

청소도 싹 해놓고....

저 먹으라고 이렇게 밥도 다 해놓은 거 있죠.

 

비록 인스턴트 양념으로 요리한 닭갈비, 인스턴트 순두부찌개지만

메추리알조림은 시아버님한테 여쭤보면서 자기가 직접 했다고....

 

 

 

 

헤헤...

 

지난 4월에 글 올리고 아직 신혼이라 시댁도 신랑도 좋은 거라고 말씀해주신 분들 계셨는데...

아직까지는 신랑도 시댁도 좋아서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또 많은 일들이 다가올텐데,

모래성처럼 무너지지 않게 늘 물도 부어주고 다독이면서 잘 가꿔나가야 겠어요.

 

제 신랑과 시부모님은...

지난 4월 말 - 5월 초에 저와 같은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들에게 모두 영웅으로 추앙받았어요 ㅋ

 

 

음 여행 사진이 휴대폰 폰카라서... 임의대로 줄였더니 크기도 들쑥날쑥하고...

휴대폰 배터리 닳을까봐 화면을 어둡게 해놨더니 어두운 거 같아요 ㅠㅠㅠㅠ

 

 

그래도 .....

눈 정화, 마음 정화 다들 많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나쁜 댓글은 ... ㅠㅠㅠ 정중히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