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마트에서 있었던 일

미밍2015.07.20
조회53,288

 

 

29살 평범한 여자입니다.

 

어제 가족들과 오랜만에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보고 사야 할 물건을 산 뒤에

남동생과 아빠는 계산대 쪽으로 가고(줄이 길어서 미리 서있겠다고 하심)

마지막으로 엄마와 둘이 세탁세제 파는 코너로 갔습니다.

 

쭉 가다가 코너를 돌면 세탁세제 파는 곳이었는데

뚜벅뚜벅 걸어가다가 딱 코너를 돌기 직전

작은 물건 박스?? 같은 걸 든 아르바이트 아주머니가 저와 부딪쳤습니다.

그런데 그 물건 무게 때문인지 슬라이딩하듯이 쭉 일자로 뻗어서 넘어지셨어요.

저도 깜짝 놀라서 어떡하냐고, 괜찮으시냐고 했는데 정신이 없으셔서인지 계속 대꾸가 없으시더군요.

 

주변 아르바이트 아주머니들이 오셔서 그분을 부축하고

저는 그분을 보면서 어떡해요 괜찮으세요... 계속 그러고 있는데

바로 옆에 세제 코너에서 직원분이 저와 엄마에게 계속 말을 시키면서

설명을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얼떨결에 세제쪽으로 좀 더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바로 옆에 그 넘어지신 분이 계셨기 때문에 저는 그쪽이 계속 신경쓰였죠.

본인이 못 보고 넘어지신 거긴 하지만, 어쨌듯 저랑 부딪쳐서 넘어지신 거니까요.

 

근데 그 아주머니가 정신이 드셨는지 웅얼웅얼하시면서

싸가지없게 어딜 간거냐며, 잡아오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겁니다.

저에 대한 말인 것 같았는데 확실하지 않아서 일단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분이 일어나셔서 다른 아르바이트 아주머니들에게 가서 걔 어디갔냐고 계속 그러시길래

그분 앞으로 가서 저랑 부딪치셨는데 혹시 저 찾고 계시냐고, 저 계속 여기 있었다고 하니까

본인이 너무 아프다면서 일을 못하겠다며 병원을 가야 할 것 같은데 보상을 해달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사람이 넘어졌는데 그냥 갈 수가 있냐고 말을 하시더군요.

저는 계속 그쪽에 있었고, 넘어지신 직후에도 옆에서 괜찮으시냐고 몇 번을 묻고 했는데

본인이 듣지 못하셨으면서 저를 나쁜x 만드시더군요.

엄마도 그 분의 언행에 화가 나셔서 한 마디 하셨고,

그 아르바이트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고

병원에 가야한다는 말만 하셨습니다.

 

언성이 좀 높아지자 옆에 계시던 다른 아르바이트 아주머니분들이 아마 관리직원분에게 전화를 한 것 같았고,

전화상으로 고객에게 보상해달라는 건 말이 안되니 그냥 고객은 보내라고 한 듯 했습니다.

통화 종료 후에 저희에게 죄송하다고, 그냥 가셔도 될 것 같다고 해서 가려는데

그 넘어지신 분은 계속해서 꿍얼거리면서 제가 꼭 본인을 일부러 넘어뜨리고 모른 척한 사람처럼 취급하시더군요.

 

누가 봐도 제가 일방적으로 잘못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저에게 뭐라고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넘어지신 분만 저와 엄마를 냉혈한처럼 몰고 가서 정말 기분이 나빴습니다.

엄마가 한 판 하시려는 걸 일단 제가 수습하고 나왔는데요.

 

저희 엄마도 마트에서 일해보신 적이 있고, 지금도 의류판매업에 종사하시고 계셔서

고객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물론 고객이 본인에게 잘못을 했다면 그것에 대해서 정당하게 이야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제가 겪은 상황에서는 그 분이 그렇게 저한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온갖 피해자 코스프레를 다 하시던데...

보니까 팔 쪽에 살짝 긁히셨던데 저도 다리를 살짝 긁혔거든요.

후...

일이 커질 것 같아서 일단 돌아오기는 했는데

기분이 영 찝찝하고 좋지 않네요.

싸가지 없다는 말을 들을 줄이야...

좀 황당해서 남겨봅니다.

그 마트에 가고 싶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