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너무 힘들어서 이 시간에 청승맞게 혼자 글을 씁니다.
적당한 카테고리가 없는 것 같아서 부득이하게 이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점 양해 부탁합니다.
글이 많이 긴데요. 제가 너무 힘들어서
그러니까 시간 있으시면 끝까지 읽어주세요.
저는 20대 초반 여자로 재수생(꼭 두 번째 도전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냥 딱 대학 진학할
나이에 곧바로 진학하는 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제목 그대로 가족들, 친척들과 인연을 끊으려 합니다.
알아보는 사람 있을까 싶어 아주 자세히 적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제 상황은 이렇습니다.
부모님은 어릴 때 이혼하셨고 이혼 사유는 아빠의 가정 폭력 때문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정 폭력+여성 편력+재산 탕진(도박) 등이라고 해야겠네요.
친가는 과장 좀 보태서 원래 거의 준재벌 수준 집안인데 아빠, 큰아빠,
친할머니가 다 말아먹었구요.
직접적으로 저를 폭행한 건 아니었지만 저를 죽이겠다는 협박을
하거나 제 앞에서 엄마한테 칼을 집어 던지고
엄마를 줄로 묶어두고 어린 저를 감금하곤 했습니다.
유치원비가 아깝다며 유치원도 가지 못하게 했어요.
결국 엄마와 제가 한겨울에
맨발로 집을 나와 도망을 갔지만 아빠가 따라와서
그 이후로도 몇 년 같이 살다가 전세금을 아빠가 가져가는 조건으로 이혼했구요.
저랑 엄마는 아빠가 남긴 빚을 떠안고 마지막 남은 재산이었던 전세금도 잃고 외가에 들어가 살게 됐습니다.
하지만 제가 인연을 끊고 싶다는 가족은 아빠가 아니에요.
이미 그 당시 인연이 끊어져서 지금껏 어디 사는지도 모르고 있으니까요.
제가 정말 힘들었던 건 그 이후의 일입니다.
그전까지는 저밖에 모르고
살았던 엄마가 변했거든요.
아빠가 떠나고 그 이듬해쯤이었나
엄마는 다른 남자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아요. 저도 돈 많고 엄마한테 잘하는 그런 새아빠 환영이에요.
문제는 그 남자가 애까지 있는 유부남이었단 거죠.
이혼남이 아니라 아내가 있는 유부남이요.
엄마는 그 남자를 만난 이후로 외박을 하거나 새벽에 들어오기
일쑤였고
저에게 매일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도 없이 할머니집에 얹혀사는데 엄마가 한순간에 확 바뀌어서는
집에도 안 들어오면 얼마나 외로운지
아세요?
밤에 자다가 시끄러워서 일어나보면 엄마가 늘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남자한테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 다음 날은 그 남자의 아내에게
바람이 아니라고 구차하게 변명하던 모습...
비록 어렸지만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매일 엄마 몰래 자는 척하면서 눈물 흘렸습니다.
차라리 남자 만난다고 당당하게 밝히고 만났으면 좀 덜 힘들었을텐데
외가 식구들과 저에게 표면적으로는 다 숨기고 집에 안 들어오는 건 일 때문이라고만 했구요.
처음에는 저도 식구들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엄마가 정말 너무
집에 안 들어오자
외할머니(이하 그냥 할머니라고 할게요)와 이모들에게
알리게 됐어요.
그런데 제가 증거(엄마가 주고받은 편지들)까지 내밀며 말을 해도 누구 하나 저를
믿어주지도 않고
저희 엄마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해주지 않더군요.
오히려 할머니는 제가 엄마 앞길 막는다고 너희 엄마 시집 좀 가게
해주라고
언젠가 너네 엄마가 너 버리고 갈지도
모른다는 말만 하셨고
이모들도 마찬가지였어요. 다들 엄마가 불쌍하다고만 생각하더군요.
어린 나이에 우리 아빠 만나서 고생한 건 사실이니 제가
생각해도 불쌍하긴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제가 그런 아빠 밑에서 태어나 힘들었던 건 생각 안 하고 엄마만 불쌍하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제가 더 불쌍하지 않나요?
까놓고 말해서 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반대하실 때 자살 기도까지 해가며 스스로 우겨서 결혼한 거고
저는 아무런 선택권도 없이 태어난 건데요.
엄마는 가족들한테 속된 말로 슬슬 밑밥을 깔았습니다. 몰래 연애중인건 숨기고
같이 일하는 동료(그 유부남)의 아내가 나쁜
년이라 그 남자가 불쌍하다느니 아들이 불쌍하다느니...
정작 그 아내분은 그냥
평범하고 불쌍한 여자였어요. 부모도 없고 어린 나이에 나이 많은 남자랑 결혼해서
집에서 얌전히 애만 보던 그런.
나중에 맞바람 나서 미치긴 했지만요...ㅋ
중학교 올라갈 무렵부터 제 인생은 최악이 되었습니다.
그 무렵 유부남은 이혼을 했고 엄마는 그 남자와
사업을 시작하더니
사업상 그 남자와 같이 살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저를 할머니 댁에 두고 아예 나가버렸죠.
그걸로도 모자라서 그 시기에 저희 작은 이모네가 이혼하며 자식들을 할머니 댁에 맡겼는데
그때부터 가족들의 일방적인
양보 요구가 시작됐어요.
베개부터 시작해서 학용품, 게임기 등 같이 살던
작은 이모네 애들과
자주 할머니 댁에 오던 큰이모네
애들한테 다 빼앗겼고
제 물건이 망가져도 사과 따위는 받아보지 못했네요.
따지면 이모들 입에서 나오는 첫 마디가 '얹혀사는 주제에'였어요.
엄마는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 특히 조카들에게는 천사였기 때문에
작은이모가 가끔 찾아오면
자기네 애들만 데리고 나가서 선물 사주고, 외식하곤 했지만
저희 엄마는 가끔 찾아오면 사촌들이 불쌍하다며 용돈 주고 선물 줬고
제가 엄마랑 단둘이 외식하고 싶다고 하면 오히려 저만 두고 사촌들 데리고 나가서 외식하고 왔습니다.
저희 학교에는 오지 않았고 제
성적도 몰랐지만 사촌들 학교 일에는 발
벗고 나가고 상담도 대신 가고 그랬어요.
물건 빼앗긴다고 하소연해도 양보해라, 그냥 줘라 강요만 했죠.
사촌들에게만 그랬으면 모르겠는데 피 한 방울 안 섞인 그 남자 아들(A라고 할게요)보다도 저를 못 하게 대했어요.
제가 빼앗기고 빼앗기다 심지어는 방까지 빼앗겨서 할머니 댁에서큰이모네로 가게 됐었는데
그 시기에 엄마가 A를 큰이모한테 돈 준다고 봐달라고 했고
큰이모는 저한테 어떤 상처가 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돈에 눈이 멀어 저를 다시 할머니 댁으로 보내고
A에게 방을 내줬어요.
그러더니 A가 못돼서 엄마와 이모 사이를 이간질한다며 저더러 다시 이모네로 들어오라고 하더군요.
미안해서가 아니라 그 애를 할머니 댁으로 보내야 해서요ㅋㅋ
당시 A의 영악한 행동 때문에 가족들과 엄마 사이가 많이 나빠졌었네요.
저랑은 말할 것도 없고요. 엄마가 A한테 잘하는 게 그 남자에게
사랑을 받는 길이라고 생각했는지
A에게는 친아들 이상으로 너무 잘했는데 그 점을 이용해서 A가 영악하게 가족들 사이를 많이 이간질했어요.
저는 융통성이 없을 정도로 원리 원칙을 중요시하는 성격이라
A가 딱히 밉지도 않았지만 설령 미웠다 한들 내 동생 대하듯
잘해줬었고
이 점은 외가 식구들도 전부 인정했는데도 엄마는 그 애 말만 믿고 저한테 참 너무하게 하더라구요.
제 생일에 오기로 해놓고 오지도 않고 저한테 거짓말하고 그 남자랑 A랑 셋이 단란하게 놀이동산 가고ㅋㅋ
하루는 A 거짓말만 믿고 제 뺨을 때려서 귀가 찢어져 피가 줄줄 흐르니까
저랑 평소 사이가 안 좋았던 사촌도 제가 너무
불쌍하다며 말리더군요.
그때가 시작이었죠. 제 몸이 아프기 시작한 게… 처음에는 심각성을 잘 몰랐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야 병원에 갔는데 스트레스성으로 온몸이 망가졌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몸이 너무 안 좋아져서 스테로이드제랑
마약 수준 진통제로 버텨요.
그 후로는 그냥 계속 그런 식의 반복되는 삶을 살았네요.
저는 학교에 급식비도 제때 못 내서 맨날 맞고 행정실
불려갔고
사촌들은 저희 엄마가 주는 돈으로 급식비 내고 교복 사 입고 잘 다녔어요.
제가 지금은 이래도 예전에 많이 똑똑해서 영재 판별 받았고
영재 중에서도 거의 최상위 수준으로
아이큐가 굉장히 높은 영재였는데요
선생님들이 지원 좀 많이 해주라고 그렇게 사정을 해도 엄마는 저 학원 한 번 제대로 보내준 적 없어요
학원이고 과외고 하기로 했는데 제때 돈 안 줘서 괜히 제가 여기저기
빌고 다녀야 했죠.
핸드폰 통신비며 뭐며
자잘한 것들도 제시간에 내주지를 않아서
정지되기 일쑤였는데
A한테는 학원도 핸드폰도 입는 것도 먹는
것도 다 최고급으로만 해줘서 참 힘들었네요.
사촌들한테도 지금까지 다 빼앗겼고 다들 저한테 사촌들 불쌍한 애들이라고 도와주라고 강요해서
사촌 동생한테 패딩 빌려주고
저는 겨울에 니트 하나 입고 다녔구요
그러면서도 제가 사촌 동생 티셔츠라도 한
장 빌려 입으면 온 가족이 죽일 듯이 난리 치곤 했죠
제가 화장품이라도 하나 쓰면 다 같이 싹싹 긁어 쓰고
어디서 좋은 거 생기면 저만 쏙
따돌리고 자기들끼리 쓰고ㅋㅋ
집을 나갈까 자살을 할까 그런 생각을 수도 없이 반복하다가
그래도 미운 정도 정이라고 가족들 버리고 못 나가서, 엄마가 보고싶을까봐 참았는데
확실하게 나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스트레스성으로 지병에 합병증까지 생겨서 치료비가 많이 들었는데
엄마가 제 카드로 먼저 치료비 결제하면 돈 주겠다고 해서 결제했는데
결제일이 지나도 돈 안 주고 신용등급 떨어진다고
제발 돈 달라고 사정해도 무시하더라고요.
너는 그 나이 먹고 스스로 일해서 벌면 되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 계실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까지 제가 벌어서 제 생활비, 용돈 했고 신용 관리
정말 잘해서
신용등급 제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좋았고 제 수준 넘게 안 써서 오히려 결제일보다 먼저 선결제하며 살았어요.
엄마가 일 관두라고 난리를 쳐서 할 수 없이 관뒀구요.
이번에 엄마가 돈을 안 줘서 연 끊기로 결심한 게 아니에요.
내가 가족들 전부 신용불량자인 게 컴플렉스라서 신용등급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뻔히 알면서 자식
마음 무시하고
급식비, 학원비 같은 자잘한 것들도 안 내면 밖에서 어떤 대우
받는지 알면서도
자식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고개 못 들고 용서 구하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그 태도에 다시금 실망했고
더이상 가망 없다고 여겼어요.
그리고 처음부터 돈 못 준다고 했으면 결제 안 했을 텐데
지키지도 못하는 약속 해서 곤란하게 만드는
엄마 패턴도 지겨워요.
카드값 연체된 직후에 이런 식으로 살아봐야 맨날 똑같은 삶의 반복이란 걸 느껴서 나가 죽을
계획을 세우고
집에서 마지막으로 저녁밥을 먹다가 사촌 동생이 음료수 마시길래
조금만 달라고 부탁했더니
엄마가 언니는 주지 말랬다고 하길래 갑자기 설움이 확 밀려와서 먹던 밥을 치우고
화장실 들어가서 수돗물 틀어놓고 울다가 바로 한강에 투신하러 갔었어요.
경찰한테 끌려가서 실패했는데 엄마는 그 사실 알고도 연락도 없고 돈도 계속 안주더라구요.
카드값 때문에 그러냐고 한 마디 툭 던지고 말고.
그 돈이 크다면 크지만 적다면 또 적은 돈이고 구하면 구할 돈인데도...
다른 부모들은 그 정도
상황이면 빚을 내서라도 구해다 줄 텐데 자기 사정만 중요하지
제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거죠 뭐.
그래서 이제 연 끊고 나가 살려구요. 돈 문제 때문에 월세 아까워서 독립 못 했는데,
돈 버느라 시간 없어서 공부 제대로 못 할까 봐 망설였는데 이제는
무조건 나가려고요.
방 알아보는 중이고 일도 다시 알아보고 있어요.
공부는 계속 하겠지만 자존심 버리고 대학 진학은
이번에는 포기하고 장기적으로 준비할 생각이에요.
적어도 1년간은 돈 벌어야 치료비, 생활비 내고 용돈 쓰고
모으기도할 테니까요.
당분간 자존심 버리고 돈 벌기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그래도 운 좋게 제가 가진 재능이 있어서 작정하면 일반적인 직장인보다는 더 많이 벌거든요.
어떻게든 살 수 있겠죠. 엄마가 돈도 안 되는 사업이라도 때려치우면 수급자라도 신청할 텐데 그게 아쉽네요.
연락도 끊으려고 해요. 폰 유심 빼서 두고
나가려고요.
나중에 잘 되면 어떻게든 연락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나 자신만 생각할래요.
의사도 더이상 스트레스받으면 곤란하다고 하는데
나부터 살고 봐야죠.
엄마한테 친자식은 저 하나지만 조카들이랑 A에게는 잘했으니 노후에 그 애들한테
많이 받고 살았음 좋겠어요.
엄마가 일기 쓰듯 기도를 적어놓은 다이어리를 봤는데
그 남자,A,엄마가 이제 가정을 이뤘으니 셋이 잘살게 해달라는 내용이 있더라구요.
그게 엄마 본심이겠죠. 저도 없으니 원하는대로 셋이 잘살았으면 싶어요.
그래도 엄마고 어린 시절 좋은 기억이 이제는 다 추억으로 남아있으니까 아프지 말고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잘살아 볼래요. 죽을 생각 접고 그 각오로 내 자존심, 내가 포기하기 힘들던 것들 조금씩
미뤄두고
조금 오래 걸려도 노력해서 살아볼래요.
생각해보면 누가 저한테 미안하다고 진심 어린 사과만 해ㅐ줬어도 내가 여기까지 왔을까 싶네요
혹시 제가 가족과 연 끊기로 결심한 게 많이 나쁘고 잘못된
생각인가요?
그게 아니라면 저한테 조언 좀 부탁드려요 여러분.
몰래 짐 옮겨서 이사하고 폰 바꿔도 제가 생각 못 한 방법으로 저 찾아올까
걱정이네요.
어떻게 해야 완벽하게 숨을 수 있을까요.
제가 술을 좀 마셔서 글이 어지러운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길게 써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집안 사정이 너무 복잡해서 최대한으로 줄여도 이 정도네요.
감사합니다
가족과 연을 끊으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너무 힘들어서 이 시간에 청승맞게 혼자 글을 씁니다.
적당한 카테고리가 없는 것 같아서 부득이하게 이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점 양해 부탁합니다.
글이 많이 긴데요. 제가 너무 힘들어서 그러니까 시간 있으시면 끝까지 읽어주세요.
저는 20대 초반 여자로 재수생(꼭 두 번째 도전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냥 딱 대학 진학할 나이에 곧바로 진학하는 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제목 그대로 가족들, 친척들과 인연을 끊으려 합니다.
알아보는 사람 있을까 싶어 아주 자세히 적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제 상황은 이렇습니다.
부모님은 어릴 때 이혼하셨고 이혼 사유는 아빠의 가정 폭력 때문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정 폭력+여성 편력+재산 탕진(도박) 등이라고 해야겠네요.
친가는 과장 좀 보태서 원래 거의 준재벌 수준 집안인데 아빠, 큰아빠, 친할머니가 다 말아먹었구요.
직접적으로 저를 폭행한 건 아니었지만 저를 죽이겠다는 협박을 하거나 제 앞에서 엄마한테 칼을 집어 던지고
엄마를 줄로 묶어두고 어린 저를 감금하곤 했습니다.
유치원비가 아깝다며 유치원도 가지 못하게 했어요.
결국 엄마와 제가 한겨울에 맨발로 집을 나와 도망을 갔지만 아빠가 따라와서
그 이후로도 몇 년 같이 살다가 전세금을 아빠가 가져가는 조건으로 이혼했구요.
저랑 엄마는 아빠가 남긴 빚을 떠안고 마지막 남은 재산이었던 전세금도 잃고 외가에 들어가 살게 됐습니다.
하지만 제가 인연을 끊고 싶다는 가족은 아빠가 아니에요.
이미 그 당시 인연이 끊어져서 지금껏 어디 사는지도 모르고 있으니까요.
제가 정말 힘들었던 건 그 이후의 일입니다.
그전까지는 저밖에 모르고 살았던 엄마가 변했거든요.
아빠가 떠나고 그 이듬해쯤이었나
엄마는 다른 남자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아요. 저도 돈 많고 엄마한테 잘하는 그런 새아빠 환영이에요.
문제는 그 남자가 애까지 있는 유부남이었단 거죠.
이혼남이 아니라 아내가 있는 유부남이요.
엄마는 그 남자를 만난 이후로 외박을 하거나 새벽에 들어오기 일쑤였고
저에게 매일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도 없이 할머니집에 얹혀사는데 엄마가 한순간에 확 바뀌어서는 집에도 안 들어오면 얼마나 외로운지 아세요?
밤에 자다가 시끄러워서 일어나보면 엄마가 늘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남자한테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 다음 날은 그 남자의 아내에게 바람이 아니라고 구차하게 변명하던 모습...
비록 어렸지만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매일 엄마 몰래 자는 척하면서 눈물 흘렸습니다.
차라리 남자 만난다고 당당하게 밝히고 만났으면 좀 덜 힘들었을텐데
외가 식구들과 저에게 표면적으로는 다 숨기고 집에 안 들어오는 건 일 때문이라고만 했구요.
처음에는 저도 식구들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엄마가 정말 너무 집에 안 들어오자
외할머니(이하 그냥 할머니라고 할게요)와 이모들에게 알리게 됐어요.
그런데 제가 증거(엄마가 주고받은 편지들)까지 내밀며 말을 해도 누구 하나 저를 믿어주지도 않고
저희 엄마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해주지 않더군요.
오히려 할머니는 제가 엄마 앞길 막는다고 너희 엄마 시집 좀 가게 해주라고
언젠가 너네 엄마가 너 버리고 갈지도 모른다는 말만 하셨고
이모들도 마찬가지였어요. 다들 엄마가 불쌍하다고만 생각하더군요.
어린 나이에 우리 아빠 만나서 고생한 건 사실이니 제가 생각해도 불쌍하긴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제가 그런 아빠 밑에서 태어나 힘들었던 건 생각 안 하고 엄마만 불쌍하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제가 더 불쌍하지 않나요?
까놓고 말해서 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반대하실 때 자살 기도까지 해가며 스스로 우겨서 결혼한 거고
저는 아무런 선택권도 없이 태어난 건데요.
엄마는 가족들한테 속된 말로 슬슬 밑밥을 깔았습니다. 몰래 연애중인건 숨기고
같이 일하는 동료(그 유부남)의 아내가 나쁜 년이라 그 남자가 불쌍하다느니 아들이 불쌍하다느니...
정작 그 아내분은 그냥 평범하고 불쌍한 여자였어요. 부모도 없고 어린 나이에 나이 많은 남자랑 결혼해서
집에서 얌전히 애만 보던 그런.
나중에 맞바람 나서 미치긴 했지만요...ㅋ
중학교 올라갈 무렵부터 제 인생은 최악이 되었습니다.
그 무렵 유부남은 이혼을 했고 엄마는 그 남자와 사업을 시작하더니
사업상 그 남자와 같이 살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저를 할머니 댁에 두고 아예 나가버렸죠.
그걸로도 모자라서 그 시기에 저희 작은 이모네가 이혼하며 자식들을 할머니 댁에 맡겼는데
그때부터 가족들의 일방적인 양보 요구가 시작됐어요.
베개부터 시작해서 학용품, 게임기 등 같이 살던 작은 이모네 애들과
자주 할머니 댁에 오던 큰이모네 애들한테 다 빼앗겼고
제 물건이 망가져도 사과 따위는 받아보지 못했네요.
따지면 이모들 입에서 나오는 첫 마디가 '얹혀사는 주제에'였어요.
엄마는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 특히 조카들에게는 천사였기 때문에
작은이모가 가끔 찾아오면 자기네 애들만 데리고 나가서 선물 사주고, 외식하곤 했지만
저희 엄마는 가끔 찾아오면 사촌들이 불쌍하다며 용돈 주고 선물 줬고
제가 엄마랑 단둘이 외식하고 싶다고 하면 오히려 저만 두고 사촌들 데리고 나가서 외식하고 왔습니다.
저희 학교에는 오지 않았고 제 성적도 몰랐지만 사촌들 학교 일에는 발 벗고 나가고 상담도 대신 가고 그랬어요.
물건 빼앗긴다고 하소연해도 양보해라, 그냥 줘라 강요만 했죠.
사촌들에게만 그랬으면 모르겠는데 피 한 방울 안 섞인 그 남자 아들(A라고 할게요)보다도 저를 못 하게 대했어요.
제가 빼앗기고 빼앗기다 심지어는 방까지 빼앗겨서 할머니 댁에서큰이모네로 가게 됐었는데
그 시기에 엄마가 A를 큰이모한테 돈 준다고 봐달라고 했고
큰이모는 저한테 어떤 상처가 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돈에 눈이 멀어 저를 다시 할머니 댁으로 보내고
A에게 방을 내줬어요.
그러더니 A가 못돼서 엄마와 이모 사이를 이간질한다며 저더러 다시 이모네로 들어오라고 하더군요.
미안해서가 아니라 그 애를 할머니 댁으로 보내야 해서요ㅋㅋ
당시 A의 영악한 행동 때문에 가족들과 엄마 사이가 많이 나빠졌었네요.
저랑은 말할 것도 없고요. 엄마가 A한테 잘하는 게 그 남자에게 사랑을 받는 길이라고 생각했는지
A에게는 친아들 이상으로 너무 잘했는데 그 점을 이용해서 A가 영악하게 가족들 사이를 많이 이간질했어요.
저는 융통성이 없을 정도로 원리 원칙을 중요시하는 성격이라
A가 딱히 밉지도 않았지만 설령 미웠다 한들 내 동생 대하듯 잘해줬었고
이 점은 외가 식구들도 전부 인정했는데도 엄마는 그 애 말만 믿고 저한테 참 너무하게 하더라구요.
제 생일에 오기로 해놓고 오지도 않고 저한테 거짓말하고 그 남자랑 A랑 셋이 단란하게 놀이동산 가고ㅋㅋ
하루는 A 거짓말만 믿고 제 뺨을 때려서 귀가 찢어져 피가 줄줄 흐르니까
저랑 평소 사이가 안 좋았던 사촌도 제가 너무 불쌍하다며 말리더군요.
그때가 시작이었죠. 제 몸이 아프기 시작한 게… 처음에는 심각성을 잘 몰랐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야 병원에 갔는데 스트레스성으로 온몸이 망가졌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몸이 너무 안 좋아져서 스테로이드제랑 마약 수준 진통제로 버텨요.
그 후로는 그냥 계속 그런 식의 반복되는 삶을 살았네요.
저는 학교에 급식비도 제때 못 내서 맨날 맞고 행정실 불려갔고
사촌들은 저희 엄마가 주는 돈으로 급식비 내고 교복 사 입고 잘 다녔어요.
제가 지금은 이래도 예전에 많이 똑똑해서 영재 판별 받았고 영재 중에서도 거의 최상위 수준으로
아이큐가 굉장히 높은 영재였는데요
선생님들이 지원 좀 많이 해주라고 그렇게 사정을 해도 엄마는 저 학원 한 번 제대로 보내준 적 없어요
학원이고 과외고 하기로 했는데 제때 돈 안 줘서 괜히 제가 여기저기 빌고 다녀야 했죠.
핸드폰 통신비며 뭐며 자잘한 것들도 제시간에 내주지를 않아서 정지되기 일쑤였는데
A한테는 학원도 핸드폰도 입는 것도 먹는 것도 다 최고급으로만 해줘서 참 힘들었네요.
사촌들한테도 지금까지 다 빼앗겼고 다들 저한테 사촌들 불쌍한 애들이라고 도와주라고 강요해서
사촌 동생한테 패딩 빌려주고 저는 겨울에 니트 하나 입고 다녔구요
그러면서도 제가 사촌 동생 티셔츠라도 한 장 빌려 입으면 온 가족이 죽일 듯이 난리 치곤 했죠
제가 화장품이라도 하나 쓰면 다 같이 싹싹 긁어 쓰고 어디서 좋은 거 생기면 저만 쏙 따돌리고 자기들끼리 쓰고ㅋㅋ
집을 나갈까 자살을 할까 그런 생각을 수도 없이 반복하다가
그래도 미운 정도 정이라고 가족들 버리고 못 나가서, 엄마가 보고싶을까봐 참았는데
확실하게 나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스트레스성으로 지병에 합병증까지 생겨서 치료비가 많이 들었는데
엄마가 제 카드로 먼저 치료비 결제하면 돈 주겠다고 해서 결제했는데
결제일이 지나도 돈 안 주고 신용등급 떨어진다고 제발 돈 달라고 사정해도 무시하더라고요.
너는 그 나이 먹고 스스로 일해서 벌면 되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 계실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까지 제가 벌어서 제 생활비, 용돈 했고 신용 관리 정말 잘해서
신용등급 제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좋았고 제 수준 넘게 안 써서 오히려 결제일보다 먼저 선결제하며 살았어요.
엄마가 일 관두라고 난리를 쳐서 할 수 없이 관뒀구요.
이번에 엄마가 돈을 안 줘서 연 끊기로 결심한 게 아니에요.
내가 가족들 전부 신용불량자인 게 컴플렉스라서 신용등급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뻔히 알면서 자식 마음 무시하고
급식비, 학원비 같은 자잘한 것들도 안 내면 밖에서 어떤 대우 받는지 알면서도
자식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고개 못 들고 용서 구하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그 태도에 다시금 실망했고
더이상 가망 없다고 여겼어요.
그리고 처음부터 돈 못 준다고 했으면 결제 안 했을 텐데
지키지도 못하는 약속 해서 곤란하게 만드는 엄마 패턴도 지겨워요.
카드값 연체된 직후에 이런 식으로 살아봐야 맨날 똑같은 삶의 반복이란 걸 느껴서 나가 죽을 계획을 세우고
집에서 마지막으로 저녁밥을 먹다가 사촌 동생이 음료수 마시길래 조금만 달라고 부탁했더니
엄마가 언니는 주지 말랬다고 하길래 갑자기 설움이 확 밀려와서 먹던 밥을 치우고
화장실 들어가서 수돗물 틀어놓고 울다가 바로 한강에 투신하러 갔었어요.
경찰한테 끌려가서 실패했는데 엄마는 그 사실 알고도 연락도 없고 돈도 계속 안주더라구요.
카드값 때문에 그러냐고 한 마디 툭 던지고 말고.
그 돈이 크다면 크지만 적다면 또 적은 돈이고 구하면 구할 돈인데도...
다른 부모들은 그 정도 상황이면 빚을 내서라도 구해다 줄 텐데 자기 사정만 중요하지 제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거죠 뭐.
그래서 이제 연 끊고 나가 살려구요. 돈 문제 때문에 월세 아까워서 독립 못 했는데,
돈 버느라 시간 없어서 공부 제대로 못 할까 봐 망설였는데 이제는 무조건 나가려고요.
방 알아보는 중이고 일도 다시 알아보고 있어요.
공부는 계속 하겠지만 자존심 버리고 대학 진학은 이번에는 포기하고 장기적으로 준비할 생각이에요.
적어도 1년간은 돈 벌어야 치료비, 생활비 내고 용돈 쓰고 모으기도할 테니까요.
당분간 자존심 버리고 돈 벌기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그래도 운 좋게 제가 가진 재능이 있어서 작정하면 일반적인 직장인보다는 더 많이 벌거든요.
어떻게든 살 수 있겠죠. 엄마가 돈도 안 되는 사업이라도 때려치우면 수급자라도 신청할 텐데 그게 아쉽네요.
연락도 끊으려고 해요. 폰 유심 빼서 두고 나가려고요.
나중에 잘 되면 어떻게든 연락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나 자신만 생각할래요.
의사도 더이상 스트레스받으면 곤란하다고 하는데 나부터 살고 봐야죠.
엄마한테 친자식은 저 하나지만 조카들이랑 A에게는 잘했으니 노후에 그 애들한테 많이 받고 살았음 좋겠어요.
엄마가 일기 쓰듯 기도를 적어놓은 다이어리를 봤는데
그 남자,A,엄마가 이제 가정을 이뤘으니 셋이 잘살게 해달라는 내용이 있더라구요.
그게 엄마 본심이겠죠. 저도 없으니 원하는대로 셋이 잘살았으면 싶어요.
그래도 엄마고 어린 시절 좋은 기억이 이제는 다 추억으로 남아있으니까 아프지 말고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잘살아 볼래요. 죽을 생각 접고 그 각오로 내 자존심, 내가 포기하기 힘들던 것들 조금씩 미뤄두고
조금 오래 걸려도 노력해서 살아볼래요.
생각해보면 누가 저한테 미안하다고 진심 어린 사과만 해ㅐ줬어도 내가 여기까지 왔을까 싶네요
혹시 제가 가족과 연 끊기로 결심한 게 많이 나쁘고 잘못된 생각인가요?
그게 아니라면 저한테 조언 좀 부탁드려요 여러분.
몰래 짐 옮겨서 이사하고 폰 바꿔도 제가 생각 못 한 방법으로 저 찾아올까 걱정이네요.
어떻게 해야 완벽하게 숨을 수 있을까요.
제가 술을 좀 마셔서 글이 어지러운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길게 써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집안 사정이 너무 복잡해서 최대한으로 줄여도 이 정도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