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못하는 남편때문에 힘들어요.

나는나201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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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다 하소연 할데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주절거리기라도 하자 싶어 이렇게 글씁니다.

 

 

 

전 결혼한지 1년 조금 안된 30대 여자입니다.

 

남편은 20대 후반이고 5살 차이나는 연상연하입니다. 맞벌이에요.

 

양가 부모님들이 제 나이때문에 서둘러 결혼하기를 원하셔서 남편 취업 하자마자 결혼하게 됐어요.

 

저는 직장을 쭉 다닌 상태였고 남편은 군대갔다와서 편입하는 바람에 졸업이 좀 늦어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모은돈이 더 많았구요. 남편은 집에서 결혼비용 도와주셨어요.

 

양쪽집이 잘 아는 사이라 예물 예단은 중요한것만 간단하게 했고 혼수는 제가 3천정도 들여 했구요. 차는 제가 타던거 1년 안된거 가져와 같이 타고 있습니다.

 

집은 대충 반반정도 한것 같네요.

 

있는 사람이 더 하면 되는거고 살면 어차피 가족 되는건데 손해본다 생각한적도 없고

 

전 오히려 졸업하자마자 집에 도움 한번 드리지도 못하고 학비며 뭐며 다 들어가고 이제 돈 벌때 되니까 데려온것 같아서

 

시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커요.

 

그래도 양가 가족들 저희 이뻐해주시고 정말 과분한 많은분들의 축복과 축하에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

 

근데 어젯밤에 처음으로 딱 이생각이 들데요

 

'낮일을 잘하나 그렇다고 밤일을 잘하나 아니면 집안일을 잘하나...'

 

이 생각 들자마자 제 자신한테 놀랐습니다. 내가 되게 못됐구나 싶어서

 

이제 사회 초년생이니 연봉 많을리가 없어요. 한달에 200정도 가져오네요.

 

그리고 이건 결혼하고나서 알았지만 남편에게 문제가 있어 아이를 가지려면 시험관을 해야 합니다.

 

그 문제로 인해서 솔직히 밤일이 시원찮은것도 있네요.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팔팔한 20대 남자들에 비해서

 

성욕도 적고 선천적으로 힘들어합니다. 그부분은 40대정도라고 보면 되겠네요. 허우대는 멀쩡해요.

 

그래서 제 나이도 있고 시험관을 하려면(남편문제때문에) 서울에 있는 특정 병원에서 해야하는데 그러면 제가 직장을 관두고 해야하잖아요

 

근데 한달에 200으로는 살수가 없으니 제가 그만둘수도 없어요. 그래서 아직 시험관 시도도 못해보고 있습니다.

 

'뫼비우스의 띠' 같아요.

 

시댁도 넉넉한 형편은 안되는지라 시술비용은 도와주시겠다고 했으나 생활비까진 받을 수 없구요.

 

이렇게 태어난게 남편 잘못도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지라 원망은 안해요. 다만 억울합니다.

 

착하게 살아왔고 나쁜짓도 안했는데 왜이렇게 세상이 불공평할까 싶어요. 병이라면 고치기라도 하지

 

고칠수도 없는 문제때문에 남편은 괜히 죄인이 된듯 미안해 하고 저는 괜찮다고 위로하면서 괴롭고..

 

남편은 참 착해요. 왜저리 손해보고 사나 싶을정도로 온순합니다.

 

그렇다고 주눅들어 사는것도 아니고 인간관계도 좋고 모든 사람에게 평판이 좋아요.

 

저에게도 참 잘합니다.

 

제가 다혈질적인면이 있어서 짜증을 쉽게 내는데 그거 다 받아주고 넘겨줘요.

 

여태까지 오래 봐왔지만 남편은 짜증낸적 한번 없습니다.

 

저한테 뭐 해달라 어떻게 해라 부탁한것도 없구요. 제가 해달라는거 하자는거 거절한적 단 한번도 없어요.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고 다 들어주고 제 뜻 따라줘요.

 

근데 문제는,

 

해달라고 해야 해줘요.

 

특별한 기념일 이벤트나 서프라이즈 같은건 또 알아서 하는데

 

집안일이나 경조사 챙기는거 스스로 전혀 못합니다.

 

시키면 잘해요. 군소리 없이.. 저는 6시칼퇴하고 남편은 야근이 잦아요.

 

밤늦게까지 일하고 들어와도 제가 소파에 누워서 설거지 해달라고 하면

 

'그래~ 자긴 거기서 티비 보면서 쉬고있어^^' 이러고 좋다고 합니다.

 

근데 시키기 전엔 안해요. 해야 하는건지 인지를 못하고 있어요.

 

맞벌이니까 처음부터 대충 할일을 나눴는데

 

저는 음식에 관련된거 책임지고 남편은 청소에 관련된거 하기로 했어요.

 

빨래는 같이 하구요.

 

근데 꼭 말해야 해줍니다. 여보 쓰레기통 비워야돼. 여보 화장실 청소 해야겠는데?

 

여보 화분 물 줬어? 여보 청소기좀 돌려야겠다. 여보 빨레좀 널어줘 등등

 

이 많은걸 저 혼자 다 챙겨야돼요.  집안이 좀 어지럽혀있고 머리카락 떨어져있어도 안보이나봐요.

 

빨래가 쌓여있는게 보이는데 세탁기 돌려야겠다 인지를 못해요.

 

물론 30년 가까이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어려운건 알겠는데.. 저도 그렇게 살아왔거든요?

 

근데 이제 독립해서 엄마가 아닌 동반자와 살고 있는데 그때랑 똑같이 살면 안되는거잖아요.

 

늘 좋게 말해요. 알아서 해달라고.. 그럼 그때뿐입니다. 딱 일주일 가요.

 

그렇다고 집에 집안일이 많은것도 아니고 둘이 사는데 해봤자 얼마나 하겠습니까..

 

그냥 답답해요.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는지...

 

낮일도 밤일도 집안일도... 이렇게 가다간 점점 더 어두운 암흑일것 같은데...

 

남편이 싫거나 밉지도 않고 사랑하지만, 좋은 사람이지만, 사실 저 세가지가 부부로 사는데 가장 중요한거 아닌가요?

 

더욱이 부딪혀서 고쳐질 수 있는 문제도 집안일 정도라서... 앞에 두개의 문제점은 그냥 현실이고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라서 지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지금은 신혼이라 둘이 깨볶는 재미에 산다 치지만 만약 아이를 못가지게 되면 평생 둘이 이렇게 신혼처럼 살 수 있을까 싶네요.

 

 

 

대화를 많이 하고싶지만 제가 나이도 더 많은데다가 저만 계속 이거 해달라 저거 하자. 말하고 남편은 듣고 수긍만 하는편이라서

 

제가 엄청 잔소리하는것처럼 느껴지고 때론 아이 혼내는 엄마같이도 느껴져서 제 스스로 말하기가 싫어요.

 

그냥 내가 하고말지 이런식입니다.

 

 

막 죽을것처럼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다른집도 이러저러한 문제들 많을테지만

 

전 저 나름대로 참 힘드네요.

 

결혼선배님들 인생 선배님들의 도움이 될만한, 위로가 될만한 말 한마디라도 들으면 좀 나아질까요?

 

긴글 잃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