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적 그러니까 제가 초등학교 들어가기전까지 외할머니 댁은 아궁이에 불을 떼서 난방을 하는 옛집에 계셔서 가끔 할머니댁에서 놀고는 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전 할머니랑 같이 아랫목에서 군밤을 따뜻하게 뎁혀 먹고 있었는데 할머니께서 저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우리 강아지 할미가 도깨비 애기 해줄까??"
"도깨비?? 그거 무서운 이야기야 할머니?"
"아니야 왜 할미가 우리 강아지 무서워하게 무사운 애기를 해 신기하고 재미있단다"
라고 하시며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할머니가 결혼하시기 전이니까 말씀으로는 마을 이장이 나라를 되찾았다고 뛰어다니던 그 해 겨울이라고 하신걸로 봐선 45년 겨울일 겁니다.
어느날 할머니의 부모님 즉 증조부와 증조모께서 싸우시기에 할머니께서 무슨일인가 싶어 보니, 집에서 사용하던 싸리빗자루를 버리네 마네 하시며 싸우시더랍니다. 증조부께서는 싸리나무 몇 개 꺽어오면 더 사용할 수 있으니 버리지 말자는 쪽이셨고 증조모께서는 20년 넘께 사용했으니 도깨비가 무슨 장난을 할지 모르니 불태워 버려야 한다고 하셨다는데, 증조부께서는 요즘 세상에 무슨 도깨비냐며 안그래도 벌이가 시원치 않은데 하나라도 아껴야 한다고 강하게 나오셔서 문제의 싸리빗자루는 그냥 쓰는걸로 결론이 났습니다.
한동안은 별일 없이 어제가 오늘과 같은 나날이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함박눈 내리던 늦은 밤이었답니다.
부엌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잠에서 깬 할머니가 눈을 돌려 방을 살피니 증조모와 증조부께서 일어나 앉아 계셨답니다. 그래서 증조모를 부르려하자 잠에서 깬 걸 알아챈 증조모께서 할머니의 입을 서둘러 막으시고는 '조용히 하거라, 큰소리랑 나면 큰일이니 조용하고 다시 자려므나' 라고 낮게 읊조렸다고 하셨는데 그 모습이 마치 올것이 왔다는 듯한 표정이었다고 합니다.
밤새 들리는 요란한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드셨던 할머니는 늘 그렇듯 그날 쓸 물을 길러가기 위해 부엌에 물동이를 가지러 가셨다가 엉망이 된 부엌에 깜짝 놀라 증조모님을 깨우자 증조모께서 하시는 말이 '내비둬라, 밤새 도깨비가 놀다 갔으니 엉망일 게 뻔한데 오늘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넌 돈가지고 아버지랑 같이 돼지고기 사오거라' 하시기에 증조부와 함께 읍으로 나가 고기를 사오셨더랍니다.
그렇게 고기를 사오는 동안 증조모께서는 부엌을 정릴 하셨다는데 무쇠 가마솥 뚜겅은 차곡차곡 접혀 사각형이 되어있어 도저히 어쩌지 못하고 계시더랍니다. (요즘 만들어 쓰는 가마솥은 그 때 쓰던 가마솥에 비해 두께도 얕고 가볍다고 특히 뚜겅은 그때 사용하던 것은 옮길려면 장정 4명이 붙어 낑낑댈 정도로 무거웠는데 그걸 부러뜨린 것도 아니고 고이고이 접어놨더랍니다)
그 모습을 보단 증조부께서는 한상 푸짐하게 차려놓으면 도깨비가 먹고나사 다시 펴 놓으거라고 이장님이 말씀하셨으니 음식이나 푸짐하게 하라고 하셨답니다. 그래서 증조모께서는 이웃집 아궁이를 빌려 잔칫상을 하나 크게 마련하여 부엌에 갔다놓고는 집 뒤뜰에 있던 술 한 양동이를 독째로 부엌에 가져다 놓으셨답니다.
그 후 간단히 저녁을 드시고는 방문과 부뚜막 문을 꼭 걸어잠그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이 되어 부엌을 가보니 차려놓은 많은 음식은 모두 비워져 있었고 술독 안에 술은 한 방울도 남지 않은 채로 놓여져 있었고 무쇠솥 뚜겅은 안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하게 펴져 있었는데 접혀 있었던거라고는 상상도 안 갈 정도로 흔적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날 증조부께서 싸리 빗자루를 불에 태워 그 재를 마을 냇가에 버리신 뒤에 그러한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향에 내려가면 저희 집과 담을 공유하는 옆 집이 있습니다. 각각 담이 있는 게 아니고 두 집 사이에 담이 하나 밖에 없는 거죠. 이야기는 옆집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아버지께서 어렸을 때, 옆 집 마당에 대추나무가 한 그루가 있었다고 합니다. 대추나무가 참 커서 보기도 좋고 대추도 많이 열려서 아버지네도 많이 따먹고 그러셨다는데 정작 옆집 딸이, 밤에 대추나무가 창호지 문에 비치는 모습이 꼭 사람이 손 흔드는 것 같아서 무섭다며 저것 좀 베어버리자고 했답니다.
옆집 부모님께선 별걸 다 신경쓴다며 반대하셨지만, 딸이 계속 울면서 이야기하자 결국 대추나무를 베어버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옆 집 소가 병들어 죽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도 갑자기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세남매였는데, 큰 오빠는 대들보에 목매달아 죽고, 막내 동생은 실수로 집에 있던 농약을 마셔 죽었다고 합니다.
이제 딸밖에 남지 않았고... 갑자기 온 식구가 급살을 맞으니 동네에서도 무슨 일인가 싶어, 먹을 것도 가져다 주고 이을 것도 가져다가 주고 해서 근근히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동네 아주머니 한 분께서 부침개를 해서 가져다가 준다고 집에 갔는데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더랍니다. 그래서 이분이 혹시 얘도 무슨 일 생긴 거 아냐? 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마당으로 뛰어 들어갔답니다.
이상하게도 집 안이 조용하더랍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그래서 얘가 어느 갔나 싶어 방문을 열어봤는 데, 방이 너무나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여자애 방이라서 깨끗하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불길한 느낌이 들더랍니다. 사람이 죽기 전에 주변을 정리하는 게 생각나신 거죠.
아주머니께서 급히 이장댁에 가서 방송을 했다고 합니다. 여자애 보신 분은 빨리 연락해달라고 말이죠.
이윽고 동네는 발칵 뒤집히고, 밤이 늦도록 여자애를 본 사람이 없어서 동네사람 모두가 흩어져서 여자애를 찾으러 다니셨다고 합니다. 동네주변, 논, 밭, 인근 야산등등 갈만한 곳은 다 찾아보았지만 여자애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음 날까지 동네 사람들은 여자애를 찾았는데... -동네에는 곡교천이란 냇물이 있습니다. 지금은 공사를 해서 직할하천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넓고 깊지 않았다고 합니다- 누군가 곡교천 근처에서 여자애의 신발을 찾았답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곡교천으로 가서 -지금에 비해 그리 깊지 않고, 물살이 빠르진 않다고 하더라도 당시엔 근처에서 가장 큰 냇가였기에- 강 양쪽 끝까지 스크럼을 짜서 강 밑바닥을 발로 훝으며 여자애를 찾으려 했답니다.
신발이 있던 곳부터 해서 아랫 쪽으로 훝어 나가는데, 한참 가다가 갑자기 가운데 있던 사람이 어이쿠- 하면서 주저 앉더랍니다. 스크럼을 짰으니 다 같이 넘어질 뻔 해서 사람들이 화를 내며 왜 그러냐고 조심하라고 소리쳤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덜덜 떨면서...
"내 아래 있어... 나 아래 있다고... 내가 밟았어"
시체를 건져보니 하루 밖에 안 되었는데, 물고기들이 뜯어 먹었는지 피부가 너덜너덜하고 눈도 파여서 덜렁덜렁하니 늘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선 시체를 보고 며칠 동안 밥도 못 드시고 계속 토하셨답니다. 시체를 밟은 사람은 더 했지 않을까 합니다.
[실화괴담] 단편 모음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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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소혼술2
6여년이 지난 지금 그 방법들을 많이 잊어먹었다..
더구나 그 소혼술은 친구와 친구놈 기숙사 방장형 둘이서 한 것이고
(난 솔직히 무서워서 도중에 빠졌다.)
그 사건이후로 잊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은 많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어쨌든 아는 부분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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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최모 선배가 말한 소혼술에 따르면....
날씨와 재료 그리고 정성이 완벽하게 일치하여야 한다고 했다...
자기도 아직 해보진 못했으며 그 단체에서 기 수련으로 가르치는 내용중에
이 내용이 있어 유심히 봤다고 했다. (실제로 이 단체에 소속된 무당들도
꽤 있다고 들었다.)
첫번째로 날씨가 중요한데 여기서 말하는 날씨는 음의 기운 그러니까 달빛이
아주 밝은 새벽 2-3시 쯤이 좋다고 했다. 거기에 덧 붙이길 우리학교가
이 지역 근방에서는 음기가 세기로도 유명하다고 했다..
과연 학교내에서도 온도 차가 무척이나 많이 나는 곳이 (캠퍼스내에서도 어떤
곳을 지날 때에는 아주 썰렁할 정도였다.)꽤 있던 걸로 기억한다.
두번째는 재료.. 우선은 북쪽을 정으로 향하고 있는 하얀 병풍이 필요하지만
벽도 상관없다고 했다. (하지만 흰색이어야 된다고 함..)
그리고 피...
사람의 절실한 기운을 보이고 싶을 땐 그사람의 피만한게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안될땐 닭피도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무슨 나무로 만든 향인데..왜 제사지낼 때 쓰는 향...
나무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데 그 나무로 만든 향이 무척 효과가 좋단다..
그리고 귀신 소혼술에 필요한 부적..(이것이 구하기가 제일 어렵다고 했다.)
그리고 깨끗한 물이 있으면 최소한의 재료는 갖쳐 진것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매일 새벽 2-3시경 달 빛이 밝은 날에 정 북쪽을 향하여 놓여진
새하얀 병풍이나 벽에 준비한 부적을 붙인 다음
깨끗한 물에 피를 섞어 벽 주위에 물을 뿌리라는 대강의 내용이다.
이것을 일주일이상 꾸준히 하면 조금씩 다가오는
영혼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한번 해보자...그거.."
어느날, 뜬금없는 방장형님의 이야기 였다..
"아씨.. 무섭게.. 그걸 왜 해요?"
"그래 형님.. 한번 해보자..." 친구놈이 가세했다..이런 미친...
"그 재료며 매일 추운 새벽에 이 짓을 어디서 하냐?"
"자식.. 찾아보면 다 구하기 마련이지..."
"그래...못할것도 없지.. 솔직히 안 믿어.. 근데 그냥 궁금해서...."라며
이미 재료 준비에 들어간 그들에게 나도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재료는 커녕 중도에 포기할거라 생각했다.
(생각해보라.. 피는 어디서 구할거며 병풍은.. 그리고 새벽마다 그 짓할 장소는?
그리고 제일 중요한 부적은 어디서?)
그로부터 5일후...친구놈이 나를 끌고 자기 방으로 갔다...
기가막혔다.. 오늘 새벽에 소혼술을 할거란다...그리곤 부적을 보여줬다..
"그놈이 내 협박에 못이겨 수업시간에 대강 그려준거지..."
방장형님이 최모선배를 수업시간에 달달 볶아.. 즉석에서 그리게 만든
부적이었고.. 시장 닭집에서 얻어온 소량의 닭피도 있었다..
"장소도 정했어.. 기숙사 옥상.. 거기 가면 정북쪽을 보고 있는 벽면이 있거든."
그랬다. 기숙사 건물이 흰색이었고 정북쪽 벽면을 찾는 건 어렵지가 않았다..
"정말 미쳤군..그 시간에 공부나 해..."
나는 솔직히 되지도 않은 미친짓이라 여겼고 그렇게 새벽에 옥상으로 올라간
그들을 매우 한심하게 여겼다..
하지만...그 후... 그들이 겪게되는 그 불가사의한 일들은.....
정말이지 나나 친구 그리고 그 방장 형님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일들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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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소혼술3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첫날 새벽에 추위에 벌벌 떨며 친구와 방장형 그리고 나는 첫번째 소혼의식을
해보았다. 순서고 뭐고 이것저것 되는대로 - 부적 붙이고 깨끗한 물에 피 섞어서
벽에 뿌리고 향 피우고 절 하고 무슨 주문이라고 최 선배가 준 거 대강 따라서
읽어보고.. 하지만 그거 끝냈다고 해서 뭐 달라진건 하나도 없었다..
"야...이거 한번 했다고 귀신 나오면 x벌..우리 고스터바스터 해도 되겠다."
"어이 춥다.. 내려가자..."
"앞으로 딱 5일만 더해보자.. 그놈 말로는 일주일은 해야 된다고 했으니.."
난 그말에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그 다음날도 그들을 따라 한번 더
새벽에 옥상으로 따라갔지만 괜히 새벽에 미친짓 하는 것 같아서
그것도 그만 두었다.
며칠 후에 최 선배를 우연히 만나게 되어 친구와 방장형이 여전히 그짓 하고
있다고 말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걱정 마세요... 그거 그렇게 대강해서 영혼을 불러낼 수 있으면
아무나 다 무당하죠... 하다가 곧 지칠거예요.. 호기심이 워낙 많은 녀석이라"
"그거 부적하고 주문은 정확한 거예요?"
"부적하고 주문은 정확해도 쓰는 사람들이 저 모양들이라.. 걱정말아요"라며
최 선배는 아무런 일이 없을거라 말했다.
뭐..그래서 나도 어느 순간에 귀찮아서 그만 두겠지 했다....
그런데..
정확히 10일째 되는 날...(중간 중간 빼먹었다고 했다.. 너무 추워서...)
이 친구녀석이 수업을 빠지기 시작했다... 한동안 보지 못한터라...
그 녀석 방을 찾아가 보았다.. 한 낮인데도 방안은 굉장히 컴컴했고 친구놈은
침대위에 멍하니 누워있었다.
"얌마.. 뭐야.. 수업은 왜 안들어와?"
"......"
"어이... 사람이 왔으면 대답을 해야지...."
"어.... 왔냐..."
"너.. 왜그래...아파 보인다.. "
"감기 걸렸나보다..."
하지만.. 이 녀석은 무언가 멍해 보이는게 정신이 나간것 같았다..
"그러게.. 왜 새벽에 그 지랄은 지랄이냐고..."
"......"
"약은 먹었냐?"
"야...."
친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왜?.. 이 자식이 무섭게..정신좀 차려...."
"나... 이상하다.. 뭔가 이상해..."
"뭐가? 왜?"
"나.. 귀신 부른다는거... 처음엔 장난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한건데...
며칠만 하다 그냥 두려고 했는데...근데..."
"근데..."
친구녀석 말로는 5일짼가 그 의식을 치르고 - 아.. 그때부터 닭피 구하기 힘들어서
손가락에 피를 내가지고 했다고 했다...정말 미친 것들이다...-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6일째부터 꿈이 이상하더라는 것이다..
친구녀석 방에 창문이 하나 있는데 창 밖으로는 기숙사 뒤의 조그만한 뒷산과
그리고 몇년전에 짓다만 기숙사 건물이 한동 보인다..
그런데 그 소혼술을 시작하고 난 뒤, 창문 밖 짓다만 기숙사 건물로 부터
어떤 물체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하더란다.. 그러더니 친구를 향해 조금씩
다가오는것 같았다고 했다.
그 다음날은 조금더 가까이 다가오는 듯한 모습이었고..사람인지 동물인지는
구별이 안가 그냥 개꿈이려니 생각했단다.
그리고는 닭피가 아닌 친구와 방장형의 피 (몇방울 정도라고 했었다..)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창문 쪽으로 다가오는데..
이틀전에 그 물체가 웬 남자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어제 새벽, 꿈속에서 점점 다가오는 그 남자의 얼굴이 뚜렷해지는 순간...
너무 무서워서 잠에서 깼다고 했다.. 그런데...옆자리에서.. 씩씩거리며...
방장형이 머리를 감싸 쥐고 있더란다..
"뭐냐? 그 새끼...귀신이야 뭐야? 도대체 몇일째 나타나는 거야?"
"형..."
"...."
"남자 맞지?"
"신발.. 몰라..너도 같은 꿈이냐? 그냥 개꿈이려니 했는데...."
"우리 그거 그만하자....조금 겁나는데.."
"......."
그렇게 어제 하루는 그 의식을 하지 않았지만...
친구녀석은 몇시간전 새벽 꿈속에서도 그 남자가 자기를 보고
희미하게 웃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와... 진짜.. 소름끼치더라.. 꿈속이었는데도 그 웃는 얼굴이..
꼭 나를 가지고 놀다 죽여버리겠다는 그런거 같았어.... 어쩌냐?
나 이제 잠 못잘것 같아.. 아 X발....뭐냐 도대체 이거...."
"야.. 이제 하지마.. 그거.. 여하튼 말안듣더니.."
"그래야지.....안그래도 방장형도 그 재료 다 갖다 버렸다.. 벌써.....
우리 둘다 정말 쫄았다.. "
친구놈은 그렇게 뒤늦은 후회를 하며 다시는 안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하지만...
친구와 방장형은 소혼술을 그만두기엔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나중에 최 선배의 말로는 이미 그것이 거기에서 나와
부른 사람을 찾아가는 중이라는 말을 했었다...
그때부터 친구와 방장형은 새벽마다 그 이상한 것에 시달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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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소혼술4
나는 망설임 없이 바로 최 선배를 찾아갔다.
내 얘기를 들은 그는 예상외로 상황이 심각해 보였는지 바로 친구녀석의
기숙사방으로 왔다.
"미안하다.. 내가 그런거 가르쳐 주지만 않았어도...
솔직히 그거 가르쳐주면서 니네들이 불러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야..그냥 꿈이야.. 귀신 아니다..."
"형.. 그런 꿈때문에 둘이서 지금 2주를 시달리고 있잖아요.. 잠도 못자고.."
방장형과 친구는 그 이후로 잠을 더욱 못자는지 얼굴이 말이 아니게 수척해
보였다.
"진짜.. 이 소혼술 귀신 부르는 거 맞냐?"
방장형이 최 선배를 보며 힘없이 물어 보았다..
"나도 자세한 건 모른다...솔직히 나도 궁금해서 해보고 싶긴했는데...
영혼이라는 것을 불러낸다는 게... 그렇잖냐... 우리 단체에서도
금지하고 있고...난.. 이해가 안간다... 니네들 닭피 썼다며...
혹시해서 그렇게 말한건데...
나 일부러 닭피라고 가르쳐 준건데.. 귀신들은 닭피 싫어하거든...
근데 내 생각엔 지금 니네들한테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잡귀같아.."
"아니.. 우리 피도 썼다.."
"뭐?!!!"
최 선배는 적지 않게 놀라는 듯 했다...
"둘다?"
"어..."
"아주.. 귀신 씌일려고 작정을 했구만...여기 주위에 잡귀가 얼마나 많은데"
(학교 주변이 음기가 세다는 말이었다.)
"여하튼.. 일단 내가 부적을 하나 써줄게...이거 창문에 붙이고..
학교 뒷산에 보면 복숭아 나무 있지? 거기서 나뭇가지 몇개 가지고 와서
방에 나둬라.. 그러면 몇일 있다가 물러 날거야..."
최 선배는 방장 형에게 그렇게 일러준 뒤 우리 셋은 학교 뒷산에 있는
복숭아 나무에서 가지 몇개를 부러뜨려 방으로 가지고 왔다...
이틀 후, 친구 놈에게 전화를 했다..
효과가 있냐고 물었더니.. 여전히 꿈에서 창 밖으로 남자가 보이긴 하는데
저번과는 달리 밖에서 빙빙 돌며 서성거릴 뿐 쳐다보지를 않더라는 것이다..
마치 무언가 불안한 사람처럼....친구는 효과가 있다는 것 같다며..
한숨을 놓았다...
그런데.. 그 다음날...
수업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데... 기숙사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방장 형과 친구놈이 보였다.. 무언가 많이 불안해 보이는 사람들 처럼..
멀리서 봐도 어두운 그림자가 둘에게 씌여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한건 담배를 비벼 끄고 들어가는 방장형이 다리를 절뚝거리는
것이었다. 바로 방으로 찾아갔다..
"형..왜그래요?..."
친구는 얼굴을 보니 막 울었던 것 같다.
방장형 역시 넋이 반은 나간사람이었다..
"신발... 잡귀 주제에...어디..."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내가 왔는지 안왔는지도 신경쓰지도 않은채
창 밖만 보고 있었다..
잠시 후에 형이 내게 알려준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방장형이 어제도 마찬가지로 부적과 복숭아 나무의 효과를 믿으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 날 꿈에 마침 그 남자가 나오더란다...
또 한참을 창 밖에서 서성거리던 그 남자 귀신은...갑자기...
뭐라고 혼자서 중얼거리며 소리를 지르더란다..
참고로 형 침대가 방 창문 쪽에 붙어 있어서 다리를 창 쪽으로 하고 잔다고
했다..
그러던 중 그 남자 귀신이 눈을 부릅떠며 형을 노려보더니
갑자기 창 쪽으로 달려 들더란다..
"가자!! 나랑 같이 가자!!! 어서!!!"라며 소리를 지르면서 창문안으로 손을
불쑥 집어넣어 방장형의 다리를 잡아 당기더란다..
기겁을 한 형은 소리를 지르며 침대 난간을 잡고 버텼는데 그 힘이 얼마나
세든지 몸이 반은 창문 밖으로 나갔다고 했다. 그리고 그 싸늘한 느낌..
형은 울면서 필사적으로 버텼지만 끌려 나갈려는 찰나에 마침 친구가
깨웠다고 했다...(형이 자면서 몸을 부르르 떨며 이상한 소리를 내더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일어났더니 다리가 몹시 아픈게 걷기가 힘들정도 였다고
했다.
"조금만 더 있다간 우리 둘다 그 귀신한테 끌려 나갈지도 모르겠다...
나.. 살다가 정말 ....그말이 맞네...분신사바고 뭐고 장난으로라도
심각하게 하지 말라던 것....그 이유를 알겠다.."
방장 형은 이제 너무 힘이 든다며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소름이 너무 끼친 나는 한 걸음에 최 선배에게 연락을 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역시 사람 피로 불러내어 쉽게 떨어지지 않을 모양이네요..걱정입니다..
잠깐 본원에 다녀 올테니 둘보고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해요...
저녁 전에 돌아올테니..."
최 선배는 그렇게 돌아가더니 저녁 9시가 되서 방으로 찾아왔다..
"미안하다.. 내 잘못이네... 지금 본원에 같다왔다...상황이 많이 심각하데.."
최 선배 말로는 지금 이 소혼된 귀신은 한이 맺힌 남자 귀신으로 아마도..
그 기숙사 폐허 건물과 연관이 있다는 싶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폐허 건물 근처에서 몇해전
순찰을 돌던 기숙사 경비아저씨가..살해를 당한적이 있다고 했다..)
"하필이면 불러낸게 한 맺힌 악귀라고...쉽게 물러가지 않을거라고 하더라...
무지하게 혼나면서 이거 하나 들고왔다.. 이거면 백이야.. 귀한 거거든.."
그러면서 최 선배가 보여준건 노란 색에 빨간색으로 무언가가 가득 적혀있는
부적이었다.
이 부적은 여느 부적중에서도 어떠한 악귀도 몰아낼 수 있다는
천하무적 관운장 주라고 했다..
이건 부적 재질도 닥나무로 만들어 진것이라고 하며 빨간색 글씨도..
무슨 경면주사인가 하는 광물질에다가 닭피를 섞어서.. 실력있는 무당이..
조심스럽게 써 내려간 아주 귀한거라고 했다.
"천하무적 관운장 의막처 근청 천지팔위제장"이라고 시작하여 무슨 "어울령
사파야"라고 끝을 맺으며 최선배가 주문을 외웠다.
둘은 그 와중에도 넋 나간 사람처럼 허공만 바라볼 뿐.. 아무런 의지가
없어 보였다.. 저렇게 두다간 조만간 그 귀신에게 씌일 것 같은 분위기였다.
"이거 창문에 붙여 놓을게...그리고 이건 본원에서 가지고 온 회화나무..
이거도 효과가 좋다고 하더라구...오늘 밤 한번만 더 견뎌봐라...
혹시 어제 같은 또 벌어지면 한번 싸워봐...이번엔 승산있어..."
최선배의 그말에 방장형과 친구는 그냥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다음날,
아침일찍 친구 방으로 갔다...
친구는 역시 식은땀을 흘리며 앉아있었고.. 방장형은 아직 자고 있었다..
"어지간히 소리를 지르더라.. 효과가 있나봐... 자꾸 뒤로 물러나더라고.."
같이 가자!!라며 그 남자 귀신은 친구에게도 소리를 지르며 창쪽으로 달려
들었는데 무언가에 엄청 놀랬는지 뒤로 확 눌러나며 앞으로 좀처럼
나오지를 못하더란다....
"그래서 나도 소리를 질렀지.. 꺼지라고 ... 있던 곳으로 가라고..
여기는 사람사는 곳이니까..."
친구는 그렇게 희미하게 웃으며 또다시 잠에 들었다.
그렇게...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도 남자 귀신은 모습을 계속 보였지만 이제는 위협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울면서 혼자 소리만 지르더란다..그렇게.. 그 영혼 - 악귀인지 잡귀인지.
그들이 장난으로 불러내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준 그 남자 귀신은...
(우리는 몇해전 거기서 살해당한 경비원 아저씨라고 했다.)
친구와 방장형에게 불러내어져 그들에게 다시 쫓겨나고 말았다.
그 이후, 친구는 바로 군대를 갔고 안타깝게도 그 방장형은 몇달 후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 형은 사고 전까지도 충격에서 헤아나지 못한듯..
많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약해져 있었다.
이 사건은 그 대학교 기숙사에서는 전설적으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로...
그 남자 귀신을 보러 그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폐허 기숙사 건물에
가봤다고 했다.. 하지만 그 후, 나도 군대를 갔고 바로 미국으로 공부하러
나오는 바람에 그 일은 옛날의 기억 저편으로 넘어갔다..
아마.. 그 학교 학생이라면 이 이야기를 알것이다.. 그리고 나는 절대로..
내가 위에서 언급한 저런 일들을 그 학교 기숙사에서 만큼은 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히 사람 피로는...절대 장난 치지 말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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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들려주신 도깨비 이야기
제가 어렸을 적 그러니까 제가 초등학교 들어가기전까지 외할머니 댁은 아궁이에 불을 떼서 난방을 하는 옛집에 계셔서 가끔 할머니댁에서 놀고는 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전 할머니랑 같이 아랫목에서 군밤을 따뜻하게 뎁혀 먹고 있었는데 할머니께서 저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우리 강아지 할미가 도깨비 애기 해줄까??"
"도깨비?? 그거 무서운 이야기야 할머니?"
"아니야 왜 할미가 우리 강아지 무서워하게 무사운 애기를 해 신기하고 재미있단다"
라고 하시며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할머니가 결혼하시기 전이니까 말씀으로는 마을 이장이 나라를 되찾았다고 뛰어다니던 그 해 겨울이라고 하신걸로 봐선 45년 겨울일 겁니다.
어느날 할머니의 부모님 즉 증조부와 증조모께서 싸우시기에 할머니께서 무슨일인가 싶어 보니, 집에서 사용하던 싸리빗자루를 버리네 마네 하시며 싸우시더랍니다. 증조부께서는 싸리나무 몇 개 꺽어오면 더 사용할 수 있으니 버리지 말자는 쪽이셨고 증조모께서는 20년 넘께 사용했으니 도깨비가 무슨 장난을 할지 모르니 불태워 버려야 한다고 하셨다는데, 증조부께서는 요즘 세상에 무슨 도깨비냐며 안그래도 벌이가 시원치 않은데 하나라도 아껴야 한다고 강하게 나오셔서 문제의 싸리빗자루는 그냥 쓰는걸로 결론이 났습니다.
한동안은 별일 없이 어제가 오늘과 같은 나날이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함박눈 내리던 늦은 밤이었답니다.
부엌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잠에서 깬 할머니가 눈을 돌려 방을 살피니 증조모와 증조부께서 일어나 앉아 계셨답니다. 그래서 증조모를 부르려하자 잠에서 깬 걸 알아챈 증조모께서 할머니의 입을 서둘러 막으시고는 '조용히 하거라, 큰소리랑 나면 큰일이니 조용하고 다시 자려므나' 라고 낮게 읊조렸다고 하셨는데 그 모습이 마치 올것이 왔다는 듯한 표정이었다고 합니다.
밤새 들리는 요란한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드셨던 할머니는 늘 그렇듯 그날 쓸 물을 길러가기 위해 부엌에 물동이를 가지러 가셨다가 엉망이 된 부엌에 깜짝 놀라 증조모님을 깨우자 증조모께서 하시는 말이 '내비둬라, 밤새 도깨비가 놀다 갔으니 엉망일 게 뻔한데 오늘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넌 돈가지고 아버지랑 같이 돼지고기 사오거라' 하시기에 증조부와 함께 읍으로 나가 고기를 사오셨더랍니다.
그렇게 고기를 사오는 동안 증조모께서는 부엌을 정릴 하셨다는데 무쇠 가마솥 뚜겅은 차곡차곡 접혀 사각형이 되어있어 도저히 어쩌지 못하고 계시더랍니다. (요즘 만들어 쓰는 가마솥은 그 때 쓰던 가마솥에 비해 두께도 얕고 가볍다고 특히 뚜겅은 그때 사용하던 것은 옮길려면 장정 4명이 붙어 낑낑댈 정도로 무거웠는데 그걸 부러뜨린 것도 아니고 고이고이 접어놨더랍니다)
그 모습을 보단 증조부께서는 한상 푸짐하게 차려놓으면 도깨비가 먹고나사 다시 펴 놓으거라고 이장님이 말씀하셨으니 음식이나 푸짐하게 하라고 하셨답니다. 그래서 증조모께서는 이웃집 아궁이를 빌려 잔칫상을 하나 크게 마련하여 부엌에 갔다놓고는 집 뒤뜰에 있던 술 한 양동이를 독째로 부엌에 가져다 놓으셨답니다.
그 후 간단히 저녁을 드시고는 방문과 부뚜막 문을 꼭 걸어잠그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이 되어 부엌을 가보니 차려놓은 많은 음식은 모두 비워져 있었고 술독 안에 술은 한 방울도 남지 않은 채로 놓여져 있었고 무쇠솥 뚜겅은 안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하게 펴져 있었는데 접혀 있었던거라고는 상상도 안 갈 정도로 흔적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날 증조부께서 싸리 빗자루를 불에 태워 그 재를 마을 냇가에 버리신 뒤에 그러한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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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의 저주
아버지께서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고향에 내려가면 저희 집과 담을 공유하는 옆 집이 있습니다. 각각 담이 있는 게 아니고 두 집 사이에 담이 하나 밖에 없는 거죠. 이야기는 옆집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아버지께서 어렸을 때, 옆 집 마당에 대추나무가 한 그루가 있었다고 합니다. 대추나무가 참 커서 보기도 좋고 대추도 많이 열려서 아버지네도 많이 따먹고 그러셨다는데 정작 옆집 딸이, 밤에 대추나무가 창호지 문에 비치는 모습이 꼭 사람이 손 흔드는 것 같아서 무섭다며 저것 좀 베어버리자고 했답니다.
옆집 부모님께선 별걸 다 신경쓴다며 반대하셨지만, 딸이 계속 울면서 이야기하자 결국 대추나무를 베어버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옆 집 소가 병들어 죽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도 갑자기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세남매였는데, 큰 오빠는 대들보에 목매달아 죽고, 막내 동생은 실수로 집에 있던 농약을 마셔 죽었다고 합니다.
이제 딸밖에 남지 않았고... 갑자기 온 식구가 급살을 맞으니 동네에서도 무슨 일인가 싶어, 먹을 것도 가져다 주고 이을 것도 가져다가 주고 해서 근근히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동네 아주머니 한 분께서 부침개를 해서 가져다가 준다고 집에 갔는데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더랍니다. 그래서 이분이 혹시 얘도 무슨 일 생긴 거 아냐? 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마당으로 뛰어 들어갔답니다.
이상하게도 집 안이 조용하더랍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그래서 얘가 어느 갔나 싶어 방문을 열어봤는 데, 방이 너무나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여자애 방이라서 깨끗하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불길한 느낌이 들더랍니다. 사람이 죽기 전에 주변을 정리하는 게 생각나신 거죠.
아주머니께서 급히 이장댁에 가서 방송을 했다고 합니다. 여자애 보신 분은 빨리 연락해달라고 말이죠.
이윽고 동네는 발칵 뒤집히고, 밤이 늦도록 여자애를 본 사람이 없어서 동네사람 모두가 흩어져서 여자애를 찾으러 다니셨다고 합니다. 동네주변, 논, 밭, 인근 야산등등 갈만한 곳은 다 찾아보았지만 여자애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음 날까지 동네 사람들은 여자애를 찾았는데... -동네에는 곡교천이란 냇물이 있습니다. 지금은 공사를 해서 직할하천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넓고 깊지 않았다고 합니다- 누군가 곡교천 근처에서 여자애의 신발을 찾았답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곡교천으로 가서 -지금에 비해 그리 깊지 않고, 물살이 빠르진 않다고 하더라도 당시엔 근처에서 가장 큰 냇가였기에- 강 양쪽 끝까지 스크럼을 짜서 강 밑바닥을 발로 훝으며 여자애를 찾으려 했답니다.
신발이 있던 곳부터 해서 아랫 쪽으로 훝어 나가는데, 한참 가다가 갑자기 가운데 있던 사람이 어이쿠- 하면서 주저 앉더랍니다. 스크럼을 짰으니 다 같이 넘어질 뻔 해서 사람들이 화를 내며 왜 그러냐고 조심하라고 소리쳤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덜덜 떨면서...
"내 아래 있어... 나 아래 있다고... 내가 밟았어"
시체를 건져보니 하루 밖에 안 되었는데, 물고기들이 뜯어 먹었는지 피부가 너덜너덜하고 눈도 파여서 덜렁덜렁하니 늘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선 시체를 보고 며칠 동안 밥도 못 드시고 계속 토하셨답니다. 시체를 밟은 사람은 더 했지 않을까 합니다.
여하튼 딸까지 죽어서 동네 사람들은 그게 대추나무의 저주라고 이야기하곤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