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입니다 후기

고모2015.08.03
조회184,953
후기인지 모를 후기를 들고왔네요.
조카를 데려온지 약 2달 됬네요.
석달만 맡아주기로 했는데... 조카도 아는지 밝아진것같았는데... 7월 말쯤부터 저나 남편이 딸아이한테 시킨 심부름도 하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고사리 손으로 청소를 하려고하더라고요.
놀라서 왜하냐고 물었더니 그냥 해야된다고 그래야한다고 수건달라길래.. 애를 붙잡고 넌 이런거 하지말고 뛰놀아된다고 훈계아닌 설득을 했어요...
아직도 속이 답답하네요... 처음에 왔을땐 기죽어서 한자리에 가만히 서서 눈치보던게 이제는 이런 생각하다니..

그래서 하루 붙잡아놓고 조카랑 이야기를 했네요.
아가 넌 이제 8살이고 밖에 나가면 머 먹고싶다고, 장난감갖고싶다고 떼써도 되는 나이야.
고모한테 배고프면 배고프다하고 아프면 아프다고해야하고 만화보고싶음 봐도되는거라고 이야기하니..
그랬다간 버림받잖아요....
하면서 웁니다. 울었어요.
순간 울컥해서 우는 애 안고 다독이며 안버린다고 고모랑 쭉살거라고 할머니한테 안보낼거라고 울지말라고 작은 몸 감싸안고 한참 울었네요.

그리고 엊그제 동생이 연락도 없이 집으로 왔었네요.
와서는 누나... 애기보고싶어서 왔다고... 그리고 누나나 매형이랑 조카(제 딸아이)선물이랑 누나 생일이자나 하면서 왔더라고요.

일단 집에 들어오라하고 밥은먹었냐니 간단히 김밥먹었다고해서 밥차려서 주니 괜찮다면서 잘먹더군요.
그앞에 조카도 지 아빠봐서 좋은지 잘안웃던 애가 얼굴이 활짝 펴서는...

밥다먹고 커피나 한잔 끓여놓고 동생이랑 얘기했죠.
이제 어떡할거냐? 애를 데려갈 상황이되냐? 사는곳은 괜찮은거냐?
걱정되고 답답했던걸 다 터놓고 얘기했네요.
동생은 회사 사택에서 지내는데 깨끗하고 지낼만하다. 나도 애데려가고싶다. 근데 사택이 어른인 내가살긴 괜찮아도 좁다. 애를 데려가도 챙길사람도 없으니 좀더 크면...
제 손잡고는 누나 딱 저녀석 초등학교 졸업까지만 맡아줘. 이제라도 술끊고 일만해서 적금도 다시들고 양육비보내줄게... 많이는 못줘도 애 크는데 부족함없이줄게...
그리고 애가 애가 아프거나 그러면 치료비도 보낼게.. 부탁해 라고 합니다.

솔직히 저야.. 네 맡아서 키우고 싶습니다.
근데 저혼자 결정할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남편도 딸의 의견도 물어봐야되고, 시댁에도 설명드려야할것같습니다.

동생에겐 나혼자 결정하고말고할 문제가 아니다. 일단 매형오면 물어보자하고 기다렸었죠.
운동하고온 남편이랑 딸에게도 동생이 간곡히 부탁하더군요.
자존심강했던 녀석인데... 지도 애비라고...

남편은 생각해보자고 시간이 필요하다고..동생에게 걱정은 말라고 보살피는동안은 내 아들같이 할거니 아무 걱정말라해주더라고요.
그렇게 동생이 조카데리고 하룻밤 보내고싶다고 나가고 남편과 의논을 했네요.
딸은 보내기 싫다고 하지만... 어느정도크면 성별이다른 애들이니 분리된공간도 필요할거고 딸과 다르니 엇나가면 어쩌나싶고...
남편도 한참 고민하더라고요.

그러고 난 결론은 정말 딱 초등학교 졸업까지.
남편에게 시부모님께는 어쩌냐니 그건 일단 걱정말라고
차차 설명드리고 허락받자고 하길래...겁은 났으니 이렇게 맘써주는 남편이 너무 고마워서 정말 시부모님꺼 더욱잘해야겠어요.

무튼 맡아키우기로했어요.
어제 제생일이라 동생이 소고기먹으러 가자해서 거하게 먹고.. 제 옷도 한벌사주고는 저녁늦게 올라가고..


다음주가 휴가라 계곡가려고합니다.
그리고 이 무더위가 한풀꺾이면 태권도도장도 보내려고 하네요.
자신감을 키워주고싶고요. 비슷한 나이 친구들도 만나서 뛰노는 모습 봤으면 좋겠네요.

그럼 밥 하러가야겠어요.
남편 출근시켜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