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를 당했는데 합의금을 제시하시네요...

고민2015.08.04
조회21,537

여자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 곳에 올립니다.

 

 

 

 

1년 조금 넘게 과외하는 학생이 있는데요. 지금 고2 남학생이고 집이 잘 살아요.

어머니는 전업주부시고 아버지가 개인병원 하시는 의사세요.

 

지난 금요일 평소와 다름없이 과외하러 갔다가 중간에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고 있는데 이상하게 눈 앞에 방향제가 자꾸 밟히더라구요. 우선 볼일 다 보고 일어나서 가까이서 봤는데 카메라가 숨어있었습니다. 방향제와 화분, 휴지로 가려서 위장해놓은...

 

정말 아주 작은 렌즈와 USB 가 달려있었고요.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손이 덜덜 떨리고 아무 생각이 안나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일단 몰카를 들고 나와서 방에 가서 가방 챙겨서 바로 나왔습니다. 학생한테도 아무 말도 못하고 일단 도망치듯 나왔어요... 정말 너무 떨려서... 어머니는 집에 계셨지만 과외할땐 방에 조용히 계셔서 못 보고 나왔어요.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역시나... 아이가 설치하는것 부터 다 녹화가 되어 있더라구요. 눈물은 안나는데 계속 떨리고 흥분이 가라앉지를 않더라구요.

 

그리고 그 날 밤에 학생 어머니께 전화가 왔어요. 내용은 선생님, 아이에게 이야기 들었는데 정말 죄송하다고... 부모가 잘못 가르친 죄라고... 어떤 말로도 용서가 안되시겠고 이미 신뢰가 깨지셨겠지만 정말 죄송하고 아이도 진심으로 후회하고 뉘우치고 있다면서요. 그래서 어머님 제가 정말 친동생처럼 아끼고 생각하던 애라서 저도 너무 충격받았다... 우선 지금은 밤이 늦었고 제 생각이 잘 정리가 안되니 내일 다시 연락드릴게요... 하고 끊었어요. 그리고 조금 있다가 문자가 왔는데 내일 혹시 시간이 되시면 집에 들려주시라고... 아이 아빠도 다 알고 선생님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토요일 낮에 갔었는데요. 제가 겁이 좀 많아서요. 소형 녹음기 들고 엄마한테도 엄마, 나 오늘 OO 어머니가 보자셔서 간다고 일부러 말해두고 나왔어요. 부모님은 물론이고 아직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한 상태라서요.

 

 

 

 

아이 아버지랑 어머니, 그리고 그 학생까지 있었고요. 그 학생은 무릎꿇고 눈물 흘리면서 정말 죄송하다고 하더라구요. 자기 정말 맹세코 처음이었고... 호기심에 그랬다고 그래도 정말 그러면 안되는데 정말 후회한다고 잘못했다고요. 애가 좀 발랑까지고 그런 스타일은 아니에요. 착실한 스타일인데... 암튼 눈물콧물 흘리면서 빌고 어머니가 엄마아빠가 선생님하고 따로 얘기할거니까 너는 독서실 가라고 내보내서 아이는 나갔고요.

 

그리고 아버지가 말씀하시는데 정말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몸만 컸지 생각이 어리고 충동을 조절하지 못한 것 같다고... 뭐 그러시면서 다 부모 잘못이라고 그러시더라구요. 차분하게 말씀하시는데 어머님이랑은 이야기 자주 나누었지만 아버지는 처음 뵈었거든요. 점잖으시고 경우없는 분은 아니었어요. 

 

암튼... 아이 잘못 한 번만 기회를 준다고 생각하고 용서해달라... 이번 일로 다시는 그런 미친 짓 하지 못하게끔 더 똑바로 키우겠다... 자기도 큰 경험이 되었을꺼다... 어떻게든 상처입으신 마음에 보상이 안되겠지만 부모로써 이렇게라도 하는 마음을 이해해 달라시면서 아이 용서하고 아무 일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걸로 합의를 해 주실 수 있겠냐 하시더라구요. 합의금 천 만원 이야기 하셨어요...

 

당장 대답하시기 힘들테니 생각해보시고 연락 주시라고 어떤 결정을 하셔도 선생님 마음 이해하지만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아직 피워보지도 못한 아이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 마음도 헤아려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를 하시는 걸 듣고 일단 집을 나왔어요.

 

 

 

그리고 아직까지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요.... 정말 머리가 복잡해요.

고소나 이런것도 저는 절차나 방법도 잘 모르고 애가 미성년자에 초범인데 얘를 신고해봤자 처벌이 얼마나 나오겠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1년 넘게 봐오면서 애에 대해서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처음인 것 같았고 그냥 위기모면용으로 앞에서 쇼하는게 아니라 진짜 후회하고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느껴지더라구요. 저희 집이 찢어지게 가난한 건 아니지만 여유롭게 사는 편도 아니라 돈도 저한테는 작은 돈이 아니라 욕심도 나고요... 그리고 합의 안해줬다가 나한테 해코지 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도 들고요.

 

 

 

아직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지만 어떤 결정을 하던 일단 부모님한테는 말씀드릴건데요... 저희 부모님은 그냥 넘어가주라고 하실 분들이에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벌써 주말도 끝나서 조만간 연락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