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입니다. 오늘 새벽에 7개월을 짝사랑하고 60일 사귄 재수생 남자친구랑 수능때문에 헤어졌어요. 어디가서 더이상 말하는 것도 힘들고 지쳐서 익명으로 글이나 쓰면서 마음정리나 해보려구요.
남자친구랑은 작년 10월 28일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그후 부터 지금까지 딱 한번, 2월에서 3월로 넘어가는 그 시기에 연락이 3주동안 끊긴 것 빼고는 하루도 연락을 안 한적이 없는 것 같아요.
작년에 처음 볼 당시, 그 분은 여자친구가 이미 있으셨고 참 많이 좋아하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그 당시엔 어떠한 사적인 감정도 없었기에 참 예쁜 커플이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네요.
공식적인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개인톡을 하던 날, 비즈니스 관계는 비즈니스 관계일 뿐이라며 사적인 정을 주는 일은 없을 거라며 단정지어 말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렇게 단정지어서 말하시던 분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웃기기도 하네요.
처음에 친해지려고 공통점도 찾아내보고, 그분의 연애얘기도 들으면서 참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예술을 좋아하는 것도, 여자친구와 박물관에 가서 청자를 보고왔다면서 흥분하기도 하고.. 전 어릴 적부터 미술을 좋아해서 입시 역시 미대로 준비하려고 했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결국 포기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인지 다른 사람보다 예술에 대한 애착이 큰 편입니다. 미술관 박물관 전시회 구경. 모두 많이 하진 못하지만 매우 좋아합니다. 사실. 태어나서 박물관 구경 좋아하는 남자를 처음 봐서 그런가 그때부터 조금씩 마음이 열렸던 것 같아요. 물론 그런 것 뿐만이 아니라 음식에 있어서도 또 다른 것들에 있어서도 성향과 취향이 비슷한게 많아서 그런 것도 있구요.
12월 중순 즈음, 웬만해서는 잘 아프지 않았던 제가 음식을 먹고 체하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닥을 기어다닐 정도로 아파봤습니다. 그때 이후로는 잘 먹지도 못해서 살도 많이 빠졌었구요. 그 분도 몸이 생각보다 약하신 분이라 늘 감기나 자잘한 병들을 달고 계셔서 우리의 가장 흔한 대화는 서로의 건강을 챙기는 거 였던 것 같아요. 여자친구도 안하는 걱정을 너가 해준다며 고맙다면서 넌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얘기 해주는 그 분을 그렇게 서서히 좋아하기 시작했네요. 하지만 여자친구가 있는 분이시라 제가 그런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게 죄진 느낌이 들어서 포기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 때. 근데 늘 여자친구와 싸우고 저에게 와서 이러이러한 일로 싸웠다면서 조잘조잘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 여자친구가 참 밉더라구요. 누구는 가지지도 못하는데 복에 겨웠다면서 뭐 그런식으로 생각도 많이하고..
12월 27일. 연락만 하다가 정기모임에서 처음으로 만나뵙게 되었어요. 까만코트에 회색목도리 포마드머리를 하고 인사를 해주던 그 모습이 눈에 선명하네요. 또 하필이면 그 날 여자친구와 새벽에 헤어지셨더라구요. 그래서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는데 실제로 직접 옆에서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안쓰러웠어요. 저녁에 밥을 먹으러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한 후에 버스에서 내릴때 조심하라며 손을 잡아 주는 모습에 감동도 받고 사실 그 때 이후로 더 좋아한 것 같아요. 포기한다고 해놓고 참 많이 미련하게 좋아했죠. 그 날, 밥을 다 먹고 나서 원래 여자친구와 다시 재결합을 하셨어요. 처음으로 화도 나고 질투도 나더라고요. 그 여자분보다 더 좋은 분들이 널렸는데 왜 하필 그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차라리 내가 이런 생각을 못할 정도로 좋은 사람이면 이러지도 않았다고 .
2월 초, 같이 진행하던 행사가 끝나고 저는 고3 그 분은 재수를 준비하면서 이제 정말 연락을 못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아, 나도 이제 포기할 수 있겠구나' 했어요. 어차피 사는 지역도 다른데다 멀기도 너무 멀어서 자주 볼 수도 없어 연락만 끊기면 잘 될 줄 알았네요. 근데 항상 여자친구와 싸우거나 아플 때 연락이 오더라구요. 전화가 오면 이유는 둘 중하나. 병신같이...좋아서라기보단 안쓰럽고 챙겨주고 싶어서.. 모성애가 강한편이라 약자를 쉽게 지나치는 성격이 못되어서 그렇게 한참을 받아줬습니다. 토닥거리기도 했고 위로도 해주면서. 그렇게 그 분은 3월 말에 드디어 여자친구와 완벽히 헤어졌습니다. 그 여자분과 헤어지던 날 전화가 왔어요. 울면서. 성인 남자가 우는 것도 처음보고 이 분이 우는 것도 처음봐서 많이 당황했었지만 날 그만큼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는 안심되기도 했어요. 내가 직접 챙겨줄 수 있다는게.
3월, 4월 모의고사를 보면서 성적이 많이 떨어졌었습니다. 쇼크를 먹어서 울기도 많이 울고 참 힘들더라구요. 버티기가. 그래서 좀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서 5월에 서울에 대학교 탐방도 하고 오랜만에 전시회를 하나 보러 갈까 했어요. 마침 그 때 연락을 하고 있던 터라, 지방에 사는 제가 올라간다고 하니까 오면 같이 보러가자고 오랜만에 니 얼굴 보고 싶다고. 그 말을 듣고 바로 올라갔습니다. 그 분과 저와 또 다른 남자지인 이렇게 셋이 재밌게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더 좋더라구요.
6월에 모의고사를 치고 성적이 다시 올라갔습니다. 서서히 올라가는 게 보여서 조금 안정이 되었어요. 정신적으로. 근데 또 한편으로는 다시 내려갈까봐 많이 불안해서 지금 생각해보면 늘 그 분과 연락할때, 우울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 내가 많이 안쓰러웠는지 서울에서 경상도까지 4시간을 달려서 제가 사는 지역까지 왔더라구요. 처음으로 둘이서만 보는 약속이어서 그런지 설레기도 하고 정말 연인과 하는 데이트와 다름없었던 것 같아요. 손도 잡고 다니고. 그 분은 나를 그저 편한 동생으로 밖에 보지 않아서 늘 마음을 숨겨왔어요. 연인이 되면 언젠가는 헤어져야하고 그렇게 되면 그 분을 영영 잃게 된다는 걸 너무 잘 알기도 했고, 수능이 코앞인 상황이기도 했고. 밤늦게 헤어지기 직전에 정말 마지막이라며 수능 끝나고 보자고 포옹을 하며 제 볼에 뽀뽀를 해줬습니다. 참... 그동안 꼭꼭 잠가왔던 자물쇠가 순식간에 풀리더라고요. 그날 새벽에 제가 고백했어요. 좋아한다고. 잠결에 농담반 진담반으로 던진건데 또 타이밍이 좋았던 건지 평소의 그 분이라면 모르는척하며 거절 했을테지만 그 날은 다르더라구요. 그렇게 어영부영 사귀기 시작했어요. 그 분은 전여자친구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사람이기도 하고 미련곰탱이라 전여자친구에 대해 미련도 있었고 그래서 처음엔 절 여자로서 보질 않았어요. 누가봐도 그렇게 보였고, 저 역시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애써 모르는 척 스스로 위로하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렇게 서서히 조금씩 나에게 와주면 되는 거라고 애교도 부려보고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표현도 많이 하면서 그렇게 두달을 보냈어요. 7월 말에 50일에 맞춰서, 첫 기념일 챙겨주려고 데이트를 하고왔어요. 비가와서 둘 다 가 보고싶어했던 경복궁 구경도 못했지만 밥먹고 카페가서 얼굴도 보고 손도 잡고 키스도 해보고 뽀뽀도 하고 좋았던 기억 뿐이네요. 데이트 이틀 전 울면서 전화가 왔어요. 재수 너무 힘들다고 성적도 자꾸 떨어지고 안고가야할게 너무 많은 것 같다고. 거기에다 전여자친구에 대한 미련인지 자꾸 그 분이 꿈에 나온다면서 흔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몸이 많이 아픈사람이기도 하고 자주 아프기도 한지라 괜히 내가 주는 사랑이 독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많이 힘들면 나를 놓아도 된다고 어떤 선택이든 존중해주겠다고 그랬어요. 그러고 첫데이트 때, 만나자마자 편지 하나를 주더라구요. 오늘 만큼은 재밌게 놀자고. 그거 읽고 후회없이 재미있게 놀다가 집가기 전에 사귀고 나서 처음으로 사랑가득한 편지를 받았어요.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당신은 정말 내게 큰 존재라고 혹시나 너를 놓게 된다면 그건 내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거라고. 수능끝나고 자기를 용서해줄수 있으면 다시 와줄 수 있냐고. 기차를 타고 내려가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그 다음날 밥 한끼도 안먹고 울기만 울었습니다. 전화로 마지막이라고 목소리 많이 들어놓자고 하는데 어찌나 맘이 찢어지던지.. 하루종일 울다가 너 없는 하루도 이렇게 힘들어서 다시 와주면 안되냐고 제가 붙잡았습니다. 너무 울기만 해서 제가 이러다 수능을 자기처럼 망칠까봐 걱정된다고 결국엔 안간다고 옆에 있겠다고 그러니까 울지말라고 다시 와주셨네요.
최근에 제가 잘못한게 몇개 있었는데 목이 나가서 말을 한마디도 못할 정도로 목감기도 겹쳐서 계속 분위기가 냉냉했어요. 또 우연찮게 기회가 생겨 그 분이 사는 동네를 처음으로 가봤어요. 제가 올꺼라고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지라 츄리닝을 입고 만났는데도 왜이리 멋있던지. 정말 수능 전에 마지막으로 보는 거라 많이 담아 두려고 스킨십도 얼굴을 바라보는 것도 많이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어제 새벽에 문득 얘기를 하다가 정말 이제는 공부를 해야할 것 같다면서 수능 끝나고 다시만나자고 그러더라구요. 그 분의 상황을 너무 잘 아는 제가 거기서 또 이기심을 부리면 서로를 망칠 것 같아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근데 제 일상에서 그 분은 너무 큰 존재였어요. 헤어진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보고싶고 그립고...수능이 끝나도 다시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너무 두려워요. 빈자리가 너무 큰게 느껴지고 공허합니다. 점심에 카톡이 왔어요. 제 생각이 많이 난다고 성적 다시 올려서 꼭 다시 만나자고 사랑한다고 직접보면서 해줘야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약속한게 몇가지 있는데 그건 꼭 지키겠다고. 밥 잘먹고 아프지말라고 잘지내라고.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보내 준게 잘한게 맞는 거겠죠? 수능이 끝나고 저를 잊지 않아 줄까요?..하늘이 무너진다는 기분이 뭔지 알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보고싶어요.
수능떄문에 결국 헤어졌네요
고3 학생입니다. 오늘 새벽에 7개월을 짝사랑하고 60일 사귄 재수생 남자친구랑 수능때문에 헤어졌어요. 어디가서 더이상 말하는 것도 힘들고 지쳐서 익명으로 글이나 쓰면서 마음정리나 해보려구요.
남자친구랑은 작년 10월 28일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그후 부터 지금까지 딱 한번, 2월에서 3월로 넘어가는 그 시기에 연락이 3주동안 끊긴 것 빼고는 하루도 연락을 안 한적이 없는 것 같아요.
작년에 처음 볼 당시, 그 분은 여자친구가 이미 있으셨고 참 많이 좋아하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그 당시엔 어떠한 사적인 감정도 없었기에 참 예쁜 커플이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네요.
공식적인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개인톡을 하던 날, 비즈니스 관계는 비즈니스 관계일 뿐이라며 사적인 정을 주는 일은 없을 거라며 단정지어 말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렇게 단정지어서 말하시던 분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웃기기도 하네요.
처음에 친해지려고 공통점도 찾아내보고, 그분의 연애얘기도 들으면서 참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예술을 좋아하는 것도, 여자친구와 박물관에 가서 청자를 보고왔다면서 흥분하기도 하고.. 전 어릴 적부터 미술을 좋아해서 입시 역시 미대로 준비하려고 했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결국 포기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인지 다른 사람보다 예술에 대한 애착이 큰 편입니다. 미술관 박물관 전시회 구경. 모두 많이 하진 못하지만 매우 좋아합니다. 사실. 태어나서 박물관 구경 좋아하는 남자를 처음 봐서 그런가 그때부터 조금씩 마음이 열렸던 것 같아요. 물론 그런 것 뿐만이 아니라 음식에 있어서도 또 다른 것들에 있어서도 성향과 취향이 비슷한게 많아서 그런 것도 있구요.
12월 중순 즈음, 웬만해서는 잘 아프지 않았던 제가 음식을 먹고 체하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닥을 기어다닐 정도로 아파봤습니다. 그때 이후로는 잘 먹지도 못해서 살도 많이 빠졌었구요. 그 분도 몸이 생각보다 약하신 분이라 늘 감기나 자잘한 병들을 달고 계셔서 우리의 가장 흔한 대화는 서로의 건강을 챙기는 거 였던 것 같아요. 여자친구도 안하는 걱정을 너가 해준다며 고맙다면서 넌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얘기 해주는 그 분을 그렇게 서서히 좋아하기 시작했네요. 하지만 여자친구가 있는 분이시라 제가 그런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게 죄진 느낌이 들어서 포기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 때. 근데 늘 여자친구와 싸우고 저에게 와서 이러이러한 일로 싸웠다면서 조잘조잘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 여자친구가 참 밉더라구요. 누구는 가지지도 못하는데 복에 겨웠다면서 뭐 그런식으로 생각도 많이하고..
12월 27일. 연락만 하다가 정기모임에서 처음으로 만나뵙게 되었어요. 까만코트에 회색목도리 포마드머리를 하고 인사를 해주던 그 모습이 눈에 선명하네요. 또 하필이면 그 날 여자친구와 새벽에 헤어지셨더라구요. 그래서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는데 실제로 직접 옆에서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안쓰러웠어요. 저녁에 밥을 먹으러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한 후에 버스에서 내릴때 조심하라며 손을 잡아 주는 모습에 감동도 받고 사실 그 때 이후로 더 좋아한 것 같아요. 포기한다고 해놓고 참 많이 미련하게 좋아했죠. 그 날, 밥을 다 먹고 나서 원래 여자친구와 다시 재결합을 하셨어요. 처음으로 화도 나고 질투도 나더라고요. 그 여자분보다 더 좋은 분들이 널렸는데 왜 하필 그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차라리 내가 이런 생각을 못할 정도로 좋은 사람이면 이러지도 않았다고 .
2월 초, 같이 진행하던 행사가 끝나고 저는 고3 그 분은 재수를 준비하면서 이제 정말 연락을 못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아, 나도 이제 포기할 수 있겠구나' 했어요. 어차피 사는 지역도 다른데다 멀기도 너무 멀어서 자주 볼 수도 없어 연락만 끊기면 잘 될 줄 알았네요. 근데 항상 여자친구와 싸우거나 아플 때 연락이 오더라구요. 전화가 오면 이유는 둘 중하나. 병신같이...좋아서라기보단 안쓰럽고 챙겨주고 싶어서.. 모성애가 강한편이라 약자를 쉽게 지나치는 성격이 못되어서 그렇게 한참을 받아줬습니다. 토닥거리기도 했고 위로도 해주면서. 그렇게 그 분은 3월 말에 드디어 여자친구와 완벽히 헤어졌습니다. 그 여자분과 헤어지던 날 전화가 왔어요. 울면서. 성인 남자가 우는 것도 처음보고 이 분이 우는 것도 처음봐서 많이 당황했었지만 날 그만큼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는 안심되기도 했어요. 내가 직접 챙겨줄 수 있다는게.
3월, 4월 모의고사를 보면서 성적이 많이 떨어졌었습니다. 쇼크를 먹어서 울기도 많이 울고 참 힘들더라구요. 버티기가. 그래서 좀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서 5월에 서울에 대학교 탐방도 하고 오랜만에 전시회를 하나 보러 갈까 했어요. 마침 그 때 연락을 하고 있던 터라, 지방에 사는 제가 올라간다고 하니까 오면 같이 보러가자고 오랜만에 니 얼굴 보고 싶다고. 그 말을 듣고 바로 올라갔습니다. 그 분과 저와 또 다른 남자지인 이렇게 셋이 재밌게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더 좋더라구요.
6월에 모의고사를 치고 성적이 다시 올라갔습니다. 서서히 올라가는 게 보여서 조금 안정이 되었어요. 정신적으로. 근데 또 한편으로는 다시 내려갈까봐 많이 불안해서 지금 생각해보면 늘 그 분과 연락할때, 우울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 내가 많이 안쓰러웠는지 서울에서 경상도까지 4시간을 달려서 제가 사는 지역까지 왔더라구요. 처음으로 둘이서만 보는 약속이어서 그런지 설레기도 하고 정말 연인과 하는 데이트와 다름없었던 것 같아요. 손도 잡고 다니고. 그 분은 나를 그저 편한 동생으로 밖에 보지 않아서 늘 마음을 숨겨왔어요. 연인이 되면 언젠가는 헤어져야하고 그렇게 되면 그 분을 영영 잃게 된다는 걸 너무 잘 알기도 했고, 수능이 코앞인 상황이기도 했고. 밤늦게 헤어지기 직전에 정말 마지막이라며 수능 끝나고 보자고 포옹을 하며 제 볼에 뽀뽀를 해줬습니다. 참... 그동안 꼭꼭 잠가왔던 자물쇠가 순식간에 풀리더라고요. 그날 새벽에 제가 고백했어요. 좋아한다고. 잠결에 농담반 진담반으로 던진건데 또 타이밍이 좋았던 건지 평소의 그 분이라면 모르는척하며 거절 했을테지만 그 날은 다르더라구요. 그렇게 어영부영 사귀기 시작했어요. 그 분은 전여자친구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사람이기도 하고 미련곰탱이라 전여자친구에 대해 미련도 있었고 그래서 처음엔 절 여자로서 보질 않았어요. 누가봐도 그렇게 보였고, 저 역시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애써 모르는 척 스스로 위로하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렇게 서서히 조금씩 나에게 와주면 되는 거라고 애교도 부려보고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표현도 많이 하면서 그렇게 두달을 보냈어요. 7월 말에 50일에 맞춰서, 첫 기념일 챙겨주려고 데이트를 하고왔어요. 비가와서 둘 다 가 보고싶어했던 경복궁 구경도 못했지만 밥먹고 카페가서 얼굴도 보고 손도 잡고 키스도 해보고 뽀뽀도 하고 좋았던 기억 뿐이네요. 데이트 이틀 전 울면서 전화가 왔어요. 재수 너무 힘들다고 성적도 자꾸 떨어지고 안고가야할게 너무 많은 것 같다고. 거기에다 전여자친구에 대한 미련인지 자꾸 그 분이 꿈에 나온다면서 흔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몸이 많이 아픈사람이기도 하고 자주 아프기도 한지라 괜히 내가 주는 사랑이 독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많이 힘들면 나를 놓아도 된다고 어떤 선택이든 존중해주겠다고 그랬어요. 그러고 첫데이트 때, 만나자마자 편지 하나를 주더라구요. 오늘 만큼은 재밌게 놀자고. 그거 읽고 후회없이 재미있게 놀다가 집가기 전에 사귀고 나서 처음으로 사랑가득한 편지를 받았어요.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당신은 정말 내게 큰 존재라고 혹시나 너를 놓게 된다면 그건 내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거라고. 수능끝나고 자기를 용서해줄수 있으면 다시 와줄 수 있냐고. 기차를 타고 내려가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그 다음날 밥 한끼도 안먹고 울기만 울었습니다. 전화로 마지막이라고 목소리 많이 들어놓자고 하는데 어찌나 맘이 찢어지던지.. 하루종일 울다가 너 없는 하루도 이렇게 힘들어서 다시 와주면 안되냐고 제가 붙잡았습니다. 너무 울기만 해서 제가 이러다 수능을 자기처럼 망칠까봐 걱정된다고 결국엔 안간다고 옆에 있겠다고 그러니까 울지말라고 다시 와주셨네요.
최근에 제가 잘못한게 몇개 있었는데 목이 나가서 말을 한마디도 못할 정도로 목감기도 겹쳐서 계속 분위기가 냉냉했어요. 또 우연찮게 기회가 생겨 그 분이 사는 동네를 처음으로 가봤어요. 제가 올꺼라고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지라 츄리닝을 입고 만났는데도 왜이리 멋있던지. 정말 수능 전에 마지막으로 보는 거라 많이 담아 두려고 스킨십도 얼굴을 바라보는 것도 많이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어제 새벽에 문득 얘기를 하다가 정말 이제는 공부를 해야할 것 같다면서 수능 끝나고 다시만나자고 그러더라구요. 그 분의 상황을 너무 잘 아는 제가 거기서 또 이기심을 부리면 서로를 망칠 것 같아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근데 제 일상에서 그 분은 너무 큰 존재였어요. 헤어진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보고싶고 그립고...수능이 끝나도 다시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너무 두려워요. 빈자리가 너무 큰게 느껴지고 공허합니다. 점심에 카톡이 왔어요. 제 생각이 많이 난다고 성적 다시 올려서 꼭 다시 만나자고 사랑한다고 직접보면서 해줘야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약속한게 몇가지 있는데 그건 꼭 지키겠다고. 밥 잘먹고 아프지말라고 잘지내라고.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보내 준게 잘한게 맞는 거겠죠? 수능이 끝나고 저를 잊지 않아 줄까요?..하늘이 무너진다는 기분이 뭔지 알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