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서 소주 뒤집어 쓰고 쫒겨났습니다

눈금201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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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판에 글을 처음 써봐서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지만 음 시작을 하자면요

몇시간 전 수원 모 대학 오뎅바에서 너무 억울한 일이 있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길더라도 읽어주세요 ...
남자친구가 직장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기분이나 풀겸 평소 손님이 바글바글하던 집앞 오뎅바에 간단하게 술 한잔 하러 갔습니다
뭐 들어가자마자 의자에 뭐가 묻어 있고 테이블도 지저분하고 벌레도 기어다니고...하지만 그런 건 대학가 술집이니까
무시하자 하고 도미뱃살과 오뎅하나와 소주를 시켰습니다
먼저 나온 오뎅에 한잔하고 다음에 나온 도미뱃살을 한 점씩 집어 먹었을까요 알바분께서 실수로 소주를 저희 테이블에 화끈하게 엎으셨습니다 ㅠㅠ 제 옷이며 가방이며 핸드폰이며 소주 범벅 된 건 당연하고 도미가 소주탕이 됬더라구요. 알바분은 당황해서 안절부절 못하시고 딱 봐도 심하게 엎었으니 사람들은 술렁이고 저는 온 몸이 소주 범벅이 되고 ㅠㅠ 하하
그래도 기분 나쁜 건 정말 일퍼센트도 없었습니다. 사람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옷이야 빨면 되고 가방이야 닦으면 되는 거니까요. 계속 안절부절 못하는 알바분께 괜찮다고 괜찮다고 웃으며 달래드리고 물티슈로 대충 자리 정리를 했습니다. 저희가 전부 닦았어요.
다만 마음에 걸렸던 것은 화면이 깨져서 조만간 수리를 맡기려 했던 제 핸드폰 액정 사이로 술이들어간 게 기계에 고장을 일으키진 않을까 하는 걱정과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곤혹스러운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이신지 알바분만 가게에 남겨두고 스리슬쩍 가게를 나가신 사장님의 태도였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뭐 어차피 수리하기로 한 거니까 문제가 발견되면 한꺼번에 수리하면 되는 거고 사장님이야 뭐 세상에 이상한 사람 많으니까~하고 저도 남자친구도 정말 짜증한 번 안내고 웃으며 넘어갔습니다. 기분 풀려고 나온 자리에서 짜증내고 싶지 않았고요.
그냥 소주탕이 된 도미 뱃살 치워달라고 하고 도미 다시 만들고 요리하고 하면 더 귀찮으실 태니 그냥 도미 값 만큼 오뎅이나 먹고 가겠다고 알바분께 말씀 드렸습니다. 어차피 저희 둘다 배부른 상태여서 도미 값만큼 오뎅 먹지도 못해요. 이때 까지도 사장님께선 돌아오지 않으셨고요...
저희가 자리 정리를 전부 끝내고 오뎅 하나를 나눠먹고 있을 때 사장님께서 슬슬 들어오시더군요. 물론 죄송하다는 말도 없이 우리쪽은 쳐다도보지 않으시더라고요. 이때까지도 화가 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알바분께서 저런 사장님 밑에서 고생하시겠구나 하는 생각 뿐이었어요.
저희는 다 엎어진 소주 대신 새 소주를 달라고 했고 그건 당연한 요구 였다고 생각합니다...그렇게 새로 받은 소주를 각 한잔 정도씩 먹고 오뎅을 4개 먹었을 때였어요.(오뎅 두개는 처음 도미 시키면서 하나 도미 나온 후에 소주 엎어지기 바로 직전에 하나 해서 총 두개의 오뎅을 포함 4개를 먹었습니다) 매뉴에는 메추리알이 있는데 오뎅 통 안에는 메추리알이 없기에 알바분께 메추리알좀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런데 알바분께서 주방에 들어갔다 나오시더니 우물쭈물 하시면서 이모님이 그만 드시라고 하셨다는 겁니다...
저희는 황당해서 네..? 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장님이 나오시더니 엄청나게 오바스럽고 큰 목소리로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 알바생이 돈 물어준다고 해서 자기가 그러지 말라고 했다 도미대신 오뎅으로 퉁치기로 한 거 아니냐 하면서 말을 꺼내시는데 계속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 알바생이 돈이 어디 있다고!
를 크게 강조하시며 마치 우리가 알바분께 돈을 물어내라고 그리고 안주를 내놓으라고 협박이라도 한 듯이 몰아가시더라고요 우리는 오히려 받아야할 안주도 세탁비도 받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그러시고는 횡설 수설을 하시는데 처음엔 소주 엎은 것 보고 자기가 나갔네 어쨋네 하시다가
저희보고 도미 값이랑 소주 두병 값만 내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희는 두세잔 먹은 소주(저희는 소주를 한잔 가득 따르지 않고 반잔씩 따라 마시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한두전도 안됩니다)를 알바분께서 다 엎었기 때문에 새로 한병을 주문 한 것이고 소주 한병 값은 낼 수 없다고 하니 짜증을 내시면서
그럼 그거 먹고 소주 한병값이랑 도미 값 내고 가라고 아주 신경질적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서로 이렇게 따져봤자 열받는다고(본인 열받으신다고 ㅋㅋㅋ) 그냥 그거 먹고 돈내고 가라고 그러시더니 지금까지와는 달리 작은 목소리로 시끄럽게 어쩌고 하시더군요...지금까지 소리란 소리는 본인께서 다 질러놓으시고요 ㅎㅎ...
그 말에 순하던 남자친구도 열이 확 받아서 지금 시끄럽다고 하셨냐고 되물었고 그러자 사장님께선 다시 알바가 돈이 어딨다고! 실수할 수도 있지!를 반복하기 시작하셨습니다...말이 안통하는 상황에 옆자리 커플 분 중 남자분께서도 한마디 하셨지만 끝까지 같은 말만 반복하며 본인은 잘못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더이상 그곳에 있다간 뭐 하나 부셔버릴 것 같아서 얼른 계산하고 나와버렸습니다.
나와서 생각해보니 순간 너무 흥분한 마음에 제데로 따지지도 못하고 자리를 피해버렸나 싶어 화를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저희가 뭘 잘못했길래 그런 취급을 받아야 하나요...오히려 감사하다 죄송하다 인사받아야 하는 입장 아닌가요...?
손해본 사장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눈치없이 오뎅을 쳐먹은 게 잘못인 걸까요? 화가나서 잠이 안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