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有) 순국선열과 세종대왕 동상에 욕 낙서..

죠스바돼지바201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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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 사는 20대후반 여자입니다.오늘은 대한민국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네요.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게 해주신, 나라를 위해 애쓰시고 희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광복절 오늘 제가 보았던 어이없는 일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글을 써요.글이 다소 길다는 점 미리 말씀 드려요.

저희 큰할아버지께서는 독립운동을 하시다 돌아가신 국가유공자 이십니다. 큰할아버지께서는 15세 되신 해에 일본으로 건너가셔서 지하창고에서 독립관련 전단 인쇄물을 만드시고 독립운동을 하시며 지내셨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딸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딸을 보러 한국으로 건너오시다 일본에 붙잡혀 딸의 얼굴도 한번 보지 못한채, 오사카형무소에서 오랜 시간 고문을 당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큰할아버지의 모교는 대구화원초등학교 입니다. 큰할아버지의 유일한 모교라 할수 있는 그곳. 
운동장 한 귀퉁이에는 몇년전 건립된 큰할아버지의 동상이 세종대왕님의 동상 옆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매년 순국선열의 날이 되거나 기념일, 어떤 행사가 있는 날이면 그곳을 찾습니다. 

오늘은 광복 70주년. 오늘 큰할아버지를 찾아뵙고 꽃한송이 놓아드리며 오늘이 바로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조국해방, 그 70년이 되는 날이라고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준비를 하고 국화꽃 한다발을 사들고 부모님과 함께 화원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꽃다발을 들고 동상앞에 서는 순간, 너무나 어이가 없었습니다. 

큰할아버지 동상에.. 누군가, 매직인지 네임펜인지 아무튼 무언가로 낙서를 했더군요. 그것도 '시X' '헐' 그리고 중요부위를 그려놓고.. 손목에는 '런닝맨'이라 적어놓고 큰할아버지 등에 그분의 이름을 적어 런닝맨 이름표를 그려놓고.  

그래도 처음엔.. 초딩들이 그랬을테니깐.. 어린애들이니 정말 좋게 이해 하려고 노력 해봤어요. '그래. 누군지도 잘 모르는 사람 동상이 학교에 있으니깐 그냥 개념없이 멋모르고 낙서 했나보다.' 하면서요.
근데요, 학교에서 종종 큰할아버지 이름 걸고 글짓기 대회를 하고 상도 주고 그러는데 어쩌면 이렇게 자기랑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막하는지..
그래도. '그래 정말 관심없으면 모를수도 있지' 하면서. 설마 세종대왕님께도 그러진 않았겠지 하며 세종대왕님의 동상을 둘러보았어요. 

하아.......그분 옷에는 아주 예쁘게 꽃무늬를 그려놓았고, 이마에는 '빵셔틀', 머리엔 '섹X' 라고 적어놓고.. 목에는 '개'라고 적은 목걸이를 그려놓았더라구요. 또 얼굴에는 주근깨를 그리고 눈썹도 그리고 콧대도 세워주었네요..

학교에서 모를리가 없는 위치에 있는 동상을.. 선생님들도 그 누구도 아이들에게 이 일에 관해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적이 있긴 했었던건지 궁금했어요. 
그리고 혹여 이미 아이들이 낙서를 해서 어쩔수 없다면, 낙서를 지우거나 보수를 할 생각을 하고 저희에게 연락해서 알리기라도 했어야하는거 아닌가요? 

제가 학교에 바라는건, 매일같이 동상을 씻고 닦아주라는거 아니에요. 그래도 저렇게 훼손되게 놔둬서는 안되는거잖아요.학교에 묻고 싶어서, 방학이긴 하지만 혹시나 해서 인터넷에서 화원초등학교 번호를 찾아전화를 했는데 역시나 아무도 받지를 않더라구요. 

그래서 일단은 낙서를 지워야 할거 같아서 사진들만 찍어놓았네요.. 그리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물파스로 지울수 있다고 하길래 학교 앞 약국에 가서 물파스를 샀어요. 
결론은.. 한동안 땡볕에 서서 물파스를 발라서 아무리 문질러 보아도.. 낙서들이 지워지지가 않더군요.  
솔직히 너무 어이도 없고 학교에 화도 나서 눈물 났지만;;; 일단은 어째야 할지 몰라서 그냥 꽃다발만 두고 돌아왔어요.


여러분들도 요며칠 사이에 뉴스에서 많이들 보셨겠지만. 많은 국가유공자 후손들께서 힘들게 살고 계시다고 합니다. 
게다가 며칠전 기사에서 보니, 국가를 위해 희생하셨던 분들을 국가가 알아주지 않아 직접 스스로 나서서 증명을 해야했던 사례도 많다고 들었어요. 


광복 70주년.. 그만큼 뜻깊기도 하고 한국이 많이 발전 했지만요.아직도 친일파 재산 몰수, 과거사 청산, 역사왜곡, 위안부 문제 등 나라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나라에서 해야 할 일들도 많이 남아있지만.. 여러분.. 우리가 그분들 하나하나를 알아줄수는 없지만.다만 이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많은 순국선열 분들과 한국의 위인분들을 잊지않고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고, 지금의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있을수 있게 애써주신 그 분들께 감사할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마무리는.. 어째야하지... ㅜㅜ
그냥.. 작지만 이런 일에 사람들이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하는 그런 작은 바램과 생각, 그리고 조금의 답답함에.. 
하소연 하고 싶어서 여기에 이렇게 글을 썼네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혹시.. 동상에 묻은 저 낙서 지우는 방법 아시는 분 계신가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