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보이 남편과 이혼하려고 합니다.

ㅇㅇ2015.08.16
조회82,541

안녕하세요. 올해로 벌써 결혼 5년차 되는 세 살배기 딸내미 엄마입니다.

맨날 읽기만 하다가 글을 다 써보네요.

지금 감정 컨트롤조차 힘든 상황이라 내용이 조금 어수선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최대한 침착하게 써보려고 노력할게요.

 

일단 남편이 아버지가 안 계세요. 고등학생 때 지병으로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형제도 없이(외동) 홀로 시어머니 모시고 있어요.

사실 결혼 초까지만 해도 콩깍지 제대로 씌었을 때라 그저 대단한 효자라고만 생각했어요.

아버지도 안 계시고 형제도 없이 외동인 처지라 어머니께 더 지극정성인 것 같아 조금 안쓰러우면서도 기특했는데 생각하니까 그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일단 철도 없이 시어머니께 돈을 자꾸 빌려요.

처음에는 그냥 월급 타서 용돈 드리는 건 줄 알았는데 빌린 돈 갚는 거였더라고요. 그것도 한참 전에 빌린 돈을 미루고 미루다 뒤늦게 갚는 거대요.

시어머니는 아무래도 아들한테 돈을 주곤 하니까 간섭이 심하신 편이세요. 사람 심리가 그렇잖아요. 내가 돈을 줬으니 마음대로 간섭하고 싶은 심리. 그런 거죠, 뭐.

그래서 아들이 1초만 전활 늦게 받아도 뭘 하는데 전화를 늦게 받냐 난리 아닌 난리를 치세요.

맨날 전화하시고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런 것까지 보고를 해야 전화 끊으시고.

문제는 남편도 그걸 또 좋아해요. 자기는 하루라도 시어머니랑 연락을 안 하면 불안해서 미칠 것 같다고.

 

사실 분가도 어렵게 했습니다. 시댁이랑 차 타고 10분 거리로요.

결혼 초에는 남편 사정이 그래서 저도 시집살이 좀 하면 어때 싶었는데 분위기 잡을 때 시어머니께서 불쑥 들어오실 때도 많고 불편한 점이 많아서 2년 정도 생활하고 분가 얘길 꺼냈거든요. 2년도 정말 참고 또 참은 거예요.

그랬더니 남편이 자긴 엄마 얼굴 맨날 보고 싶다고 징징, 엄마도 자기 없으면 안된다고 징징...

그렇게 7~8개월 정도를 질질 끌다가 제가 분가 안 하면 집 나갈 거라고 대판 싸워서 힘들게 나왔습니다. 그 덕에 시어머니께 미운 털 제대로 박혔고요. 사실 지금도 남편은 일주일에 하루 이틀 빼곤 시댁 찾아가지만요.

 

남편이 항상 시어머니 편만 드는 것도 속상합니다.

재작년 설날 전에 시어머니께서 미리 요리 좀 하자고 절 부르셨거든요.

지금은 일 관뒀지만 당시엔 집에서 하고 있는 일이 있어서 1시간 정도 늦었어요. 마침 휴대폰도 고장이 나고 연락을 차마 못드렸는데 1시간이나 늦었다고 버럭 화를 내시는 거예요. 그것도 대문 앞에서.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문 앞에서 30분 정도 혼만 나다가 겨우 들어갔습니다. 기분 많이 상했죠. 저도 나름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1시간 정도도 이핼 못해주시나...

더 웃긴 건 집에 남편이 있더라고요? 월차를 냈다고 오후 일찍 시댁에 와있었대요.

그러니까 제가 30분 동안 문 앞에서 그 꼴을 당하고 있을 때 자긴 쇼파에 누워서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는 거죠. 말리지도 않고.

제가 당신 뭐냐고 따지니까, 어머니 말씀이 다 맞다고 나한테 뭐라 그러지 말라고...

정말 기가 차더이다. 남편이 이렇게 나와도 되는 건가요?

 

결정적으로 이혼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제가 우리 딸 교육비를 미리 모아두고 있는데요. 남편이 그걸 어머니 드리자고 그러네요, 저번 달부터. 시어머니께서 돈이 필요하다고 그러셨답니다.

제가 이유라도 들어보자 싶어 왜 필요하신지 물어보니까 자기도 이유는 모른대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딸내미 교육이 미리 모아둔 걸 주려고 하는 게 정상입니까?

나중에 시어머니께 직접 물어보니까 무슨 보양식이랑 건강 기구? 그런 거 사신다고...

그래도 드리자네요. 자기 효도 제대로 하고 싶다고. 이게 말이 되나요?

그럼 우리 딸은 어떻게 하냐고 따지니까 나중에 어떻게든 되지 않겠냐고, 뭘 벌써부터 교육비를 모으냐고 뻔뻔스럽게 굴더라고요. 정 힘들면 학원, 과외 안 시키면 그만이라고.

아빠가 어떻게 저런 소리를 할 수 있는지 지금 생각해도 기가 차더라고요.

이후로도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어머니께 드리는 용돈이 그렇게 아깝냐고, 나중에 어머니 돌아가시면 제사 지내기는 할 거냐고 그러는데 진짜 사람 돌게 만들더라고요...

 

사실 여태까진 딸 생각해서 이혼은 정말 참자고 생각했는데,

근 한 달 동안 계속 싸우고 그런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이혼이 딸을 위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편이란 놈은 제가 이기적인 거라고 그러는데 정말 그런가요?

저 이 사람이랑 이혼해도 괜찮을까요? 아무래도 딸 생각하니까 좀 더 신중해져서 그렇습니다.

사실 아직도 걱정이긴 해요. 아빠 없는 아이 만드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이 늦은 새벽에 조언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