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오십언니의 동성애 이야기 < 막상 현실은 편 >

현실멘토201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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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매번 동성연애 이야기의 제목이 눈에 띄면 흠칫거리던 반오십 누나 혹은 언니야

대부분 글 써진걸 보니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서 그냥 편히 말 놓을게 ㅎㅎ

그리고 누나보단 언니가 더 편하니까 호칭은 언니로

남자들이 쓴 이야기는 많이 보이는데 생각보다 여자가 쓴 글이 없어보여서 차차 써볼게

 

어.. 뭐라고 시작해야 하나

일단 언니는 현재 동성애인과 6년째 연애중이고

그 긴 시간동안 크게 싸운적도 없이 잘 지내고 있어

내 나이 19살 끝물에 사귀기 시작한거고..

애인은 나보다 2살이 어리니까.. ㅋㅋ 그 당시엔 철컹철컹 감이긴 한데

지금은 둘다 성인이라 패스!

 

한창 패기롭던 23살에는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오프라인 모임에도 잘 참여하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약간의 오해와 실수로 탈퇴한 후 지금은 그냥 조용하게 살고 있어

 

몇 년 전 백수 시절에 판을 즐겨봤었고

요새는 워낙 직장이 꿀이고 좋아서 여유롭다보니 다시 판을 종종 보는데

전보다 동성연애에 관련된 글이 많아져서 신기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해

걱정이 되는 이유는.. 뭐 흔히 말하는 어린시절의 정체성 혼란이랄까..

판에 10대 친구들이 굉장히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

이성연애와 다를 것 없어 보이는 달달하고 알콩달콩한 동성연애 이야기를 보며

나도 혹시?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친구들이 생길까봐....

ㅋㅋㅋ.. 오지랖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무튼 그러해

 

음.. 내가 동성애에 눈을 뜨게 됐던 계기는 좀 황당하긴 하지만

중2 때 활동하던 애니메이션 커뮤니티에서 만난 친구와 채팅을 하던 도중 이었어

나와 동갑이었던 그 친구가 나에게 털어놓을 게 있다며 말을 했는데

커뮤니티에서 만난 다른 동성 친구가 자신에게 고백을 하고 사귀기 시작했다는 거였지..

그 말을 들은 나의 반응은... 놀람, 당황, 거부감도 아닌 담담함이었어

아 그래..? 어쩐지 요새 전보다 연락도 덜하더니 연애중이었구만!! ㅋㅋ 이런 느낌..

그럴수도 있구나.. 그래 뭐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데 성별이 무슨 상관이야?

이렇게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것 같아

 

물론 그 후로 나도 약간의 성정체성을 느낌+중2병이 합체되어

별별 에피소드와 흑역사를 남기고 컸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웃어넘길 수 있는 다양한 추억이려니 해 ㅎㅎ

머리를 짧게 컷트하고 등교 했는데 수업시간에 한 선생님이 내 뒷모습을 보고

남학생이 왜 여학생 반에 있어! 라며 쫓아내려다가 놀라셨던 거라던가

친구들과 함께 동네에 있는 시장길로 하교하고 있는데

가게 개업을 홍보하고 있는 삐에로 아저씨가 날 보더니

군대 잘~가게 생겼다! 라고 장난을 쳤던 거라던가..

등등 뭐 에피소드는 엄청나게 많아

 

남자처럼 보이고 싶어서 머리도 짧게 자르고 옷도 캐주얼한 것만 사서 입고 했었는데

그 당시에 가정사로 인해 옆에 엄마가 안계셔서

그렇게 변해가는 걸 딱히 터치할 사람이 없었던 것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해

아빠는 일을 다니시기도 했고 꽉막힌 분이 아니어서

나쁘게 엇나가는 것만 아니면 특별히 혼내지도 않으셨으니까..

 

어... 중간중간 쓰다 멈췄다 반복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썼네..

아무튼 이 글을 많이 읽고 톡에 오르고를 떠나서

한 사람이라도 이 글을 보고 동성애자, 동성연애에 대한 환상을 깨고

현실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봤어

 

겨우 이정도 쓴거 가지고는 현실이고 나발이고 할만한 양이 아니니까 틈틈히 이어서 쓸 생각이고

우리 커플의 연애스토리, 언니의 커밍아웃 스토리들,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과 오해 풀기 등등..

홍석천씨와 김조광수 감독님처럼 공개적으로는 못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노력해 볼 생각이야

혹시 이 글을 읽고 궁금한 점이나 고민거리가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어도 좋고..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위로와 응원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해줄게

 

점심시간이다!

다들 밥 맛있게 먹고 더위 조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