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밤길 조심하세요.

꾜룡꾜룡챱챱2015.08.20
조회743
[욕이 좀 있습니다. 내가 원래 욕을 안 하는 사람인데 욕이 나오네]



일단
미리 얘기하자면
여러분
밤길
조심하세요.

밤에는 누가 말을 걸어도 대답해주지도 쳐다보지도 맙시다.
밤에는 졸라 밝고 사람 많은 곳으로만 다닙시다.
학원 늦게 마치시는 분은 학원에서 차로 태워주겠다고 하면 괜히 걸어가겠다고 하지마시고 그냥 얌전히 타고 가세요.

전 영어학원을 수목금 9시 30분~10시 30분쯤으로 다닙니다.
마치고 나서 30분쯤 단어를 외우고 가서 11시에 마치는 거나 다름없죠.
물론 오후 11시입니다.
근데 제가 가는 곳이 번화가라 사람도 많은 편이고 해서 늘 안심하고 집까지 20분가량의 거리를 걸어다닙니다.
중간에 인적 적은 곳이 한 군데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집 근처였기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걸어다녔습니다.
뭐 납치니 성폭행이니 뭐니 하는 건 인터넷에서만 봤지 경험담을 직접 듣는다던가 그런 걸 본다거나 당할 뻔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멀쩡히 걸어다녔죠.

근데 오늘 큰일이 날 뻔함.

학원 마치고 걸어가고 있는데(학원 근처, 밤에도 사람 한둘쯤 지나다님) 갑자기 어떤 좀 나이들어보이는 아저씨가 절 부름.
이 근방에 술 한잔 할 만한 데 있냐고 물어보시길래 전 잘 모르겠고 어디로 쭉 가서 꺾으시면 고깃집 있으니까 거기서 술 마실 수 있지 않을까요 라고 대답함.
사실 아무리 봐도 미자인 사람한테(전 중3때까지 뷔페에서 늘 초딩이라고 속이고 들어가던 사람입니다) 술 마실 만한 데가 어딨냐고 물어보는 것에서부터 뭔가 약간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아 그냥 회사 동료분들 불러서 같이 술 한잔 하려고 그러시는 거겠지 이 생각만 하고 말았는데 시발 전 이때 바로 무시하고 갔어야 했음. 바로 이상한다는 걸 알아채고 갔어야 했다고 신발.
그 아저씨가 뭐라뭐라 말을 하시는데 솔직히 제가 말귀가 어두운 편이라 잘 못 알아들었고 잘 기억도 안 납니다.
그 아저씨가 태광산업 회사복 입고 계시길래 어 태광산업 다니세요? 저희 아빠도 태광산업 다니시는데. 라고 제가 말함.
저희 아버지께서 부장이신데 부장보다 위인 계급은 상무나 전무였던가, 그리고 회장 뭐 이런 사람들일 거고 그런 사람들이 여기서 추레하게 술이나 마시러 다니거나 하진 않겠지 상무부터는 회사에서 고급차 나오고 연봉도 1억인데, 그리고 저 사람 아무리 봐도 상무처럼은 안 보인다 그러기에는 너무 후즐근하다 그럼 높아도 아빠랑 같은 부장이거나 그 아래겠지 하는 생각에 혹시라도 이상한 일이 생겨도 태광회사 회사복 입은 사람이었어요! → 사실 아빠 윗사람이라서 별 소리 못하고 합의금 받고 끝 같은 막장드라마틱한 일은 안 일어날 거란 생각에 확인도장 찍는다는 느낌으로 태광산업 다니냐고 물었는데 시발 멍청한 나새끼는 이딴 거 묻지 말고 걍 빨리 쳐갔어야 했음.
잘 기억은 안 났는데 그 사람 수긍했었습니다.
어어...응/아저씨 중공업 다닌다. 이 얘기는 확실히 하셨 아니 이 새끼가 확실히 그 소리는 씨부렸는데 난 조카 여기서 이상하단 걸 느꼈어야 했어 빨리 갔어야 했다고ㅗㅗㅗㅗㅗ

그리고 나서 이새끼가 뭐라 쳐말하는데 솔직히 전 잘 안 들렸고 지금 잘 기억도 안 나고 별로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그러다가 갑자기 20만원 줄 테니까 술 같이 마시러 가자였나 같이 놀자던가 그딴 말을 했음

신발

위에서 제가 중3때까지 뷔페 초딩으로 들어갔단 얘기 했죠?
전 고2지만 맨날 보는 사람마다 어머 중학생이니? 이럽니다. 키도 작습니다.
신발 그래 키야 뭐 내 키가 작으니까 저항도 약하겠거니 힘도 약하겠거니 했겠지 근데 신발 다 큰 새끼가 우리 아빠보다도 나이 많아보이는 새끼가 젊게 잡아도 50대는 되보이는 새끼가 나 같은 애새끼한테 성욕을 느껴?
이 새끼가 미쳤나 진짜 성기 짤라버릴 새끼가.
심지어 가까이 다가가고 나서 안 건데 이새끼 술냄새 났음 신발새끼 술 마셨구나.

전 바로 아뇨 됐어요. 하고 바로 걸어갔는데 일단 이때까지 조카 다행이었던 게 제가 그 아저씨랑 얘기할 때 조카 당당하고 밝게 얘기한데다 솔직히 저 땐 별로 안 무서웠음.
횡단보도에서 신호 기다리면서 MP3는 바로 끄긴 했지만 아 집까지 걸어갈 때 위험하진 않을랑가 번화가니까 괜찮겠지 아 귀찮은데 그래도 엄마랑 통화하면서 가야 하나 하다가 뒤쪽 돌아보니 그 새끼는 안 보이고 해서 일단 한시름 놓긴 했지만 이 새끼가 언제 어디서 또 뜬금없이 튀어나올지 모른단 생각에 길 건넌 다음에 바로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마중 좀 나와 달라고, 아빠 있으면 아빠랑 같이 와주면 좋다고 그래서 엄마가 무슨 일 있냐고 물어서 최대한 짧게 그냥 무서운 사람 만났다고 설명하고 엄마가 알았다고 근처에 문 연 가게 아무데나 들어가 있으라고 차 끌고 가겠다고 하셔서 근처 파리바게트에 있겠다고 하고 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휴대폰은 무음 모드에서 소리 최대로 해 놓고.
그리고 나새끼 조카 신기한 게 여기서 파바 들어가서 조카 한가롭게 빵 고름ㅋㅋㅋㅋㅋㅋㅋ메론빵 두개 샀습니당 잇힝 메론빵 맛있겠당 내일 먹어야징! 맨날 메론빵 갈 때마다 다 팔리거나 늘 가던 미술학원 근처 파바는 메론빵을 안 팔아서 메론빵 못 샀었는데!

여하튼 메론빵을 사들고 파바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파바 문앞까지 차 끌고 오시고 전 부모님 차 타고 안전하게 귀가.

그리고 차 안에서 아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고 태광산업 회사복 입고 있었다고 말하니까 아빠가 인상착의를 물어보셨습니다.
조카 말랐고 아빠보다 나이 많아보였고 얼굴에 주름이 많았고 키는 좀 큰 편이었던 것 같고 머리는 짧았고 아 시발 계속 상상하다 보니까 버락 오바마 얼굴이 떠오른다아아아아아
물론 아빠한텐 언어를 순화해서 얘기했습니다. 전 아빠한테 쌍욕하는 싸가지 없는 애가 아니거든요.
근데 아빠 왈 이 근처에 태광산업 다니는 사람 많이 없다면서 근처에 누구누구...그 사람은 아니고 그 사람은 머리 짧지는 않다고 그러시고 나서 회사복 뭐 입고 있었냐고, 아빠가 평소에 입는 그거 입었었나? 하시길래 어 그거 그 회색 이까지(평범한 상의 길이) 오는 재킷같은 거 그거 긴팔이라고 하니까 아빠가 요즘 같은 여름에 누가 긴팔 입냐고 하시면서 누가 입다 버린 회사복 주워입고 그런 회사 사람인 척 하는 경우 많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옛날에 현대자동차였던가 그쪽에서 그런 사건이 있었다고도 하고 뭐 보나마나 그런 옷 입고 농사나 지었겠지 뭐 그러시더군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 보니 조카 내가 눈치없는 게 위에서 제가 태광산업 다니냐고 했을 때
어어...응/아저씨 중공업 다닌다.
이 두 말은 했었다고 했잖아요?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중공업 다닌단 말은 좀 뜬금없었던 거 같았고 내가 그렇게 물어보니까 아 으응...어어 이러시면서 회사 로고를 보시는데 난 그게 그냥 그걸 보여주는 건 줄 알았는데 시발 지금 생각해 보니 그냥 지가 다니는 회사 옷 아니라서 이 회사가 태광산업이구나 한 거였어 신발ㄹㄹㄹㄹㄹㄹㄹㄹㄹ아저씨 중공업 다닌다도 뭐 보나마나 태광산업이 중공업이라는 말이나 주워듣고 한 말이겠지 신발새끼이이이이
그리고 위에서 나 같은 애새끼한테 성욕을 느끼나 미친새끼 한 것도 사실 아빠가 말해 주시고 나서야 깨달음.
아빠가 미성년자보고 그러나 미친새끼네 싸이코네 그러시고 엄마도 그런 말 하시는데 아 생각해 보니 그랬지...! 이새끼 소아성애자인가 신발 조카 위험한 새끼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아무튼 내일부턴 학원 마치고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음 시간 애들이 타는 학원차 같이 타고 가려고요.
제가 평소에 가는 시간에는 학생이 저 혼자라 걸어갔던 거라서.

그리고 재차 말하지만 밤길 조카 조심합시다.
그 당시에는 하나도 안 무서웠는데 시발 부모님 차에 타고 나서 좀 지나니까 슬슬 무서움이 느껴졌고 아까 그게 무슨 일이었는지 그새끼가 얼마나 미친놈이었는지 자각이 됐음 지금 무지 무서워요 그새끼 꿈에 나올 것 같아 신발...

진짜 여러분 밤길 조심하세요.
밤에는 누가 말 걸어도 대꾸하지 말고 그 말 거는 사람이 성인 남성이라면 더더욱 대꾸하지 마시고 MP3 들으면서 가지 마시고 사람 조카 많고 밝은 곳만 골라서 가시고 여러분이 막 몸 어딘가의 버튼을 누르면 미사일이 나가고 눈에서 빔을 뿜는 그런 인간병기가 아닌 이상 어지간하면 혼자 다니지 마시고 늦은 시간에 학원에서 학원차 태워주겠다고 하면 얌전히 타고 가세요.
여러분의 몸은 소중하고 세상에 미친놈들은 많습니다.



-


원래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인데, 마침 네이트 아이디가 있길래 많은 사람이 보면 좋겠다 싶어서 여기에도 올립니다.
학생 여러분들 밤길 조심하세요. 성인 여러분들도 밤길 조심하세요.
밤길조심 사람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