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당신과 연락이 안된지 9일째네. 아마... 이 편지가 정말 마지막 편지가 될거란 생각에...
미련 때문인지 하나하나 당신과 만든 추억을 떠올려 보고 싶어.
14년 7월 당신을 처음 만난 날....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그날 알게 된거 같아.
당신도 나도, 첫눈에 반한 그날이었으니까.... 그렇게 겉잡을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버린 우린 누구도 말릴 수 없을 만큼 열렬히 사랑했던 것 같아.
7살의 나이차이가 무색할 만큼. 그렇게 79일을 서로만 바라보며 사랑하다가....
난 잠시 당신을 나라에 빌려줘야만 했지. 처음에는 정말 받아 드릴 수가 없었어.
내 나이 스무 살 쯤엔 군대 안갔다 온 남자는 처다 보지도 않았으니까...
2년간 누군갈 기다리는 바보같은 짓을 왜 하냐며... 절대 안하겠다고 그렇게 버티고 버텨 대학 졸업 까지 한번도 곰신을 한적이 없었는데...
내나이 스물 여덟에.... 뒤늦은 곰신 생활을 하게 되었지.
79일이란 짧은 시간을 뒤로 10월의 첫날 당신을 보내고....
정말 한달간은 제정신이 아닌 듯 살았던거 같아.
주위에서 너무 힘들어하는 날 보며 남자친구 보내고 그렇게 힘들어 하는 커플들이 더 먼저 헤어진다며... 그만 힘들어 하라는 말도 참 많이 들었어.
당신을 그렇게 보내고, 매일 밤 울며 그리워 하던 나날들.... 마지막 가던날 녹음한 목소리, 짧은 시간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바라보며 한없이 당신만 찾으며, 당신 생각에 잠 못드는 밤들이 많았어.
그렇게 힘들게 당신과 떨어져 있으면서, 가슴이 아프단 말이 뭔지, 보고싶다는 말이 뭔지, 그립다는 말이 뭔지 실감 하게 된것 같아.
왼쪽 가슴에 전기가 오는 듯 찌릿하게 퍼져 나가는 고통이 가슴아프다는 말이라는것....
보고싶어서, 그리워 죽겠다는 말이 어떤 말이라는지 당신이 다 알게 해준것 같아.
지금까지 살면서 그런 기분은 처음 느껴 보았으니까....
그당시 내맘을 달래준 유일한 친구는 편지였던것 같아. 하고싶은 말이 생길 때마다, 당신이 보고싶을 때마다 썼던 편지...
관물대에 한상자 가득 모일 때마다 부대에서 가져 나온 편지가 자기 제대 할 때쯤되니, 어느덧 500통이 되어 있었지.
종교행사로 교회를 가던 당신. 동영상을 만들어 보내면, 틀어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컴퓨터에 컴자도 모르던 내가 몇날 며칠 밤을 새워, 그동안에 찍은 사진들을 넣고, 글을 넣어 5분짜지 한편의 동영상을 만들어 보냈지... 우리 백일 기념을 위해.... 정말 틀어 주실줄은 몰랐어.
교회 카페에 내가 보내준 동영상을 바라보던 자기 모습, 그리고 동영상을 받고 나에게 보낸 영상 메세지를 보며 참 많이 울었던것 같아. 보고싶어서... 그리워서...
그렇게 훈련소 생활이 끝나고, 자대 생활을 하면서도 아픈 허리 때문에 유난히 고생을 많이 했지. 그 때문에 휴가때 나와 입원해서 시술도 받고. 그 좁은 병원 침대에서 당신을 재우고, 그리고 간이 침대에 누워 쪽잠을 자는 순간에도...
난 참 행복했던것 같아. 당신과 이렇게라도 함께 있을 수 있단 생각에...
아파 잠든 당신을 보면서 밤새 간절히 빌었어. 제발... 이사람 아프게 하지 말아달라고.
무슨일이 있어도, 내가 더 이상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아플때마다 지금처럼 당신 옆에서 꼭 당신 지켜주겠다고.... 스스로 다짐 했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일병도 달고... 모든 곰신 군화 커플이 두려워 한다는 일말 상초도 우리는 보란듯이 잘 이겨냈지.
여느 커플처럼 크고 작은 다툼은 있었지만, 그 때마다 먼저 손내밀어 주고 미안하다고 하던 당신이 너무 고마웠어.
항상 미안하단 말을 입에 달고 살던 당신...
뭐가 그리 미안한지 사소한 일 하나에도 미안하다 말들 뿐이었지...
나가면 정말 잘해주겠다고... 단 한순가도 내 옆에서 떨어지지 않겠다고... 지금 이렇게 힘들어 하는 일든 제대하면 다 갚을 거라며.... 늘 날 안심 시키고 달래줬던 당신이었지.
당신이 군대에 있던 1년 9개월을 되돌아 보면 내겐 추억이 너무 많은것 같아.
면회 가능한 시간은 9시.... 당신은 조금이라도 일찍 보고 싶고, 오래 보고 싶다고... 9시전에 오라구.... 나도 일찍 보고싶은 마음에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준비해 부랴부랴 자기 부대로 향해 달려갔지.
살이 찢길 듯한 추위 속에서... 그래도 당신 먹이겠다고 준비해간 음식들이며, 선물들이 혹시 망가질까봐 두 손에 꼭 쥐고 버스를 기다리던 날들....
당신을 보러 가는 버스안 창밖에 하얀 눈으로 가득 차던 겨울이 지나,
푸른 잎들이 피어나 내 마음을 설레게 하던 봄을 지나, 어느덧 지나가는 사람들이 손부채를 하는 여름이 오는 걸 보며, 당신과 함께 할 날들이 이제 멀지 않았단 생각에 더 설레었어.
그러고 보면... 우린 참 면회 많이 한것 같아. 한달에 한번, 많을 땐 두 번씩도 갔으니까...
그래도 그나마 왕복 4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아서, 더 자주 갈 수 있었던 것 같아.
면회 갈 때와는 달리 당신이 외박을 나오거나, 외출을 나오거나, 휴가를 나올 때면 항상 차를 빌려 자기 부대에 갔었지.
당신 나오는 길에 조금이라도 편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리고 단 몇시간이라도 더 빨리 당신을 보고 싶단 마음에 그렇게 당신이 나오는 날이면 새벽부터 차를 끌고 달려가
부대앞에서 기다렸던 나....
기다리던 날 보고서 정신없이 뛰어오던 당신.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신호가 걸릴 때마다 뽀뽀를 해주던 당신.
참 행복했던 것 같아. 당신 뽀뽀 한 번에 쌓였던 피로들 마저 녹아 내렸으니까...
밤사이 눈이 너무 많이 내려 길 위에 소복이 쌓여 있던날...
그날도 당신을 데릴러 가는 날이 었는데.... 차에 올라 탔는데 덜컥 겁부터 나더라구....
한번도 눈길에 운전을 해본적이 없어서... 너무 많이 쌓인 눈 때문에 바닥은 보이지 않지, 한 겨울 새벽이라 주위는 온통 어둠 뿐이지.... 그날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내내....
바짝 얼어 정말 앞만 보고 달려갔던 것 같아.
정말 우낀건 혹시 사고는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던 순간 순간들 마다....
“안돼... 죽더라도 여보는 보고 죽어야돼” 라는 생각으로 달려갔으니깐....
나도 참 이런거 보면 겁도 없고, 무대포 인것 같아. 괜한짓도 많이 해서 당신한테 잔소리 들었었지.
당신 생일날 모든 사람이 당신 축하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그리고 어깨에 힘좀 들어 갔음 좋겠다는 마음에, 컵케이크 백개를 사서 당신 생일 많이 축하해 달라는 메모를 하나하나 붙이며 포장하면서, 이걸 받은 당신의 기분이 어떨까? 이걸 나눠 주며 당신의 표정은 어떨까?
좋아 할 당신 모습에, 행복해 할 당신 모습을 상상하며 온 집안을 다 어지럽혀 가며 준비 했던 것 같아. 난 당신이 행복한게 너무 좋았으니까....
당신이 나 때문에 한번 웃는 다는 것 만으로도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으니까....
이렇게 수도 없이 많은 추억들을 서로 함께 만들어 가며 당신은 기다리던 병장을 달았지.
주변에서는 병장병 걸리지는 않았느냐며, 조금있음 차인다고 마음에 준비 하라고 놀려 댈 때....
병장이 되어서도 늘 한결 같이 날 사랑해 주는 당신 마음을 느끼며, 소소한 다툼에도 먼저 미안하다 사과 해주는 당신을 보며,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이제 정말 나갈 날이 머지 않았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호강시켜 주겠다는 당신말에 힘을 얻으며....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보내 드디어 제대를 함께 맞이 했지.
2년동안 한결같은 당신을 바라보며, 단 한순간도 당신을 의심해 보거나, 믿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
헤어질거란 생각은 단한순간도 하지 않았으니까.... 제대하면 차인다는 말에 콧방귀 뀌며 절대 그럴일 없다고 당당 하게 말했던 나니까...
사귀기 시작한 순간부터 제대하는 그 순간까지도 하루 빨리 결혼 하고 싶다고...
혼인 신고부터 하면 안되냐고 조르던 당신. 휴가나온 어느날 갑자기 동사무소에 손붙잡고 가더니 혼인신고 하면 안돼나고 정말 진지하게 묻던 당신 모습 보면서, 제대 하면 하자고, 조금만 더 서로 자리 잡으면 하자고 오히려 달래던 나였지.
지금까지 계속 우린 정말 연인이 아닌 부부처럼 지냈기 때문에, 당신을 만나면서 난 정말 남편에게 대하듯 한거 같아.
틈날 때마다 전화해주는 당신이 혹 전화 비가 부담 될 까봐, 전화 카드에 돈이 부족해 질때면 충전하고선, 혼자 기뻐하고...
당신 먹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갖고 싶은거 다 해주고 싶은 마음에...
평소에 월급 아끼고 아껴서, 당신 휴가 나오거나 외출 나오면 다 할 수 있게 해주면서....
내가 학생이 아닌... 직업이 있은 사람이라... 돈을 벌수 있는 사람이라 참 다행이다란 생각을 했어.
새 옷을 받고, 새 신발을 받고, 새 모자를 받을 때마다 당신은 정말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의 얼굴이었거든.
그 모습이 너무 좋아서, 그렇게 행복해 하는 당신 모습이 좋아서, 당신이 해달라는 것 이상을 더 해주게 된 것 같아.
조금이라도 안좋거나, 아픈 모습 보이면 휴가때 병원부터 데려가 진료 받게하고, 약 챙겨서 다시 부대로 돌려 보내고....
그렇게 약을 챙겨 보낼 땐... 정말 마음이 너무너무 아팠어. 당신이 안 아팠음 좋겠는데, 아프더라도 내가 옆에서 보살 펴 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당신이 아파도 멀리 떨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자신이 너무 싫어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
나 정말.. 당신 많이 사랑했던 것 같아. 지금까지 만나온 그 누구 보다 더 정말 많이 사랑한것 같아.
그리고 태어나 사랑한단 말을 이렇게 많이 해본적이 없었어.
당신을 만나 참 많이 했던 말... 사랑한단 말....
근데 이제 더 이상 그 사랑한단 말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되었네....
제대후 당신이 매일같이 했던 약속 대로 우린 늘 함께 있었지. 그런데 함께 생활한 탓인지...
아님 당신이 맛본 자유의 달콤한 때문인지 제대후 점점 변해 가는 당신 모습을 보기 너무 힘들었어. 그래서 투정도 많이 부리고, 싸우기도 많이 했지. 언제나 내가 제일 먼저였는데...
제대 후 나와의 약속 보다 친구와의 약속이 더 중요해진 당신이었고, 나와 함께 있는 시간에도 늘 핸드폰 게임 하느라 바쁘고, 다른일 하느라 정신 없었지. 어느순간 부터 나와 한 약속은 언제든 아무렇지도 않게 지키지 않아도 되는 일이 되어 버렸지.
점점 나에게 소홀해져 가는 모습을 보며, 나 스스로 당신에게 더 사랑해 달라 요구 한것 같아.
그러다 보니 싸울일도 많아 지고, 그리고 군화 였을 땐 무슨일이든 다 미안하다며 이해 해주고 받아주던 당신이...
어느순간 내가 서운한 감정을 조금만 내비쳐도 그것도 이해 못해 주냐며 화를 내던 당신 모습에....
매일 밤 대체 이유가 뭘까 고민 많이 했어... 내가 예민해 진걸까... 아님 당신이 변한 걸까....
당신이 변할 거란 조금의 의심도 안했던 나여서 그랬던 건지... 그런 당신 모습을 받아 들이는게 너무 힘이 들었어.
어느 순간부터 내 머릿속엔 “이사람은 날 필요 할 때만 찾는구나. 자기 하고 싶은일 다 하고 내가 필요한 순간에만 날 찾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그런 생각이 든 이후로는 정말 겉잡을 수 없이 부정적인 생각만 하게 된 것 같아.
그동안 당신에게 난 정말 내가 느끼기에도 너무너무 힘이 되는 존재였는데, 꼭 필요한 존재였는데... 이제 더 이상 내 존재가 당신에게 필요 없어 지는건 아닐까...
이러다 어느 순간 내가 없어도 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란 두려움에 잠 못 이루던 날들도 많았어.
그렇게 제대후 한달동안 여러차례 티격 태격 하던 우리...
점점 줄어드는 당신의 연락에 점점 더 불안해져가는 나는 더 당신에게 집작하게 되었던 것 같아. 하루하루 당신만 생각 하는 당신 모습을 바라보며, 당신에게 왜이렇게 이기적이냐며 화를 내며 물었지.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앞으로는 나만 생각 하고 살거라며.... 이기적으로 생각 할거라고..
앞으로도 이럴거고 고칠 생각 없다는 당신 말.... 그러니까 내가 이해하라던 당신....
처음에는 그말이 너무너무 화가 나서 그렇게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 곁에는 그 누구도 있어주지 않을거라 말을했지.
그렇게 서로 싸운 이후 2일 동안 서로 누가 먼저라 할거 없이 연락이 없었지.
그러다 결국 이렇게 끝내고 싶진 않아서, 제대후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한적이 없는 것 같아서.... 먼저 연락을 했지. 하지만 역시나 연락을 받지 않던 당신.
결국 집앞으로 찾아가 잠깐 내려오라고 연락 했지만....
여전히 아무대답 없던 당신. 집앞에 와있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아무 연락 없고, 카톡도 전화도 안받던 당신....
그날 당신 집앞에서 4시간을 넘게 기다리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
서로가 없으면 죽고 못살 것 같았던 우린데.... 두달 전만 해도 제대 후 함께할 일들은 상상하며,
계획하며 행복해 하던 우린데....
당신을 군대 보내던 날 당신 집앞에서 헤어지기 싫다고... 떨어지기 싫다고 울고 불고 떼쓰던 나를 따듯하게 안아주던 그 자리에서 당신 없이 나 혼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집으로 되돌아 왔어.
그렇게 연락 안된지 4일째 되던날.... 갑자기 새벽에 술을 먹고 찾아온 당신.
놀라움 반. 반가움 반. 서러움 반... 참 많은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 왔어.
미안하다고... 미안하다며 말하는 당신 모습에....
나도 다 잘한건 아니니까... 나도 미안한데 많으니까 차근 차근 이야기 하면서 풀어 나갔었지....
연락 안한건... 나 없이 살면 어떤 기분일까 느껴보고 싶었다고... 그래서 연락도 안하고 며칠 지내봤는데... 도저희 안 될 것 같다며... 나없이는 정말 안될것 같다는 당신을 보며....
당신도 나와 같은 마음이구나 생각을 했어.
그렇게 그다음 날 서로 각자 일을 하면서 기분좋게 연락도 주고 받으며 그렇게 보냈는데...
그날 저녁.... 퇴근 후부터 집에 들어갔다고... 피곤하다는 당신 말에.... 솔직히 좀 더 당신이랑 놀고 싶었지만...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 남기고 어짜피 그다음날 당신 쉬는 날이니까.. 그 때 좀 더 이야기 많이 해야지 생각 하고 잘 자라 말했지.
그렇게 하루가 흘러... 같이 병원가기로 해서 당신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침 10시가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어서... 먼저 자나 싶어 전화 하려던 마음을 붙잡고 기다렸지....
그러던 중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당신이 페이스북을 하고 있단 사실을 알았어....
일어나면 나한테 먼저 연락 해 줄줄 알았는데... 다른일만 하고 있단 생각에 참 많이 서운 했어...
그래서 나한테도 더 기다리면 연락이 오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오후 1시가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내가 전화를 했지...
자다 깬 목소리로 이제 일어났다며.... 아까 잠깐 일어 나지 않았냐 물었더니 화장실 가느라 잠깐 깼다 바로 다시 잠들었다고 거짓말 하던 당신....
페이스북 하고 있었던거 안다는 내말에... 진짜 잠깐 그냥 확인만 한거라고 얼버무려 넘어가려는 당신 모습에....
정말 참았던 서러움이 터진것 같아.
오늘 같이 병원 가기로 하지 않았냐 묻는 내말에... “그럼 아침에 깨웠어야지”라는 말에 할말이 없어지더라.... 결국 난 또 그렇게 당신에게 서운함을 표현했고, 귀찮다는 듯이...
집이라 전화 받기 힘들다며 계속 끊으라는 당신말에... 내가 물었지... 나 정말 사랑하긴 하냐고.
아무런 감정없이 나온 “응” 이라는 대답. 난 정말 오랜만에 사랑한단 말이 듣고 싶었던 건데....
군대 있을 땐 하루에 수십번씩 해주던... 그말이 너무 듣고 싶었던 건데....
응이라는 한마디에 내마음 전부가 무너져 내린것만 같았어.... 그래서 나는 울면서 소리쳤지...
사랑하는 사람 아프게 하니까 좋으냐고... 힘들게 하니까 좋으냐고....
그러고는.... 내가 먼저 전화를 끊어 버렸지.
근데... 이게 우리 마지막이 될줄은 정말 몰랐어....
그렇게 전화를 끊고 저녁쯤 내가 먼저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도, 카톡을 읽지도 안던 당신...
그 다음날도 저녁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길래... 잠깐 만나서 이야기좀 하자 했지만, 역시나 당신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지.... 그렇게 여러번의 연락 끝에....
결국 나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으면 나와 헤어지고 싶은 걸로 알겠다는 카톡을 보냈지만... 역시나 당신은 아무런 대꾸도 없었지.
그렇게 연락이 끊긴지 2틀후에 카톡 프로필 사진에서 내가 사라지고...
3일이 된 후에는 페이스북에서 나와의 친구사이가 끊겼고, 그 안에 가득했던 내 사진이, 함께 찍은 사진들 모두가 지워졌더라....
그때 정말 실감하게 됐어. 당신이 정말 나랑 헤어지고 싶어 했다는걸....
그리고... 이제 정말 그 헤어짐을 받아 들여야 겠다는걸....
근데 난... 아직도 우리가 헤어졌단 사실이 믿기지 않아.
헤어지잔 말 한마디가 그렇게 힘들었던 거야?
나한테 미안한 마음에 차마 그말은 하지 못했던 거야?
적어도.... 한두달 만난 사이도 아닌.... 2년을 넘게 만나온 사이를 이렇게 아무런 끝마무리 없이...
이대로 연락 없이 끝내 버릴 수 있는 거야? 내가 정말 지난 시간동안 당신에게 헤어지자는 마지막 인사마저 생략 할 그런 쉬운 존재 였던 거야? 비겁해...... 정말 정말 비겁해... 어떻게 말한 마디 없이... 그렇게 그냥 연락 두절로 한때 너무나도 사랑했던 관계를 끊을 수가 있는거야? 정말... 헤어지잔 말 한마디가 그렇게 힘들었어? 아님... 그정도로 내가 싫어 졌어?? 더 이상 나와는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을 만큼 싫어 진거야? 무슨 말이라도 해줘야 하는거잖아....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난지 벌써 9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난 하루종일
대체 당신이 왜 이러는 걸까? 헤어지잔 말 한마디는 왜 없었던 걸까? 그동안 보여준 행동이, 속삭이던 달콤한 말들이 정말 다 거짓이었던 걸까?
하루에도 수천 수만가지 생각들을 떠올리며 그렇게 정신나간 사람 처럼 지내고 있어.
그리고 아직까지도... 미련하게 바보처럼... 오늘은 연락이 오겠지... 내일은 연락이 오겠지....
이런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
이유가 있겠지... 그래... 분명 이유가 있겠지.... 그건 당신만이 알고 있겠지 생각하며...
내일이면 내 생일인데.... 몇 달 전부터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서로 이야기 하며 그날만을 기다렸었는데....
태어나 가장 슬픈 생일이 될것 만 같아. 세상에 태어난 날.... 모든 사람들에게 축복 받는 날....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음 좋았을 텐데...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한심한 생각을 하게 돼.
다음달 4일 함께 거의 한달가량 계획해둔 유럽여행은....
이미 당신것과 내것 모두 예약도 다 해놓았는데....비행기표며, 열차표며, 숙소며... 짐만 챙겨 출발 하면 될 수 있도록 다 끝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시간만 흘려 보내고 있어.
몇개월 전에 미리 예약 해서 모두 환불 불가능한 것들인데...
당신 없이 혼자 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빨리 빨리 정신 차리고 하나하나 눈앞에 닥친 일들을 해결해 가야 하는데... 마냥 엄마 잃은 아이처럼 이렇게 울고만 있는 내가 너무 답답해...
당신을 만나 사랑하며 2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태어나 처음으로 그리움이란 말을 가슴으로 느껴 보았고...
기다림이란 힘들지만 그만큼 설레임이 있다는 것도 느꼈어.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날 밤이면, 어린시절 소풍가지 전날의 두근거림을 다시 느꼈고....
이제는 많이 사라져 찾아 보기 힘든 공중전화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어.
학창 시절에 쓰던 손편지의 재미도 다시 느끼게 되었고....
몇초만에 오가는 무미건조한 짧디 짧은 카톡의 세상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담아 전해주던 편지속에, 카톡 보다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더 커진 당신의 마음을, 사랑을 꾹꾹 눌러쓴 손글씨 속에서 느낄 수 있었어.
고마워.... 무미건조한 내 삶에 행복을 넣어줘서.
두근거림과 설레임 이란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줘서....
당신을 보내기 전... 긴 기다림 끝에 꽃신을 신는 상위 1%가 될거라 당신과 약속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킨 지금 난. 어느새 꽃신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신다 버린 헌신짝이 돼있구나.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당신이 날 보낸 것처럼 그렇게 쉽게, 편하게 당신을 보낼 수가 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긴 글 모두 읽어 주신 분들... 정말 너무 너무 감사 드리구요.
누가 읽어 주길 바란다는 마음 보다...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고,
그냥 지금까지의 일들을 글로 쓰면서 저 나름대로 마음의 정리를 하고 싶어서 쓰기 시작한건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지금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잠시 나라에 빌려준 곰신님들 너무 제글 보고 불안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일이지 아직 예쁜 사랑을 하시며 기다리시는 곰신님들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제 몫까지 모두 행복한 사랑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있는 군화분들게 한마디만 할께요.
제대할 때 까지 기다려준 여자를 흔히 상위 1%로 라고 말하잖아요.
그런데... 아무리 그 여자가 상위 1%가 되더라도.... 그 1%의 가치는 군화 분들게 달려 있어요.
아무리 세상에 1%밖에 없는 소중한 여자일 지라도, 그 소중함을 모르고 잠시 느낀 자유의 달콤함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에 놓아 버리게 된다면...
그순간 그 1%의 가치도 사라지게 되는거니까요.
남자와 여자가 만나 헤어질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군화분들만 바라보며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낸 그런 여자보다 더 좋은 여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을거에요.
힘든 훈련 속에서, 그리운 마음에 보고픈 마음에 전투복 속에서 꺼내든 여자친구 사진 한장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웃고, 울며
힘을 냈던 그 순간들을 생각해 보세요.
가장 힘들때 웃게 만들어 줬던, 힘을 내게 해줬던 그 사람이 늘 그랬듯 평생을 군화분들 옆에서 응원하고 지켜줄거에요.
잠시의 유혹에, 호기심에, 부담감에 여러분들이 가진 가장 소중한 보물을 놓치지 않길 바래요.
한달간의 짧은 꽃신. 버려진 헌신.
안녕.... 참 오랜만에 편지를 쓰는 듯 하다.
답답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이렇게 글로나마 적어나가려고 해.
오늘로 당신과 연락이 안된지 9일째네. 아마... 이 편지가 정말 마지막 편지가 될거란 생각에...
미련 때문인지 하나하나 당신과 만든 추억을 떠올려 보고 싶어.
14년 7월 당신을 처음 만난 날....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그날 알게 된거 같아.
당신도 나도, 첫눈에 반한 그날이었으니까.... 그렇게 겉잡을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버린 우린 누구도 말릴 수 없을 만큼 열렬히 사랑했던 것 같아.
7살의 나이차이가 무색할 만큼. 그렇게 79일을 서로만 바라보며 사랑하다가....
난 잠시 당신을 나라에 빌려줘야만 했지. 처음에는 정말 받아 드릴 수가 없었어.
내 나이 스무 살 쯤엔 군대 안갔다 온 남자는 처다 보지도 않았으니까...
2년간 누군갈 기다리는 바보같은 짓을 왜 하냐며... 절대 안하겠다고 그렇게 버티고 버텨 대학 졸업 까지 한번도 곰신을 한적이 없었는데...
내나이 스물 여덟에.... 뒤늦은 곰신 생활을 하게 되었지.
79일이란 짧은 시간을 뒤로 10월의 첫날 당신을 보내고....
정말 한달간은 제정신이 아닌 듯 살았던거 같아.
주위에서 너무 힘들어하는 날 보며 남자친구 보내고 그렇게 힘들어 하는 커플들이 더 먼저 헤어진다며... 그만 힘들어 하라는 말도 참 많이 들었어.
당신을 그렇게 보내고, 매일 밤 울며 그리워 하던 나날들.... 마지막 가던날 녹음한 목소리, 짧은 시간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바라보며 한없이 당신만 찾으며, 당신 생각에 잠 못드는 밤들이 많았어.
그렇게 힘들게 당신과 떨어져 있으면서, 가슴이 아프단 말이 뭔지, 보고싶다는 말이 뭔지, 그립다는 말이 뭔지 실감 하게 된것 같아.
왼쪽 가슴에 전기가 오는 듯 찌릿하게 퍼져 나가는 고통이 가슴아프다는 말이라는것....
보고싶어서, 그리워 죽겠다는 말이 어떤 말이라는지 당신이 다 알게 해준것 같아.
지금까지 살면서 그런 기분은 처음 느껴 보았으니까....
그당시 내맘을 달래준 유일한 친구는 편지였던것 같아. 하고싶은 말이 생길 때마다, 당신이 보고싶을 때마다 썼던 편지...
관물대에 한상자 가득 모일 때마다 부대에서 가져 나온 편지가 자기 제대 할 때쯤되니, 어느덧 500통이 되어 있었지.
종교행사로 교회를 가던 당신. 동영상을 만들어 보내면, 틀어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컴퓨터에 컴자도 모르던 내가 몇날 며칠 밤을 새워, 그동안에 찍은 사진들을 넣고, 글을 넣어 5분짜지 한편의 동영상을 만들어 보냈지... 우리 백일 기념을 위해.... 정말 틀어 주실줄은 몰랐어.
교회 카페에 내가 보내준 동영상을 바라보던 자기 모습, 그리고 동영상을 받고 나에게 보낸 영상 메세지를 보며 참 많이 울었던것 같아. 보고싶어서... 그리워서...
그렇게 훈련소 생활이 끝나고, 자대 생활을 하면서도 아픈 허리 때문에 유난히 고생을 많이 했지. 그 때문에 휴가때 나와 입원해서 시술도 받고. 그 좁은 병원 침대에서 당신을 재우고, 그리고 간이 침대에 누워 쪽잠을 자는 순간에도...
난 참 행복했던것 같아. 당신과 이렇게라도 함께 있을 수 있단 생각에...
아파 잠든 당신을 보면서 밤새 간절히 빌었어. 제발... 이사람 아프게 하지 말아달라고.
무슨일이 있어도, 내가 더 이상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아플때마다 지금처럼 당신 옆에서 꼭 당신 지켜주겠다고.... 스스로 다짐 했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일병도 달고... 모든 곰신 군화 커플이 두려워 한다는 일말 상초도 우리는 보란듯이 잘 이겨냈지.
여느 커플처럼 크고 작은 다툼은 있었지만, 그 때마다 먼저 손내밀어 주고 미안하다고 하던 당신이 너무 고마웠어.
항상 미안하단 말을 입에 달고 살던 당신...
뭐가 그리 미안한지 사소한 일 하나에도 미안하다 말들 뿐이었지...
나가면 정말 잘해주겠다고... 단 한순가도 내 옆에서 떨어지지 않겠다고... 지금 이렇게 힘들어 하는 일든 제대하면 다 갚을 거라며.... 늘 날 안심 시키고 달래줬던 당신이었지.
당신이 군대에 있던 1년 9개월을 되돌아 보면 내겐 추억이 너무 많은것 같아.
면회 가능한 시간은 9시.... 당신은 조금이라도 일찍 보고 싶고, 오래 보고 싶다고... 9시전에 오라구.... 나도 일찍 보고싶은 마음에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준비해 부랴부랴 자기 부대로 향해 달려갔지.
살이 찢길 듯한 추위 속에서... 그래도 당신 먹이겠다고 준비해간 음식들이며, 선물들이 혹시 망가질까봐 두 손에 꼭 쥐고 버스를 기다리던 날들....
당신을 보러 가는 버스안 창밖에 하얀 눈으로 가득 차던 겨울이 지나,
푸른 잎들이 피어나 내 마음을 설레게 하던 봄을 지나, 어느덧 지나가는 사람들이 손부채를 하는 여름이 오는 걸 보며, 당신과 함께 할 날들이 이제 멀지 않았단 생각에 더 설레었어.
그러고 보면... 우린 참 면회 많이 한것 같아. 한달에 한번, 많을 땐 두 번씩도 갔으니까...
그래도 그나마 왕복 4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아서, 더 자주 갈 수 있었던 것 같아.
면회 갈 때와는 달리 당신이 외박을 나오거나, 외출을 나오거나, 휴가를 나올 때면 항상 차를 빌려 자기 부대에 갔었지.
당신 나오는 길에 조금이라도 편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리고 단 몇시간이라도 더 빨리 당신을 보고 싶단 마음에 그렇게 당신이 나오는 날이면 새벽부터 차를 끌고 달려가
부대앞에서 기다렸던 나....
기다리던 날 보고서 정신없이 뛰어오던 당신.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신호가 걸릴 때마다 뽀뽀를 해주던 당신.
참 행복했던 것 같아. 당신 뽀뽀 한 번에 쌓였던 피로들 마저 녹아 내렸으니까...
밤사이 눈이 너무 많이 내려 길 위에 소복이 쌓여 있던날...
그날도 당신을 데릴러 가는 날이 었는데.... 차에 올라 탔는데 덜컥 겁부터 나더라구....
한번도 눈길에 운전을 해본적이 없어서... 너무 많이 쌓인 눈 때문에 바닥은 보이지 않지, 한 겨울 새벽이라 주위는 온통 어둠 뿐이지.... 그날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내내....
바짝 얼어 정말 앞만 보고 달려갔던 것 같아.
정말 우낀건 혹시 사고는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던 순간 순간들 마다....
“안돼... 죽더라도 여보는 보고 죽어야돼” 라는 생각으로 달려갔으니깐....
나도 참 이런거 보면 겁도 없고, 무대포 인것 같아. 괜한짓도 많이 해서 당신한테 잔소리 들었었지.
당신 생일날 모든 사람이 당신 축하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그리고 어깨에 힘좀 들어 갔음 좋겠다는 마음에, 컵케이크 백개를 사서 당신 생일 많이 축하해 달라는 메모를 하나하나 붙이며 포장하면서, 이걸 받은 당신의 기분이 어떨까? 이걸 나눠 주며 당신의 표정은 어떨까?
좋아 할 당신 모습에, 행복해 할 당신 모습을 상상하며 온 집안을 다 어지럽혀 가며 준비 했던 것 같아. 난 당신이 행복한게 너무 좋았으니까....
당신이 나 때문에 한번 웃는 다는 것 만으로도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으니까....
이렇게 수도 없이 많은 추억들을 서로 함께 만들어 가며 당신은 기다리던 병장을 달았지.
주변에서는 병장병 걸리지는 않았느냐며, 조금있음 차인다고 마음에 준비 하라고 놀려 댈 때....
병장이 되어서도 늘 한결 같이 날 사랑해 주는 당신 마음을 느끼며, 소소한 다툼에도 먼저 미안하다 사과 해주는 당신을 보며,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이제 정말 나갈 날이 머지 않았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호강시켜 주겠다는 당신말에 힘을 얻으며....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보내 드디어 제대를 함께 맞이 했지.
2년동안 한결같은 당신을 바라보며, 단 한순간도 당신을 의심해 보거나, 믿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
헤어질거란 생각은 단한순간도 하지 않았으니까.... 제대하면 차인다는 말에 콧방귀 뀌며 절대 그럴일 없다고 당당 하게 말했던 나니까...
사귀기 시작한 순간부터 제대하는 그 순간까지도 하루 빨리 결혼 하고 싶다고...
혼인 신고부터 하면 안되냐고 조르던 당신. 휴가나온 어느날 갑자기 동사무소에 손붙잡고 가더니 혼인신고 하면 안돼나고 정말 진지하게 묻던 당신 모습 보면서, 제대 하면 하자고, 조금만 더 서로 자리 잡으면 하자고 오히려 달래던 나였지.
지금까지 계속 우린 정말 연인이 아닌 부부처럼 지냈기 때문에, 당신을 만나면서 난 정말 남편에게 대하듯 한거 같아.
틈날 때마다 전화해주는 당신이 혹 전화 비가 부담 될 까봐, 전화 카드에 돈이 부족해 질때면 충전하고선, 혼자 기뻐하고...
당신 먹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갖고 싶은거 다 해주고 싶은 마음에...
평소에 월급 아끼고 아껴서, 당신 휴가 나오거나 외출 나오면 다 할 수 있게 해주면서....
내가 학생이 아닌... 직업이 있은 사람이라... 돈을 벌수 있는 사람이라 참 다행이다란 생각을 했어.
새 옷을 받고, 새 신발을 받고, 새 모자를 받을 때마다 당신은 정말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의 얼굴이었거든.
그 모습이 너무 좋아서, 그렇게 행복해 하는 당신 모습이 좋아서, 당신이 해달라는 것 이상을 더 해주게 된 것 같아.
조금이라도 안좋거나, 아픈 모습 보이면 휴가때 병원부터 데려가 진료 받게하고, 약 챙겨서 다시 부대로 돌려 보내고....
그렇게 약을 챙겨 보낼 땐... 정말 마음이 너무너무 아팠어. 당신이 안 아팠음 좋겠는데, 아프더라도 내가 옆에서 보살 펴 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당신이 아파도 멀리 떨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자신이 너무 싫어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
나 정말.. 당신 많이 사랑했던 것 같아. 지금까지 만나온 그 누구 보다 더 정말 많이 사랑한것 같아.
그리고 태어나 사랑한단 말을 이렇게 많이 해본적이 없었어.
당신을 만나 참 많이 했던 말... 사랑한단 말....
근데 이제 더 이상 그 사랑한단 말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되었네....
제대후 당신이 매일같이 했던 약속 대로 우린 늘 함께 있었지. 그런데 함께 생활한 탓인지...
아님 당신이 맛본 자유의 달콤한 때문인지 제대후 점점 변해 가는 당신 모습을 보기 너무 힘들었어. 그래서 투정도 많이 부리고, 싸우기도 많이 했지. 언제나 내가 제일 먼저였는데...
제대 후 나와의 약속 보다 친구와의 약속이 더 중요해진 당신이었고, 나와 함께 있는 시간에도 늘 핸드폰 게임 하느라 바쁘고, 다른일 하느라 정신 없었지. 어느순간 부터 나와 한 약속은 언제든 아무렇지도 않게 지키지 않아도 되는 일이 되어 버렸지.
점점 나에게 소홀해져 가는 모습을 보며, 나 스스로 당신에게 더 사랑해 달라 요구 한것 같아.
그러다 보니 싸울일도 많아 지고, 그리고 군화 였을 땐 무슨일이든 다 미안하다며 이해 해주고 받아주던 당신이...
어느순간 내가 서운한 감정을 조금만 내비쳐도 그것도 이해 못해 주냐며 화를 내던 당신 모습에....
매일 밤 대체 이유가 뭘까 고민 많이 했어... 내가 예민해 진걸까... 아님 당신이 변한 걸까....
당신이 변할 거란 조금의 의심도 안했던 나여서 그랬던 건지... 그런 당신 모습을 받아 들이는게 너무 힘이 들었어.
어느 순간부터 내 머릿속엔 “이사람은 날 필요 할 때만 찾는구나. 자기 하고 싶은일 다 하고 내가 필요한 순간에만 날 찾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그런 생각이 든 이후로는 정말 겉잡을 수 없이 부정적인 생각만 하게 된 것 같아.
그동안 당신에게 난 정말 내가 느끼기에도 너무너무 힘이 되는 존재였는데, 꼭 필요한 존재였는데... 이제 더 이상 내 존재가 당신에게 필요 없어 지는건 아닐까...
이러다 어느 순간 내가 없어도 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란 두려움에 잠 못 이루던 날들도 많았어.
그렇게 제대후 한달동안 여러차례 티격 태격 하던 우리...
점점 줄어드는 당신의 연락에 점점 더 불안해져가는 나는 더 당신에게 집작하게 되었던 것 같아. 하루하루 당신만 생각 하는 당신 모습을 바라보며, 당신에게 왜이렇게 이기적이냐며 화를 내며 물었지.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앞으로는 나만 생각 하고 살거라며.... 이기적으로 생각 할거라고..
앞으로도 이럴거고 고칠 생각 없다는 당신 말.... 그러니까 내가 이해하라던 당신....
처음에는 그말이 너무너무 화가 나서 그렇게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 곁에는 그 누구도 있어주지 않을거라 말을했지.
그렇게 서로 싸운 이후 2일 동안 서로 누가 먼저라 할거 없이 연락이 없었지.
그러다 결국 이렇게 끝내고 싶진 않아서, 제대후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한적이 없는 것 같아서.... 먼저 연락을 했지. 하지만 역시나 연락을 받지 않던 당신.
결국 집앞으로 찾아가 잠깐 내려오라고 연락 했지만....
여전히 아무대답 없던 당신. 집앞에 와있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아무 연락 없고, 카톡도 전화도 안받던 당신....
그날 당신 집앞에서 4시간을 넘게 기다리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
서로가 없으면 죽고 못살 것 같았던 우린데.... 두달 전만 해도 제대 후 함께할 일들은 상상하며,
계획하며 행복해 하던 우린데....
당신을 군대 보내던 날 당신 집앞에서 헤어지기 싫다고... 떨어지기 싫다고 울고 불고 떼쓰던 나를 따듯하게 안아주던 그 자리에서 당신 없이 나 혼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집으로 되돌아 왔어.
그렇게 연락 안된지 4일째 되던날.... 갑자기 새벽에 술을 먹고 찾아온 당신.
놀라움 반. 반가움 반. 서러움 반... 참 많은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 왔어.
미안하다고... 미안하다며 말하는 당신 모습에....
나도 다 잘한건 아니니까... 나도 미안한데 많으니까 차근 차근 이야기 하면서 풀어 나갔었지....
연락 안한건... 나 없이 살면 어떤 기분일까 느껴보고 싶었다고... 그래서 연락도 안하고 며칠 지내봤는데... 도저희 안 될 것 같다며... 나없이는 정말 안될것 같다는 당신을 보며....
당신도 나와 같은 마음이구나 생각을 했어.
그렇게 그다음 날 서로 각자 일을 하면서 기분좋게 연락도 주고 받으며 그렇게 보냈는데...
그날 저녁.... 퇴근 후부터 집에 들어갔다고... 피곤하다는 당신 말에.... 솔직히 좀 더 당신이랑 놀고 싶었지만...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 남기고 어짜피 그다음날 당신 쉬는 날이니까.. 그 때 좀 더 이야기 많이 해야지 생각 하고 잘 자라 말했지.
그렇게 하루가 흘러... 같이 병원가기로 해서 당신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침 10시가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어서... 먼저 자나 싶어 전화 하려던 마음을 붙잡고 기다렸지....
그러던 중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당신이 페이스북을 하고 있단 사실을 알았어....
일어나면 나한테 먼저 연락 해 줄줄 알았는데... 다른일만 하고 있단 생각에 참 많이 서운 했어...
그래서 나한테도 더 기다리면 연락이 오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오후 1시가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내가 전화를 했지...
자다 깬 목소리로 이제 일어났다며.... 아까 잠깐 일어 나지 않았냐 물었더니 화장실 가느라 잠깐 깼다 바로 다시 잠들었다고 거짓말 하던 당신....
페이스북 하고 있었던거 안다는 내말에... 진짜 잠깐 그냥 확인만 한거라고 얼버무려 넘어가려는 당신 모습에....
정말 참았던 서러움이 터진것 같아.
오늘 같이 병원 가기로 하지 않았냐 묻는 내말에... “그럼 아침에 깨웠어야지”라는 말에 할말이 없어지더라.... 결국 난 또 그렇게 당신에게 서운함을 표현했고, 귀찮다는 듯이...
집이라 전화 받기 힘들다며 계속 끊으라는 당신말에... 내가 물었지... 나 정말 사랑하긴 하냐고.
아무런 감정없이 나온 “응” 이라는 대답. 난 정말 오랜만에 사랑한단 말이 듣고 싶었던 건데....
군대 있을 땐 하루에 수십번씩 해주던... 그말이 너무 듣고 싶었던 건데....
응이라는 한마디에 내마음 전부가 무너져 내린것만 같았어.... 그래서 나는 울면서 소리쳤지...
사랑하는 사람 아프게 하니까 좋으냐고... 힘들게 하니까 좋으냐고....
그러고는.... 내가 먼저 전화를 끊어 버렸지.
근데... 이게 우리 마지막이 될줄은 정말 몰랐어....
그렇게 전화를 끊고 저녁쯤 내가 먼저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도, 카톡을 읽지도 안던 당신...
그 다음날도 저녁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길래... 잠깐 만나서 이야기좀 하자 했지만, 역시나 당신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지.... 그렇게 여러번의 연락 끝에....
결국 나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으면 나와 헤어지고 싶은 걸로 알겠다는 카톡을 보냈지만... 역시나 당신은 아무런 대꾸도 없었지.
그렇게 연락이 끊긴지 2틀후에 카톡 프로필 사진에서 내가 사라지고...
3일이 된 후에는 페이스북에서 나와의 친구사이가 끊겼고, 그 안에 가득했던 내 사진이, 함께 찍은 사진들 모두가 지워졌더라....
그때 정말 실감하게 됐어. 당신이 정말 나랑 헤어지고 싶어 했다는걸....
그리고... 이제 정말 그 헤어짐을 받아 들여야 겠다는걸....
근데 난... 아직도 우리가 헤어졌단 사실이 믿기지 않아.
헤어지잔 말 한마디가 그렇게 힘들었던 거야?
나한테 미안한 마음에 차마 그말은 하지 못했던 거야?
적어도.... 한두달 만난 사이도 아닌.... 2년을 넘게 만나온 사이를 이렇게 아무런 끝마무리 없이...
이대로 연락 없이 끝내 버릴 수 있는 거야? 내가 정말 지난 시간동안 당신에게 헤어지자는 마지막 인사마저 생략 할 그런 쉬운 존재 였던 거야? 비겁해...... 정말 정말 비겁해... 어떻게 말한 마디 없이... 그렇게 그냥 연락 두절로 한때 너무나도 사랑했던 관계를 끊을 수가 있는거야? 정말... 헤어지잔 말 한마디가 그렇게 힘들었어? 아님... 그정도로 내가 싫어 졌어?? 더 이상 나와는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을 만큼 싫어 진거야? 무슨 말이라도 해줘야 하는거잖아....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난지 벌써 9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난 하루종일
대체 당신이 왜 이러는 걸까? 헤어지잔 말 한마디는 왜 없었던 걸까? 그동안 보여준 행동이, 속삭이던 달콤한 말들이 정말 다 거짓이었던 걸까?
하루에도 수천 수만가지 생각들을 떠올리며 그렇게 정신나간 사람 처럼 지내고 있어.
그리고 아직까지도... 미련하게 바보처럼... 오늘은 연락이 오겠지... 내일은 연락이 오겠지....
이런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
이유가 있겠지... 그래... 분명 이유가 있겠지.... 그건 당신만이 알고 있겠지 생각하며...
내일이면 내 생일인데.... 몇 달 전부터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서로 이야기 하며 그날만을 기다렸었는데....
태어나 가장 슬픈 생일이 될것 만 같아. 세상에 태어난 날.... 모든 사람들에게 축복 받는 날....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음 좋았을 텐데...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한심한 생각을 하게 돼.
다음달 4일 함께 거의 한달가량 계획해둔 유럽여행은....
이미 당신것과 내것 모두 예약도 다 해놓았는데....비행기표며, 열차표며, 숙소며... 짐만 챙겨 출발 하면 될 수 있도록 다 끝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시간만 흘려 보내고 있어.
몇개월 전에 미리 예약 해서 모두 환불 불가능한 것들인데...
당신 없이 혼자 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빨리 빨리 정신 차리고 하나하나 눈앞에 닥친 일들을 해결해 가야 하는데... 마냥 엄마 잃은 아이처럼 이렇게 울고만 있는 내가 너무 답답해...
당신을 만나 사랑하며 2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태어나 처음으로 그리움이란 말을 가슴으로 느껴 보았고...
기다림이란 힘들지만 그만큼 설레임이 있다는 것도 느꼈어.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날 밤이면, 어린시절 소풍가지 전날의 두근거림을 다시 느꼈고....
이제는 많이 사라져 찾아 보기 힘든 공중전화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어.
학창 시절에 쓰던 손편지의 재미도 다시 느끼게 되었고....
몇초만에 오가는 무미건조한 짧디 짧은 카톡의 세상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담아 전해주던 편지속에, 카톡 보다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더 커진 당신의 마음을, 사랑을 꾹꾹 눌러쓴 손글씨 속에서 느낄 수 있었어.
고마워.... 무미건조한 내 삶에 행복을 넣어줘서.
두근거림과 설레임 이란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줘서....
당신을 보내기 전... 긴 기다림 끝에 꽃신을 신는 상위 1%가 될거라 당신과 약속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킨 지금 난. 어느새 꽃신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신다 버린 헌신짝이 돼있구나.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당신이 날 보낸 것처럼 그렇게 쉽게, 편하게 당신을 보낼 수가 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긴 글 모두 읽어 주신 분들... 정말 너무 너무 감사 드리구요.
누가 읽어 주길 바란다는 마음 보다...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고,
그냥 지금까지의 일들을 글로 쓰면서 저 나름대로 마음의 정리를 하고 싶어서 쓰기 시작한건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지금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잠시 나라에 빌려준 곰신님들 너무 제글 보고 불안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일이지 아직 예쁜 사랑을 하시며 기다리시는 곰신님들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제 몫까지 모두 행복한 사랑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있는 군화분들게 한마디만 할께요.
제대할 때 까지 기다려준 여자를 흔히 상위 1%로 라고 말하잖아요.
그런데... 아무리 그 여자가 상위 1%가 되더라도.... 그 1%의 가치는 군화 분들게 달려 있어요.
아무리 세상에 1%밖에 없는 소중한 여자일 지라도, 그 소중함을 모르고 잠시 느낀 자유의 달콤함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에 놓아 버리게 된다면...
그순간 그 1%의 가치도 사라지게 되는거니까요.
남자와 여자가 만나 헤어질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군화분들만 바라보며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낸 그런 여자보다 더 좋은 여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을거에요.
힘든 훈련 속에서, 그리운 마음에 보고픈 마음에 전투복 속에서 꺼내든 여자친구 사진 한장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웃고, 울며
힘을 냈던 그 순간들을 생각해 보세요.
가장 힘들때 웃게 만들어 줬던, 힘을 내게 해줬던 그 사람이 늘 그랬듯 평생을 군화분들 옆에서 응원하고 지켜줄거에요.
잠시의 유혹에, 호기심에, 부담감에 여러분들이 가진 가장 소중한 보물을 놓치지 않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