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 그 사람을 찾아요...........

1호선설렘ㅋ2015.08.21
조회942

안녕하세요 저는 사실 판을 잘 안하는 25세 흔녀예용...걍 눈팅만 하다가 오늘 첨 써보네요ㅠㅠ
걍 보통흔녀지만 또 워낙 독립적인 성격에보통 20대 여자친구들과 다르지 않지만좀 남자애같기도 한.. 성격이라고 많이 듣구요살면서 설레는 일이 연애 포함해도 자주 있지 않을만큼 매사에 달관적인? 편이예요..애늙은이;
그런데 오늘은 좀 인상깊게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써보네요..이런 맘으로 다들 판에 글쓰시는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20대 초반이 지난 이후로는 즐겁게 놀아본적 없는 성실성만 끝판왕ㅋ이예용사랑도 끼리끼리하는거라 믿는 나는...*어김없이 불금엔 칼퇴해서 집순이거든요
오늘도 어김없이 1호선타구 칼퇴했어요 6시 30분 안되서 지하철 1호선 인천방향 탔구요
역시나 지옥철ㅋ 사람 정말 많더라구요저도 가운데쯤 낑겨있다가 겨우 한쪽 라인의 끝에 발을 디디고 서있게 됬네요원래 워낙 사람들을 안보고 다니는터라 걍 오늘도 낑겨서 서서가는구나~~ 하고 있었어요
옆에 남자분이 서계셨는데 그 분은 제가 지하철 가운데에서 끼여있을때도 자신의백팩이 해가 되지 않았음에도 (비교적 문앞쪽들은 군중이 몰려있고) 가운데인 저는 가방에 치이지 않을정도; 근데 굳이 앞으로 고쳐메고 몇번을 신경쓰시더라구요. 우연히 그 분 옆에 서게 됬는데저 말고도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옆사람이 책을 읽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신기했거든요. 
오늘따라 핸드폰도 배터리가 다되서 꺼져있고 그냥 눈만 감고 서서 가고 있었네요. 그런데 옆 사람 남자분은 어르신들께 자리를 배려하는거며 연신 자신의 가방을 살뜰하게 챙기며 책을 보고 있길래 굳이 외모가 어떤가 흘깃 거리지 않아도 느낌 자체가참 매너 있는 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분이 책을 집중해서 계속 보시다가 갑자기 저를 힐끗 힐끗 몇번 보셨어요. 저는 좀 키가 작고.. 평소에 회사가 밀집된 역 주변에서 일을 다니느라 오늘처럼은 잘 안입는데 오늘따라 스냅백 까지 쓰고 있어서 땀이 정말 많이 났던거 같아요. 
제가 땀을 넘 많이 흘려서 그런가 부채를 꺼내시더니 좀 부치시더라구요. 실낱 같이 조금씩 바람이 저한테도 와서 시원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좋았죠 헤헤 제가 가방이 무거워가지고 더 더워서 좀 땀을 닦고 머리도 정돈하고 그랬네요. 
책을 다 읽으신건 아닌것 같았는데제 온도 때문에 더 더우셨던건지 책을 덮고 가방에 넣으시더니 부채질을 열심히 하시더라구요조금의 바람도 너무 시원했는데, 제가 좀 힘이 부치거나 땀이 나서 더워하는 기색이났던거 같은데(오늘 따라 몸도 좀 안좋아서)
원래의 부채질이 약풍이라면 정말 강강강 풍으로 부치시는 겁니다..저까지 엄청 시원할정도?에어콘이 켜져있어서 본래 타고 계시는 분들까지 아주 많이 더워하실 정도는 아니였는데나까지 바람을 나눠주는건가 참 고맙다. 했어요본인도 가끔 더운날 스리슬쩍 다른 아주머니께 부채질을 해서 바람을 나눠드린적이 있고비오는 날에는 정류장 같은 곳에서 슬쩍 다른 분들까지 쓸 수 있게끔 기울이곤 했거든요그런 마음인가보다. 참 감사하다~ 라고 넘 시원해서 나에게 바람을 나눠준다는제 착각이 스스로 참 남사스럽다.. 싶을정도로 무안해서 다시 눈을 감고 있었는데
바람이 강해지고 마치 저랑 키가 비슷한 남자친구가 대놓고 부채질을 해줬을때 정도의바람 세기더라구요. 소리도 열심히 하는 듯한?너무 시원해서ㅋㅋㅋㅋㅋㅋㅋ살짝 눈을 떴는데, 부채 높이가 본인의 얼굴이나 목이 아니라제 쪽방향 쪽에 손이 있고 또 제 목과 얼굴 높이쪽에 와서 강강강풍 !!!!!! 부채!! 하고 계시더라구요...(지하철 가운데 통로에 서로 등지고 있었다가 한쪽 방향으로 몸을 틀면서 라인쪽으로 자리를 옮긴거라 그분이 키도 크다는걸 알고 있었네요) 제가 자꾸 착각하나 싶어서 앞만을 본채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는데, 
원래 그 분 앞에 계속 앉아계셨던 승객 어르신도 이 청년이 모르는 사람한테 왜 그런가 하는 표정으로, 저희 둘을 바라보셨던거 같아요. 저는 워낙 낯도 잘가리고 쑥스럼이 많아서걍 한번 그 분이 어떤가 슬끔 봐도 되는데 못보겠더라구요.  
그래서 계속그 강풍을 20분 넘게 쬐고, 저는 눈을 계속 감고 있다가... 그 분은 신길인가 그쪽 쯤에서내리시는 것 같았고 저는 그 분이 내릴때쯤 다른 분이 자리를 비켜주셔서 좌석에 앉게 되었고 내리시는 그 분의 뒷모습과 옆모습을 그제서야 봤어요 
완전 정직하게 잘생긴 스타일....(원래 내 이상형인)..회사원님이건 흡사 드라마 나인의 이진욱st..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눈에는 적어도 그랬어요)
그렇게 1-2초의 모습만을 남긴채 홀연히 내리셨는데요....
제가 직전 연애에서ㅋ 현모양처 처럼.. 잘해주다가..ㅋㅋ 조금 이기적인 남자친구한테
배신감 느끼게 헤어져서ㅋㅋ 다신 설렐일도 만들고 싶지 않았고남자도 싫고 그냥 노잼 위잉위잉으로 돈이나 벌며 나답게, 자존지키며 살고 있었는데...
그분의 그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요 ㅎㅎ제가 만약에 .. 그 착각이 이상하다고 느껴졌을때쯤 살짝 눈을 떴을떄, 조금만 고개를돌려서 0. 몇초라도 봤으면 ( 저는 쓸모없이 패기는 또 넘침) 따라내려서 님 좋아요.. 엄지척 부채질 고마워요 ㅎㅎ 했을텐데왜 그 용기가 없었나 모르겠어요. 시간이 지난 지금도 감사하고 또그런 매너넘치는  분들이 세상에 있어서 행복한 것 같기도..하고 또 여러여성분들 심장폭행 당하는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여튼 주저리가 넘 길었는데.. 걍 너무 오랜만에 설레봐서 그랬던거 같아요혹시 이글 보신다면 정말 감사했어요. 
철벽 아닌데 철벽치는것 같다고 하는 여자애 한테 ㅋㅋㅋ;;;인생에 처음으로 회사원한테 반해본..순간을 주셔서 감사해용;;!!
오,어떻게 마무리 짓지...그때 폰이 켜져 있었다면 ㅋㅋㅋ 친구들한테실시간 카톡하면서 이야기 했을 썰인데그땐도 꺼져있었고집에오고 나서도 생각나서.. 한번 써봤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