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니 끝난 연애

꺼져2015.08.27
조회789

어제 헤어졌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서로 잘 얘기하고 좋게 헤어진 것처럼 보일 것 같네요. 그놈도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구요.

친구들한테 구구절절 얘기하기도 구차하고 판에라도 익명으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그 사람은 절대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좋은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죠

그런데 좋은 사람이 좋은 남자는 아니다 라는 말이었나? 

이 말처럼 정말 좋은 사람인거 알지만 저한테 좋은 남자는 아니었기에 오늘은 욕을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같이 욕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해요. 공감과 위로는 감사하지만 같이 욕하면 왠지 제가 욕먹는것과 다를게 없을 것 같아서.. 

 

 

 

너와 나는 처음에는 비슷한 점이 많아서 너무 좋았는데 마지막에는 그게 이렇게 독이 될 줄은 몰랐네.

너도 나도 서로에게 나쁜 사람이 되기 싫었던 거지.

그런데 넌 이미 나한테 굉장히 나쁜놈이 되었다..

너의 마음이 식어가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어느정도 눈치 채고 있었어. 모른 척 하고 싶었는지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그때부터 내 속은 나도모르게 썩어갔겠지.

너도 아무런 말 없이 예전과 같은 척 했지만 어쩔수없이 티가 많이 나더라. 너도 알고는 있었겠지

연락이 점점 줄어드는 걸 애써 괜찮다고 바쁜가보구나 하고 기다렸지. 정말 하염없이 기다렸지.

그 흔한 왜 연락안하냐고 짜증한번 내지않고 기다리기만 했어

그럼 넌 항상 한참뒤에 미안하다고 다른일하느라 못봤다고 사과를 했어.

그 미안하다는 소리가 정말 듣기싫더라...

내 친구가 나한테 그러더라. 왜그렇게 착한척하냐고. 

그럴때마다 그냥 웃으면서 나도 모르겠다고 대답했어. 나도 알지 내 성격이 원래 멍청할정도로 착하지도 않고 하고싶은말은 하고 사는거. 원래는 이렇게 답답한 성격이 아닌데.. 너도 알잖아

그런데 너한테는 원래 내 성격대로 되지 않았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말하고싶어도 몇번을 꾹 참았지. 근데 웃긴건 그렇다고 그게 곧이곧대로 내속에 쌓여있지도 않았어. 

나는 너의 모든 행동을 이해할수있었고. 억지로 괜찮은게 아니라 정말 아무렇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은 줄 알았어.

처음부터 알고는 있었지. 연인사이에 이해한다는 건 포기하는 거랑 마찬가지라고.

나는 처음부터 모든 상황을 이해했고 그건 결코 포기가 아니었기에 나한테는 해당이 안되는 말이구나 생각했어

너의 관심은 계속 줄었지만 너는 아무 말도 없었고 나는 노력했다.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아예 연락이 없을 너라서 먼저 연락하고 만날 날짜 잡고..

나는 우리가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너와 얘기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일방통행일 뿐이었어.

그러다 내가 외국에 두달정도 나가있어야 했지

출국하기 며칠 전. 보자고 했어. 

그리고 너는 집에서 잠을 자느라 한시간을 늦게 나왔지. 늦잠을 잔게 아니라 다른 약속에 나갔다 집에 돌아와서 자다가 늦었던 거였어

너한테는 괜찮다고 했지만 그날 사람 많은 길거리 벤치에 앉아서 울었어. 나는 오히려 점점 너가 이해되지 않더라

외국에 나가서도 나는 너와 대화하려고 많이 노력했어. 단 한번도 제대로 대화한적 없었지만

우리가 헤어지게 될거라는 건 한참전부터 알고 있었어.

다만 나는 이런식의 헤어짐은 정말 싫었기 때문에 일부러 더 연락했고 너가 제대로 말해줄때까지 또 기다렸던거야

나는 상처받기 싫었고 외국에서 점점 마음의 정리를 했지

자기방어처럼 들리겠지만 나는 정말 괜찮았어. 너가 없는 곳에서 정말 아무렇지 않게 즐겁게 지냈어. 물론 너 생각이 났고 너가 또 연락이 안될때면 속이 곪아갔지만. 나는 괜찮았어

마지막 3주동안 나는 너무 바빴고 내가 연락을 하지 않으니 우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

귀국 후에도 너는 연락이 없었고 내가 만나자고 했어. 두달만에 본 너는 잘갔다왔냐고 물었지. 

의미없는 대화와 한번 조용해지면 한참 흐르는 정적.

줄타기 하듯 아슬아슬한 분위기 속에서 말없이 걷기만 했어. 그날은 꼭 얘기를 해야했기에 어떻게 말을 꺼낼까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결국 아무말 못꺼내고 집에 가라고 했지. 그리고 쓰면서도, 전해주기 직전까지도 줄까말까 고민했던 편지를 줬어.

그 편지 속의 나는 또 한없이 착하기만 하고 자존심은 다 내려놓은 여자였어. 그 편지를 주고 집에 돌아가는 그 시간이 가장 비참하더라..

그리고 어제 너의 미안하다는 말로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지.

너무 오랫동안 마음의 준비를 해서 그런지 눈물이 안난다.

 

 

너는 나에게 나쁜 사람이 되기 싫었던거니

너도 고민이 많았다고 했지만

말꺼낼 용기도 없고 해결할 의지도 없는 너의 찌질함에 내 마음은 계속 죽어가기만 했다. 

일부러 더 착한척을 해봤어. 너를 먼저 놓지 않으려고

이미 죽은 내 마음

너는 언제까지 얼마나 더 죽이려고 하는건지 어디한번 갈때까지 가보자 하는 심정으로.

근데 너는 정말 끝까지 먼저 말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결국 내가 놔버렸네

너와의 연애는 나에게 기다림뿐이었고 몇 달을 질질 끈 이별과정에 좋았던 기억도 가려진 것 같다.

너를 첫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나니 사랑을 잃었다는 슬픔보다는 이별에 자존심 상하는게 더 큰 걸 보면 

나도 딱 그만큼이었던 걸까. 진심이었던건 분명한데 

우리는 끝까지 서로에게 착하게 말했지만

나에게 너는 먼저 말꺼낼 용기도 없는 찌질한 개자식으로 남을 것 같다.

너가 돌아오길 바란다거나 나중에 내생각 나길 바라는 그런 마음은 전혀 없어.

나는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너가 어떻게 살든 이제 상관없지만 다음에 연애할때는 이번처럼 상대방 배려없이 하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