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중독 남편. 조언 좀 부탁드려요.

atm2015.08.30
조회69,376
안녕하세요
전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20대 후반 결혼 2년차 맞벌이 아내입니다.
너무 속상해서 자겠다고 먼저 들어와서 핸드폰으로 쓰는거라 맞춤법이나 오타는 미리 죄송해요.

본론으로 들어가기전에 저희 기본배경을 말씀드리면
전 어렸을때부터 외국에서 살고 부모님도 절 많이 독립적으로 키우셔서 부모님께 손벌리는걸 아주 싫어하는 스타일이고 부모님 또한 저나 언니에게 바라는 것 없으신 노후준비된 넉넉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신랑도 넉넉하진 않지만 부족함없이 자랐습니다.
현재 재정상황은 저희도 부족하진 않아요
신랑은 연봉 4천정도 전 7천정도 되고 대출끼고 집을 사서 론을 갚으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결혼한지 2년정도 지나니 이제 곧 아이도 생각해야할 나이기도 하고 해서 저축을 많이 하고 있는( 전 하고싶어하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쇼핑을 너무 좋아하는 신랑입니다.
저희는 보통 부부와는 다르게 전 쇼핑을 극도로 싫어하고 신랑은 중독같이 좋아하는 스타일인데요
전 필요한게 생기면 제일먼저 눈에 띄는 샵에 들어가서 딱 그것만 사서 나오는 스타일이라 3달에 쇼핑 한번 나갈까말까구 신랑은 그냥 시간만 생기면 무조건 아이쇼핑이라도 해야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다보니 결혼 전에 쇼핑을 같이 해줄때나 결혼후 가구나 가전제품 준비할 때에는 제 성향을 신랑도 알고 하니 신랑이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가장 맘에 드는 3ㅡ4가지쯤 사진 찍어오면 그 다음 날 같이 가서 결제하고 이런식이였어요. 아무래도 이렇게 쇼핑을 하다보니 전 굳이 돌아다니지않고 더 품질 좋고 더 가격이 나은 물건들을 살수 있었고 신랑은 옆에서 징징대는 저 없이 쇼핑을 할수 있어서 신이 나 했죠.
결혼 전에도 전 돈을 모아 여행을 가는게 더 중요한 사람이였고 할일없이 사지도 않을거 보러다니는 시간에 차라리 영화를 한편 더 보는걸 좋아했고 신랑은 카메라 옷 신발 새로나온 전자제품을 사려고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사람이였거든요.
문제는 전 딱히 브랜드나 옷 화장품에도 관심이 없지만 결혼 전 처음 신랑을 만났을 땐 온통 브랜드있는 옷들에 고가의 물건들이라서 허세끼있는 사람이라고까지 생각했어요. 하지만 만나보면 만날수록 진국인 사람이라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근데 가면갈수록 너무 심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저녁 회사에 갔다오면 함께 밥을 먹고 전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고 신랑은 핸드폰을 놓지를 않습니다. 차라리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을 하면 속편할텐데 인터넷 쇼핑을 하는 거에요.
그렇게 8시부터 11시쯤까지 종목가리지않고 인터넷에서 쇼핑을 하다보면 자러 들어갑니다, 일찍자요 잠이 많아서.
그러다 맘에 드는게 생기면 병이 드는 거에요 그때부터 그게 눈에 밟히고 사고싶어서.
거기에 아까 말했듯이 브랜드 욕심도 있어서 그냥 보세 옷이나 중저가의 가전제품은 보지도 않고 무조건 브랜드, 누구나 알만한 브랜드를 사야합니다.
그렇게 3ㅡ4주를 병이들어서 사고싶다고 앓다보면 의욕도 없어지고 사람이 눈에 띄게 우울해지는게 보여요. 그럼 전 그게 맘이 좋지않아 사라고 허락해주고 그 주 저축할 금액은 살짝 줄이고, 이거의 연속이에요.

문제는 오늘 터졌습니다.
요새 회사에서 좋지않은 일들도 있고 해서 신랑이 요새 부쩍 힘들어하고 있어서 신랑친구들이랑 오랜만에 1박2일로 낚시를 다녀오라고 하고 다다음주에 계획을 잡았어요.
그래서 기분이 살짝 좋아져서 같이 낚시가기로 한 친구와 이거저거 준비할 걸 보러나간다는거에요 어제.
기분전환도 할겸 그러라고 하고 전 집에 있고 기분좋게 집에 들어온 신랑을 보고 저도 괜시리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리고 오늘 저녁 주말이라 신랑친구들이랑 다 모여서 밥을 먹는데 어제 같이 나간 신랑친구가 저희 신랑보고 돈을 보내라는거에요 자기 계좌로. 알고보니 그 날 나가서 낚싯대, 낚시복장, 낚시 신발 ( 여기서 화가 폭발했죠 전 이런게 있는줄도 왜 있어야하는지도 모르겠어요)까지 사왓더라구요. 월급통장을 공동계좌로 해놓고 쓰니까 제가 그걸 알아챌까봐 그것도 친구 계좌로 산거에요.
근데 친구랑 말을 안맞추고 친구는 모르고 제앞에서 말을 해버린거죠.

제가 너무 속상한건 제가 요새 우리 아가가 생길때를 대비해서 돈을 모아야하니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걸 신랑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여기저기 지출되는 돈도 많아 생각만큼 못모으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저희 연봉이 거의 2배가까이 차이나기때문에 제 연봉이 없으면 집대출, 보험료, 공과금을 낼수가 없어요 신랑 월급만으론. 전 육아휴직을 가게될거고 그럼 제 상식으론 적어도 제 반년치 월급쯤은 모아두고 미래를 계획해야할 것같거든요.
게다가 저희는 외국에 있다보니 혹시 한국에 계신 친정이나 시댁에 무슨 경조사가 생겨 혹시 한국에 가야할 상황이 생긴다면 나가야 할 돈도 생각을 안할수가 없는데 말이죠.
결혼하고 난 후로 전 20달러짜리 치마를 사는 것도 생각하고 생각하게 되고 고민하고 사는데 왜 신랑은 안 그러는 걸까요?
제가 너무 받아줘서 누울자리보고 눕는다고 믿는 구석 있어서 저러는건지 아님 도대체 뭔지, 가끔은 정말 현금인출기가 된것같은 생각이 들어 너무 머리아프고 속상해요.
그러면서도 저때문에 이 곳에 와서 같이 살게된 신랑의 유일한 낙이 쇼핑인데 그걸 빼앗아버리는 것같아, 또 혹시 기를 죽이는게될까봐 말을 못하고 있어요.

이런 일로 결혼생활이 스트레스가 될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다른 여자들은 다 좋아한다는 쇼핑을 내가 유별나서 신랑을 괴롭히고 있나 싶기도 하구요.
어떻게 말해야 신랑도 스트레스 안받고 저도 더이상 이문제로 머리아프지않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지혜로운 여자가 되야하는데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 것같네요..

두서없이 정신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결혼 선배님들의 현명한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