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친구라고 생각했었는데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나보다 교탁위에 졸업앨범이 쌓여져 있었는데 다른 녀석들은 졸업식이 들떴는지 여간 시끄러운게 아니었다 나는 교탁위에 올려진 졸업앨범 중 맨 위에 있는 앨범을 펼쳤다 그러자 반장이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아이 씨 그걸 왜 만져!" 또래에 비해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반장은 학생회 임원까지 했는데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존심이 셌다 배부되기 전의 졸업앨범은 자기 권한이라는 생각을 가졌을까 자기 외에는 누구도 만져선 안된다고 생각한 거였을까 반장의 고함 소리에 반에 정적이 흐르고 나에게 반 녀석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느꼈다 무슨 상황이 벌어질까 싸움이 일어날까 라고 생각하겠지 나는 반장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반장도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반장을 계속 쳐다보았다 그러자 반장은 눈을 치껴떴다 주먹을 휘두르고 싶었다 저 반장 녀석이 나한테 왜 그럴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자리로 돌아가서 앉았다 그리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앞에서 말한 친구라는 녀석은 반장을 가리킨 것이 아니다 졸업식이 끝나고 학교 후문으로 나왔는데 같이 노래방도 가고
나를 꼬드겨 같이 합창단도 했던 녀석이 나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돌려 나를 외면했던 것이다
아까 반장과의 일 때문에 나하고 아는 척하는 것이 창피했던 것이 분명했다 진작 허세 부리기 좋아하고 남들 시선을 신경쓰는 녀석의 성격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무시 당하니 화가 났다 아마 반장하고 내가 싸웠더라면 녀석은 나에게 인사를 했을 것이 눈에 선했다 '철없는 자식' 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내일부터 걷지 않아도 될 하교길을 걸었다 졸업식날인데 후련하고 싶은데 후련하지 않았다 반장과의 일도 그렇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졸업식날 주먹다짐 하는 것도 왠지 아닌 것 같았다 고등학교 생활이 걱정되었다 앞으로 3년을 더 학교를 다녀야 한다 지긋지긋했다 지난 중학교 3년의 시간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서로 주먹다짐이 끊이지 않았고 마치 짐승들 같았다 짐승들은 남을 생각할 필요가 없고 자기 자신만 생각하면 된다 그런 짐승들의 세계였다 아니 다른 녀석들은 서로 위할 줄 아는데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까 실은 나의 잘못된 행동이 일으킨 상황인데 내가 잘못된 생각을 하는 걸까 머리가 복잡해졌다 모든 것이 내 탓 인 것 같았다 어쨌든 나는 중학교 생활이 유쾌하지 않았고 앞으로 3년을 더 학교를 다녀야 한다 고등학교도 중학교 때처럼 그렇게 지내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고등학생이 되었다 나는 공부를 못해서 평판이 좋은 학교를 못갔는데 그래도 집이랑 가까워서 걸어다니기에 좋았다 "차비 안들어서 좋네" 라고 중얼거렸다 고등학교는 겉으로 꽤 낡아보이는 학교였다 산을 깎은 자리에 지은 학교였는데 운동장 끝엔 자갈돌과 풀이 많이 있었다 운동장 쪽 계단은 오래전에 지은 것인지 부서진 곳이 많았고 경사가 몹시 비탈졌다 내 주변에 녀석들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녀석들도 평판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시설까지 안 좋은줄 몰랐을 것이다 그래도 학교 안에 시설은 괜찮았다 소변이 마려웠다 화장실을 갔는데 연기가 자욱했다 그 때 화장실 변기칸이 열리며 담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신입생인가봐" "귀엽다" 형들이었다 중학교 때는 화장실에서 담배피는 녀석들은 없었다 교실 안에는 이미 인원이 많이 있었고 난방이 되어 있는 교실엔 따뜻한 공기가 가득했다 교실 안은 고요했다 너무나도 조용했다 입학식 첫 날 딱히 할 말도 없었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다 뒤에서 덩치 큰 녀석이 걸어와 교탁 앞에 섰다 덩치 큰 녀석이 뭐라뭐라 말을 하는데
나는 그 덩치 큰 녀석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한 눈에 기세잡기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교 초반에 자기 위상을 세우려는 것 같았다 이 반 짱이라도 되겠다는 걸까 돌아가고 싶지 않은 중학교 때도 이렇게 나오는 녀석은 없었다 그런데 그 때 "야 이 자식아" 라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난 곳은 맨 뒷자리였다 덩치가 조그만 녀석이었다 나보다 조금 작았을까 그 조그만 녀석이 덩치 큰 녀석한테 욕설을 퍼부었다 덩치 큰 녀석은 표정이 완전히 죽어 있었다 나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였지만 덩치 큰 녀석이 조그만 녀석과 같은 중학교를 나왔으며 그 조그만 녀석한테 맞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덩치 큰 녀석이 교탁 앞에 나와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조그만 녀석이 욕설을 멈추자 뒤에서 앞에 녀석보다 덩치가 더 큰 녀석이 교탁 앞에 나왔다 그 덩치가 더 큰 녀석은 앞에 나온 덩치를 자리로 들여보냈다 그리고 교탁 앞에서 말을 했다
이 녀석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이름은 조병한 학년은 같은 학년이지만 나이는 한 살 위라고 했다 한 녀석을 지목해서 부르더니 "이 자식 눈깔이 마음에 안드네" 하면서 주먹으로 이마를 찍었다 이마를 맞은 녀석은 어리둥절해 보였다 "들어가 자식아" 조병한이 명령하듯 말했다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길다면 길지만 짧은 3년 동안 학교라는 좁은 공간에서 얼마나 잘 나가려고 저런 행동을 하는지 헛웃음이 나왔다 우리 반에 조병한 외에 한 살 더 많은 형들이 세 명 더 있었다 조병한은 덩치가 좋았다 학교에서 체격이 좋은 편에 속했다 고등학교 첫 날은 그렇게 끝이 났다 마음에 안드는 학교였지만 졸업장은 따야 했다 나는 3년 동안 무사히 학교를 마쳐서 졸업장을 받기 만을 바랐다 1학기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자퇴하는 녀석들이 생겼다 형들 중 한 명도 학교를 그만 두었다 나도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무리 학교 평판이 좋지 않지만 검정고시 보다는 학교 졸업장이 나아 보였다 반에 형들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의외로 학교 생활은 조용한 날들이 이어졌다 교탁 앞에서 허세를 부리던 덩치 큰 녀석의 이름은 김동수
김동수한테 욕설을 퍼부은 조그만 녀석의 이름은 이진영이었다 이진영은 키가 작은 편인데도 싸움을 잘했다 김동수는 중학교때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학교 일진들한테 비위 맞추는 행동을 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른 녀석들에게 으름장을 잘 놓았다 그래서 김동수와 같은 중학교 출신 녀석들은 김동수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덩치 큰 김동수한테 대놓고 시비를 거는 녀석은 없었다 이진영한테 친한 척을 하다가 기분을 불쾌하게 하여 이진영한테 맞기도 했다 나는 고등학교에 와서 꽤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됐다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은 아니였다 중학교 때는 선생님들이 시험 범위만 알려주고 끝이었지만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시험 문제를 노골적으로 알려주었다 그렇게 내신 점수를 잘 받아서 대학에 가는 선배들이 많았다 다른 녀석들이 선생님이 집어준 시험 문제를 외우는 것마저도 귀찮아했기 때문에 나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어느 날 사건이 일어났다 시험 기간에 이진영이가 내게 시험문제를 물어봤다 나는 친절히 답해주었다 이진영은 만족한 듯 씨익 웃으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나의 친절한 답변에 호의를 느낀 듯 보였다 그런데 내가 이진영을 화나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얼마 후 나는 한 녀석과 복도에서 말다툼을 하게 되었는데 화가 난 나는 거친 말을 내뱉고 있었다 이진영이 교실 밖으로 따라 나와서는 나한테 "야 하지마" 라고 말했다 말투는 강압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부드러웠다 나의 싸움을 말리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싸움을 잘하는 이진영이 두려워서 굴복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 자식이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 라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아이 씨!' 이진영은 나의 말투에 화가 난듯 보였다 자기 딴에는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말리려고 했던 건데 자기한테 소리를 지르니 화가 났던 것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뒤에 있던 이진영의 절친한 친구 남영균이 "야 가자 가자" 라며
이진영을 잡아 끌었다 나는 말다툼을 멈추고 우두커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무 생각도 안들었다 이 날 이후로 이진영은 나에게 악감정을 품은 것 같았다
아침 수업시간 전 교실 안은 시끌벅적했다 나는 옆에 짝꿍과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뒤통수에 불이 번쩍였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이진영이였다 이진영이 나의 뒤통수를 손으로 갈긴 것이다 내가 아픔에 인상 쓰며 쳐다보자 이진영은 인상을 험상궂게 찌푸리며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래" 이렇게 말했다 시비였다 아니 복수였다 이진영이 재차 시비를 걸었다 "왜 이렇게 시끄럽냐고 어?!" 그 때 담임 선생님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 선생님이 물었다 교실은 아까부터 조용해져 있었다 나와 이진영에게 주목되어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은 나와 이진영을 앞으로 불러 세웠다 반에서 제일 얌전한 나와 선생님의 관심 대상이였던 이진영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던 것이다 "둘 다 무슨 일이냐?" 선생님이 물었다 "저보고 시끄럽다면서 제 뒤통수를 때렸습니다" 선생님이 나를 쳐다보더니 자리로 들어가라 하셨다 그리고 이진영한테 물었다 "영민이가 시끄럽게 해서 때렸냐?" 할 말이 없었던 이진영은 나의 책상을 발로 차며
"이 자식이 나를 열받게 하잖아요!" 라며 소리를 질렀다 선생님은 성질을 부리는 이진영을 교실 밖으로 끌고 나가셨다 어안이 벙벙했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진영과 선생님을 따라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반에 녀석들이 나를 말렸다 "쟤가 저럴 애가 아닌데!" 윤혁이 나를 보고 한 말 이였다 윤혁은 중학교 때부터 싸움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큰 키에 곰 같은 덩치가 있었다 입학식 첫 날에 내 앞에서 그 큰 덩치로 나를 가렸던 것이 윤혁이었다 나는 녀석들의 말에 다시 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종이 울리고 이진영이 교실에 들어왔다 담임 선생님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이진영이 나에게 사과를 했다 "그래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어?!"
여전히 험상궂은 표정으로 아직 분이 풀리지 않은 채 화난 어조로 말했다 그런 사과를 받고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나도 이진영을 발로 차고 마음 껏 성질을 부리고 싶었다 이 날 이후 김난성이가 나에게 집적대기 시작했다 김난성은 교복에 항상 담배 냄새가 배어있었다 학교에 구두를 신고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니는 녀석이였다 어느 날 학교에서 체력장을 하는 날이였는데 평소 팔굽혀펴기를 아침, 저녁으로 꾸준히 해왔던 나는 팔굽혀펴기 50개를 거뜬히 해냈다 "우와 영민이 봐" 반 애들은 그동안 나를 공부 잘하는 모범생으로만 봤을테니 놀라는 건 당연했다 나는 속으로 평소에 운동하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진영과 남영균은 이 날 학교를 나오지 않았었다 이 둘은 학교를 가끔 나오지 않는 날이 있었다 분명 둘이 같이 나오지 말자고 했겠지 내가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을 보았다면 경각심을 갖고 내 뒤통수를 때리려는 생각을 못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야 쟤 뭐 운동하냐? 나 몰랐어!" 이 날 내가 팔굽혀펴기 하는 것을 보고 가장 놀란 반응을 보인 녀석이 바로 김난성이었다 그렇게 놀라던 녀석이 내가 이진영한테 맞는것을 보고 난 뒤부터 나에게 시답잖은 말을 걸며 집적대기 시작한 것이었다 난 김난성의 그런 행동이 마음에 안들었다 내가 이진영한테 맞은 뒤에 그런다는 것이 나를 아주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았다 김난성은 교실 뒤에서 창문 밖을 보던 나에게 또 말을 걸었다 나는 발끈해서 "야 넌 만만한 애들한테만 그러지? 윤혁한테 그럴 수나 있냐?" 하고 말했다 "아 윤혁이 누군데" 인상을 쓰며 김난성이 말헀다 윤혁을 모를리가 없다 같은 반이 된 지도 꽤 많은 날이 흘렀기에 윤혁을 모른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정곡을 찔려서 딱히 할 말이 없던 김난성이 급히 내뱉은 말이라고 여겼다 김난성이가 나한테 왜 이러는지 도통 몰랐다 하교 때마다 붙어다니는 배준영이라는 친구도 있으면서 학교만 오면 나한테 왜 이러는지 몰랐다 배준영은 곱슬 머리가 특징이였다
김난성과 매일 붙어다니는 녀석이였다
이진영은 나한테 그런 행동을 하고서도 나랑 친해지고 싶은지 계속 나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나는 이진영에게 맞은 기억 때문에 싫었다 이진영은 나를 의자에 앉히더니 내 머리에 물을 발랐다 "내가 머리 만져줄게" 그러더니 자기 머리처럼 내 머리에도 가르마를 냈다 "아 이게 뭐야" 내가 싫은 티를 냈지만 (미완성)
내가 쓴 소설 평가 좀(짧아요)
나중에 글을 더 다듬을 생각인데
재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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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식 날은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추웠다
그동안 친구라고 생각했었는데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나보다
교탁위에 졸업앨범이 쌓여져 있었는데 다른 녀석들은 졸업식이 들떴는지 여간 시끄러운게 아니었다
나는 교탁위에 올려진 졸업앨범 중 맨 위에 있는 앨범을 펼쳤다
그러자 반장이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아이 씨 그걸 왜 만져!"
또래에 비해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반장은
학생회 임원까지 했는데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존심이 셌다
배부되기 전의 졸업앨범은 자기 권한이라는 생각을 가졌을까
자기 외에는 누구도 만져선 안된다고 생각한 거였을까
반장의 고함 소리에 반에 정적이 흐르고 나에게 반 녀석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느꼈다
무슨 상황이 벌어질까 싸움이 일어날까 라고 생각하겠지
나는 반장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반장도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반장을 계속 쳐다보았다
그러자 반장은 눈을 치껴떴다
주먹을 휘두르고 싶었다 저 반장 녀석이 나한테 왜 그럴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자리로 돌아가서 앉았다 그리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앞에서 말한 친구라는 녀석은 반장을 가리킨 것이 아니다
졸업식이 끝나고 학교 후문으로 나왔는데 같이 노래방도 가고
나를 꼬드겨 같이 합창단도 했던 녀석이
나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돌려 나를 외면했던 것이다
아까 반장과의 일 때문에 나하고 아는 척하는 것이 창피했던 것이 분명했다
진작 허세 부리기 좋아하고 남들 시선을 신경쓰는 녀석의 성격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무시 당하니 화가 났다
아마 반장하고 내가 싸웠더라면 녀석은 나에게 인사를 했을 것이 눈에 선했다
'철없는 자식' 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내일부터 걷지 않아도 될 하교길을 걸었다
졸업식날인데 후련하고 싶은데 후련하지 않았다
반장과의 일도 그렇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졸업식날 주먹다짐 하는 것도 왠지 아닌 것 같았다
고등학교 생활이 걱정되었다
앞으로 3년을 더 학교를 다녀야 한다
지긋지긋했다 지난 중학교 3년의 시간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서로 주먹다짐이 끊이지 않았고 마치 짐승들 같았다
짐승들은 남을 생각할 필요가 없고 자기 자신만 생각하면 된다
그런 짐승들의 세계였다
아니 다른 녀석들은 서로 위할 줄 아는데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까
실은 나의 잘못된 행동이 일으킨 상황인데 내가 잘못된 생각을 하는 걸까
머리가 복잡해졌다 모든 것이 내 탓 인 것 같았다
어쨌든 나는 중학교 생활이 유쾌하지 않았고 앞으로 3년을 더 학교를 다녀야 한다
고등학교도 중학교 때처럼 그렇게 지내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고등학생이 되었다
나는 공부를 못해서 평판이 좋은 학교를 못갔는데
그래도 집이랑 가까워서 걸어다니기에 좋았다
"차비 안들어서 좋네" 라고 중얼거렸다
고등학교는 겉으로 꽤 낡아보이는 학교였다
산을 깎은 자리에 지은 학교였는데 운동장 끝엔 자갈돌과 풀이 많이 있었다
운동장 쪽 계단은 오래전에 지은 것인지 부서진 곳이 많았고 경사가 몹시 비탈졌다
내 주변에 녀석들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녀석들도 평판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시설까지 안 좋은줄 몰랐을 것이다
그래도 학교 안에 시설은 괜찮았다
소변이 마려웠다 화장실을 갔는데 연기가 자욱했다
그 때 화장실 변기칸이 열리며 담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신입생인가봐"
"귀엽다"
형들이었다
중학교 때는 화장실에서 담배피는 녀석들은 없었다
교실 안에는 이미 인원이 많이 있었고
난방이 되어 있는 교실엔 따뜻한 공기가 가득했다
교실 안은 고요했다 너무나도 조용했다
입학식 첫 날 딱히 할 말도 없었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다
뒤에서 덩치 큰 녀석이 걸어와 교탁 앞에 섰다
덩치 큰 녀석이 뭐라뭐라 말을 하는데
나는 그 덩치 큰 녀석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한 눈에 기세잡기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교 초반에 자기 위상을 세우려는 것 같았다
이 반 짱이라도 되겠다는 걸까
돌아가고 싶지 않은 중학교 때도 이렇게 나오는 녀석은 없었다
그런데 그 때
"야 이 자식아" 라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난 곳은 맨 뒷자리였다
덩치가 조그만 녀석이었다 나보다 조금 작았을까
그 조그만 녀석이 덩치 큰 녀석한테 욕설을 퍼부었다
덩치 큰 녀석은 표정이 완전히 죽어 있었다
나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였지만 덩치 큰 녀석이 조그만 녀석과 같은 중학교를 나왔으며
그 조그만 녀석한테 맞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덩치 큰 녀석이 교탁 앞에 나와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조그만 녀석이 욕설을 멈추자
뒤에서 앞에 녀석보다 덩치가 더 큰 녀석이 교탁 앞에 나왔다
그 덩치가 더 큰 녀석은 앞에 나온 덩치를 자리로 들여보냈다
그리고 교탁 앞에서 말을 했다
이 녀석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이름은 조병한 학년은 같은 학년이지만 나이는 한 살 위라고 했다
한 녀석을 지목해서 부르더니 "이 자식 눈깔이 마음에 안드네" 하면서
주먹으로 이마를 찍었다
이마를 맞은 녀석은 어리둥절해 보였다
"들어가 자식아" 조병한이 명령하듯 말했다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길다면 길지만 짧은 3년 동안 학교라는 좁은 공간에서 얼마나 잘 나가려고 저런 행동을 하는지
헛웃음이 나왔다 우리 반에 조병한 외에 한 살 더 많은 형들이 세 명 더 있었다
조병한은 덩치가 좋았다 학교에서 체격이 좋은 편에 속했다
고등학교 첫 날은 그렇게 끝이 났다 마음에 안드는 학교였지만 졸업장은 따야 했다
나는 3년 동안 무사히 학교를 마쳐서 졸업장을 받기 만을 바랐다
1학기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자퇴하는 녀석들이 생겼다
형들 중 한 명도 학교를 그만 두었다
나도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무리 학교 평판이 좋지 않지만 검정고시 보다는 학교 졸업장이 나아 보였다
반에 형들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의외로 학교 생활은 조용한 날들이 이어졌다
교탁 앞에서 허세를 부리던 덩치 큰 녀석의 이름은 김동수
김동수한테 욕설을 퍼부은 조그만 녀석의 이름은 이진영이었다
이진영은 키가 작은 편인데도 싸움을 잘했다
김동수는 중학교때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학교 일진들한테 비위 맞추는 행동을 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른 녀석들에게 으름장을 잘 놓았다
그래서 김동수와 같은 중학교 출신 녀석들은 김동수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덩치 큰 김동수한테 대놓고 시비를 거는 녀석은 없었다
이진영한테 친한 척을 하다가 기분을 불쾌하게 하여 이진영한테 맞기도 했다
나는 고등학교에 와서 꽤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됐다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은 아니였다 중학교 때는 선생님들이 시험 범위만 알려주고 끝이었지만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시험 문제를 노골적으로 알려주었다
그렇게 내신 점수를 잘 받아서 대학에 가는 선배들이 많았다
다른 녀석들이 선생님이 집어준 시험 문제를 외우는 것마저도 귀찮아했기 때문에
나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어느 날 사건이 일어났다
시험 기간에 이진영이가 내게 시험문제를 물어봤다 나는 친절히 답해주었다
이진영은 만족한 듯 씨익 웃으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나의 친절한 답변에 호의를 느낀 듯 보였다
그런데 내가 이진영을 화나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얼마 후 나는 한 녀석과 복도에서 말다툼을 하게 되었는데 화가 난 나는 거친 말을 내뱉고 있었다
이진영이 교실 밖으로 따라 나와서는 나한테 "야 하지마" 라고 말했다
말투는 강압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부드러웠다
나의 싸움을 말리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싸움을 잘하는 이진영이 두려워서 굴복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 자식이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 라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아이 씨!' 이진영은 나의 말투에 화가 난듯 보였다
자기 딴에는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말리려고 했던 건데 자기한테 소리를 지르니 화가 났던 것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뒤에 있던 이진영의 절친한 친구 남영균이 "야 가자 가자" 라며
이진영을 잡아 끌었다
나는 말다툼을 멈추고 우두커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무 생각도 안들었다
이 날 이후로 이진영은 나에게 악감정을 품은 것 같았다
아침 수업시간 전 교실 안은 시끌벅적했다
나는 옆에 짝꿍과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뒤통수에 불이 번쩍였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이진영이였다 이진영이 나의 뒤통수를 손으로 갈긴 것이다
내가 아픔에 인상 쓰며 쳐다보자 이진영은 인상을 험상궂게 찌푸리며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래" 이렇게 말했다
시비였다 아니 복수였다
이진영이 재차 시비를 걸었다 "왜 이렇게 시끄럽냐고 어?!"
그 때 담임 선생님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 선생님이 물었다
교실은 아까부터 조용해져 있었다 나와 이진영에게 주목되어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은 나와 이진영을 앞으로 불러 세웠다
반에서 제일 얌전한 나와 선생님의 관심 대상이였던 이진영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던 것이다
"둘 다 무슨 일이냐?" 선생님이 물었다
"저보고 시끄럽다면서 제 뒤통수를 때렸습니다"
선생님이 나를 쳐다보더니 자리로 들어가라 하셨다 그리고 이진영한테 물었다
"영민이가 시끄럽게 해서 때렸냐?"
할 말이 없었던 이진영은 나의 책상을 발로 차며
"이 자식이 나를 열받게 하잖아요!" 라며 소리를 질렀다
선생님은 성질을 부리는 이진영을 교실 밖으로 끌고 나가셨다
어안이 벙벙했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진영과 선생님을 따라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반에 녀석들이 나를 말렸다
"쟤가 저럴 애가 아닌데!"
윤혁이 나를 보고 한 말 이였다
윤혁은 중학교 때부터 싸움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큰 키에 곰 같은 덩치가 있었다
입학식 첫 날에 내 앞에서 그 큰 덩치로 나를 가렸던 것이 윤혁이었다
나는 녀석들의 말에 다시 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종이 울리고 이진영이 교실에 들어왔다
담임 선생님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이진영이 나에게 사과를 했다
"그래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어?!"
여전히 험상궂은 표정으로 아직 분이 풀리지 않은 채 화난 어조로 말했다
그런 사과를 받고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나도 이진영을 발로 차고 마음 껏 성질을 부리고 싶었다
이 날 이후 김난성이가 나에게 집적대기 시작했다
김난성은 교복에 항상 담배 냄새가 배어있었다
학교에 구두를 신고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니는 녀석이였다
어느 날 학교에서 체력장을 하는 날이였는데
평소 팔굽혀펴기를 아침, 저녁으로 꾸준히 해왔던 나는 팔굽혀펴기 50개를 거뜬히 해냈다
"우와 영민이 봐"
반 애들은 그동안 나를 공부 잘하는 모범생으로만 봤을테니 놀라는 건 당연했다
나는 속으로 평소에 운동하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진영과 남영균은 이 날 학교를 나오지 않았었다
이 둘은 학교를 가끔 나오지 않는 날이 있었다 분명 둘이 같이 나오지 말자고 했겠지
내가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을 보았다면 경각심을 갖고 내 뒤통수를 때리려는 생각을 못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야 쟤 뭐 운동하냐? 나 몰랐어!"
이 날 내가 팔굽혀펴기 하는 것을 보고 가장 놀란 반응을 보인 녀석이 바로 김난성이었다
그렇게 놀라던 녀석이 내가 이진영한테 맞는것을 보고 난 뒤부터 나에게 시답잖은 말을 걸며 집적대기 시작한 것이었다
난 김난성의 그런 행동이 마음에 안들었다
내가 이진영한테 맞은 뒤에 그런다는 것이 나를 아주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았다
김난성은 교실 뒤에서 창문 밖을 보던 나에게 또 말을 걸었다
나는 발끈해서 "야 넌 만만한 애들한테만 그러지? 윤혁한테 그럴 수나 있냐?"
하고 말했다
"아 윤혁이 누군데"
인상을 쓰며 김난성이 말헀다
윤혁을 모를리가 없다 같은 반이 된 지도 꽤 많은 날이 흘렀기에 윤혁을 모른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정곡을 찔려서 딱히 할 말이 없던 김난성이 급히 내뱉은 말이라고 여겼다
김난성이가 나한테 왜 이러는지 도통 몰랐다
하교 때마다 붙어다니는 배준영이라는 친구도 있으면서 학교만 오면 나한테 왜 이러는지 몰랐다
배준영은 곱슬 머리가 특징이였다
김난성과 매일 붙어다니는 녀석이였다
이진영은 나한테 그런 행동을 하고서도 나랑 친해지고 싶은지 계속 나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나는 이진영에게 맞은 기억 때문에 싫었다
이진영은 나를 의자에 앉히더니 내 머리에 물을 발랐다
"내가 머리 만져줄게"
그러더니 자기 머리처럼 내 머리에도 가르마를 냈다
"아 이게 뭐야" 내가 싫은 티를 냈지만 (미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