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11

2015.09.10
조회2,980


어제 조금 서둘러서 퇴근을 하고 데이트를 가는 바람에 오전에 일처리좀 하느라 이제서야 쓰네요. 모두 오후에도 힘내고 계신건지 궁금합니다.

얼마 전부터 애인이 계속 꼭 수요일에 시간을 비워야 한다기에. 알았다고만 하고 말을 안해줘서 몰랐는데. 제가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예매 해 뒀더라고요.ㅋ

조금 일찍 퇴근 해서 갔는데도 밥은 먹고 가야 된다고 제가 우겨서. 아시죠 저 밥돌이인거.ㅋ 조금 늦게 입장을 했어요. 그래도 사전 공연 후 쉬는 시간이었던 도중에 들어가서 공연 앞부분을 놓치진 않았습니다.ㅋ

저희는 스탠딩이었는데 늦게 들어간 것도 있고 아예 시선에 띄지 않게 편하게 즐기고 싶은것도 있고 해서. 뒤쪽 구석으로 빠져서 봤거든요. 애인도 저도 그렇게 큰 공연에 같이 가본건 처음이고. 둘다 기대가 많았기 때문에 초반에 조금. 가수의 컨디션이 안좋았는지 좀 그랬었는데. 그거랑 상관없이 금방 저희 둘이 분위기에 젖어서 미친듯이 뛰어 놀았어요.ㅋ

떼창으로 부족한 부분도 채우고. 평소에 제가 즐겨듣고 좋아하던 노래가 거의 세트리스트에 다 들어가 있어서 진짜 좋더라고요.ㅋ 아무리 좋아하는 가수라도 못 따라 부르는 생소한 노래 나오면 전 재미 없더라고요..ㅋ

제가 stereo hearts를 특히 좋아하는데. 이 노래는 운전 할때도 자주 틀어놓고 따라부르고 그랬는데 그럴때 마다 애인한테 장난치듯이 불러주고 그랬었거든요.

근데 공연에서 이걸 불러주니까 제가 흥분을해서.ㅋ 광신도처럼 만세하고 팔 들고서 양쪽으로 흔들면서 노래 따라 부르니까 애인이 웃으면서 쳐다보더라고요.ㅋ 그래서 손을 내리고 애인쪽으로 팔을 웨이터들이 하듯이 공손하게 가르키면서 불러주니까 애인도 좋았는지 평소같으면 아 웬수.. 이런 표정일텐데 그냥 같이 계속 웃어주더라고요.ㅋ

어둡고 정신없는 틈타서 손도 몇번 잡아보고 어깨동무도 하면서 떼창도 하고. 정말 분위기에 젖어서 주변 아무것도 신경 안쓰고 진짜 재밌게 논 것 같아요. moves like jagger 나올때 둘 다 다리가 아플정도로 뛰고 춤추고. 마지막 sugar 에서는 목청이 터지라고 따라부르고.ㅋ 아직도 공연의 여운이 가시지를 않는거 같습니다.ㅋ

공연 끝나고 저희는 바람도 좋고 해서. 바로 집에 가지 않고 공원을 좀 걸었어요. 좀 구석진 곳에 앉아서 음료수도 마시고 공연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아쉬운 점은 있었어도 너무 재미있고 적어도 우리 두사람 한테는 처음으로 밖에서 아무 신경 안쓰고 아무 생각 안하고 놀수 있었던게 가장 좋았었거든요.

여기 오려고 그동안 뭐냐고 물어봐도 대답도 안해주고 그랬던게. 귀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제가 평소에 뭐를 좋아하는지 뭐를 관심에 두는지를 늘 잘 아는거 같아서 괜히 더 좋기도하고 미안해지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늘 제가 사랑을 더 줘야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제가 항상 더 넘치게 받는게 느껴져서요.

지나가다 빈 말로 뱉는 말도 다 기억해 두었다가. 사주거나 해주거나 할때보면 참 반성을 하게되요. 무심한척 해도 애인은 저를 많이 생각해 주는 반면에 저는 늘 말 뿐인거 같아서 미안해지더라고요.

외식을 가더라도 거의 제 입맛이나 제가 먹고싶은데로 먼저 이야기를 해주고. 필요한 물건을 적절한 때에 선물로 주기도 하고요. 이렇게 아무날도 아닌 날을 특별한 데이트로 선물해 주기도 하는 것 처럼요.

거의 매일 보는 사람인데도 참 신기하고 새롭더라고요. 볼때마다 새로운 사람인 것 같고 볼수록 더 좋고 편하고. 나름대로 오랜시간을 알고 지냈고 또 나름대로 긴 시간을 함께 지냈다고 생각하는데도. 여전히 보면 웃음부터 나오고 참 좋습니다. 아 콘서트 보여줘서 입발린말 하는거 아니예요. 오해 마시길..ㅋ

밖에선 거의 떨어져서 걷거나 하는데 어제는 정말로 아무 시선이 신경쓰이지 않아서. 그러고 놀다 나와도 그 좋은기분이 가시질 않아서.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 앉아서 손도 잡아보고 얼굴도 뜯어보면서 진짜진짜 고맙다고 오늘 덕분에 너무 좋았다고. 감사인사도 하고 그랬어요.

저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대요. 제가 웃고 좋아할수 있는 일이라면 다 해주고 싶다고. 어제는 이쁜 말만 하더라고요.ㅋ 밖이 아니었다면 아마.. 네 뭐.ㅋ 여러모로 어제는 너무 기분이 좋은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티켓팅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고 천만번 얘기하길래. 주말에 맛있는거 사달래서 먹으러 가기로 했어요. 이왕 주는 선물.. 생색은 참..ㅋ

집에 오는 내내 졸음 운전으로 고생하고.ㅋ 나이를 먹긴 하는건지 팔다리가 다 아프더라고요.ㅋ 아침에 출근하면서 보니까. 어제 땀흘리고 놀다가 나와서 찬바람을 너무 쐬서 그런가 애인은 감기기운이 있더라고요. 맨날 감기 조심하시라고 제가 그래놓고 제 애인이 감기에 걸렸네요.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평범한 일상에도 웃을 일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소중함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절대로 마룬 공연 보여줘서 이러는건 아니예요.ㅋ

좋은 무언가를 함께 할수 있다는거. 어느 광고에서 처럼 같이 의 가치 를 느낄수 있게 해준다는거.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을 해 봅니다.

저희를 격려해 주시고 늘 응원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도. 작은 행운이나마 늘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매일 마음속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