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보내지 못할 편지

로제2015.09.20
조회598
헤어진 지 한참이나 지났음에도 답답한 마음에 끄적끄적..
혼자만 담아 놓기엔 너무 답답해서
끄적여 보네요..
너무나도 길고 재미없는.. 솜씨없는 글이지만,
혹시라도 전해지진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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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처음 봤을 때
당신은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세상의 사람이었어

평생 얌전히 책이나 보고 공부를 잘해 칭찬을 듣는게
세상의 전부인줄 알았던 나에게
모두에게 둘러싸여 자신이 선배임을 소개하는
당신은 샌님이었던 내 눈에는 마치 소위말하는 '양아치'같았지
아마 당신의 눈에는
수많은 풋내 나는 후배들 중에서도 못생기고 뚱뚱한
놀 줄 모르는 재미없는 후배로 보이지 않았을까

저런 선배는 나와는 엮일 일 없겠지
그렇게 그냥 본듯 만듯한 첫 만남이었어

그렇게 난 당신이라는 선배가 있는지도 잊게 됐고
당신은 군대를 갔어

그러다 당신이 내 동아리 선배임을 알게되었고
제대한 당신을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때 잠깐 스쳐보았던 양아치 같은 선배라는 기억.
나와 엮일일 없을거라 생각했던 선배였기에 그리 눈여겨보지 않았어
그저 웃는게 참 예쁘단 생각뿐
당신은 첫만남의 나는 기억하지 못했고
(내가 당신을 피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저 동아리 후배라는 소리에 학번과 이름을 묻고
술잔에 술을 따라줄 뿐이었어
내 잔에 술을 따른 뒤엔 항상 튀는 내 동기에게 바로
시선과 말이 옮겨졌지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주위 사람들은
외로워하던 나와 당신을 이어주는 장난을 치기 시작했고
우린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하다가,
웃어넘기다가. 결국엔 손을 잡게 되었지 .
시작은 나였어

웃을때마다 예쁘게 초승달처럼 그려지는 눈매
작은 얼굴에 비해 큰 입은 시원하게 벌어졌고
그 사이에 보이던 검은피부였기에 더 도드라져 보이는
가지런한 하얀 치아
너무나도 웃는 얼굴이 예쁜 당신에게 호감이 갔고
먼저 다가갔고,
당신도 나의 어떤점이 끌렸는지 모르겠으나
나에게 마음을 주었지

지난 연애에 만났던 여자들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는지
내가 해주는 아주 사소한 것들에도 굉장히 고마워하던 당신

나또한 지나간 힘든 연애들에 지쳤기에
나의 호의에 감사해주는 당신이 좋아
내 모든 것을 쏟아붓게 되었어

우린 처음부터 정말 다른 부류의 사람이었지만
서로 맞춰가며 오랜시간을 함께 했고
우린 서로 상대방을 자기 자신만큼 잘 이해한다 자부했지

주위에선 사이좋은 우리를 부러워 했었어

물론 좋은 일만 있던 것도 아니었어
우린 종종 충돌했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
그렇지만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 굳게 믿었지.
권태기도 왔었지만 그래도 견뎌냈고
당신과 나는 미래를 함께할거라 믿으며
행복한 황혼을 상상했었지

그런데 정말 긴 시간이 지나자
애초에 너무나도 달랐던 우리는
상대에게 맞춰주는 것에 지쳐가기 시작했고,
특히나 자유분방했던 당신은
나때문에 숨막혀하기 시작했어
내 주위엔 당신밖에 없었지만 당신 주위엔 나 아닌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으니까.
그리고 나는 날 혼자 두는 당신에게 지쳐가고
홀로 우는 시간이 늘어만 갔어

몇번이고 이럴바에 헤어지잔 모진 말이 쏟아져나왔고
울고불고 붙잡기도 여러번.
그러다 결국 칼같은 말을 내뱉어낸 당신에 의해
내 마음은 , 나 자신은 산산조각난채 버려지게 되었어

처음엔 그저 원망만 눈물만 쏟아낼 뿐이었어
그리곤 합리화시키려 노력했어
우린 원래 너무나도 달랐으니까 언젠간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그래야만 버틸 수 있었으니까
더 지속되었다간 상처만 커졌을거라며.

애초에 당신을 만나지 않았으면 지금의 나는 어땠을까
당신을 더 이해했으면 어땠을까
아무런 것도 하지 못한 채 계속 반추했어
씹고, 삼키고 또다시 게워내어 곱씹고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결론은 또 당신이 너무나도 보고싶어
당신이 예전처럼 날 보고 예쁘게 웃어줬으면 좋겠어


전혀 어울리지 않던 정 반대의 당신과 내가
오래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이 기적이라면
다시 사랑하는 기적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당신도 나와 같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