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목욕탕에서 도둑년으로 몰린 여자입니다.

노어이2015.09.22
조회15,207

후기입니다.

당시에 제가 너무 억울했는데,

생각해보면 제가 잘못한 것 같아요.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봤는데,

어떤 분이 '몰카 찍지도 않았는데, 지하철에서 몰카 의심받아서 스마트폰 수색당한 남자의 기분을 알겠냐?'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이 댓글입니다.

 

그 글 보니까 제가 잘못한게 뭔지 알겠더라고요.

제가 퍼온 베플들 사진은

'몰카 찍지도 않았는데, 빨리 가려고 에스컬레이터를 걸어가다가 몰카 의심받아서 스마트폰 수색당한 남자'의 글이였어요.

사진처럼 대부분 다 수색당한 사람은 억울하겠지만,

그래도 영장 없이 불시로 수색당해야한다,

경찰이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저도 네이트 판 분들이랑 같은 생각이였거든요.

만약 누가 나를 몰카 찍는 것 같다면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 수색해보고 싶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몰카를 안찍었을 수도 있지만, 몰카를 찍었을 수도 있는거니까...

혹시 나중에 집에 가서 스마트폰 사진 다 삭제하고 몰카 안찍은 척 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제가 퍼온 사진 속 글에서도

'경찰이 자기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댓글이 베플 1위를 먹었는데,

제 사물함을 뒤진 것도 경찰이 할 일을 했을 뿐이였더라고요...

당시 실제 경찰 옷을 입고 있었고,

경찰이라고 신분증도 보여줬고요.

앞으로 도둑이라고 몰릴 때에는 억울해도 영장 없이 수색당해야겠어요...

억울하지만...ㅠㅠ

 

------------------

이건 제가 당시 올렸던 글입니다.

 

 

저는 20살 여자입니다.

오늘 목욕탕에서 도둑년으로 몰려서 너무 억울해서 글을 씁니다.

제가 쓰는 물비누가 있습니다.

제가 설명을 잘 못하는데,

아마 이 물비누 쓰시는 분들은 무슨 얘기인지 알 겁니다.

그 물비누는 옛날 향수처럼

내용물이 들은 통 따로, 펌프 따로 팔았습니다.

현재 펌프는 안팔고, 대신 거품용기를 팝니다.

그래서 내용물이 들은 통의 뚜껑을 빼고, 거기에 펌프를 끼워서 쓰는겁니다.

그런데 제가 예전에 그걸 라벤더 향으로 쓰다가

벚꽃향으로 바꿨습니다.

라벤더 향으로 살 때는 제일 큰 용량으로 사서 펌프도 950ml 짜리 펌프를 끼워서 썼죠.

펌프는 950ml짜리 400몇ml짜리 200몇ml짜리 길이가 다 다릅니다.

그래서 이제 펌프를 안 파니까

벚꽃향 세정제를 라벤더 향 세정제 통에다 리필해서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여자가 다짜고짜 드라이기랑 거울 보는 곳에 있는 저한테 오더니

"내 거 왜 가져가요?" 이랬습니다.

그래서 제가 "뭐요?" (화내는게 아니라 무슨 물건 말하는거냐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여자가 "보라색 ㅇㅇㅇㅇㅇㅇ(물비누) 가져갔잖아요." 하면서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아니라고 했죠.

그러니까 "안훔쳐갔으면 사물함 좀 봅시다." 이랬습니다.

제가 어이가 없고 갑자기 도둑년 취급하는게 기분나빠서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친동생이 경찰이라면서 협박하는 식으로 말하길래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자기 여동생한테 전화를 거는건지

당장 목욕탕으로 오라는 전화를 바로 제 옆에서 저를 째려보면서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로션도 다 바르고, 머리도 다 말렸으니 신경 안쓰고 가려고 하는데

그 여자가 저를 잡아서 사람들 다 들리게 엄청 큰소리로

"찔리세요? 어딜 도망가세요?" 하면서 못가게 했습니다.

제가 놓으라고 계속 하면서 가려고 했는데도 잡고 안놔줬습니다.

그러다가 경찰이라는 그 여자의 친동생처럼 보이는 여자가 왔습니다.

자기가 경찰이니 사물함 좀 보자길래

보여줬는데 당연히 보라색 물비누 통에 펌프까지 꽂혀있는게 있으니까

도둑이라고 막 저한테 뭐라고 했죠.

라벤더향은 보라색이고 벚꽃향은 핑크색입니다.

그래서 제가 제거라고 하니까 도둑이 어쩌고 하면서 막 몰아갔습니다.

제가 이거 내거라고 향기를 맡아보라고 펌프 뽑아서 맡게 해주니까

라벤더 통에서 벚꽃향이 나는걸 직접 맡아보더니

나중에 온 경찰이라는 여자는 사과를 했는데

정작 도둑으로 저를 의심한 여자는 "어? 아니네?" 하고 그냥 가려고 하길래.

제가 엄한 사람 의심해놓고 사과도 안하냐고 하니까

"요즘 목욕탕에 도둑이 워낙 많아서요. 수건이나 키 훔쳐가나 안훔쳐가나 확인하는 센서도 지나쳐야하잖아요? 그럼 저것도 의심한다고 하든가. 그리고 얘(경찰이라는 여자)가 사과 했잖아." 이런식으로 말하면서 사과도 없이 나갔습니다.

적어도 30대 초반처럼 보이는데

그렇게 나이 많은 사람이 어떻게 저런 생각 짧은 말을 하나 진짜 어이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