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머니 싫어하는 제가 이상한 건가요?

ㅇㅇ2015.09.26
조회449

안녕하세요. 17살 여고생입니다.

우선 방탈 죄송하고, 여기에 그래도 현명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올리게 되었어요.

 

사실 전 친할머니 정말 미워하는데요, 마음 착한 우리 친언니나 가족 아닌 주위에서는 그래도 할머니 계실 때 잘 좀 해드리라 많이 그래서요.

주위에서 아무리 그래도 싫은 건 그냥 싫더라고요. 할머니랑 얘기하기도 싫고.

추석이라 아까 할머니 오셨는데 괜히 또 스트레스만 받고 그래서 하소연이라도 한 번 해봐요.

 

이건 저희 엄마 얘긴데요, 엄마 신혼 때 맞벌이를 하셨어요. 지금도 집에서 일을 하시긴 하지만 당시에도 지금이랑 같은 일인진 몰라도 아무튼 일을 하고 계셨어요.

설인지 추석인지 잘 몰라도 명절이었을 거예요.

친가에 아들이 저희 아빠만 계셔서 며느리라곤 저희 엄마뿐인 거죠. 그래서 요리도 엄마가 거의 다 해야 하는 상황인데, 할머니께서 요리하러 집으로 오라고 하셨나 봐요.

그래서 저희 엄마도 일을 하시니까 일 빨리 끝내고 오후에 가겠다고 하셨대요.

한 2시인가 3시 정도에 가니까 할머니께서 왜 이렇게 늦었냐고 문 앞에서 엄청 화를 내셨다는 거예요. 지금이 몇 신데 이제 오냐, 나 죽으면 장례도 안 치를 며느리다, 이런 식으로요.

할머니가 지금도 기가 세신데 당시엔 진짜 장난 아니었다고 하더라고요. 30분을 저렇게 문도 안 열어주고 화만 냈으니...

할머니 입장에선 12시부터가 오후 시작인데 2~3시에 왔으니 늦은 거다 이거죠.

엄마한테 이 얘기 듣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엄마도 아직도 트라우마? 비슷한 거 있으셔서 외할아버지께 아빠 문 열어주지 말라고 얘기하시곤 하세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건 작년인가 재작년 얘긴데요. 이것도 정확히 설인지 추석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명절 때였어요.

저희 집이 천주교인데 원래 제사를 항상 드렸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사를 안 지내고 성당식으로 바꾸기 시작했더라고요. 아마 이때부터였을 거예요.

할머니께서 제 방에서 통화를 하시는데 워낙 목소리가 크셔서 다 들려서 우연히 듣게 되었어요.

(참고로 저희 집은 지방이고 할머니가 서울에 사셔서 명절 때 저희 집으로 오셔요)

아빠가 형제가 3명(전부 고모예요)이고 아빠 혼자 남자, 총 4남매예요.

고모들이 전부 괜찮은 직업이고 돈도 부족함 없이 버시는데 저희 아빠만 수입이 조금 안 좋으시거든요. 대학은 정말 최고의 대학 나오셨지만 IMF 때 회사 부도도 나고 그 이후에도 구조조정이나 일종의 사기 등으로 번번한 직장이 별로 없으셨어요. 지금은 연세가 있으시니까 젊은 사람들한테 치이시고.

아무튼 그래서 경제적 수입이 그닥 좋은 편은 아닌데, 할머니께서 통화로 고모들 자랑을 막 하면서 얘기하다가 저희 아빠는 한심하단 식으로 얘기하시는 거예요.

고모 누구는 의사라 자기 건강 잘 챙겨준다느니, 고모 누구는 용돈도 준다느니, 그런데 아들 놈은 돈도 제대로 못벌고...

듣는 제가 정말 화가 나더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자기 자식인데 저렇게 얘기하고 싶을까요? 그것도 남한테 사생활 다 까발리면서ㅋㅋㅋ

또 이젠 저희 엄마까지 흉을 보시더라고요. 며느리가 제사 준비하면서 자꾸 힘들다는 식으로 나오길래 그냥 성당식으로 바꿨다고요. 할머니가 저희 엄마 제사 준비하는 거 손가락 하나도 도와주지 않는 건 봤어도 저희 엄마 겉으로 심하게 불평하시는 거 본 적 없어요. 제가 장담해요.
많이 힘드셨겠지만 그래도 겉으론 내색 하나 안 하시고 맛있는 음식 많이 해주셨는데 저게 무슨 개뼈따구 같은 소리입니까?

불쌍한 저희 엄마 다 들으셨는데 이젠 아무렇지도 않고 오히려 태연하시더라고요. 그냥 냅두라고.

오늘도 언니한테 아빠 아직도 돈 못버냐고 물어보시대요.

 

이런 할머니 괜히 미워하는 거 제 잘못인가요?

쌓인 건 훨씬 많지만 몇 개만 풀어봤어요.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