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의 연애들은 쉬웠었다. 연애를 하면서 싸운 적 한 번 없었고, 새벽까지 잠 못 이루고 울다 지쳐 잠든 적도 없었고, 내 크기는 이만큼인데 너는 왜 그렇지 않냐며 말도 안되는 투정을 부린 적도 없었다. 내 마음 속 깊은 곳을 내보인 적도, 불안함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상처를 받은 적도 없었다. 연애가 쉬웠던 만큼 이별도 어렵지 않았다. 마음을 다친 적이 없었기에 사람을 만나고 연애를 시작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없었고, 어렵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그에 반해 이번 연애는 너무 어려웠다. 만남만 쉬웠을 뿐 얼마 되지도 않아 아슬아슬한 줄타기 마냥 이별과 만남을 넘나들었다. 힘들지 않았기에 신중히 하지 않았고 그만큼 위험도 쉽게 찾아왔다. 그럴 때마다 상대방은 너무나도 큰 모습으로 작은 나를 잡아주었다. 변해가는 내 모습이 꽤 마음에 들었었다. 상대방 또한 나로 인해 변해가는 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보았을 때, 여전히 그는 나보다 컸었다. 이상형은 점점 상대방의 이쁜 구석을 닮아가다 그저 그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만남과 추억을 켜켜이 쌓아갈 수록 싸움도 잦아졌고, 내 마음의 크기가 부풀 수록 투정과 질투도 늘었다. 상대방은 이따금 지쳐했다. 나는 상대방에게 사랑의 부재를 느끼다가도 중간중간 찾아오는 포만감에 부른 마음을 만족스럽게 쓰다듬기도 했다. 상대방은 이따금 지쳐했다. 나는 내 배려를 전혀 하지 않는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미안해하다가도 화내는 모습에 이별을 입에 올리기도 했다. 상대방의 습관이 전과는 하나 둘 달라지는 것을 보며 커지는 조바심에 사랑을 더 재촉하면서도 한편으론 뎌디지만 분명 무덤덤해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더이상 나를 잡아주지 않는 상대방의 모습을 보았을 때, 작았던 내가 어느새 그보다 훨씬 커져 그를 누르고 있었다. 이번 연애에서 유독 연락에 집착 했던 건 그저 상대방을 그만큼 원했기 때문이었을까. 유난히 걱정되고 의심했었던 건 처음 느껴보는 연애의 어려움에 덜컥 겁을 집어먹었기 때문이었을 거다. 상대방은 그 겁을 내쫓아주지 못 했고, 사랑으로 한없이 나의 마음을 녹이다가도 딱딱하게 굳어버릴 때까지 그대로 방치하기도 했다. 상대방은 분명 나보다 연애를 잘 하는 사람이었다. 있는 그대로를 보일 수 있게 해줬고, 요구하지 않고 주는만큼 받으며 자신의 여유도 챙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는 늘 그 여유를 못마땅해 했다. 요구를 하지 않는 그에게 나는 늘 무언가 요구해야 했다. 노력을 하는 듯 하다가도 쉽게 놓던 사람이었다. 이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일 년 남짓한 연애가 끝날 때 쯤엔 허무함과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이 물 밀듯이 밀려와 밤새 잠자리를 뒤척이며 허공을 휘저었다. 이제는 연애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긴 연애가 아니었더라도 그로 인해 처음 느껴본 감정이 너무 많았던 만큼, 처음 진짜 사랑을 느꼈었던 것 만큼 너무나도 힘들었다. 너무 쉽게 끊어버린 그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잊기 힘들 것이고 새로 시작하는데도 많은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나에게, 그리고 그에게 이 연애는 뭐였을까. 이 연애의 끝은 내게 '왜? 어떻게?' 라는 물음만 남겼기에 꽤 오랫동안 마음이 복잡할 것 같다. 2
그 전의 연애들은 쉬웠었다.
그 전의 연애들은 쉬웠었다.
연애를 하면서 싸운 적 한 번 없었고, 새벽까지 잠 못 이루고 울다 지쳐 잠든 적도 없었고,
내 크기는 이만큼인데 너는 왜 그렇지 않냐며 말도 안되는 투정을 부린 적도 없었다.
내 마음 속 깊은 곳을 내보인 적도, 불안함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상처를 받은 적도 없었다.
연애가 쉬웠던 만큼 이별도 어렵지 않았다.
마음을 다친 적이 없었기에 사람을 만나고 연애를 시작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없었고,
어렵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그에 반해 이번 연애는 너무 어려웠다.
만남만 쉬웠을 뿐 얼마 되지도 않아 아슬아슬한 줄타기 마냥 이별과 만남을 넘나들었다.
힘들지 않았기에 신중히 하지 않았고 그만큼 위험도 쉽게 찾아왔다.
그럴 때마다 상대방은 너무나도 큰 모습으로 작은 나를 잡아주었다.
변해가는 내 모습이 꽤 마음에 들었었다.
상대방 또한 나로 인해 변해가는 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보았을 때,
여전히 그는 나보다 컸었다.
이상형은 점점 상대방의 이쁜 구석을 닮아가다 그저 그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만남과 추억을 켜켜이 쌓아갈 수록 싸움도 잦아졌고,
내 마음의 크기가 부풀 수록 투정과 질투도 늘었다.
상대방은 이따금 지쳐했다.
나는 상대방에게 사랑의 부재를 느끼다가도
중간중간 찾아오는 포만감에 부른 마음을 만족스럽게 쓰다듬기도 했다.
상대방은 이따금 지쳐했다.
나는 내 배려를 전혀 하지 않는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미안해하다가도 화내는 모습에 이별을 입에 올리기도 했다.
상대방의 습관이 전과는 하나 둘 달라지는 것을 보며
커지는 조바심에 사랑을 더 재촉하면서도
한편으론 뎌디지만 분명 무덤덤해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더이상 나를 잡아주지 않는 상대방의 모습을 보았을 때,
작았던 내가 어느새 그보다 훨씬 커져 그를 누르고 있었다.
이번 연애에서 유독 연락에 집착 했던 건
그저 상대방을 그만큼 원했기 때문이었을까.
유난히 걱정되고 의심했었던 건
처음 느껴보는 연애의 어려움에 덜컥 겁을 집어먹었기 때문이었을 거다.
상대방은 그 겁을 내쫓아주지 못 했고,
사랑으로 한없이 나의 마음을 녹이다가도
딱딱하게 굳어버릴 때까지 그대로 방치하기도 했다.
상대방은 분명 나보다 연애를 잘 하는 사람이었다.
있는 그대로를 보일 수 있게 해줬고,
요구하지 않고 주는만큼 받으며 자신의 여유도 챙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는 늘 그 여유를 못마땅해 했다.
요구를 하지 않는 그에게 나는 늘 무언가 요구해야 했다.
노력을 하는 듯 하다가도 쉽게 놓던 사람이었다.
이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일 년 남짓한 연애가 끝날 때 쯤엔
허무함과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이 물 밀듯이 밀려와
밤새 잠자리를 뒤척이며 허공을 휘저었다.
이제는 연애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긴 연애가 아니었더라도 그로 인해 처음 느껴본 감정이 너무 많았던 만큼,
처음 진짜 사랑을 느꼈었던 것 만큼 너무나도 힘들었다.
너무 쉽게 끊어버린 그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잊기 힘들 것이고 새로 시작하는데도 많은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나에게, 그리고 그에게 이 연애는 뭐였을까.
이 연애의 끝은 내게 '왜? 어떻게?' 라는 물음만 남겼기에 꽤 오랫동안 마음이 복잡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