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화장하는게 욕 먹을일이에요?

여대생2015.09.29
조회1,071

안녕하세요.

저는 여대생입니다.

방탈죄송합니다.

싫으신 분은 안읽어주셔도 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놀던 친구 얘기입니다.

저는 고3때 160cm에 58kg이였습니다.

비만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미용 몸매는 아니였죠.

수능 끝나고, 저녁에 하루도 안빠지고

유산소 45분, 스쿼트나 런지같은 근육운동 60분, 유산소 45분으로

총 2시간 30분씩 운동하고

저녁은 다이어트 시리얼 정량이나 바나나 하나만 먹으면서

6시 이후로는 물만 먹고 금식해서

45kg까지 뺐습니다.

지금도 1시간 30분씩 매일 운동하고,

6시 이후로 금식, 저녁은 가볍게 먹습니다.

그리고 제가 화장품에 관심도 많고

화장 안하고 나가는 일 없고

앞머리 항상 내리고

앞머리 떡지지 말라고 파우더도 가지고 다니면서 저녁에 발라주고,

사실 저는 딸기 향수를 싫어하는건 아니나 딱히 좋아하지도 않고,

꽃향기나, 브랜드 향수처럼 단일향이 아닌 여러 향이 섞인 향수를 좋아하지만

남자한테 좋은 향기 난다는 칭찬 받는게 좋아서 딸기 향수를 뿌립니다.

네 물론 자기만족 아닙니다.

남자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러는거 맞습니다.

진짜 진정한 자기만족이였으면

집구석에서도 풀메이크업에 외출복에 향수 뿌리고 거울 보면서

"음음~ 만족스럽다~" 이러고 있었겠죠.

그런데 제 고등학교 친구가 제가 이렇게 하는게

코르셋 끼는거고 여성을 억압하는 양성불평등이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이 친구를 자주 만나는건 아니지만

주말에 로드샵 세일이 겹칠 때가 많잖아요.

그럼 주말에 시내 나가서 화장품 구경하고

운동 때문에 항상 5시 30분까지 집에 들어가면

(만나기 전에 "나는 집에 6시까지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고 만납니다.)

코르셋 끼는거라며, 남자들 시선에 저를 바꾸는거랍니다.

비만도 아닌데 다이어트를 했다는 것 부터 시작해서

건강을 위한 운동은 유산소 운동만 해도 충분한데

왜 스쿼트, 런지 같은 운동을 하냐며

남자한테 잘보이려고 인생을 피곤하게 산다며 코르셋이라 하고

제가 원피스를 자주 입는데

원피스를 입으면 스타킹을 신잖습니까.

그럼 그걸 또 코르셋이라고 합니다.

네일아트를 해도 코르셋이라고 하고

네일아트 때문에 스타킹 올 나가는데도 스타킹 신는다고 코르셋이라고 합니다.

이 친구가 고등학교 때부터 70kg입니다.

올해 8월에 이 친구랑 다른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워터파크를 갔는데

솔직히 친구지만 진짜 놀랐던게,

겨드랑이랑 다리 털을 안밀고,

배레나룻이 났는데 그걸 안밀고,

막 비키니 팬티 밖으로 음모가 삐져나오는데 정리도 안하고 비키니를 입었습니다..

인터넷에서나 "왜 여자만 겨털 제모해야 돼? 왜 여자만 다리털 제모해야 돼?" 이러는 여자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털이 그렇게 수북한 채로 비키니를 입는건 처음봤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엄청 당황했고,

면도기 빌려줄지 물어보니까 자기는 왜 여자만 제모해야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하루종일 그러고 다녔습니다.

오늘도 저한테 왜 남자들의 시선에 너를 맞추냐며

"왜 여자만 귀찮게 매일 화장하고, 스타킹 신어야 돼?" 라고 연설을 하다가

"그런데 사실 남자들보다 너처럼 자진해서 코르셋 입는 년들이 더 문제야. ㅈ빨러야. 너는 계속 ㅈ이나 빨아라. 으휴..." 라고 하더군요.

그 말 듣고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내가 대학생이고, 내 할일 다 하면서 꾸미겠다는건데 그게 그런 욕 들을 일이냐? 너가 화장하기 싫으면 안하면 되고, 꾸미기 싫으면 너만 안꾸미면 되는데 왜 나까지 하지말라고 하냐? 너는 너랑 생각 같은 애 만나라. 나는 너랑 안맞는 것 같다." 라고 말하고 집에 왔습니다.

자기가 화장하는게 귀찮고, 제모하는게 귀찮으면 자기만 안하면 될 일이지

왜 남한테 욕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화장하고, 운동한다고 할일 안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 학원 알바 시간, 약속 시간 지각도 안하고,

다만 놀 때는 6시 전에 들어가야하니까

이걸 미리 말하고 괜찮다는 사람하고만 만나는데

대학생이 화장하고, 운동하는게 '년' 소리 들을 일인가요?

스타킹 신는게 저런 상스러운 말 들을 일인가요?

그래도 고등학교 때는 조용하던 친구였는데

갑자기 저러니까 씁쓸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