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업체 덕분에 한번뿐인 웨딩촬영을 망쳤습니다.

pink732015.09.30
조회30,209

 

안녕하세요.  저희는 국제 커플입니다 ( 여자-한국 남자-대만 )


한국에서 웨딩촬영 준비를 하며 다시는 저희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씁니다.

길지만 꼭 읽어봐주세요...

 

 

 

둘다 대만에 거주하고 촬영을 위해 잠시 한국에 가는 거 였어요.


웨딩촬영은 드레스보단 한복을 입고 싶었고

그것도 꼭 ! 꼭 !! 무조건!!! 창경궁에서 찍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창경궁이 촬영 허가되는 궁궐 중 가장  예쁩니다)

지난 4월 연그라* 라는 곳에 작가 2인 촬영으로 예약을 했죠.

 

 

 

 

 
처음엔 7월로 날짜를 잡았지만, 일정상 9월24일로 촬영날짜를 한 번 바꾸었고


​최종적으로는 스튜디오 (드레스촬영) 후 창경궁으로 가는 걸로 했습니다.

 

 

그런데 9/18일 촬영 일주일 전 작가에게 연락이 왔어요.


촬영중이라 그렇다며 창경궁 촬영허가신청을 저보고 해달라네요....


외부에 있어서 컴퓨터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대답했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4월에 예약한걸 이제 하는건가 아직 안한건가 싶어서요;;


그 날 밤 10시 넘어서 신청사이트가 안열린다며 제게 해보라는 문자가 또 왔고


그때까지 외부에 있던 저는 확인 할 수가 없었어요.

 

 

 


 작가는 자신이 내일 또 촬영이 있으니 신청을 저보고 하라며 혹시나 안 되면

 안내 전화하는 분이랑 시간 딜이나 쇼부를 보라고 했어요.

예약을 안 한것도 황당했고 저보고 하라는 것도 너무너무 황당했지만.. 예약 시도를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전화했더니. 세상에- 10월까지 예약이 되어있어 촬영 못한다고 하네요?

아무리 제 사정을 말하고 부탁도 드렸지만, 담당자 마음대로 허가를 내줄 수 없는 부분이라 안된대요....

 

 

 

(연그라* 말로는 미리 예약을 잡는게 아니라 일주일전에 예약을 해야만 신청 접수를 받고 촬영허가를 내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확인해본 결과, 인터넷으로 신청하는거라 미리해도 받아준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작가에게 연락해서, 어떻게 하냐고 묻자 대안으로 덕수궁에 가쟤요.


우리는 왜 한국에 왔나 싶었습니다.


다시 작가에게 연락해 장소섭외를 미리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4월에 예약한걸 이제와서 못하는게 말이되냐고 말했더니,

원래 신부가 예약하는 건데 대신 해 주려다가 이렇게 된 것이랍니다.

그럼 예약할 때 바로 알려줬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그제서야 처음 죄송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처음부터 죄송하다고 사과했었다면 이런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을거예요.

그렇지만 제가 죄송하다는 사과를 들은건 저게 처음이자 마지막 이였습니다.

 

 

 

촬영은 6일 밖에 남지 않았고 우리가 한국에 더 머무를 수 있는 것도 아니였어요.

작가는 창경궁에서 몰래 촬영하고 쫓겨나게 되면 덕수궁 에서 찍자고 했습니다.


​작가의 태도는 굉장히 당당했어요. 창경궁이 아니면 어떠냐 궁이면 됐지. 이런식?


​촬영 때문에 한국행 티켓까지 끊은 저는 울며 겨자먹기로 알겠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작가가 덕수궁을 예약했다고 연락이 왔고 생각해보니 모든 짐을 들고 택시로 이동해야 했는데,

호텔-스튜디오-창경궁-덕수궁-호텔 코스는 너무 힘들 것 같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촬영을 하는 방법 외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촬영 전 날. 덕수궁에 예약이 잘 되어있는지 궁금해서 전화했더니 오후 3시에 예약이 되어있더라구요.

스튜디오촬영이 12-2시인데, 끝나고 바로 덕수궁에 가야 3시가 되거든요.

애초부터 창경궁에 갈 생각이 없다는 판단이 들어,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ㅠㅠ

 

 

 

​친언니에게 전화해서 이 상황을 얘기하며 내일 촬영 너무 걱정이라고 하소연을 했고

이 얘기들은 언니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이냐며 작가에게 연락했더니

덕수궁은 촬영 예약시간이 늦어도 입장 가능해서 그렇게 했다고 오해하지 말라고 했답니다. 역시 죄송하다는 말은 없었구요.

 

 

 

또 언니가 요구한 것은

1. 창경궁 촬영 때문에 예약을 하고 한국에 온 것이니 원치 않는 장소 촬영하지 않겠다.


2. 장소 섭외 못한 건 작가실수이니, 창경궁 촬영을 하다가 쫓겨나면

 항공+호텔+드레스+한복+메이크업+스냅촬영비+스튜디오대여비 전액 환불과 사진원본 지급해 달라.

작가는 알겠다고 대답을 했고 전화통화 내용이라 증빙자료가 없으니

환불 & 보상에 관한 내용을 문자로 보내달라고 했지만 답을 못 받았다고 했습니다. 

언니와 통화를 한 게 촬영 전날이라  저는 하루종일 드레스와 한복 픽업, 턱시도까지 맞추고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느라 저녁이 늦어서야 사진작가랑 통화를 하는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대하길래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제가 먼저하는게 참 많았네요) 

내일 창경궁 촬영 쫓겨날 시 보상 해준다고 한 부분, 서류로 만들어서 사인하고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언니와의 통화는 본인이 아니라 일단 알겠다고 한 거고 스냅비용만 보상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스냅비용만 보상하겠다는 이유는

 

 

 

자신이 사진을 안 찍어 준다는 것도 아니고,

창경궁 촬영 못하면 대안으로 덕수궁을 가자고 했는데 거절한 건 신부님이라면서,

 

스냅비용 외 다른 건 전혀 보상 못하겠다.

 

다른 부분보상을 원하면 자기 변호사랑 얘기를 하라고 번호를 알려주겠다네요…

 

 

 

이때가 밤 11시였는데, 무슨 소리를 하나 싶었습니다. .

​변 호 사.... ?  이 이야기는 제가 꺼내야 맞는 게 아닌가요?


 
전 이번에 웨딩촬영 못 하면 손해 보는 게 너무 많았습니다. 휴가 맞춰 한국 오는 것도 힘들었고,

항공비, 호텔비만 해도 스냅비용의 몇 배 인데 작가가 하는 다음 말에 실소가 터졌습니다.

 

 

“신부님, 당장 내일이 촬영일인데 사진 어떻게 찍으려고 이러세요.

 

사진작가 기분이 상하면 감정이 사진에 들어가서 예쁘게 안 나와요.”

 

 


 

지금 협박 하는건가요? ;;; 도저히 더 이상은 참을 수 가 없었고 이 상태로 촬영을 한다 해도

예쁘게 나올 일 이 없단 확신이 들었습니다.

​작가에게 연락을 하여 서로 감정도 상했고 평생 남을 사진인데 좋게 나올 거 같지가 않다. 취소를 하는 게 서로 맞는 거 같다.


​내일 촬영은 캔슬하고 전액 환불은 어려울테니 내가 손해 본 비용에서 일부를 부담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이건 100% 작가 실수로 인한 계약 취소이므로


​드레스 대여료, 한복 대여료 스냅비용만 보상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 외 항공비, 호텔비, 메이크업, 스튜디오 대여료 등 기타 경비는 그냥 우리가 감수하겠다고요.

 

 

 

 하지만 작가는 스냅비용만 환불 가능하다며 계좌번호 보내면 바로 송금하겠다고,

그렇지만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절대 보상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일단 돌려주겠다는 비용이라도 돌려받아야 할 것 같아 계좌번호를 보내니

마치 취소하길 기다린 사람처럼 바로 입금이 되더라구요..

 

 

 

촬영 때문에 한국에 왔는데 일이 이렇게 되니 정말 그 속상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고

픽업해서 받아온 드레스와 한복이 걸려있는 호텔방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ㅠㅠ

 

 

 


웨딩 스냅촬영을 전날 새벽에 다시 예약 해야 한다는 것  .. 이게 얼마나 어렵고도 불가능한 일인지


예비신부님들 다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안타까웠는지 새벽에 언니가 이곳저곳 수소문해서 친분 있던 사진작가님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 작가님도 제 사정을 십분 이해해 주셨고 개인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흔쾌히 촬영에 동의해 주셨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시작하였고 메이크업을 해준 분이 기존 연그라*에서 소개받은 분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 탑 드레스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옷에 묻을 수 있다며, 얼굴에만 메이크업을 받았고,

요청하지 않는 이상 먼저 화장 고쳐준 적이 없었어요. 립스틱도 사진작가분이 요청을 해서 다시 발라주고.

머리장식도 그 많은 것 중 두 가지만 사용 했구요.

한복머리로 변형 해 줄땐 가름마도 삐뚤삐뚤하고 옆의 잔머리도 삐져나왔지만 그냥 대충 해주고 가셨습니다.

(제 느낌이 그랬고 사진 원본을 받아보니 잔머리가 말도 못하게 많이 나와있었습니다. 혼자 똥머리 한 수준 ;;;; )

촬영장에서 계속 핸드폰만 하기도 하셨네요.

 

 

 

결국 원했던 창경궁 촬영은 못했지만 갑작스러운 연락에도 선뜻 나서서 촬영에 임해주신 H작가님 덕분에

덕수궁과 스튜디오에서 편안하게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답니다.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고맙습니다.

H 작가님 아니였으면 정말 어쨌을까 싶습니다. ㅠㅠㅠ

 

 

그리고 이왕 길게 쓴 김에 몇 가지 문제 되었던 상황을 더 써보겠습니다.


1.  연그라*작가는 7월에 한번 날짜변경이 맞는지 먼저 연락을 준 이후에 촬영 전날까지

단 한번도. 먼저 연락해서 예약내용을 확인한 적이 없습니다.

9/18일 장소예약을 대신하라고 한 것 이외에 말이죠.

 

 

 

2.  2인촬영으로 예약을 했는데, 한 명이 촬영해도 투바디로 찍으니 사진이 풍부하게 나온다며

1인촬영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원치 않아서 거절했더니, 그제서야

 다른 신부가 날짜변경을 원한다며 저도 날짜변경을 한번 했으니 바꿔줄 수 없냐고 하더군요.. 


다른 고객에게 변경 요청이 와서 제 촬영에서 한 분을 빼고 가려고 했단 생각에 너무 황당했습니다. 

 

 

 

3. 예약 후 촬영장소로 상의 드렸을 때 장소이동비가 없다고 하셨었는데, 갑자기 8월에 장소이동비가 추가 된다더군요.

저에게 두 번이나 없다고 말씀 하셨었다고 얘기하니 그랬었나요? 하며 넘어가셨습니다…

 

 

4. 같이 상의해서 스튜디오 촬영시간을 12-2시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촬영 2주전에 확인 차  (제가먼저) 연락했더니,

스튜디오를 11-1시로 예약하는 게 어떻냐며 기억조차 못했습니다.

미리 예약을 했다고 하니 다른 작가분이 답을 해서 헷갈렸다고 하더군요..

저야 다행이도 지인을 통하여 촬영을 할 수 있었지만 지인이 없는 상황 이였다면 모든 걸 날려버릴 뻔 한 끔찍한 일 이였습니다.

게다가 이게 본 식 이였다면 어땠을까요?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연그라* 작가님들께 고합니다.

사람이라면 물론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당신들은 실수 한 순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고객에게 사과하며 최선의 대안을 찾았어야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런 모습이 제 눈엔  단.한.순.간.도. 보이질 않았네요.

죄송하다는 말 보다 변호사와 통화하라는 말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대충대충 일한 과정과 그로 인해 벌어진 결과를 책임지고 반성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식으로 성의 없이 대충 일하지 마세요.

당신들에겐 그저 고된 하루의 촬영일 뿐이지만 예비 신부들에겐 평생의 하루 있는 소중한 날입니다.


저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