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게이트 입성의 조짐인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ㅇㅅㅇ2015.10.09
조회30,233
안녕하세요. 삼십대 중반 여자입니다.
늦게 만나서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요즘 결혼 이야기가 오가는 중인데요.
헬게이트로 들어가는 징조인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아 문의드립니다.

저희는 모아놓은 돈이 없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효자남편에 시달린 엄마의 삶이 징그러워 결혼은 전혀 생각한적이 없어서 번 돈을 모두 절 위해 신나게 썼어요. 여행 다니고 배우고 즐기고 잘 살았습니다.
남친은 늦게 정신차려 대학도 늦은나이에 졸업했고 공무원 시험도 몇년 준비해서 삼십대 중반 지금 나이에 9급 공무원 1년차에요.
당연히 모아놓은 돈은 없고요.
저 긴 수험생활, 대학생활 동안 남친 어머니께서 경제적으로 도와주셨다 합니다. 어머니가 없었다면 고졸로 살았어야 할거라고요. 어머니 덕에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다 합니다.
고마워하는거, 너무 당연한 일이죠. 늦깎이 공부시키며 많이 힘드셨을거에요.

만나다보니 사람이 참 괜찮아 이런 사람이면 결혼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근 결혼 이야기가 오가는데 (둘다 거지여서 이런 계획조차도 부끄럽습니다만) 다른 모든 부분에서 잘 맞던 가치관이 경제적인 부분에서 맞지 않습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관사에서 살게 될거에요. 그런데 관사라는 곳이 평생 주거할수가 없는 곳이라 아이 가지기 전에 열심히 모아 대출을 받아 5년 안에는 집을 장만하려는게 제 계획입니다.
예비 시가와 친정에서는 도움을 줄수 없습니다. 시가는 하시던 사업이 작년부터 많이 어려워져서 전세로 이사가셨고 친정은 각자 번돈 각자 먹고 사는 시스템입니다. 혼수 정도는 해줄수 있겠다 하셔요.

결론적으로 저는 예비 시가에서 받을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혼수 해가기엔 엄마께 죄스러워 안받을거고요.
혼수는 반씩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 각자 자취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혼수도 그닥 필요 없을거 같기도 해요.
늦은 나이에 가진 돈도 없는데 남들 따라 하다가는 안될거 같아서 간소하게 살려 합니다.
문제는.
남친이 부모님께 용돈을 드려야한다는 겁니다.
양가 똑같이 드린다고는 하는데 저와 엄마는 집도 차도 없는 이 상황에 한푼이라도 아껴서 집을 장만해야하니 용돈은 지나치다, 라는 의견이고요.
남친의 입장은 어머니가 자기한테 쓴돈이 얼만데 용돈만큼은 꼭 드리고싶다, 라는 의견입니다.
부모 등골 빼먹고 등지라는게 아니라 지금은 때가 아닌것 같은데 벌써부터 자신의 가정보단 어머니의 용돈이 걱정되는 효자인가 싶어, 아빠의 모습이 겹쳐보여 소름 끼쳤습니다.
제 아빠가 처자식을 희생시켜서라도 자기 어머니의 행복이 먼저였던 효자셨거든요. 지금은 본인이 그런 행동한 댓가로 저와는 아예 왕래 없습니다. 결혼식장에도 아빠자리는 없앨거에요.

용돈의 액수나 횟수가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저는 지금 남친의 행동이 처자식보다 엄마가 중요한 효자의 징조일까봐 두렵기 시작했습니다.
예비 시어머니는 아직 뵙지 않았어요. 집 안해주시면서 예단 바라거나 하면 그냥 빠이빠이 하면 되는건데, 이혼보다는 파혼이 파혼보다는 헤어짐이 낫다는 마인드여서 좀 신중해지고 싶어서요.
아무래도 늦은 나이다보니 상견례까지 굳이 가서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생기는것보다 확실한 조짐이다 싶으면 빨리 발 빼고 싶어요.
가난해도 처자식 굶기지 않고 자기 처자식이 가장 중요한 남편이 돼줄수 있을거같아 선택한 사람인데 요즘 자꾸 의문이 듭니다.
또 다른 징조들도 알려주시면 너무너무 감사하겠습니다.혹시 제가 심하게 앞서나가는 것이거나 나쁜 생각을 가진 거라면 지적해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