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야할까요?

달콩이 201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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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에 다닌지 만11년이 넘었습니다. 제 30대를 여기에 받쳤네요.

11년동안 그만두고싶은적도 많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그게 쉬운게 아니라 꾹 참고 다니고 있습니다.

 

올 1월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유방암3기라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항암치료 먼저 하고 수술도 했고 지금은 방사선치료 받으러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 2주만 더 다니면 됩니다.

일년동안 항암치료랑 수술하냐고 몸이 너무 아프고 힘들었지만 수술도 잘 되었다고 하니 이제 관리 잘해서 재발되는 일이 없기를 바랄뿐입니다.

 

제가 아프기전부터 사장이 여직원을 한명 더 구하는게 어떠냐고 했는데 솔직히 큰회사도 아니고 기장도 다 세무사에 맡기는데 그럴 필요가 있을까 했습니다.

구할꺼면 저보다 어린애로 구해서 처음부터 가르치는걸로 하자고 했는데 사장딸이 대학교 졸업하고 취직이 안되서 반강제적으로 사무실로 출근을 시켰습니다.

8시반 출근이면 9시 넘어서 오고 9시 출근이면 10시 다 되서 나오더라구요. 사장딸이니 뭐라하지도 않았습니다. 원해서 나온것도 아니고 억지로 나온거니....

엑셀도 못하고 한글도 못하고 컴퓨터를 할 줄 모르더라구요. 첨엔 일을 시켰는데 단순한건만 시킬수 밖에 없었거구요. 그러다 도저히 안되겠는지 그만둔다고 하더라구요. 컴퓨터 학원 다니겠다고 하면서... 근데 사장은 제가 자기딸한테 일도 안가르치고 쫓아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장딸이 그만두자마자 제가 아픈걸 알았고 부랴부랴 여직원을 한명 더 구하게 되었죠.

제가 병원에 검사 받으러 간 사이 면접을 보고 채용을 했는데 저보다 나이도 3살이 많은 여자를 구했더군요.  제가 원래 남한테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는 성격이 못되는데 저보다 나이도 많은 여자를 어떻게 부하직원으로 두나 걱정됐지만 알아서 하더라구요.

근데 이 여직원이 성격이 참 이상합니다. 자기가 저보다 나이가 많다고 제가 상사인데 저를 무시합니다.

 

오늘도 제가 병원가는 날이여서 지난 목요일 퇴근전에 월요일에 병원갔다가 좀 늦게 출근할거라 했더니 그걸 왜 자기한테 얘기하냐며 사장님한테 하라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었지만 얼굴 붉히기 싫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제가 항암치료 받으면서 8번 회사를 쉬었습니다. 저희 회사 연차도 없고 수당도 없는 조그만한 회사입니다. 치료 스케줄 사장한테 얘기했을때 이해해준다고 했구요.

7월초에 사장이 휴가기안을 올리라 해서 일부러 병원가는날에 맞춰서 휴가기안을 올렸는데 사장이 새 여직원한테 항암치료받는다고 쉬게 해줬는데 휴가까지 간다며 양심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하더라구요. 작년엔 휴가 보내주지도 않았는데요.

 

근데 아무리 사장이 그렇게 얘기를 했어도 그걸 저한테 전달하는 여직원이 이해가 안됐고 11년 넘게 일한 직원이 3일 휴가가는게 그렇게 양심이 없는건지 하는 생각에 열받아서 그만둬야겠다고 했더니 사장이랑 저랑 사이좋게해줄려고 말한거였는데 제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되려 자기가 그만두겠다고 하더라구요. 사장이랑 저를 이간질 시키려는건지.......

 

수술하려고 입원하루 전에 그런 얘기를 하면서 새로 직원구해서 인수인계하고 나가겠다고 해서 첨엔 말렸다가 저도 짜증나서 맘대로 하라고 하고 전 병원에 입원해 수술받고 한달가량 쉬다가 10월에 출근했습니다.

금방이라도 그만둘것처럼 말하다니 잘만 다니고 있더라구요.

 

제가 없는 한달가량 사장을 어떻게 구워 삶아놨는지 사장은 요즘 저를 투명인간취급하고 있습니다. 11년 다닌 저보다 7개월 된 새 여직원이 더 맘이 드나 봅니다.

 

저보다 더 오래 근무한 직원이 그만둔다고 해서 새로 직원 뽑아서 인수인계중이고 편하게 지냈던 직원도 곧 그만둔다하고 사무실 분위기가 뒤숭숭한데 굴러온 돌이 박힌돌 뺀다고 이 여직원은 제가 그만두기를 바라는거 같습니다. 10월말까지만 다니겠다고 하면서 말만 그러고 실제로는 절대 안 그만둘거 같습니다.